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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마신 술 때문에 속이 거북하다’ 이럴 땐 해장국이다. 주재료에 따라 해장국의 종류도 천차만별, 그 중 ‘최고 해장국’은 애주가 사이에 단골 논란거리다. 점심시간, 해장국 논란이 가열차다. 콩나물해장국, 선지해장국, 복어국 등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후보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귀가 솔깃한 후보가 등장했다. “올갱이 해장국도 좋다” 자타가 공인하는 애주가의 추천이다. 그의 해장에 큰 몫을 하고 있다는데 ‘알아볼 만하겠구나’ 이렇게 올갱이와 연이 닿았다. 올갱이에 대해 알면 알수록 매력이 넘친다. 올갱이는 다슬기의 충청도 방언이다. 방언임에도 ‘올갱이’라는 단어는 친숙하다. 충청도의 올갱이 음식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충청도 서식지, 올갱이 음식을 수소문해 보니 충청북도 괴산군이 자주 꼽힌다. 남한강의 주요지류 중 하나인 달천강 부근에 올갱이 마을도 있다고 한다. 주민들에게 괴강이라 불리는 이 하천은 경관이 수려하며 생태적 가치 또한 높다는 평이다. 그곳으로 출발~괴산군은 소백산맥의 산세가 넓게 퍼진 곳이다. 기복이 작지만 완만한 산과 언덕이 넓게 퍼졌다. 그래서 평지가 드문 대신, 계곡이 많은 편. 산에서 내려온 깨끗한 물이 달천강을 거쳐 남한강으로 흐른다. 달천강에 올갱이가 많이 서식한다. 괴산의 물줄기는 물살이 빠르지 않고 강물의 폭이 넓고 수심도 얕다. 올갱이 같은 수서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올갱이는 ‘물속의 웅담’이라고 불린다. 영양소가 유달리 풍부해 충청도를 대표하는 건강식품이다. 특히 간에 좋다고 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올갱이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그리고 숙취 해소에 좋고 당뇨예방과 눈을 맑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됐다. 본초강목 또한 눈에 좋다고 적혔으며 이외에 열을 내리는 효과와 변비, 당뇨, 이질에 좋다고 한다. 보양식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 율원리 둔율마을에 도착. 가까이 군자산이 보인다. 사방이 완만한 산세로 병풍 두른 듯하다. 마을 어귀는 보기 드문 평지에 논과 밭이 놓였다. 그리고 올갱이가 많다는 달천강이 흐른다. 올갱이체험이 가능하며 매년 올갱이 축제도 이뤄지는 곳이다. 올갱이와 농촌이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하나하나 직접 둘러보자. 15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전통놀이를 주제로 한 벽화가 재미있다. 곤충체험 학습장을 찾았다. 야외에 올갱이가 사는 어항, 토종 참개구리, 토끼 등이 있다. 실내로 들어가면 곤충, 애벌레 등을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그리고 나비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됐다. 수백 마리의 나비다. 나비가 잘 살 수 있는 생태적 조건을 충족시켜 놓았는데, 한쪽에는 나비 번데기와 번데기에서 나오는 중인 나비를 볼 수 있었다. 옆 건물은 올갱이 양식장이다. 깨끗한 물이 흐르는 어조에 올갱이가 붙을 수 있는 판들이 겹겹이 붙은 것을 넣어 놨다. 자세히 보니 1㎜크기의 올갱이부터 손가락 한마디만 한 3년생 올갱이까지 다양하게 양식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올갱이를 잡을 수 있는 달천강으로 향했다. 아름다운 풍경과 강에 비친 하늘이 조화롭다. 돌을 쌓은 무더기가 듬성듬성 강가에 솟아있다. 마을 관계자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민물고기를 잡는 방법 중 하나라며 돌무더기를 둘러 그물 쳐놓고 돌을 빼면 무더기 안에 있던 고기를 쉽게 잡을 수 있다는 것. 가까이 가서 돌 몇 개 빼내자 빠르게 물살을 헤치는 물고기들이 포착됐다. 좀 더 하류로 가자. 강가 한가운데 한명이 수그려 무언가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올갱이를 잡는 중이라고 한다. 올갱이를 잡으려면 한 가지 도구가 있어야 원활하다. 도구는 투명한 플라스틱 바닥과 잡은 올갱이를 담을 수 있는 칸으로 구성된 간단한 사각바구니다. 반만 물에 담그니 투명한 플라스틱 너머로 강가 바닥이 드러난다. 달천강 속, 육안으로 보기엔 돌에 이끼와 흙이 뒤성켜 있어 탁해보인다. 하지만 실질적 물 속 사정은 다르다. 올갱이는 깨끗한 수질에서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올갱이는 야행성동물이라서 낮에는 돌 아래 바닥에 붙어있다. 돌 하나하나 집어서 확인하는데, 쉽게 보이진 않는다. 그러다 돌 하나를 뒤집는데 올갱이 4마리가 옹기종기 붙어 있다. 그리고 조개도 발견된다. 민물조개라고 한다. 이것으로 우려낸 육수가 그렇게 진미라고 한다. 그리고 날것을 그대로 먹어선 안된다. 폐흡충의 제1중간숙주가 올갱이이기 때문이다. 