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솜씨가 참으로 놀랍다 . 1 억 년 전 화산이 폭발하고 용암이 흘러내리고 공룡이 뛰놀던 땅 . 시간과 바람은 산자락을 쪼개 거대한 협곡을 빚었다 . 그리고 지금은 억겁의 세월을 공들인 기암절벽에 고운 단풍으로 수를 놓았다 . 마치 하늘에서 가을이 쏟아져 내리는 듯하다 . 여기는 신의 갤러리 , 경북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이다 . <1 일 차> 주왕산국립공원 → 9.1km, 13 분 ( 승용차 ) → 주산지 → 9.9km, 15 분 ( 승용차 ) → 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 → 9.78km, 19 분 ( 승용차 ) → 솔기온천 <2 일 차> 송소고택 → 21.67km, 30 분 ( 승용차 ) → 청송국가지질공원 ( 방호정 , 신성리공룡발자국 , 백석탄 ) 자연의 맑고 푸른 기운이 모여 있는 주왕산은 가장 청송다운 곳이다 . 주왕산 (721m) 은 산 전체가 협곡이다 . 까마득히 높고 날이 선 벼랑이 계곡양쪽에 우뚝하다 . 신라시대에는 암석이 병풍처럼 펼쳐졌다 해서 석병산이라고도 불렸다 . < 택리지 > 를 쓴 이중환 역시 주왕산을 다녀와 “ 골이 모두 돌로 되어 있어 마음과 눈을 놀라게 한다 ” 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 신비로운 바위가 골짜기를 이룬 주왕계곡 코스는 주왕산이 품은 보물 중 으뜸이다 . 수직의 바위 절벽 사이로 급수대 , 학소대 , 시루봉 등 다양한 모양의 기암이 줄을 잇는다 . 번개가 갈라놓은 듯한 용추협곡을 지나면 용추폭포 , 절구폭포 , 용연폭포가 흐른다 . 오색단풍이 협곡을 물들이는 가을이면 잊지 못할 풍경을 만나게 된다 . 주왕계곡 코스는 용연폭포까지 왕복 3 시간이 걸리지만 용추폭포까지 짧게 끊어서 다녀온다면 1 시간이면 된다 . 출발은 주왕산국립공원 상의매표소다 . 매표소를 지나면 바로 대전사 다 . 첫인상부터 놀랍다 . 절 지붕 위로 불쑥 솟아오른 기암 ( 旗巖 ) 단애가 시선을 압도한다 . 하늘을향해 손가락을 편 모양이기도 하고 임금님의 익선관 같기도 하다 . 뫼 산 ( 山 ) 글자와도 닮았다 . 흔히 기암 하면 ‘ 기이하게 생긴 바위 ( 奇巖 )’ 라 생각하지만기암 단애의 기 ( 旗 ) 는 깃발을 의미한다 . 전설에 의하면 중국 당나라 때 사람인 주도 ( 周鍍 ) 가 반역에 실패하고 깊은 골짜기를 찾아 이곳까지 숨어들자 당나라 왕이 신라 왕에게 주왕을 잡아달라 요청하였다 . 주왕이 자신을 잡으러 온 신라 마일성 장군과 전투를 시작할 때 이곳에 깃발을 꽂아두었다 해서 기암이라 하는데, 일설에는 주왕을 찾은 마 장군이 깃발을 꽂아둔 거라고도 한다 . 전설이야어찌되었든 마치 신선이 살고 있는 듯하다 . < 동국여지승람 >‘ 청송도호부 ’ 편에 “ 반드시 신선이 사는 곳이아니더라도 그대로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갈 수 있으리라 ” 라고 쓴 이의 마음을 알 것 같다 . 대전사를 지나 용추폭포까지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 유모차를 끌고 갈수 있을 만큼 길이 순하다 . 맑은 계곡 물소리와 계곡을 물들인 형형색색의 단풍에 귀와 눈이 즐겁다 . 이 길의 하이라이트는 용추폭포 앞에 있는 용추협곡이다 . 마치 번개가 내리쳐 바위산 하나를 통째로 갈라놓은 모양같다 . 석벽은 하늘을 가리도록 높이 솟아올라 있고 , 두어 사람 지나다닐 만큼 좁디좁다 . 신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문이있다면 이런 모양일까 . 감탄사가 절로 난다 . 놀라움은 여기서끝이 아니다 . 용추협곡을 빠져나오면 사방 석벽으로 둘러친 공간에서 3 단폭포가 흘러내린다 . 용추폭포다 . 1 단 폭포 아래 커다란 선녀탕이있고 , 2 단 폭포에는 구룡소가 있다 . 3 단 폭포 위로는 단풍이 영롱하다 . 이토록 신비로운 주왕산 협곡의 탄생은 백악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 당시일대는 아홉 번이 넘는 화산 폭발이 일어났고 , 엄청난 양의 화산재가 분출되었다 . 거대하게 쌓인 고온의 화산재는 냉각되면서 용결응회암으로 변했다 . 