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손바닥만 한 바위섬에 암자가 들어앉았다. 물이 빠지면 육지가 됐다가 물이 차면 둥실 떠오른다. 손에 꼽는 서해안 낙조 명소지만, 해 뜨는 풍경도 그에 못지않다. 철새 도래지로 알려진 천수만 북쪽 끝,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에 자리한 간월암이다. ‘달을 보다(看月)’라는 이름처럼 달빛이 내린 밤 풍경도 서정적이다. 일출과 일몰, 달맞이 여행이 모두 가능하다. 이만하면 어디와 견줘도 새해 첫 여행지로 부족함이 없겠다.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고 사색하는 곳으로 제격이다. 간월도는 원래 천수만에 있는 여러 섬 가운데 하나였다. 간척 사업으로 방조제와 호수가 생기고 갯벌이 농경지로 바뀌던 1980년대에 주변 다른 섬처럼 육지가 됐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쪽은 안면도, 동쪽은 홍성과 보령을 바라본다. 남쪽 끄트머리는 밀물 때 섬이 되는 지형이다. 그곳에 간월암이 있다. 간월도가 섬이던 시절엔 배를 타야 했지만, 지금은 썰물 때 걸어서 들어간다. 주차장에서 2~3분이면 닿는 거리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오갈 수 없으니 방문 전에 물때를 확인해야 한다. 간월암 홈페이지에 물때가 나오고, 입구에 안내판도 있다. 간월암은 아담한 암자다. 법당인 관음전, 산신령을 모신 산신각과 용왕을 모신 용왕각, 250년 된 사철나무, 한창 짓는 범종각까지 전부 한눈에 들어온다. 관음전을 등지고 서면 고요한 서해가 앞마당인 양 펼쳐지고, 멀리 고깃배 몇 척이 한가롭게 떠 있다. 드러난 갯벌에는 삼삼오오 겨울 바다를 즐기는 여행객의 웃음이 낭랑하다. 소망을 적어 매단 등 수백 개가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도 장관이다. 빨갛고 노란 등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꽃처럼 피었다. 여느 사찰에서 보듯 큼직한 연등이 아니라 어른 주먹만 한 등이 귀엽다. 등 밑에 달린 보리수 잎에 각자 소원을 적는다. 아프지 말고 건강한 한 해를 보내게 해달라는 글귀가 가장 많이 눈에 띈다. 등은 기념품점에서 5000원에 판매한다. 간월암은 한자로 볼 간(看), 달 월(月)을 쓴다. 고려 말에 무학대사가 수행하던 중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은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한때 피안사(彼岸寺)라 부르기도 했단다. ‘깨달음의 세계’ ‘열반의 땅’이라는 뜻이다. 물 위에 뜬 모습이 연꽃을 닮아 연화대(蓮花臺)라고도 불렀다. 정확한 창건 시기는 알지 못한다. 다만 조선 시대 억불 정책으로 폐사됐다가 1941년 만공선사가 다시 세운 사실이 전해온다. 지금은 수덕사의 말사로 많은 여행객이 찾는다. 만공선사는 일제강점기에 승려이자 독립운동가로, 근현대 한국 불교계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수덕사를 대대적으로 중창하기도 했다. 간월암을 세우고 독립을 기원하는 천일기도를 드렸는데, 사흘 뒤 해방을 맞았다고 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유명한 성철스님도 만공선사의 권유로 이곳에서 수행했다. 간월암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낙조다. 가까운 안면도 꽃지해변과 함께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포토 존으로 꼽힌다. 간월암에서 감상해도 좋지만, 간월암을 배경으로 해가 지는 풍경이 더 아름답다.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장엄하게 사그라지는 해를 보면 숙연한 느낌마저 든다. 간월암에서 나오며 왼쪽을 보면 긴 방파제 끝에 빨간 등대가 있다. 어둠이 내리면 방파제와 등대에 조명이 들어와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등대 앞은 해돋이를 보는 최적의 포인트다. 일출 풍경을 촬영하려는 이들이 새벽부터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여든다. 낮에는 방파제 입구에 석화구이 좌판이 늘어선다. 부석면에 무학대사, 만공선사와 인연이 깊은 사찰이 한 군데 더 있다. 간월암에서 자동차로 20여 분 떨어진 도비산 자락의 부석사(충남문화재자료)다.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677년(문무왕 17)에 창건했다고 전한다. 공교롭게 경북 영주의 부석사와 이름이 같고, 창건 시기와 설화마저 비슷하다. 조선 초기에 무학대사가 중수하고, 근대 들어 만공선사가 머무르기도 했다. 