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같은 5월, 전주 한옥마을로 떠났다. 그 맵시가 어찌나 고운지 옛날엔 꽃밥이라 불렸다는 전주비빔밥을 먹기 위해서다. 전주의 내로라 하는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고 맛도 아이디어도 ‘신박’한 메뉴, 비빔밥 와플과 비빔밥 고로케를 맛보면, 비빔밥을 먹으러 왜 전주로 가야 하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맛있는 비빔밥이 전주에 있기 때문이다. 전주비빔밥은 전주 식도락의 품격이다. 쌀밥에 나물과 소고기, 황포묵 등 오방색의 재료를 담아 우리 전통과 문화와 정서까지 조화롭게 비벼 먹는 일품요리라고 할 수 있다. 전주비빔밥의 유래는 궁중음식에서 시작해 서민 음식으로 정착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비빔밥이 처음 등장한 문헌은 1800년대 말엽 간행된 <시의전서>라는 조리서다. 비빔밥은 골동반(骨同飯), 혹은 화반(花飯)이라고도 불렸는데, 골동반은 어지럽게 섞는다는 의미를, 화반은 꽃밥이라는 의미가 있다. 1930년대 전주 남문시장 간이식당에서 시작된 전주비빔밥은 전주 10미 중 하나인 콩나물이 들어가서 콩나물 비빔밥이라고 불린 적도 있다. 전주비빔밥의 재료는 예부터 30여 가지나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식당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주비빔밥에는 콩나물과 노란 황포묵이 빠지지 않는다. 황포묵은 녹두 녹말로 만든 청포묵에 치자물을 들여 만든 노란 색의 묵이다. 전주의 맑고 깨끗한 지하수로 탄생한 황포묵과 콩나물은 전주비빔밥 맛의 비결이다. 전주비빔밥은 영국 가디언지에 ‘최고의 힐링 음식’이라는 예찬과 함께 실렸다. 마이클 잭슨, 기네스 펠트로, 버락 오바마 등 세계 유명인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해마다 10월 말이면 국내외 관광객의 미각을 불러 모으는 전주비빔밥 축제가 전주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한때 비빔밥 맛있게 먹는 법은 젓가락으로 슬렁슬렁 비벼야 나물 맛이 오롯이 살아난다고 믿었다. 아니다. 전주비빔밥은 다르다. 식당마다 밥 짓는 것도 다르고 담는 재료도 다르지만, 모든 비빔밥의 기본은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이다. 먼저 각종 나물과 꾸미를 고추장에 살살 섞다가 밥을 만나면 숟가락에 힘을 주고 야무지게 비벼야 한다. 그래야 온갖 채소와 나물의 단맛이 밥알에 스며들어 밥알에 반지르르 윤기가 돌면서 감칠맛 나는 비빔밥이 완성된다. 놀라운 것은 아무리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도 전주비빔밥의 밥알과 나물은 물러지지 않는다는 것. 한입 그득 떠서 먹으면 입안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에 역시 전주비빔밥이라는 감탄이 나온다. 전주에 전주비빔밥 음식점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은 한국집이다. 1952년에 대한민국 최초로 오픈한 한국집은 3대째 전통의 맛을 이어가고 있다. 전주비빔밥은 직접 담근 간장, 된장, 고추장이 기본이다.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되면서 외국인 손님의 발길이 늘었다. 외국 손님은 뜨거운 돌솥에 노릇하게 익은 누룽지의 풍미가 가득한 돌솥비빔밥의 콜라보를 즐긴다. 고풍스러운 한옥 마당을 바라보며 식사하는 즐거움은 보너스다. 전주비빔밥을 즐기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비빔밥에 나오는 물김치와 콩나물국으로도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비빔밥을 한 입 먹고 맑고 시원한 콩나물국을 먹으면 입안이 개운해지고 새콤한 물김치는 비빔밥을 상큼하게 즐길 수 있다. 6가지 반찬을 비빔밥에 한 가지씩 올려 먹는 것도 색다른 맛을 즐기는 방법이다. 전통은 살아 진화할 때 참다운 의미가 계승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릴 수도 있지만 본뜻만 잘 살린다면 생물처럼 살아나 우리 미래의 한 모습이 될 것이다. 비빔밥 역시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즐거운 변화를 이루고 있었다. 전주 자만벽화 마을에는 비빔밥 와플로 유명해진 두이모 카페가 있다. 비빔밥 와플은 멕시코 음식인 또띠야처럼 전주비빔밥 속에 채소와 고기를 넣은 음식이다. 고추장과 참기름, 특제소스를 넣고 비빈 밥을 와플 기계에 바싹 구워내어 그 속에 양배추와 채소, 돼지 불고기를 가득 넣는다. 노릇하게 구워진 비빔밥은 누룽지의 풍미가 느껴진다. 밥과 채소 사이에 치즈가 들어있어 흐트러지지 않고 마지막 한 입까지 알뜰하게 먹을 수 있다. 와플기계에 비빔밥을 넣을 생각을 하다니 참신하다. 콜라와 먹어도 맛있겠다. 교동고로케의 비빔밥 고로케는 온전히 수작업으로 만든다. 고로케와 비빔밥이라니 상상이 안 되는 조합이지만, 한 입 베어 물면 반전의 맛을 경험한다. 비빔밥 고로케의 생명은 얇고 바삭한 반죽이다. 고로케 안에 밥과 돼지고기, 청홍피망, 양파, 양배추, 부추 등의 채소를 고추장으로 맛있게 비벼 넣고 바싹하게 튀겨낸다. 떡갈비, 불고기 등 10여 가지 고로케 중에서 비빔밥 고로케가 가장 많이 팔린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전주비빔밥 명물이 전주 비빔빵이다. 폭신한 빵 안에 맛있게 비빈 비빔밥이 고스란히 들었다. 고추장에 비빈 비빔밥은 매콤한 맛이 개운하고 우리밀로 만들어 구수하고 속이 편안하다. 생활 속에 이렇게 저렇게 진화하는 비빔밥 레시피에 힘입어 작가도 집으로 돌아와 비빔밥 요리를 흉내내보았다. 이 몸도 전통을 계승해 보리라~ 그래!! 비빔 김밥이다. 고추장으로 빨갛게 비빈 밥에 오방색 나물과 꾸미를 만들었다. 물론 냉장고에 있는 야채와 계란을 때려 넣고 간단하게 만들어도 된다. 맛은 고추장덕분에 매콤하고 새콤달콤 무친 나물이 어우러져 매력적이었다. 오! 제법 그럴듯해!! window.ytPlayerList.push({ Id: 'b6c61939-b4cc-4ffa-a779-df489b9f9768', DivId: '5cf7186f-c6ef-4678-a0ac-8f9ae9b89ade', VideoId: '5ZSnGQQbXJ0', playerVars: {rel:0, playsinline:1,}});
한국집 -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어진길 119 - 문의 : 063-284-2224 두이모 와플 -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자만동2길 21 - 문의 : 063-274-1212 교동 고로케 -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126 - 문의 : 063-283-5555 천년누리 전주비빔빵 -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45 - 문의 : 063-282-4883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5월에 작성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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