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춘 호텔보다 아늑한 다락방이 그리울 때가 있다. 요란한 볼거리보다 소박한 풍경이 근사할 때가 있다. 뭉근히 끓인 죽처럼, 한 번씩 떠올라 마음을 흔드는 남도, 그리고 남도의 밤. 그 선물 같은 시간에 관한 이야기다. ①고즈넉한 한옥의 밤을 기대한다면, 산에는 꽃이 피네 서울에 북촌 한옥마을, 경북 안동에 하회마을이 있다면 전남 나주에는 도래마을이 있다. 1400년대에 형성된 도래마을 곳곳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가옥이 자리한다. 나주 계은고택은 국가민속문화재로, 홍기창 가옥은 전남 시도민속문화재로 보존할 만큼 가치 있는 집이 많다. 마을 내 한옥 100여 채 중 ‘산에는 꽃이 피네’는 한옥에서의 아늑한 하룻밤을 선사한다. 고조할아버지 때 지어 아버지가 태어나고 홍주연 대표도 자란 집이다. 그는 마당과 마루를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네 개의 방 중 ‘서로방’에 짐을 풀고 수놓은 이부자리에 누웠다. ‘단기 4252년 기미년(1919년) 3월 17일’이라 쓰인 상량에 시선이 향한다. 예전에는 대청마루 위 상량에 건축 시기를 표기했으니 이 방은 대청마루였겠구나 짐작해 본다. 분합문을 활짝 열고 방에 누워 풍경을 즐기다 어느새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맑은 공기 덕분에 몸이 한결 가볍다. 손님이 원하는 시간에 차려 주는 조식도 놓치지 말 것. 정성 가득한 아침 한 상은 조미료를 넣지 않은 손맛이 입맛을 돋운다. ✔ 귓속말 Tip 미리 얘기하면 아침상(1만1000원)을 차려준다. 가족을 챙기는 마음으로 준비한 반찬이 정갈하다. ②빈티지 감성 돋보이는 곳에서 잠들고 싶다면, 샤르망호텔 주인 부부는 호텔을 짓되 개성 있으면서 정감 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작은 정원에 야자나무를 심고 해마다 다른 꽃이 피도록 가꾸었다. 어느덧 15년이 흘러 야자나무는 사람 키를 훌쩍 넘었고 호텔은 2대째 운영 중이다. 정 대표는 호텔을 맡기 전 부모님과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함께 해외 호텔을 방문하며 차곡차곡 쌓은 아이디어가 곳곳에 묻어난다. 그중 하나가 밤 12시 이후에는 손님을 받지 않는 것이다. 이미 취침 중인 이용객에게 실례고, 질 높은 서비스를 하려면 호텔직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호텔을 방문하는 주 고객층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로비에 들어서자 책장에 꽂힌 동화책이 어린 고객을 맞이한다. 객실은 널찍하다. 하루를 묵더라도 방을 넉넉히 사용하길 바라며 처음부터 인심 좋게 설계했다. 인테리어도 예쁘다. 특히 로비 옆 공간은 떠나기 싫을 정도다. 창문을 열면 야자나무 덕분에 휴양지에 온 듯하고, 조식을 담은 그릇도 국내와 해외에서 수집한 빈티지 아이템이다. 수프를 담은 그릇, 손뜨개 무릎 담요 등 물건 하나하나에 깃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 귓속말 Tip 자정 이후부터 오전 6시 무렵까지 호텔 정문을 닫아둔다. 그 사이 호텔로 돌아온다면 후문을 이용하자. ③계곡 물소리를 음악 삼아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도래미하우스 “여기 한번 앉아 보세요. 이 자리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가장 아름다워요.” 김인서 대표가 말했다. 나주 도래마을 가장 끝 집 ‘도래미하우스’는 현대식 한옥 건물이다. 본채는 김 대표가 사용하고 사랑채와 별채를 숙소로 내놓아 손님은 독채를 사용하는 격이다. 쨍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피해 사랑채로 들어섰다. 밖과는 다르게 공기가 시원하다. 부엌과 화장실을 갖춘 내부는 어른 열 명이 자도 충분한 크기다. 언덕에 자리한 별채는 구들방. 어젯밤 묵고 떠난 손님 덕분에 아궁이가 아직 따뜻하다. 펜션에는 유독 마루나 의자가 많다. 마루에 앉아 햇살 아래 눈을 붙이자 시원한 바람에, 산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소리에 잠이 솔솔 온다. 5월부터는 북스테이를 운영할 계획. 