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스 호텔의 창업자 이사도어 샤프는 좋은 호텔의 기본적인 조건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포근한 침구와 뜨거운 물이 콸콸콸 나오는 성능 좋은 샤워기 . 기본이지만 이 둘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숙소는 의외로 많지 않다 . 서울 , 부산의 비즈니스 고객을 만족시킬 만한 호텔들을 찾았다 . 두 호텔 모두 관광공사가 인증하는 품질인증평가에서 프리미어 등급을 받았다 . 하루종일 긴장된 순간을 보내고 밤늦게 몸을 뉜 객실 , 화려하지 않아도 지친 몸을 위로하는 공간의 이야기다 . ① 햇살이 머무는 자리, 루체브릿지
김포공항이 우리나라의 유일한 관문이던 시절 , 마곡지구 일대는 논이었다 . 그보다 훨씬 전 조선 후기에는 겸재 정선이 수려한 정취에 취해 붓을 휘두르던 아름다운 풍광이 가득한 곳이기도 했다 . 안온한 노을빛으로 가득했던 서울의 서남쪽 끝자락변두리 ,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널찍한 이 땅은 최근 천지개벽 , 상전벽해를 겪는 중이다 . LG, 롯데 등 대기업의
R&D( 연구개발 ) 단지가 도시계획의 중심에 있다 . 연구 단지는 입주 초기단계고 , 연구 단지 주변으로 비어 있는 거대한 공터는 식물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
호텔 루체브릿지는 마곡지구의 중심 , 발산역 바로 곁에 위치했다 . 빛을 다리 삼아 세계로 뻗어 나가는 호텔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아 이름을 지었다 .
주 고객층은 새벽 비행기를 타고 내리거나 떠나는 외국인 관광객과 인근으로 출장 온 장기 투숙 비즈니스 고객이다 . 김포공항과 시내를 관통하는 지하철역 바로 옆이라는 훌륭한 입지조건은 관광객과 일정 바쁜 비지니스 고객에게 매력적이다 . 2017 년 2 월 오픈한
덕에 깨끗하고 쾌적하다 . 209 개의 전 객실에 시몬스 침대를 구비했고 객실마다 쿡탑 , 세탁기 , 전자레인지 , 개수대가
있어 고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 객실 타입은 총 8 가지 . 스탠더드 , 디럭스 , 프리미어 , 스위트 타입의 객실을 각각 더블과 트윈으로 나누었다 . 특히 프리미어와
스위트 타입의 객실은 가성비가 좋은 데다 , 커다란 책상을 채비한 덕에 업무공간이 필요한 비즈니스 고객에게
특히 인기다 .
일본어 , 영어 , 중국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 직원들이 24 시간 프런트 데스크를 지킨다 . 조식
역시 정성껏 차려낸다 . 토스트 , 샐러드 , 스파게티 , 만두 , 죽 , 볶음밥 , 과일 등으로 구성한 간단한 뷔페식은 1 인당 8800 원 . 주변
회사로 출근하는 샐러리맨들이 종종 아침 먹으러 들르기도 한단다 .
✔ 귓속말 Tip
채광이 엄청나게 좋다 . 벽면 한 면이 모두 창이다 . 인근 LG R&D 센터의 고객을 겨냥한 탓인지 창문이 모두 LG 제품이다 . 덕분에 주변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임에도 소음이 없다 . ② 여행자가 만든 여행자의 방, 비센트 부산 기장 출신의 사업가가 야심 차게 문을 연 비즈니스호텔이다 . 관광학도였던
그는 20 대 대부분의 시절을 배낭여행과 해외 생활로 보냈다 . 오랜
세월 동안 타지에서 잠자리를 옮겨가며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고 좋았던 기억을 녹여내 정성껏 만든 호텔인셈 . 부산의
영문 이니셜 ‘B’, 중앙동을 뜻하는 영어 ‘CENTRAL’ 을
합성해 시크하게 이름 지은 비센트호텔은 모던한 감각의 안락한 비즈니스호텔을 표방하는데 , 정이 듬뿍 느껴지는
의외의 매력을 발산한다 .
이익 생각하지 않고 론칭한 송영 서비스가 정스러운 매력에 큰 몫을 한다 . 부산역에서
도보로 5 분 거리지만 , 짐이 많은 고객을 무료로 마중하고
배웅하기가 부지기수 . 최근에는 송영 패키지도 구성해 외국인과 공항을 이용하는 내국인이 리무진 요금의
반값으로 차량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 고객 응대도 인상적이다 . 사무적이고
딱딱하지 않고 친근하고 친절해 마음이 편안하다 . 영어 , 일어 , 중국어 가능한 직원들이 인근 관광지나 맛집 관련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고맙다 . 8 층 건물에 꽉 들어찬 객실은 40 개 . 스탠더드 트윈 , 디럭스 트윈 , 디럭스
더블 , 패밀리 트리플 , 프리미엄 트윈 5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 가장 인기 있는 타입은 패밀리 트리플로 , 초반 2 개이던 방을 최근 5 개로
늘렸다 . 호텔은 갖춰야 할 것들을 옹골차게 갖췄다 . 컴퓨터 한 대지만 작은
비즈니스 센터가 있고 , 결이 곱고 색이 짙은 커다란 테이블도 로비 라운지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 테이블 곁에는 고객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인형 뽑기 기계도 들여놓았다 . 아침마다
비빔밥을 비롯해 15 가지의 메뉴가 제공되는 조식 레스토랑은 상황에 따라 세미나실로 유연하게 변신한다 . 고향의 특산물을 세계에 알리고 싶은 대표는 프런트 데스크 옆에 기장의 특산품인 미역과 다시마도 비치했다 . 시험 삼아 비치했지만 기념품을 고민하는 비즈니스 고객들에게 인기 상품이 됐다 .
