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문화의 계절이다. 여행이 어려울 때는 단풍 대신 퇴근 후 미술관 나들이도 좋겠다. 서울의 미술관들은 다채로운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친 일상의 틈에서, 잠시나마 마음 한쪽을 색색의 가을로 물들여 봄직하다. 덕수궁 돌담길은 서울의 가을 명소다. 새로운 시공으로 접어드는 듯하다. 유려한 돌담과 단풍 진 나무 아래를 걷는 것만으로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해진 후의 밤길 또한 운치 있다. 슬그머니 가을 감성을 깨운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그 길가에 위치한다. 퇴근 후 발걸음을 옮겨봄 직하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평소 오후 8시까지 개관한다. 실은 일과를 끝내고 찾기에 조금 빠듯하다. 2016년부터는 이를 고려해 한 달에 두 차례 오후 10시까지 '뮤지엄 나이트'로 문을 연다. 지난 8월까지 매월 첫째, 셋째 주 화요일에 진행했으나, 9월부터는 매월 둘째와 마지막 주 수요일로 시간을 옮겼다. 단순히 개관 시간의 연장에 그치지 않는다. 미술관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수요樂: 뮤직+뮤지엄 나이트'와 '큐레이터+뮤지엄나이트' '무비(Movie)+뮤지엄나이트'의 세 가지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특히 나홀로족이 가벼이 다녀오기에 적합한 프로그램들이다. '수요樂: 뮤직+뮤지엄 나이트'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의 독특한 접근이다. 그달의 DJ가 작품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정하고, 관객은 그 작품 앞에서 DJ가 선곡한 음악을 듣는 방식이다. 기존의 보는 전시에 듣는 즐거움을 더했다. 우선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 뮤지엄나이트 안내소를 찾는다. 신분증을 제출하면 오디오가이드와 헤드셋, 그리고 CD음반 설명서 형식의 리플릿을 받을 수 있다. 오디오가이드 사용법 설명을 들은 후 출발한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전시장 내 수요樂: 뮤직+뮤지엄의 전시 작품 앞에서 작품과 같은 번호를 누르면, DJ가 선곡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마치 친구와 나란히 작품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감상하는 기분이다. 일종의 컬래버레이션 형식이니, DJ의 감상 포인트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DJ 또한 낯익은 이들이다. 앞선 전시에는 김태성 영화음악 감독과 백남준 작가, 가수 유열과 천경자 작가가 호흡(!)을 맞췄다. 9월 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열리는 <SeMA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전시는 9월에 피터팬 컴플렉스가, 10월에 옥수사진관이 작품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정했다. '큐레이터+뮤지엄 나이트'는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와의 만남이다. 큐레이터의 설명은 낮 시간에도 이뤄지지만 큐레이터+뮤지엄나이트는 일과 후의 느긋한 여유와 밤의 감성이 각별해져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큐레이터 역시 전형의 틀에서 벗어나, 전시 뒤의 숨은 에피소드 등 조금 더 유연하고 친근하게 전시를 안내한다. '무비(Movie)+뮤지엄 나이트는' 영화 상영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전시와 연계해 빛을 발한다. 예를 들면 <미디어시티서울 2016 :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전시는 인터넷 미디어를 주제로 한 <소셜포비아>나 <잉투기>, 작가들의 상상력이 예술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줄 <망원동 인공위성> <판타지, 마술적 순간(단편모음)> 등과 연계한다. 전시 작품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시선을 선물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이 나홀로족에 안성맞춤이라면, 북서울미술관은 가족 단위에 제격이다.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 역시 서소문본관과 마찬가지로 '뮤지엄 나이트'가 있다. 다만 서소문본관과 날짜가 다르다. 둘째, 넷째 수요일이 아닌 매월 첫째와 셋째 금요일에 '뮤지엄나이트:SeMA 금요락(樂)'으로 찾아간다.