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경주에 특별한 프리마켓이 열린다. 그곳에는 공장에서 찍어낸 물건은 하나도 없다.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맘에 쏙 드는 물건을 만난다면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의 주인이 되는 셈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모이는 ‘마카모디’, 경주를 여행하는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다. 경주 대릉원 끝자락에 가장 큰 무덤 봉황대가 있다. 토요일이면 그곳에서 특별한 장이 열린다. 봉황대가 눈에 들어오면 색소폰 소리가 먼저 반긴다. 색소폰 연주가 한창인 무대를 중심으로 좌판이 양쪽에 줄지어 섰다. 첫인상은 특별한 것이 없다. 화려한 천막도, 요란한 장식도 보이지 않는다. 소박한 좌판에 몇 가지 물건이 펼쳐진 게 전부다. 하지만 모인 사람들은 신나는 표정을 감출 수 없는 얼굴이다. 마카모디는 ‘모두 모여라’라는 경상도 사투리다. 경주에 사는 손재주꾼들이 뜻을 모아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시작한 것이 마카모디 프리마켓이다. 김미나 팀장은 “그저 사람이 좋아서 시작한 일입니다. 마음 맞는 사람끼리 즐기면서 보람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처음에 몇 사람이 뜻을 모았는데, 어느덧 40~50개 팀이 모이는 장터로 컸어요. 물건을 파는 것보다 사람 만나는 일이 재미있어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프리마켓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나이도, 국적도 제한 없다. 20~30대가 주축을 이루는 다른 지역 프리마켓과 달리 연령대도 다양하다. 농사짓는 젊은 부부, 감말랭이를 만들어 오시는 할머니, 인형 만드는 아가씨, 여행할 때 찍은 사진으로 엽서를 만들어 파는 학생 등 각양각색 사람들이 장을 찾는다. 마카모디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특별한 삶을 나누고, 정을 사고파는 곳이다. 마카모디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리마켓이지만, 꼭 지켜야 할 조건이 하나 있다. 판매되는 물건은 수제여야 한다는 것! 공장에서 찍어낸 물건이나 대량생산 제품은 안 된다. 내 손으로 소소하게 만든 물건만 팔 수 있다. 가죽 지갑, 인형, 향초, 가방을 비롯해 마카롱, 과일 잼, 찹쌀떡, 유부주머니 등 먹거리까지 모두 손으로 만든 것이다. 심지어 당근, 비트 등 농산물도 판매자가 직접 기른 것이다. 그래서 개성 넘치고 다양한 물건이 있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그마한 좌판에는 딱 그만큼 물건을 벌인다. 작은 좌판이라도 물건의 표정은 천차만별이다. 어여쁜 여인이 조각된 비누, 천연색 줄무늬 비누, 커피콩이 알알이 박힌 비누 등 비누 좌판을 구경하는 데만 30분이란 시간이 모자르다. 인형이나 스카프도 같은 것은 없다.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이다. 수입한 천연 재료로 만든 마카롱은 아이 손님에게, 아침에 만든 찹쌀떡은 할머니 손님에게 인기가 많다. 한 땀 한 땀 손으로 누빈 목도리를 두른 꼬마 공주님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아빠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경주를 여행하는 커플은 상대를 닮은 인형을 고르며 달달한 추억을 나눈다. 집에서 로스팅 한 원두로 내린 커피 향이 가득하고,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유부주머니는 식당에서 먹는 것과 또 다른 맛이다. 인도에서 다년간 살다 온 판매자의 인도 카레를 맛보면 인도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기도한다. 물건만 파는 게 아니다. 곳곳에서 버스킹이 열려 장터를 더욱 즐겁게 만든다. 때론 기타가, 때론 우쿨렐레가 분위기를 띄우고, 한쪽에선 힙합 공연이 펼쳐진다. 물건을 파는 이도, 구경 온 여행자도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마카모디는 그야말로 ‘반짝’ 열리는 프리마켓이다. 매주 토요일 봉황대와 대명리조트에서 번갈아 열린다. 첫째·셋째 주는 대명리조트에서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둘째·넷째 주는 봉황대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장이 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것저것 보는 재미에 빠지면 어느새 파장 시간이 되기 일쑤다. 프리마켓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마카모디 홈페이지에 신청서를 내면 된다. 신청서라고 해서 까다롭지 않다. 무엇을 팔지, 수제인지 확인하는 절차일 뿐이다. 파장 시간이 되면 흥겨운 축제의 공간이 일사불란하게 정리되고, 여행자는 다시 길을 나선다. 바로 앞에 있는 봉황대부터 진귀한 볼거리다. 커다란 무덤 위에 나무 몇 그루가 자라는 모습이 세월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봉황대 옆에는 노서리고분군이 있다.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보다 한적하고, 낙엽을 밟으며 산책하기 안성맞춤이다. 노서리고분군에서 태종로를 건너면 대릉원이 나오고 첨성대, 경주교촌마을, 동궁과 월지, 월성으로 이어진다. 마카모디 프리마켓 -장소 :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로 402-12 대명리조트 경주 야외광장(첫째·셋째 토요일) / 경상북도 경주시 동성로 96-6 봉황대 앞(둘째·넷째 토요일) -문의
www.macamodi.com
macamodijang@gmail.com
주변 음식점 -함양집 : 한우물회 / 경상북도 경주시 북군1길 10-1 / 054-777-6947 -해오름한식당 : 연잎한정식 /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 258 / 054-749-6185 -도솔마을 : 한정식 / 경상북도 경주시 손효자길 8-13 / 054-748-9232
숙소 -베니키아 스위스로젠호텔경주 :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로 465-37 / 054-748-4848 -신라게스트하우스 : 경상북도 경주시 강변로 200 / 054-745-3500
http://www.sillaguesthouse.com/ -이사금유스타운 :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로 465-24 / 054-745-1695
http://24k.or.kr/
글, 사진 : 유은영(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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