결과적으로 선물로 고민하고 싶지 않은 비즈니스 고객의 필요를 정확히 충족시킨 셈이다 .
호텔 대표는 비센트호텔이 부산 호텔 업계의 작은 거인이 되었으면 한단다 . 그
작은 거인 참 똘똘하고 영리하다 .
✔ 귓속말 Tip
중앙동 대로에서 두 블록 안쪽에 위치한 덕에 차 소리에 잠 깰 걱정이 없다 . 주변 관광지 근대문화골목 대구 화교협회 건물을 시작으로 동산병원까지 이어지는 근대문화골목은 기묘한 매력이 있다. 180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켜켜이 쌓아 야무지게 마름질한 또 다른 세계. 간혹 내가 걷고 있는 게 아니라 공간이 주마등처럼 나를 스치고 달리는 느낌이 좋아 계속 걷게 되는 길이다. 부호의 집터. 오래된 소아과, 약재 향기 가득한 약령시장, 빼앗긴 조국에 봄이 오길 염원한 시인과 투사의 집,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의 기도가 모인 성당과 교회, 삼일운동 계단, 선교사의 집까지. 너무나 고와서 가만히 보게 되는 수많은 것들이 길 위에 옹기종기 모였다. 고색창연한 귀한 것들이 그리울 때 찾아가 쉬엄쉬엄 느릿하게 걸으면 더없이 좋겠다. 낭만 넘치는 옛 찻집 두 곳 근대문화골목의 초입 진골목에 자리한 미도다방은 90년이 됐다. 전 주인이 50년간 영업하던 다방을 정인숙 여사가 이어받아 40년째 운영 중이다. 오방색 방석, 둔탁한 모양의 붉거나 알록달록한 소파, 곳곳에 걸린 산수화와 붓글씨 액자들은 모두 그대로인데, 다방 단골들은 얼굴에 주름이 패이고 머리가 희었다. 쌍화차가 엄청 달아서 맛있다. 옛날 전병도 커다란 그릇에 수북이 얹어낸다. 가만히 앉아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본 듯하다. 귀가 잘 안 들리는 서로를 배려하느라 목소리가 다들 크셔서 엿들으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들린다. 진짜배기 레트로를 만끽하고 싶다면 여기가 더없이 소중한 공간. 대구 사람들에게 요즘의 하이마트는 전자제품이 필요한 사람이 가는 곳이겠지만, 과거에는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명소였다. 오래된 음악 감상실 하이마트는 독일어로 '마음의 고향'이라는 뜻으로 고 김억수씨가 1957년 문을 열었다. 외동딸이 이어받았고 지금은 클래식을 전공한 아들 내외가 어머니와 함께 운영 중이다.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중앙홀에서는 간헐적으로 공연도 한다. 곡을 신청하는 경우 실황 영상이 있으면 영상을, 없으면 LP를 틀어준다. 연주자나 지휘자를 지정하는 경우 주인장이 다른 버전도 추천해 감상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공간에서 따뜻한 유자차를 홀짝이며 듣는 기분이란, 말로 설명 못할 정도로 벅차다. 겸재정선박물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라는 우리 고유의 화풍을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는 겸재 정선은 65세부터 70세까지 양천현 현령을 지냈다. 양천현은 지금의 강서구, 더 정확히는 마곡지구 인근이다. 정선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그린 개화사, 이수정, 소악후월, 공암층탑, 빙천부신 등의 작품을 현재 모습과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산수도, 청하성읍도, 피금정도, 조어도 낚시하는 선비, 귀거래도, 청풍계도 등의 진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겸재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관을 체계적으로 마련했다. 정선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이 쏜살같이 흐른다. 미술관은 연중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정선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미술관 내에 있는 아트숍도 둘러볼 만하다. 자석, 컵, 엽서, 클리어 파일을 비롯한 아트 상품과 겸재 관련 서적들을 갈무리했다. 미술관 관람 후에는 바로 옆에 위치한 양천향교를 사부작사부작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서울에 있는 유일한 향교라는 큰 의미를 가졌지만 세심하게 관리되는 느낌이 아니라 조금 아쉽다. 송도 해상 케이블카 송도 거북섬 인근에서 바다 건너 안남공원 전망대까지를 잇는 케이블카는 부산 관광의 명물이 됐다.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도 유쾌한 경험이지만, 목적지인 안남공원 스카이 파크의 다채로운 즐길 거리는 더 매력적이다. 다양한 코스로 갖춰진 포토존, 가슴이 시원하게 뚫려 한없이 앉아 있게 되는 전망대, 전망대를 수놓은 설치 조형물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카페, 세련된 푸드코트, 안남공원의 소나무 숲 산책로까지. 하나하나 세밀하게 즐기고 내려오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 매표소가 있는 베이스테이션 바로 앞의 송도 스카이워크 산책로도 걸어보자. 해수면 10m 높이에 조성된 국내 최장의 해상 산책로다. 365m의 산책로를 더 다이내믹하게 즐기고 싶다면 과자를 준비할 것! 갈매기들이 과자 봉지를 든 사람을 귀신같이 알아보고 따라붙는다. 리버틴호텔 주소 : 대구 중구 경상감영길 193 문의 : 053-269-4000 루체브릿지 주소 :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4길 23 문의 : 02-2600-8300 비센트 주소 : 부산 중구 충장대로 9번길 64 문의 : 051-442-2338 글, 사진 : 문유선(여행작가) 출처 : 청사초롱 2018년 3월호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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