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삼년산성길이 유난히 눈부신 계절이다. 삼년산성은 우리나라 산성의 걸작으로 꼽히며, 유럽의 고성보다 빼어나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군졸 3천 명이 3년 동안 쌓았다는 거대한 성은 번번이 승리를 안겨준 철옹성이다. 높이는 아파트 5층보다 높고, 폭은 2차선 도로를 낼 만큼 넓다. 위풍당당한 성곽을 따라 철쭉이 화사하고, 꽃보다 아름다운 신록이 넘실댄다. 삼년산성 주변의 명소들을 엮어 만든 ‘신라인과 함께 걷는 역사탐방로’는 봄날에 걷기 좋은 길이다. 보은군은 왕의 도시다. 고려 왕건을 비롯해 조선 태조 이성계, 세조 등 역대 왕들이 심신의 안정이 필요할 때면 찾던 곳이다. 속리산, 오리 숲길, 세조 길, 만수계곡 등 울창한 자연에 묻혀 쉴 수 있는 명소들이 많다. 읍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보은의 진짜 보물이 숨어있다. 보은군청에서 1km 떨어진 오정산 능선에는 거대한 산성이 둘러져 있다. 470년 신라 자비왕 때 축성된 삼년산성이다. 무려 1500년의 세월을 너끈히 버텨온 삼년산성은 우리나라 산성을 대표할 만한 석축산성이다. 삼국사기에는 3년의 공사 끝에 완공하여 삼년산성이라 이름 붙였다고 기록돼 있다. 소지왕 8년인 486년에 장정 3천 명을 징발하여 더 견고하게 고쳐 세웠다 한다. 삼년산성은 신라 최고의 철옹성이다. 백제와 고구려의 침략을 막는 방패막이였고, 서북지역으로 진출하는 전초기지였다. 삼년산성에서 출병한 신라 진흥왕의 군대가 관산성 전투에서 백제 성왕을 무찔렀고, 고려 태조 왕건은 삼년산성을 점령하려다 완패하였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은 삼년산성에서 당나라와의 국제회의를 열어 국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산성 입구는 서문지다. 서문지로 들어서기도 전에 입이 쩍 벌어진다. 입구 양쪽에 거대한 성벽이 이어진다. 높이는 13~20m, 폭은 8~10m, 둘레는 1.68km에 이른다. 평균 높이로 따지면 아파트 5층에 달한다. 폭은 2차선 도로를 내도 남을 정도로 두껍다. 보통 성의 두 배가 넘는 두께의 성벽 안에는 흙을 넣지 않고, 모두 돌로 채웠다. 1500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성곽을 따라 성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탐방로가 나 있다. 동서남북 4개의 문과 4개의 치성이 있다. 주 출입문인 서문지는 4개의 문지 중 가장 낮은 곳에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남과 북으로 높은 곳 북문 치성과 서남 치성이 자리하고 있다. 적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서문지에는 아미지라는 연못과 신라 명필 김생의 글씨가 새겨진 암벽이 있다. 성안에는 옹성 7개와 우물 터 5개가 있고, 보은사라는 작은 사찰을 만날 수 있다. 서문에서 오른쪽 길로 오르면 서남치성이 나온다. 이 길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5월이다. 성곽을 따라 온통 붉은 철쭉꽃이 물들고, 신록이 눈부시다. 성벽에서 둥글게 돌출되어 있는 치성은 적의 침입을 막는 이중 장치면서 아름다운 곡선 덕분에 성을 한껏 멋스럽게 한다. 서남 치성 성벽에 오르면 능선을 따라 웅장하게 이어진 성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두 눈에 담기 벅찬 풍경이다. 보은군은 삼년산성 주변에 묻혀있던 역사유적지를 엮어서 ‘신라인과 함께 걷는 역사탐방로’를 만들었다. 농경문화관에서 시작하는 역사탐방로는 삼년산성을 거쳐 대야리 고분군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다. 거리는 14km, 약 3시간 20분이 소요되며 3코스로 나뉜다. 그중 1코스가 가장 인기가 높다. 농경문화관에서 고분역사테마공원을 지나 삼년산성을 한 바퀴 돌고 다시 농경문화관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1시간 남짓 부담 없이 걷기 좋은 길이다. 농경문화관은 우리나라 전통 농경문화에 대해 꾸며 놓은 곳이다. 농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농업문화전시실부터 사라져가는 대장간 체험장까지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대장간 체험장에서는 못을 두드려서 칼을 만들어 보는 ‘못으로 칼을 만들어유’, 보물 찾기를 하며 농기구에 대해 알아가는 ‘농부가 돼 봐유’ 등 신기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기다린다. 고분역사테마공원은 이 지역에 파악된 1천600 여기의 고분 중에 제3호와 제172호 고분을 원형대로 복원한 테마공원이다. 삼년산성 주변에는 6개 마을에 고분들이 산재돼 있는데, 280 여기의 고분이 모여 있는 대야리 고분군은 충청북도 기념물 제156호로 지정되어 있다. 1 여행 팁 - 자가용으로 가려면 삼년산성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신라인과 함께 하는 역사탐방로’를 걷기 위한 여행자는 농경문화관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야외지만 탐방로 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며, 탐방객 간 2m 거리를 준수해야 한다. 글 : 여행작가 유은영 사진 : 한국관광공사, 보은군청 제공 ※ 위 정보는 2021년 4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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