서가엔 어른 그림책, 어린이 그림책 700여 권이 꽂혀 있다.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고 책을 읽으면 북캉스가 따로 없다. 산골 숙소에 무슨 재미가 있으랴 싶지만 천연 염색, 민속놀이, 핸드 페인팅 등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어른도 아이도 휴대전화는 뒷전이 되는 곳이다. 뒷마당은 뒷산 산책로와 바로 연결돼 있어 가볍게 걷기 안성맞춤이다. ✔ 귓속말 Tip 9월부터 책 속에 파묻혀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북 스테이를 운영할 예정이다. ④창밖에 바다를 두고 싶다면, 마리나베이호텔 목포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라 사부작 걸어가기 좋다. 숙소로 향하는 길목에는 오랜 역사가 느껴지는 건물이 여러 채 남아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리나베이호텔의 매력은 역에서 가깝다는 점 외에도 모든 방에서 목포 바다가 보인다는 데 있다. 방으로 들어서자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삼학도와 목포항이 ‘목포에 왔구나’ 실감케 한다. 봄이면 삼학도에 핀 튤립을, 여름에는 파란 바다를, 겨울에는 눈 내리는 바다를 감상하며 목포를 즐길 수 있다. 15개 방 중에서 5층 패밀리 룸이 가장 인기. 온돌방에 침대 대신 도톰한 요를 깔았다. 침대에서 아이가 떨어질까 봐 걱정할 필요 없고, 침대를 불편해하는 부모님께도 제격이다. 눈에 띄는 장점이 하나 더 있다. 취사가 가능하다는 것. 근처 수산 시장에서 판매하는 저렴하고 싱싱한 해산물이 취사도구 없는 여행객에겐 그림의 떡이지만, 이 호텔은 일부 룸에 취사 시설을 갖추었다. 방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편안하게 식사하니 여행하는 느낌이 제대로 난다. 밤에는 어두운 바다 위 선박의 조명이 또 다른 낭만을 선사한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삼학도와 목포근대역사관 등 관광 명소가 위치한다. ✔ 귓속말 Tip 인근 수산시장에서 공수한 싱싱한 해산물로 한 상 차려 먹고 싶다면 취사가 가능한 온돌 객실(6개)을 이용하자. 산에는 꽃이 피네 주소 : 전남 나주시 다도면 동력길 20-1 전화 : 010-4612-4232 숙박요금 : 서로방 16만원, 동행방 14만원, 여누방 12만원, 품방 18만원(비수기 주말 기준) 참고사항 : 오후 3시 체크인, 오전 11시 체크아웃 / 주차 가능, 취사 가능 환불규정 : 숙박 7일 전까지 100% 환불.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확인 샤르망호텔 주소 : 전남 목포시 신흥로59번길 5 전화 : 061-285-3300 숙박요금 : 일반 6만원, 트윈 7만원, 패밀리 9만원 (비수기 주말 기준) 참고사항 : 오후 3시 체크인, 오전 11시 체크아웃 / 주차 가능, 취사 불가능 환불규정 : 숙박 7일 전까지 100% 환불.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확인 도래미하우스 주소 : 전남 나주시 다도면 동력길 18-26 전화 : 061-336-3646 숙박요금 : 본채 20만원, 사랑채 15만, 별채 8만원(비수기 기준) 참고사항 : 오후 2시 체크인, 오전 11시 체크아웃 / 주차 가능, 취사 불가능 환불규정 : 숙박 7일전까지 100% 환불.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확인 마리나베이호텔 주소 : 전남 목포시 해안로249번길 1 전화 : 061-247-9900 숙박요금 : 프리미엄 한실 8만원, 패밀리 한실 12만원, 트리플베이 10만원, 더블베이 8만원(비수기 주말 기준) 참고사항 : 오후 3시 체크인, 오전 11시 체크아웃 / 주차 가능, 취사 불가능 환불규정 : 숙박 6일 전까지 100% 환불.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확인 글 : 표다정 사진 : 장은주 출처 : KTX매거진 2018년 5월호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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