냉각과 수축으로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가 이루어지고 , 세월이 흐르면서 수직의 주상절리가 떨어져 나가면서 가파른 절벽이 생겼다 . 그 사이로 계곡물이 흘러 골짜기를 더욱 깊게 만들고 , 폭포를 빚어냈다 . 용추폭포를 지나면 숲길과 계곡길을 따라 절구폭포와 용연폭포가 이어지며 자연의 신비를 만끽하게 된다 . ※ 주왕산국립공원 - 주소 :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공원길 169-7 - 문의 : 054-870-5300( 주왕산국립공원 사무소 ) - 이용시간 : 상시 - 홈페이지 주왕산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계곡이 절골계곡이다 . 운수암이라는 절이있었다 하여 붙은 이름인데 , 절은 사라지고 깊은 계곡만 남아 있다. 절골계곡들머리에 별세계가 숨어 있다. 주왕산 자락의 울창한 수림이 감싸 안은 작은 못 , 주산지 다 . 주산지는 조선 숙종 때인 1720 년에 착공해 1721 년 경종 원년에 준공한 농업용 저수지다 . 주산지 입구에는 작은비석이 서 있다 . 주산지를 축조하는 데 공이 컸던 월성 이씨 이진표의 공덕비다 . 지난 300 년간 마른 적이 없다는 주산지를 지키고 있는 듯하다 . 비석을 지나 이어지는 산책로는 촉촉하고 편안하다 . 단풍이 붉은 그늘을 드리운 산책로 끝에 주산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 주산지를 유명하게 만든 주인공은 왕버들이다 . 물속에 뿌리내린 채 수백년을 유유히 살고 있다 . 계절마다 독특한 풍광을 연출해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 할 것 없이 아름다운 주산지지만 유독 가을이면 주산지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 호수를 둘러싼 산자락은 오색 단풍으로 물들고 , 새벽이면 물안개가피어올라 신비감을 더한다 . 전국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 청송주산지 일원은 명승으로 국가 지정 문화재다 . ※ 주산지 - 주소 : 경상북도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 73 - 문의 : 054-873-0019( 주왕산국립공원 절골탐방지원센터 ) - 이용시간 : 상시 2014 년에 개관한 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은 청송에만 있는 특이한 박물관이다 . 꽃돌과 수석 900 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 꽃돌이란 화산암 중에서 구과상 유문암에 속하는 암석으로 흔히 화문석이라 부른다 . 전 세계적으로 100 여 곳에서만 꽃돌이 발견되는데 그중 청송꽃돌이 80% 를 차지할 정도로 으뜸이다 .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무늬의 꽃돌과 만난다 . 어떤 조각가가 돌 속에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새겨 넣을 수 있을까 . 사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수천만 년 지구의 놀라운 작품이다 . 해바라기 모양에서부터 국화 , 장미 , 목단 등 정교한 꽃무늬가 신기하기만 하다 . 돌을 다듬는 과정에 따라 다른 작품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영원히 지지 않는 꽃이다 . 수석꽃돌박물관이 자리한 주왕산관광지에는 심수관도예전시관과 청송백자전시실이 있어 함께 관람하기 좋다 . 도예전시관에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공 심수관의 15 대 후손 작품이 선보인다 . 