올갱이 채집 외에도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됐다. 도라지 채집, 옥수수 따기, 고추 따기, 감자 구워먹기 등의 친환경농사체험. 돌무지 헐어 민물고기잡기, 견지민물낚시, 오리 그물체험 등 달천강 생태체험 등이 여름에 할 수 있는 대표적 체험이다. 올갱이국을 맛볼 차례다. 괴산에서 올갱이를 맛볼 수 있는 지역은 크게 두 군데다. 괴산버스터미널 주변과 괴강삼거리 부근이다. 올갱이국 맛의 발원지로 괴산버스터미널 부근이 유력하다. 팔도에서 괴산으로 온 사람, 괴산에서 팔도로 나갈 사람 대부분이 이곳을 지났을 터. 먼 여정을 앞두고 올갱이국을 먹은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괴산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그 첫 번째 명품 올갱이국을 소개한다. ‘맛식당’ 오랜 세월을 짐작케 하는 옛집이다. 실내 또한 오랜 세월을 견뎌낸 모습이다. 마루에 반상 4개가 전부다. 안쪽으로 방하나가 더 있지만 넉넉한 크기는 아니다. 수용인원이 20명이 안 될 것 같은 크기의 작은 식당이지만 올갱이국 내공은 전국 최고다. “이 장사도 언제까지 할지 모르지요” 식당을 직접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반겨준다.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식사시간이면 항상 손님으로 꽉 찬다고… 그 연세에 부담될 법하다. 규모가 작아도 식당운영이란 것이 이것저것 신경 쓸 게 한두 개가 아니지 않은가. 밥을 넣고 한 숟가락 크게 떠 입안에 넣었다. 꽉 찬다. 씹으면 아욱에 밴 구수한 국물이 끝도 없이 빠진다. 올갱이는 쌉싸롬한 민물향이 아릿하다. 이어서 된장과 어우러져 달차근한 쫄깃함으로 입안을 즐겁게 한다. 올갱이를 우려냈기 때문에 기존의 된장을 푼 국물맛과 민물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할머니가 입을 떼신다. “집에서 담근 된장이라 맛있을 거야. 다른 사람들이 비법 좀 알려달라고 하는데, 된장 담긴 장독대가 멀리 있어서…”라며 말을 흐리신다. 사람들이 어지간히도 비법을 물어보는 모양이다. ‘주차장식당’ 두 번째 올갱이국 맛집이다. 실내 벽이 유명인과 단골의 사인, ‘잘먹었다’는 글귀의 종이로 도배됐다. 언제부터 장사를 시작했는지 묻자 “손님 나이보다 많을 걸요” 30년이 넘도록 한 가지 메뉴가 주력인 식당을 찾은 셈이다. 협조를 얻어 조리과정을 살필 수 있었다. 충청도 특유의 어조와 달리 손이 매우 빠르다. 촬영한 사진을 살펴보니 손이 제대로 잡힌 컷이 하나도 없다. 하루 동안 육수를 우려내는 큰 냄비, 바로 제공될 수 있는 육수가 끓는 작은 냄비 이렇게 두 냄비가 눈에 들어왔다. 큰 냄비를 가리키며 “이건 육수를 우려내는 중이에요 방금 전에 올려서 끓지가 않네”라고 설명한다. 작은 냄비는 “주문이 들어오면 올갱이에 계란, 밀가루를 입히고 여기 끓는 육수에 넣어서 익혀 바로 줍니다”라고 한다. 이곳의 올갱이국은 전번과 조금 다른 양상이다. 일단 계란, 밀가루 옷 입은 올갱이부터 다르다. 쌉싸래한 맛이 덜하고 식감이 더 풍부하며 부드럽다. 아욱, 부추, 대파 등 야채가 넉넉하게 들었다. 국물 맛은 칼칼한 편이다. 주인장에 따르면 된장과 비법소스가 들어간다고 한다. 밥을 말아 한 숟가락 한다. ‘이 맛은 여기가 아니면 내기 어렵겠다’ 그도 그럴 것이 충청도에서 갓 잡은 싱싱한 올갱이, 갖가지 조리 비법, 이곳 특유의 분위기 등 어느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장마가 쏟아진다. 당분간은 몸이 근질근질해도 어쩔 수 없다. 다가올 무더위에 대비해 기력회복 해두는 것이 여행하는 이의 노하우 아닐까. 물속의 웅담 ‘올갱이’ 한 뚝배기면 충분하겠다. 괴산댐 너머 10리 옛길이 놓였다. 이름하여 ‘산막이옛길’ 예로부터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과 산골의 산막이 마을을 이어주던 길이다. 지금은 나무데크로 걷기 편하게 복원돼 있다. 괴산호와 주위의 험준한 산세 사이로 걷다보면 수려한 경관도 경관이지만, 진한 숲내음이 인상적이다. 유람선을 타고 괴산호에서 풍류를 즐겨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둔율올갱이마을 주소 : 괴산군 칠성면 둔율2길 11-11 문의 : 043-830-3903 괴산 올갱이국 거리 주소 :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 괴산버스터미널 인근 문의 :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043-830-3454 산막이옛길 주소 :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546-1 문의 : 괴산군청 문화관광과(관광) 043-830-3452 주변 음식점 맛식당 : 올갱이국 / 괴산군 괴산읍 괴강로 12 / 043-833-1580 주차장식당 : 올갱이국 / 괴산군 괴산읍 읍내로 282 / 043-832-2673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안정수 취재기자( ahn856@gmail.com ) ※ 위 정보는 2016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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