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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무더위에 지친 몸, 그리고 일상에 지친 마음을 어깨에 짊어지고 강원도 양양 미천골 계곡 끝자락, 깊은 산속 '불바라기 약수터'로 떠났다. 물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새소리가 함께 한 힐링 트레킹을 소개한다. 국립 휴양림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강원도 양양의 미천골 자연휴양림. 여름 성수기면 추첨을 통해야 이곳에 머물 수 있다. 새소리 울려 퍼지는 깊은 산골 자락 휴양림에 들어서면 초입부터 시원한 물줄기가 반겨준다. 속살을 훤히 내보이며 하얀 물살을 일으키는 미천골 계곡을 보고 있자니 자연휴양림이 들어서기 전에도 이름을 날렸다는 말이 절로 이해된다. 미천골 계곡트레킹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천골 자연휴양림에 가야 한다. 자연휴양림 매표소부터 불바라기 약수까지는 편도만 약 15km. 왕복으로 걷기에는 무리가 된다. 자연휴양림에서 숙박을 할 예정이 아니라면 입장료(성인 1000원)와 주차료(경차 1500원․중소형 3000원)를 내고 선림원지와 제 ‘1·2야영장’ 을 지나 ‘숲속의 집 3지구’ 까지 차량으로 이동하자. 전에는 쉬어가기 좋은 정자인 멍에정까지 차량이동이 가능했는데 산림훼손 방지를 위해 2012년, 그보다 약 1km 아래 자리한 ‘숲속의 집 3지구’ 에 차단기가 생겼다. 오토캠핑장과 화장실이 자리한 이곳에 주차를 하고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하면 된다. 아, 그 전에 미천골 매표소를 지나 1km정도 떨어져 자리한 선림원지부터 살펴보자. 이곳은 양양 진전사, 강릉 굴산사와 함께 신라 선종을 대표하던 선림원이 있던 자리다. 통일신라 말인 804년, 2년 전 해인사를 창건한 순응법사가 창건했다. 선림원은 당시 밥을 짓기 위해 씻은 쌀뜨물이 계곡을 하얗게 할 정도로 많은 수도승이 머무르는 대사찰이었단다. 이 계곡의 이름이 미천(米川)골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빛나는 시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0세기를 전후한 어느 해, 선림원지는 산사태로 거짓말처럼 역사에서 사라졌다. 천년이 지난 지금, 선림원지에 남은 선림원지삼층석탑(보물 제444호), 선림원지석등(보물 제445호), 홍각선사탑비 귀부 및 이수(보물 제446호), 선림원지부도(보물 제447호)등 보물 4점이 당시를 증명할 뿐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신라범종은 아쉽게도 6․25전쟁 당시 월정사와 함께 타버렸다. 다시 차에 올라 숲속의 집 3지구 까지 달려갔다. 숲속의 집 3지구 에서 멍에정 까지는 금방이다. 잔잔한 임도를 걷다 먼저 미천골정 과 그 뒤의 상직폭포 와 만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계곡에 손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물줄기를 두고 걸어간다. 시원한 물소리가 더위를 한방에 날려 버린다. 멍에정에서 다시 한번 차단기가 나온다. 예전에는 이곳까지 차량이 올라왔는데 훼손이 심해 2012년부터 차단됐다. 숲속의 집 3지구부터 불바라기 약수까지는 약 6km(정확하게는 5.9km), 왕복 12km다. 멍에정~불바라기 약수 까지 4.8km로 평균 왕복 3시간 정도 필요하다.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은 여기에 1.1km를 더한 것으로 생각보다 그리 벅차지 않다. 계곡과 다정하게 붙어 걷는 임도는 물소리 덕에 가뿐하지만 계곡과 멀어지면 조금 심심해 지기도 한다. 낙석도 주의해야 한다. 그래도 첩첩산중을 두 눈으로 보며 저 아래로 멀어진 까마득한 계곡을 다시 만날 때까지 걷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중간중간 포장도로를 품은 임도는 남녀노소 별 무리없이 걸을 수 있다. 