백자전시실에서는 돌가루를 침전해 빚은 백자와 그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 ※ 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 - 주소 :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로 494 - 문의 : 054-873-2400 - 이용시간 : 09:30~18:00(3~10 월 ), 09:30~17:00(11 월 ~2 월 ) - 휴무 : 매주 월요일 , 1 월 1 일 , 설 · 추석 당일 - 이용요금 : 무료 예로부터 물 좋기로 소문난 청송은 약수와 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 청송의 매력에 빠져 바쁘게 보낸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온천으로 향하는 이유다 . 십장생의 하나로 귀하게 여기는 솔 ( 소나무 ) 의 기운이 서린 솔기온천은 약천으로 청송 군민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 솔기온천 은 지하 710m 에서 용출되는 온천수를 사용해 뜨끈한 온천수에몸을 담그기만 해도 하루의 피로가 말끔하게 달아난다 . 피로뿐이랴 . 피부는물에 닿기만 해도 비단처럼 매끄러워진다 . 솔기온천의 주성분은 pH9.58 의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 온천수다 . 이 온천수는 피부 미용은 물론 신경통과 류머티즘성질환 , 근육통 , 피부질환 , 노화방지 효과가 탁월하다 . ※ 주왕산온천관광호텔 - 주소 : 경상북도 청송군 청송읍 중앙로 315 - 문의 : 054-874-7000~4( 주왕산온천관광호텔 청송솔기온천 ) - 이용시간 : 06:00~20:00 - 휴무 : 연중무휴 - 이용요금 : 어른(14세 이상) 7000원, 어린이(3~13세) 5000원 - 홈페이지 조선시대 만석꾼이던 송소 심호택의 저택이다 . 심호택은 조선 영조 때 만석의 부를누린 심처대의 7 대손으로 1880 년에 조상의 본거지인 덕천리로 이거하면서 지은 99 칸 대저택이다 . 청송 심씨는 세종대왕의 부인인 소헌왕후를 비롯해 세 명의 왕비와 부마 네 명, 정승 열세 명을 배출한 전통적인 명문대가다 . 커다란 솟을대문만 봐도 경주의 최부자와 함께 영남의 부자로 손꼽히는 청송 심씨의 위용을 알 듯하다 . 대문을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순간이동을 한 기분이 든다 . 시간에쫓기던 일상은 대문 밖에 사라지고 마음이 느긋해진다 . 처마 끝에 걸린 가을바람과 대청마루에 스민 햇살까지 눈에 담는다 . 심호택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 나라가 일제의 빚에 시달릴때 국채보상운동에 동참했고 , 광복 후 그의 아들은 땅을 소작농에게 나누어 주었다 . 지역에 자작농을 실현하며 9 대를 이어온 만석꾼에서 아름다운 퇴장을 하였다 . 송소고택은 2002 년부터 고택 체험시설로 개방해 2012 년에는 ‘한국 관광의 별’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 송소고택이 있는 덕천마을은 청송을 대표하는 전통마을이며 , 경북 최초의 국제슬로시티다 . 송소고택만 보고 가면 절반만 본 거다 . 송정고택 , 청송 초전댁 , 창실고택 , 청송 심씨 찰방공종택 등 고택이 즐비하다 . 느린 걸음으로 묵은 정취를 만끽하고 , 시간이 허락한다면 마을에서 하룻밤 머물며 한국의 멋에 푹 빠져도 좋다 . ※ 송소고택 - 주소 : 경상북도 청송군 파천면 송소고택길 15-2 - 문의 : 054-874-6556 - 이용시간 : 일출 ~ 일몰 - 홈페이지 청송은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지질 고장이다 . 제주도에 이어 2017 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 이미 그 진면목을 확인한 주왕산을 포함해 모두 24 곳의 지질명소가 있다 . 신성계곡은방호정 , 신성리 공룡발자국 , 백석탄이 몰려 있어 청송국가지질공원의 핵심이다 . 방호정 은 신성계곡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정자다 . 조선 광해군 11 년 (1619) 에 학자 조준도가 어머니를 그리워하여 어머니 무덤이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지었다 . 정자 아래 절벽은 무려 1 억여 년 전 쌓인 백악기 시대의 퇴적암이다 . 단면이 세밀해 꼼꼼하게 기록한 지질연표를 보는 듯하다 . 