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향가마을에는 독특한 볼거리가 있었다. 마을 뒷산을 관통하는 향가터널과 마을 앞 강에 걸린 미완성의 다리 기둥. 그 볼거리가 최근 새롭게 단장해 여행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에어컨을 켜놓은 듯 시원한 향가터널에 들어가면 등골이 으스스해지고, 기둥만 있던 다리에는 유리전망대까지 갖춘 스카이워크 목교가 생겨 섬진강 전망을 감상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마을 옆에는 오토캠핑장이 문을 열어 할아버지, 할머니만 살던 곳이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한 생기 넘치는 마을이 됐다. 순창군 풍산면 향가마을. 지명부터 왠지 향기롭고, 예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아담한 강변 마을이다. 두 손에 담아 올릴 수 있을 것같이 작은 마을에 할머니 6명, 할아버지 5명이 살고 계신다. 그중 최고령은 93세, 제일 젊은이가 65세다. 93세 할아버지는 92세 할머니와 백년해로하고 있다. 마을회관 앞 정자에서 만난 가장 젊은 할머니가 농사일로 자식 다섯을 대학까지 공부시킨 얘기를 들려주신다. 골목길이며 마을회관 앞마당엔 고추 말리기가 한창이다. 예전에는 농사도 많고,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파느라 하루해가 짧았다고. 지금은 마을 사람들 중에는 물고기 잡을 만한 이가 없고, 외지에서 온 강태공만 손맛을 톡톡히 본다. 마을에 크게 캠핑장이 생겨 불편할 것도 같은데, 사람들 오가는 모습이 오히려 보기 좋단다. 향가마을의 명물은 첫째 섬진강이다. 완만하게 굽이쳐 흘러들어와 다시 휘돌아 나가는 형상이다. 강변에 너른 모래밭이 형성되어 향가유원지가 생겼다. 수심이 깊어 물놀이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물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신 강변으로 이어진 흙길을 따라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즐기기 좋다. 특히 안개가 많이 끼는 가을철이면 강과 하늘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몽환적인 장면을 볼 수 있다. 강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 족대를 들고 나선 젊은이도 간혹 보인다. 두 번째 명물은 향가터널이다. 일제강점기 말 순창, 남원, 담양 지역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철도를 건설하려고 지역 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터널을 뚫고 강에는 철교 교각을 만들었다. 미처 철길을 완성하지 못하고 해방이 되자 향가터널은 마을을 오가는 통로로 사용되었다. 2013년 향가터널과 폐교각을 이용해 섬진강 자전거길을 조성하면서 터널 내부를 정비하고 조명도 설치했다. 향가터널은 길이 384m로 걸어서 통과할 수 있을 정도다. 여름에는 천연 에어컨처럼 시원하고 겨울에는 포근하다. 피서철이면 터널 양쪽 입구에 돗자리를 깔고 담소를 나누는 이들을 하루에도 몇 팀이나 볼 수 있다. 향가터널과 향가목교 구간은 섬진강 자전거길 전체에서 경치가 가장 빼어난 구간으로 꼽힌다. 터널에서 빠져나와 다리로 올라서기 직전에 섬진강 자전거길 인증센터가 있다. 빨간 전화 부스처럼 생긴 인증센터 내부에는 자전거길 구간 안내도와 함께 인증 스탬프가 걸려 있다. 인증센터 옆으로 휴식 공간이 잘 조성돼 있어 종주길에 나선 자전거 동호인들이 꼭 쉬어가는 곳이다. 섬진강댐에서 시작해 장군목, 향가유원지, 횡탄정, 사성암, 남도대교, 매화마을을 거쳐 배알도수변공원에 이르는 섬진강 자전거길은 총길이가 149㎞다. 종주는 못 하더라도 향가유원지 주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면, 1야영장 옆에 있는 매점에서 대여해주는 자전거를 이용하면 된다. 향가마을의 세 번째 명물은 향가목교다. 해방 이후 교각이 방치돼 있었는데 섬진강 자전거길을 만들면서 목재로 다리를 완성했다. 강 위에 교각만 서 있는 풍광도 이색적이었으나, 다리가 생긴 뒤로 강을 쉽게 건널 수 있고,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도 좋아졌다. 차량은 통행할 수 없고 사람과 자전거만 오간다. 다리 중간에는 유리 바닥과 유리 난간으로 된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설치돼 인상적이다. 투명한 유리 바닥으로 강이 내려다보여 공중에 발을 딛고 선 것도 같고, 하늘에 떠 있는 것도 같다. 전망대에 서면 향가마을과 유원지, 섬진강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7월 초, 향가마을 바로 옆에 캠핑장이 문을 열었다. 정식 명칭은 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설이 전반적으로 깨끗하다. 향가유원지 바로 위에 자리한 덕분에 푸른 물이 넘실대는 섬진강이 텐트 안으로 흘러드는 듯한 전망이 장점이다. 또 향가터널, 향가목교, 삼림욕장, 생태연못이 지척이다. 캠핑장의 자랑은 5m×8m의 넓은 데크. 거실형 텐트에 타프까지 데크에 올릴 수 있어 쾌적하다. 여기에 주차 공간과 피크닉테이블까지 갖췄다. 개인 사물함이 있는 샤워장에 온수가 나오는 개수대, 화장실 시설도 평균 이상이다. 아이들은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놀이터에 반한다. 여름철에 한해 간이 수영장도 운영한다. 섬진강변에 자리했지만 물이 깊어 강에서 물놀이를 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캠핑장은 1야영장과 2야영장으로 나뉘고, 방갈로는 향가목교 바로 근처에 있다. 캠핑카를 끌고 왔을 경우 캐러밴 전용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캠핑장 주변에는 별다른 놀거리는 없다. 캠핑의자에 앉아 섬진강 풍광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 혹은 텐트만 설치해놓고 가까운 순창 읍내에서 맛집 탐방을 하거나 순창전통고추장마을, 강천산, 장군목 등 순창의 명소를 찾아다녀도 좋다. 향가유원지 주소 : 전북 순창군 풍산면 향가로 575 문의 : 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 063-650-1650
http://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com/
1.주변 음식점
순창알곡매운탕 : 메기매운탕 / 순창군 적성면 담순로 1826-14 / 063-652-2956 궁전가든 : 비빔밥 / 순창군 순창읍 순창로 137 / 063-653-8811 옥천골한정식 : 한정식 / 순창군 순창읍 경천1로 78 / 063-653-1008
2.숙소
S모텔 : 순창군 순창읍 옥천로 33 / 063-653-3960 / 굿스테이 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 : 순창군 풍산면 향가로 575 / 063-650-1650 회문산자연휴양림 : 순창군 구림면 안심길 249 / 063-653-4779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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