경내에 극락전, 심검당, 안양루, 향적당, 산신각, 마애석불, 만공선사가 수행하던 토굴이 있다. 산신각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이 시원하니 놓치지 말자. 사찰 입구의 전통찻집 ‘도비산다원’에서 따뜻한 차도 한잔 마신다. 서산동부전통시장은 청과와 수산물, 포목, 의류, 잡화, 먹거리를 두루 갖춘 서산 최대 재래시장이다. 어시장이 가장 거래가 활발하고,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산 특산물인 우럭포, 반건조 박대, 굴, 감태, 젓갈이 인기 품목이다. 팥죽, 찐빵, 호떡 등 간식거리도 많다. 현지인이 좋아하는 추억의 간식은 노포에서 파는 옛날식 호떡이다. 기름을 살짝 둘러 담백하게 구워준다. 서산공용버스터미널과 가깝고 전용 주차장이 있어 이용하기 편하다. 서산 남쪽 끝에 간월암이 있다면, 북쪽 끝에는 삼길포항이 있다. 바다낚시를 하는 이들에게 소문난 곳으로, 최근에 ‘차박’ 여행자가 부쩍 늘었다. 바다 위 어선과 푸른 하늘, 빨간 등대가 멋진 풍경을 이루고 수산물직매장과 횟집이 있어 눈과 입이 즐겁다. 삼길포항 명물은 선상 어시장이다. 바다 위 부교에 배 20여 척이 정박해 우럭과 광어, 노래미, 간자미, 붕장어를 즉석에서 회로 떠준다. 근처 식당에 가져가 비용을 내면 기본적인 상차림에 매운탕까지 끓여준다. 삼길포항은 7.8km로 동양 최대 길이인 대호방조제 옆에 자리한다. 당진과 서산을 잇는 대호방조제는 호젓한 드라이브 코스로 명성이 높다. 여유가 된다면 포구 뒤쪽 국사봉에 올라보자. 길게 뻗은 방조제와 포구, 인근 대산공단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당일 여행 코스〉 간월암→부석사→서산동부전통시장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간월암→부석사→서산동부전통시장 둘째 날 / 삼길포항→서산아라메길 3-1구간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서산문화관광 - 간월암 - 부석사 ○ 문의 전화 - 서산시청 문화관광과 041)660-2498 - 간월암 041)668-6624 - 부석사 041)662-3824 - 서산동부전통시장 041)665-5478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서산,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20~30분 간격(06:05~21:50) 운행, 약 1시간 5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13회(06:30~20:00) 운행, 약 2시간 소요.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삼성생명 정류장까지 도보 약 130m 이동, 610번·611번 일반버스 이용, 간월도리 정류장 하차, 간월암까지 도보 약 10분.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서산공용버스터미널 1688-4813, 서령버스(주) 041)669-0555 ○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IC에서 안면도·홍성 방면→내포로 해미·안면도 방면→천수만로 남당리·천북·안면 방면→간월도2길 간월도 방면→간월도1길→간월암 주차장 ○ 숙박 정보 -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아리아호텔 : 동헌로 94, 041)668-7822 -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서산호텔 : 관아문길 34, 041)664-4414 · 한국관광 품질인증 이란? ☞ 숙박, 쇼핑 등 관광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품질을 국가에서 인증하는 제도로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되며, 다양한 사후관리를 통해 품질을 유지합니다. ※ 더 많은 품질인증업소가 궁금하시다면? KQ 접속! - 브라운도트 호텔 서산 : 충남 서산시 안견로, 041)429-0711 - 수아다 풀빌라 : 충남 서산시 부석면 봉락노라포1길, 041)666-0923 - 헬로 호텔 : 충남 서산시 읍내2로, 041)671-5600 ○ 식당 정보 - 큰마을영양굴밥 : 영양굴밥·굴파전·간재미무침, 부석면 간월도1길, 041)662-2706 - 간월오비어&카페 : 수제 맥주·피자·커피, 부석면 간월도2길, 010-2310-8478 - 향원만두 : 찐만두·군만두, 서산시 명륜1로, 041)663-9991 - 웅도식당 : 박속낙지탕·낙지볶음, 대산읍 탑골1길, 041)663-8497 ○ 주변 볼거리 서산버드랜드 , 개심사 , 서산 해미읍성 ※ 위 정보는 2022년 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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