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로 볼 수 있는 판타지 영화 상영인 '키즈 무비 판타지'와 퀄텟 베리우스와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 '바로크에서 낭만까지'다. 미술관 관람 시간은 역시 오후 10시까지다. 다음 날이 토요일이라 퇴근 후 아이들과 같이 찾기에 부담이 없다. 서울시립미술관 외에 DDP도 빠질 수 없다.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는 건축 그 자체로 밤의 볼거리다. 조명이 켜지면 조형미가 두드러진다. 가족 단위도 좋지만 연인들의 낭만적인 분위기와 좀 더 잘 어울린다. 올가을에는 특별기획전 '밤에 여는 미술관'(월요일 휴관)을 주목할 만하다. 지난 7월부터 4개월 일정으로 DDP의 갤러리문에서 진행 중이다. 전시는 자격 제한 없이 오픈 큐레이팅 방식으로 공모했다. 그 가운데 마지막 전시인 '보이는 집, 여섯 개의 방'이 11월 6일까지 무료로 열린다. 오후 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볼 수 있으며, 전시 또한 빛과 시간의 변화를 염두에 둬 낮밤의 변화가 흥미롭다. 패션디자이너 클로이 킴과 작곡가 하림 등이 참여했다. 지난 6월에 시작한 밤도깨비야시장 역시 DDP에서 10월 29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펼쳐진다. 입맛 당기는 푸트트럭의 먹을거리가 줄을 지어, 퇴근 후 곧장 DDP로 향해도 무리가 없다. DDP 전시는 전시에 따라 개관 시간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10월 23일까지 열리는 <OLD and NEW : 法古創新 - 현대작가, 간송을 기리다>와 10월 30일까지 열리는 <백남준쇼>는 금요일과 토요일엔 밤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일 일몰 이후부터 자정까지 불을 밝히는 LED장미정원 역시 DDP의 대표적인 데이트 코스다. 서울시립미술관과 DDP 외에 국립현대미술관도 야간 관람이 있다. 무엇보다 국립미술관답게 다양한 층을 만족시킨다. 서울관은 평소(월, 화, 목, 금, 일요일) 오후 6시(수, 토요일은 오후 9시), 덕수궁관은 평소(월, 목, 금, 일요일) 오후 7시(수,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개관한다. 서울관은 야간개장 시에는 무료관람이다. 덕수궁관은 궁궐 안에 있어 덕수궁의 밤 풍경을 같이 즐길 수 있다. 지난 2013년 개관한 서울관은 서울에서 가장 각광받는 현대 건축물의 하나다. 덕수궁관은 일제강점기 미술관 용도로 1938년에 개관한 근대건축물이다. 둘을 비교해보는 것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재미다. 경기도 과천시의 과천관은 토요일에 한해 오후 9시까지 야간 개관한다. 기획전시에 한해 무료관람이다. 가을이 아름다운 서울대공원과 연계한 주말 나들이로 가볼 만하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주소 :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61 -문의 : 02-2124-8800 http://sema.seoul.go.kr/korean/index.jsp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 -주소 :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1238 -문의 : 02-2124-5248 http://sema.seoul.go.kr/bukseoul/ DDP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 281 -문의 : 02-2153-0000 http://www.ddp.or.kr/main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0 -문의 : 02-3701-9500 http://www.mmca.go.kr/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 -문의 : 02-2022-0600 주변 음식점 -만족 오향족발 : 족발, 중구 서소문로 134-7, 02-753-4755 http://www.manjok.net/ -참누렁소가든 : 한우, 노원구 공릉로63길 13, 02-979-6400 -느티나무설렁탕 : 설렁탕, 중구 퇴계로71길 38, 02-2234-9713 -청수정 : 홍합밥정식, 종로구 삼청로 91, 02-738-8288 숙소 -베니키아호텔 아카시아 : 중구 동호로 360, 02-2277-4917 -노블레스관광호텔 : 노원구 노해로77길 22, 02-935-7161 http://www.hotelnoblesse.co.kr/ -우프코리아 게스트하우스 : 종로구 계동길 52-11, 02-723-4458 -24게스트하우스 명동시티점 : 중구 을지로9길 26, 02-2274-0024 http://cheonggye-stream.24guesthouse.co.kr/ 글, 사진 : 박상준(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