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에 속한 작은 섬마을 청산도. 2007년 아시아에서 처음 슬로시티(Cittaslow, 치타슬로)로 선정된 청산도는 섬 전체가 ‘느리게 살기’를 실천하고 있는 마을이다. 그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빠름’만을 강조해온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와 느림의 철학을 배워나가는 여정이나 다름없다. 섬에서 만나게 되는 소소한 ‘불편함’들은 무조건적인 편리함만을 추구해온 도시인들에게 오히려 큰 배움의 시간이 된다. 느린섬 여행학교는 2009년 폐교된 청산중학교 동분교를 개조해 만든 슬로시티 체험 공간이다. 옛 학교 건물에 현대적인 세련미를 덧입혀 홍보관과 슬로푸드 체험관, 숙박동을 갖춘 다목적 복합시설로 재탄생시켰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함께 청산도에서 쉬어가며 이곳만의 ‘느리게 사는 삶’을 배워보는 건 어떨까. 군더더기 하나 없이 간결하고 깔끔하게 꾸며진 숙소는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사진실, 음악실, 영화실, 문화실, 미술실 등 총 5개의 주제로 나뉜 테마동 객실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필요한 만큼의 공간들로 채워져 있다.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비밀 아지트 같은 다락방과 계단 아래 숨겨놓은 미니 주방, 공간 활용이 돋보이는 세면대와 샤워실이 편안하고 아늑한 휴식을 제공한다. 본관 뒤편에는 교사들이 사용하던 관사를 새롭게 꾸민 가족실도 마련되어 있다. 숙박료는 7만~12만원 선. 이곳에서는 섬에서 자란 청정 재료만으로 정성껏 준비해 내놓는 다양한 슬로푸드를 맛볼 수 있다. 청산도만의 고유한 음식을 복원, 재구성한 ‘느림밥상(남도밥상)’에는 톳밥과 청산도탕, 전복, 삼치, 문어숙회, 홍합조림 등 각종 반찬이 소담히 담겨 올라온다. 섬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인 청산도탕은 잡곡가루에 문어, 배말, 군소, 홍합 등 제철에 나는 각종 해물을 넣어 푸욱 끓여내는데 마치 죽처럼 걸쭉한 식감이 특이하다. 1인 2만 5천 원. 조금 간소한 식사를 원한다면 ‘건강밥상’을 주문하면 된다. 1인 7천 원. 단 슬로푸드 체험은 숙소 예약 시 미리 주문해야 하며, 느림밥상은 20인 이상 단체에 한해 가능하다. 이밖에 슬로푸드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옛 면사무소 건물로 쓰였던 청산도 향토역사문화전시관은 청산도의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이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꾸민 여러 기획, 전시들은 섬을 찾은 여행자들이 청산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철마다 다양하게 펼쳐지는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도청항에서 멀지 않아 돌아가는 걸음에 잠시 들렀다 가면 좋다. 섬이 풀어내는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다 보면 느린 섬 청산도가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전시관 옆 공간에서는 해변에서 주운 조개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보는 조개공예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향토역사문화전시관은 건축물 자체가 지닌 역사적 가치도 높다. 일제강점기 건축 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2012년 한국농어촌건축대전에서 대상을 받을 정도로 보존 가치가 높은 건축물이다. 전시관을 둘러본 후에는 바로 옆에 자리한 느림카페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아기자기한 소품과 사진들로 꾸민 작고 아담한 카페에서 커피 또는 차 한잔의 여유를 누려봄직하다. 카페 안을 가득 채운 향긋한 커피 향과 음악이 잠시 쉬어가는 여행길을 더욱 의미 있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남은 시간, 지나온 여행의 감상을 마무리하며 지인들에게 혹은 자신에게 엽서 한장 띄워보는 것도 재미난 추억이 된다. 느리게 사는 섬답게 이곳에서 보내는 엽서는 무척이나 느리게 도착한다. 카페 주변 곳곳에 12개의 느림보 우체통이 설치되어 있다. 자신이 받고 싶은 달의 우체통에 엽서를 넣으면 그 달에 맞춰 보내준다. 여행을 마친 후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뒤에 받아보는 느림보 편지. 잊고 지내던 청산도에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느리게 다가오지만 오래도록 남을 감동을 선사해준다. [느린섬 여행학교] 주소 :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청산로 541 문의 : 061-554-6962 / www.slowfoodtrip.com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강진IC에서 강진, 월출산 방면으로 빠져나와 영풍교차로에서 보성, 강진 방면 좌측 방향으로 나온다. 남포교차로에서 진도, 완도 방면으로 우회전하고 계라교차로에서 완도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남창교차로에서 다시 좌회전 후 완도대교를 건너 완도로를 따라가면 완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 닿는다. * 대중교통 완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청산도행 배를 타면 된다. 하루 4~5차례 운행하며 약 45분 소요된다. 문의 061-552-9388(청산농협) 2.주변 음식점 섬마을식당 : 전복죽․매운탕 / 전남 완도군 청산면 청산로3번길 5-2 / 061-552-8672 부두식당 : 성게알비빔밥․멍게비빔밥 / 전남 완도군 청산면 청산로3번길 11 / 061-552-8547 3.숙소 섬이랑나랑민박 : 전남 완도군 청산면 청산로672번길 27-1 / 061-555-3344 솔바다펜션 : 전남 완도군 청산면 청산로1405번길 10 / 061-552-9323 4. 기타 여행정보 ‘가고싶은섬 청산도’ 홈페이지 www.chungsando.co.kr -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5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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