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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의 계절이 돌아왔다. 유명 냉면집 앞에는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기다란 줄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축 처진 몸. 하지만 시원한 냉면 육수 한 모금 들이켜면 몸에도 생기가 돈다. 냉면은 여름철 대표 별미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겨울 음식이다. 평양냉면, 함흥냉면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냉면은 본래 북쪽 지역 음식이다. 추운 겨울 뜨끈한 온돌에 앉아 속까지 시원함을 즐기던 멋스러운 음식이 바로 냉면이다. 냉면 맛집은 주로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다. 실향민들이 고향에서 먼 남쪽으로 내려가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여름철 더위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구에도 무더위를 싹 날려줄 맛 좋은 냉면집이 있다. 남구 봉덕2동에 자리한 '대동강'이다. 47년이라는 오래된 내력을 자랑하며 대구의 3대 냉면집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외관부터 심상치 않다. 2층짜리 허름한 건물에 한자로 '대동강'이라고 큼지막하게 씌어 있다. 건물 외벽에 붙은, 잿빛으로 바랜 타일이 50년 가까운 세월을 짐작하게 해준다. 입구에는 '북한음식전문점'이라고 써놓았다. 식당의 처음 시작도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였다고 한다. 가게를 차린 윤일순(84) 할머니는 스물둘에 이남으로 내려와 서른다섯에 식당을 차렸다. 간판을 단 것은 가게 문을 연 지 2년 만이다. 이웃이 가게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자리에 앉으면 주전자에 담긴 육수부터 내준다. 경상도답게 서울의 평양냉면집에 비해 간이 약간 센 편이다. 물냉면은 여느 냉면집의 그것과 보기에 다르지 않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면이 얌전히 담겨 있고 면 위에 무채와 고기, 오이, 삶은 계란 반쪽이 올려져 있다. 먼저 육수 맛을 살짝 본다. 처음에 내준 육수보다 간이 약간 더 되어 있다. 동치미국물 맛은 나지 않는다. 주문한 지 10여 분이 지나자 냉면이 나온다. 서울의 그것보다 한결 묵직하며 맛이 세다. 시원한 육수 한 모금으로 목을 먼저 축인 후 나중에 식초를 뿌리고 고명을 올린 면과 육수를 번갈아 먹고 마시는 것이 냉면을 맛있게 먹는 방법. 면발도 괜찮다. 은은한 메밀 향을 품고 있다. 서울의 평양냉면집과 비교하면 약간 가는 편. 녹말이 들어 있지만 함량이 높지 않아 뚝뚝 끊어지지도 않고 질기지도 않다. 먹기에 딱 알맞게 부드럽다. 우리가 냉면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한 가지. 흔히 냉면을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으로 나누는데, 그 차이는 육수가 있느냐 없느냐, 매운 양념이 들어갔느냐 안 들어갔느냐가 아니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차이는 면발이다. 평양냉면의 면발은 메밀이 주재료다. 그러니까 메밀국수에 속한다. 반면, 함흥냉면은 감자전분이 주재료다. 쫄면과 비슷하다고 하겠다. 우리가 먹는 함흥냉면의 면발이 가늘고 질긴 이유다. 냉면은 단순함의 미학을 보여주는 음식이다. 맑은 육수에 돌돌 만 면발이 한 덩어리 빠져 있다. 그리고 그 위에 편육 몇 점과 오이, 배 조각, 달걀 반쪽이 올라 있다. 이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음식은 만들기가 만만치 않다. 하루 종일 육수를 우려내야 하는데, 사용하는 고기의 부위와 종류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면발 역시 소금과 밀가루의 배합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심심한 것은 무엇인가 / 겨울밤 쩡하니 익은 동치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절절 끓는 아르궅(아랫목)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 이 그지없이 고담(枯淡)하고 소박(素朴)한 것은 무엇인가(백석의 시 <국수> 중에서). 시인 백석이 '수수하고 심심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 속에는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등 온갖 냄새와 맛이 담겨 있다. 대동강의 또 다른 별미는 만두다. 대동강의 평양식 만두는 큼지막한 크기가 특징. 한입에 먹을 수 없을 만큼 크다. 돼지고기와 소고기, 두부, 김치, 호박, 파, 계란, 마늘 등을 갈아 만든 만두소는 향이 강하고 맛이 진하다. 초계탕도 먹어볼 만하다. 초계탕 역시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에서 추운 겨울에 먹던 별미 요리. 조선시대에는 임금님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을 뿐 아니라, 궁중 연회상에도 올리던 음식이다. 대동강의 초계탕은 소고기 육수를 진하게 우려내고 동치미국물을 섞는다. 여기에 삶은 닭을 쭉쭉 찢어 담고 메밀국수를 넣는다. 동치미국물을 넣은 탓에 느끼한 맛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새콤하면서도 알싸한 맛이 일품이다. 대동강에서는 평안도식 온반도 맛볼 수 있다. 닭국물에 밥을 말아놓은 음식으로 평양에서 집안 잔치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내놓던 음식이다. 따뜻한 밥을 깔고 녹두전과 잡채, 닭고기, 버섯 등을 담아 닭육수를 가득 붓는다. 일종의 국밥인데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음식은 납작만두다. 보통 만두가 만두피 안에 소를 잔뜩 넣어 두툼한 반면, 납작만두는 이름 그대로 납작하다. 얇은 만두피 안에는 당면과 부추밖에 없다. 모양은 반달처럼 생겼는데, 다른 만두처럼 물에 한 번 삶은 뒤 구워 먹는다. 대구 납작만두는 4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전쟁 때 먹을 것이 없어서 만두소로 당면과 부추만을 넣어 만들어 먹은 데서 유래했다고 하다. 납작만두는 그냥 먹는 것보다는 고춧가루와 식초, 설탕을 섞은 간장을 위에 뿌려 먹으면 더 맛있다. 쫀득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은근히 중독성 있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 북대구IC → 시청 방면 → 서변남로 → 침산교 지하차도 → 신천대로 → 어린이회관, 남구청 방면 → 희망교 남단 교차로 → 영대병원 네거리 → 남구청 방면 → 대봉로 → 대동강식당 * 대중교통 서울→대구 : 동서울종합터미널(1688-5979)에서 서대구고속버스터미널까지 40분 간격으로 운행, 약 3시간 50분 소요 강남고속버스터미널(1688-4700)에서 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까지 약 20분 간격으로 운행, 약 3시간 40분 소요 서울역→동대구역 : KTX 수시 운행, 2시간 소요 2.맛집 대동강 : 남구 봉덕동 / 냉면 / 053-471-3379 미성당 : 중구 남산4동 / 납작만두 / 053-255-0742 국일따로국밥 : 중구 전동 / 따로국밥 / 053-253-7623 낙영찜갈비 : 중구 동인동 / 매운찜갈비 / 053-423-3330 벙글벙글찜갈비 : 중구 동인동 / 매운갈비찜 / 053-424-6881 아리조나막창 : 수성구 두산동 / 막창구이 / 053-782-9323 진골목식당 : 중구 종로2가 / 육개장 / 053-253-3757 3.숙소 호텔인터불고 : 수성구 만촌1동 / 053-602-7114 그랜드호텔 : 수성구 범어1동 / 053-742-0001 엘디스리젠트호텔 : 중구 동산동 / 053-253-7711 알토모텔 : 동구 효목1동 / 053-958-4111 옐로우비즈니스모텔 : 중구 삼덕동2가 / 053-428-0052 - 글, 사진 : 최갑수(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3년 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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