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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정말 맛있는 막걸리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금정산성 막걸리다. 흔히들 부산하면 ‘바다’를 떠올리는데 사실 부산은 산자락은 물론 들녘과도 닿아있다. 금정산(金井山·801m)과 김해평야가 있지 않은가. 부산(釜山)이라는 지명부터가 산의 모양이 가마솥을 닮았다고 붙여졌다. 특히나 산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오늘의 여행지는 부산 금정산성 자락.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우리나라 민속주 1호, 부산 금정산성 막걸리와 그 안에 담긴 이야기다. “여기가 옛날부터 물맛이 좋다고 금정(金井)이라고 불리던 곳이에요. 산 이름도 금정산이잖아요.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맛있는 술이 익어가는 법이죠.” 부산에 정말 맛있는 막걸리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찾아간 금정산성 토산주. 이곳에서 금정산성 막걸리가 만들어진다. 대를 이어 누룩을 빚고 막걸리를 익히는 유청길 대표는 술맛의 뛰어남을 자연에게 돌렸다. 산성마을에서는 어떻게, 언제부터 막걸리가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금정산성과 산성마을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지도에서 한반도 동남쪽에 자리한 부산을 살펴보자. 지금이야 최첨단 항구도시이자 한반도로 들어서는 바닷길의 최대 관문으로 꼽히는 부산. 하지만 같은 이유로 그곳의 과거는 평탄치 않았다. 외세의 입장에서 보자면 부산은 한반도로 입성하기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관문이었을 것이다. 이는 부산 뿐 아니라 현해탄을 마주한 한반도 해안 고장들의 숙명이었다. 여기에 조선시대 최대의 사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더해진다. 침략 1개월 만에 경남 창원 아래로 물러난 왜구가 7년간 버티다 물러간 임진왜란, 조선 역사상 가장 큰 패배의 하나로 꼽히는 병자호란. 양란은 정치, 경제, 문화는 물론 일반 백성들의 생활과 언어, 풍속 등 조선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금정산성 막걸리는 산성 덕분에 만들어졌다. 조선시대 특별한 소득이 없던 산성마을 주민들은 생계수단으로 누룩을 빚었다. 당시 산성을 만들던 석축자들의 새참술, 그게 바로 금정산성 막걸리의 시작이었다. 양란을 겪고 난 후 1703년(숙종 29) 준공된 금정산성(사적 제215호). 길이 약 17km, 높이 1.5~3m, 면적 8㎢(약 242만평)라는 프로필에 산성을 쌓던 이들의 고충이 묻어난다. 당시의 막걸리는 고된 노동 사이의 휴식이자 영양분이었으리라. 당시에는 부산산성 막걸리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어찌나 맛있던지 고향으로 돌아간 석축자들은 그 맛을 잊지 못했단다. 조선 팔도에 부산산성 막걸리가 이름을 알린 이유다. 현대로 넘어오면서는 박정희 대통령과의 인연이 더해진다. 부산 군수사령관으로 복무할 당시 금정산성 막걸리를 즐겼던 박정희 대통령은 밀주로 만들어지던 금정산성 막걸리에 대통령령으로 주류허가를 내준다. 1979년의 일이다. 그렇게 금정산성 막걸리는 대한민국 민속주 1호로 태어난다. 지금도 금정산성 막걸리의 포인트는 ‘누룩’이다. 인근 범어사 승려들도 누룩을 빚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찰과 누룩이라, 환상의 조합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산좋고 물좋은 곳에서 정성스레 만들어졌음은 알 수 있다. 금정산성 토산주의 누룩이 그 전통을 잇는다. 막걸리를 맛보기 전 만드는 과정부터 들어보자. “통밀을 굵게 갈아 깨끗한 물로 반죽합니다. 발로 꼭꼭 눌러 반죽해서 누룩방으로 보내죠. 48~50℃로 보름간 발효하면 이런 피자 모양의 누룩이 됩니다. 밀가루에 효모를 넣어 만든 것과는 맛이 다를 수 밖에 없지요. 완성된 누룩을 갈아 물과 고두밥과 섞어 발효탱크에서 숙성시키면 막걸리가 됩니다. 다 되면 거기에 물을 섞어 술 도수를 맞추면 완성입니다.” 금정산성 토산주 유청길 대표의 설명이다. 술 익어가는 소리는 봄밤을 적시는 빗소리 같다. 발효 거품을 내면서 ‘사각사각’ ‘바스락바스락’ 등의 소리를 낸다.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며 넘어간다. 뭉근한 무게감이 남아있다. 떫지도 그렇다고 톡 쏘지도 않아 술술 넘어간다고 죽죽 마시면 큰일이다. 부드럽게 넘어가도 알콜 도수 8도다. 다른 막걸리에 비해 높은 편이다. 어르신들이 말씀하던 ‘옛날 막걸리’가 이런 맛 아닐까. 금정산성 마을 어디를 가든 금정산성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마을 별미로 꼽히는 염소불고기에 한잔 곁들여도 좋고 옆 마을 동래의 파전을 더해도 좋다. 금정산성 별미로 꼽히는 염소불고기는 1인 3만5천원 선. 한상 받아들고 나면 금정산성을 쌓던 석축자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것도 같다. 별다른 안주가 없어도 막걸리 자체만으로도 맛이 있다. 막걸리와 조금 더 친해지고 싶다면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자. 2주 전 10명 이상 예약한다면 금정산성막걸리의 누룩 빚기 체험과 막걸리 빚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누룩방과 양조장도 볼 수 있고 막걸리 시음도 가능하다. 금정산성 막걸리 양조장에서 금정산성 동문까지는 차로 5분 거리. 산성마을을 살피는 김에 금정산성에도 올라보자.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범어사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주변 음식점 -산성집 : 흑염소숯불구이 / 부산광역시 금정구 산성로 524 / 051-517-5546 -기장집 : 염소불고기 / 부산광역시 금정구 공해4길 11 / 051-517-5705 숙소 -녹천온천호텔 : 부산광역시 동래구 금강공원로26번길 31 / 051-553-1005 http://www.nokcheonhotel.com/ -천일온천호텔 : 부산광역시 동래구 금강공원로 26번길 42 / 051-553-8191 -허심청 : 부산광역시 동래구 금강공원로 20번길 23 / 051-550-2100 http://www.hotelnongshim.com/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19년 8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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