절벽 아래로 길안천이 유유히 흐른다 . 방호정에서 600m 거리에 ‘신성리 공룡발자국’ 화석지가 있다 . 단일 지층면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공룡발자국 400 여 개가 찍혀있다 . 거대한 초식공룡 용각류의 보행열이 120 여 개 , 육식공룡 수각류의 보행열이 135 개 , 그리고 그 외 초식공룡 조각류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 . 공룡발자국지층은 2003 년 태풍 매미에 의해 발견되었다 . 태풍으로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발자국 면이 노출된 것이다 . 잔뜩 기울어진 암벽 옆으로 공룡발자국을 감상하기 좋은 전망대가 있다 . 약 1 억 년 전 공룡들이 뛰어놀던 파라다이스를 상상하기 좋은 자리다 . 청송 8 경 중 제 1 경으로 꼽히는 백석탄은 신성계곡의 백미다 .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 이라는 뜻의 백석탄은 눈부신 바위들이 모여 장관을 연출한다 .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의 바위 봉우리들을 축소한 듯하다 . 백석탄에는 일명 ‘돌개구멍’으로 불리는 포트홀 (pothole) 이 많다 . 물에 흘러가던 작은 돌이 암석 틈에 빙글빙글 돌면서 만든 구멍이다 . 독특한 아름다움 덕분에 국가지질공원 심포지엄에서 국내 최고의 지질명소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 ※ 방호정 - 주소 : 경상북도 청송군 안덕면 방호정로 126-24 - 문의 : 054-870-6240 ( 청송군청 관광정책과 ) - 이용시간 : 상시 ✔ 여행 팁 주왕계곡 코스는 대전사에서 자하교 , 학소대 , 용추폭포 , 절구폭포를 지나 용연폭포에서 되돌아오는 코스다 . 왕복 6.8km 로 3 시간정도 소요된다 . 용연폭포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자연탐방로를 이용하자 . 학소교를 건너 오른쪽은 주탐방로이고 , 왼쪽 길은 자연탐방로다 . 주탐방로보다 10 분 더 소요되지만 급수대 바로 아래로 울창한 숲길이이어지고 , 주왕암과 주왕굴까지 볼 수 있다 . ✔ 추천 여행코스 당일 여행 : 주왕산국립공원 → 주산지 → 솔기온천 1 박 2 일 여행 : 주왕산국립공원 → 주산지 → 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 → 솔기온천 → 송소고택 → 청송국가지질공원 ( 방호정 , 신성리 공룡발자국 , 백석탄 ) ✔ 자가운전 정보 당진영덕고속도로 → 청송 IC → 청송 IC 교차로에서 ‘ 청송 · 포항 ’ 방면 우회전 → 청송로 → 청운삼거리에서 ‘ 주왕산국립공원 · 대전사 ’ 방면좌회전 → 주왕산로 → 이전사거리에서 ‘ 절골 · 주산지 ’ 방면으로좌회전 → 주산지길 → 주산지 주차장 ✔ 대중교통 정보 [ 버스 ] 서울 - 청송 ( 주왕산 ),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주왕산버스터미널까지 1 일 6 회 (08:43~17:40) 운행 , 약 4 시간 30 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 주왕산버스터미널 054-873-2817 ✔ 숙소 주왕산온천관광호텔 : 경상북도 청송군 청송읍 중앙로 315 / 054-874-7000 송소고택 : 경상북도 청송군 파천면 송소고택길 15-2 / 054-874-6556 청송자연휴양림 : 경상북도 청송군 부남면 청송로 3478-96 / 054-872-3163 청송한옥민예촌 :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로 494 / 054-874-9098 ✔ 주변 음식점 주왕산청솔식당 : 산채정식 / 경상북도청송군 부동면 공원길 164 / 054-873-8808 달기약수촌식당 : 토종닭불백숙 / 경상북도청송군 청송읍 약수길 54-5 / 054-873-2662 심부자밥상 : 한정식 / 경상북도 청송군파천면 덕천길 39 / 054-874-6555 글 , 사진 : 유은영 ( 여행작가 ) ※ 위 정보는 2020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