얼마나 걸었을까. 이정표가 점점 불바라기 약수와 가까워짐을 알린다. 사람의 발길이 드문듯한 풀길과 함께 계곡 소리가 지척에서 들려온다. 드디어 불바라기 약수 280m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왔다. 이제 임도를 벗어나 계곡길로 들어선다. 한 여름의 대낮임에도 시원하고 빛은 나뭇잎 틈새로 새어드는 한줄기가 전부다. 계류위 징검다리를 건너 짙은 녹음과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다 막다른 계곡에서 갑자기 폭포수와 마주한다. 왼쪽에는 청룡폭포가 오른쪽으로는 황룡폭포가 쏟아진다. 불바라기 약수는 왼쪽 청룡폭포 중턱에서 난다. 중간까지는 올라가는 길이 좋지만 그 위로는 위험하다. 길손들이 약수 맛을 볼 수 있게 고무호스를 연결해 두었다. 불바라기 약수가 샘솟는 청룡폭포 주변의 바위는 붉은 색을 띤다. ‘불바라기’라는 이름도 폭포 주변이 붉다는 ‘불바닥이’에서 왔단다. 눈이 번쩍 떠지고야 마는 물맛은 철분 성분 덕분. 예로부터 양양은 철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물속에 든 철분 성분은 위장병과 피부병에 특효로 알려진다. 정말 깊고 깊은 산골에 이런 약수가 솟는다는 걸 어찌 알았을꼬. ‘선녀와 나무꾼’에 나올법한 깊은 골짜기는 산속에서 삶을 일궈야 했던 화전민들 덕분에 발견됐다는 말에 가슴 한켠이 먹먹해진다. 어쩌면 화전민들에게 유일한 ‘약’은 불바라기 약수 아니었을까. 너무 오래 더위를 식혔기 때문일까. 물줄기에 취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니 슬슬 한기가 느껴진다. 잠시 더위를 피해 깊은 계곡으로 숨어들어 왔건만 오래 머물 수도 없다. 한여름에도 이곳은 더위와는 무관한 공간이리라. 어떤 무더위도 침범할 수 없는 ‘불바라기 약수터’만 있다면 이 여름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돌아가는 길, 마음에 드는 물줄기에 발을 담그고 쉬어가는 재미도 놓치지 말자. 숲속의 집 3지구에서 불바라기까지 왕복하기 위해서는 4시간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중간중간 마음에 드는 계류에서 물장구라도 치려면 일찍 출발하는 편이 좋다. 오직 ‘약수’가 목표였더라도 일찍 출발하기를 권한다. 미천골 계곡에 들어서는 순간 그 마음은 달라질 테니 말이다. 약 7km에 달하는 미천골 계곡을 따라 자리한 미천골 자연휴양림. 물줄기는 물론 울창한 산림에 안긴 청정 산골에 자리잡은 덕에 특히 여름 피서지로 인기다. 휴양림 내에 산림문화휴양관 등의 콘도형 숙박시설을 비롯해 오토캠핑장 등을 갖추고 있다. 매표소에서 선림원지까지 1km, 이곳에서 숲속의 집 3지구까지 8.8km다. 여기까지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 숲속의집 3지구부터 불바라기 약수까지는 왕복 약 12km로 4시간 정도 소요된다. 남녀노소 무리없이 걸을 수 있는 임도지만 계곡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태양을 피할 길이 없으니 모자 등의 무장이 필요하다. ※문의: 양양군청 033-670-2114, 서면사무소 033-670-2622 1.주변 음식점 남설악 식당 : 서면 대청봉길 / 약수돌솥밥정식 / 033-672-3159 범부메밀국수 : 서면 고인돌길 / 메밀국수 / 033-671-0743 영광정 메밀국수 : 강현면 진미로 / 메밀국수 / 033-673-5254 천석식당 : 양양읍 남대천로 / 뚜거리탕 / 033-672-5556 2.숙소 미천골 자연휴양림 : 서면 미천골길 / 033-673-1806 불바라기펜션 : 서면 미천리 / 033-673-4589 http://www.bulbaragi.co.kr/2006/main/intro.html 산과바다 : 강현면 동해대로 / 033-673-3313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15년 6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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