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옥동천 자락에 있는 김삿갓면은 강원도에서 처음 슬로시티로 지정된 곳이다. 흔히 김삿갓으로 부르는 난고 김병연의 유적지가 있는 곳이다. 땔나무가 없다는 핑계로 길손을 내쫓는 개성의 인심을 비꼬거나, 한자의 운을 빌려 세상사의 흐름을 재미나게 표현한 시구 등 김삿갓의 재치를 엿볼 수 있는 시비와 김삿갓 묘소가 있어 돌아볼 만하다. 유적지 가까이 자리한 난고김삿갓문학관도 들러보자. 김병연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김삿갓의 발자취를 좇아 일생을 바친 정암 박영국 선생의 연구 자료가 전시된다. 서민의 삶이 녹아든 민화를 감상할 수 있는 조선민화박물관, 아프리카 전통 예술을 엿볼 수 있는 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도 함께 돌아보면 좋다. 영월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신림 IC로 나와 주천 방향으로 가는 88번 지방도에 올랐다. 88번 지방도는 한적한 시골길이다. 산모롱이를 따라 돌며 이리저리 비틀거린다. 그리고 그때마다 강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영월에는 강이 많다. 오대산에서 걸음을 시작해 봉평을 지나온 평창강이며, 횡성에서 출발한 서만이강, 서만이강에 법흥계곡 물을 보탠 주천강, 조양강 물길을 이어받은 동강, 평창강과 주천강이 합쳐진 서강… 이 많은 강이 영월 땅 구석구석을 적시며 흐른다. 88번 지방도는 서강을 따라가다 영월 읍내를 지나며 남한강을 따라 달린다. 그리고 청령포에서 옥동천과 나란히 간다. 이 옥동천 자락에 있는 김삿갓면이 강원도에서 처음 슬로시티로 지정된 곳이다. 지난 2012년 국제슬로시티연맹 인증을 획득했다. 마을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김삿갓면은 흔히 김삿갓으로 부르는 난고 김병연의 유적지가 있는 곳이다. 유적지가 자리한 와석리 노루목은 경북 영주시, 충북 단양군과 맞닿은 지역이다. 산이 노루가 엎드린 모양이라고 노루목이라 불린다. 김삿갓은 전남 화순에서 죽었지만 아버지를 찾아 전국을 떠돈 둘째 아들 익균이 주거지인 노루목으로 이장했다. 김삿갓은 1807년(순조 7) 경기도 양주에서 태어났다. 자라면서 글 읽기와 시 쓰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그는 스무 살 되던 해, 과거에서 홍경래의 난 때 항복한 김익순의 죄상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써 장원을 차지한다. 하지만 뒤늦게 김익순이 자신의 조부임을 안 김병연은 스스로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며 큰 삿갓을 쓰고 방랑한다. 유적지 초입부터 김삿갓의 시비가 이어진다. 땔나무가 없다는 핑계로 길손을 내쫓는 개성의 인심을 비꼬거나, 한자의 운을 빌려 세상사의 흐름을 재미나게 표현한 시구 등 김삿갓의 재치를 엿볼 수 있는 시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성황당 오른쪽 양지바른 언덕에는 김삿갓의 묘소가 있다. 삿갓을 쓰고 유랑한 김병연의 일생처럼 상석이나 비석을 모나지 않은 자연석으로 만들었다. 유적지 가까이 자리한 난고김삿갓문학관도 돌아보자. 김병연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외부에는 김병연의 시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있고, 내부에는 김삿갓의 생애와 발자취를 좇아 일생을 바친 정암 박영국 선생의 연구 자료가 전시되었다. 영월은 박물관 고장이다. 김삿갓면에도 돌아볼 만한 박물관이 있다. 김삿갓유적지 가기 전에 만나는 조선민화박물관은 서민의 삶이 녹아든 민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그려진 춘화, 중국과 일본의 춘화를 전시하며, 어른들만 볼 수 있는 ‘춘화방’도 있다. 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은 조각과 그림, 공예품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토착 문화와 전통 예술을 엿보는 공간이다. 아프리카 원주민의 삼각뿔 모양 천막 입구에 얼룩말 무늬 전시관은 외관부터 아프리카를 떠올린다. ‘아프리카 여인’ ‘북 치는 사람’ ‘여인 인물상’ 등 아프리카인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목조각, 종교의식에 사용하는 가면, 인물상, 상아 작품, 청동 작품, 생활 용기, 장신구 등 아프리카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작품이 눈길을 끈다. 김삿갓면은 전체 면적의 85%가 산으로 둘러싸인 오지다. 주민은 대부분 노인이고, 농업에 종사한다. 관광지라기보다 고즈넉한 산골 마을에 가깝다. 김삿갓면에서 시작한 슬로시티 여행은 영월 읍내를 지나 원주 방면으로 나가며 코스를 잡는 것이 좋다. 영월 장릉과 동강사진박물관, 선돌,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 등을 돌아보는 순서다. 단종은 영월에 뼈를 묻은 또 다른 비운의 인물이다. 조선 역사상 가장 불행한 임금으로 꼽힌다. 단종은 총명한 왕자였다. 성삼문, 박팽년 등 집현전의 뛰어난 학자들이 그의 스승이다. 세종은 어린 손자를 유난히 귀여워했다. 여덟 살에 세손이 됐고, 열 살에 세자로 책봉됐다. 아버지 문종이 재위 2년 만에 승하하자, 단종은 열두 살 어린 나이에 보위를 물려받았다. 어린 임금 주변에서 권력투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삼촌 수양대군(세조)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황보인과 김종서를 죽이고 권력을 장악한 세조는 3년 뒤 단종을 멀고 먼 강원도 영월로 유배했다. 청령포는 단종이 귀양살이한 곳이다. 앞에는 강줄기가 가로막고, 뒤에는 벼랑이 솟은 천혜의 감옥이다. 유일하게 육지와 이어진 곳은 육육봉이란 험준한 암벽이 솟아 배가 아니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임금에서 노산군으로 강등돼 영월까지 쫓겨난 단종은 청령포에서 두 달을 보냈다. 큰 홍수가 닥치자 단종은 영월 읍내로 보내졌고, 열일곱 살이 되던 해 12월에 사약을 받았다. 어린 임금의 시신은 강물에 버려졌다. 서슬 퍼런 세조가 두려워서일까, 아무도 시신을 거들떠보지 않을 때 엄홍도라는 관리가 몰래 시신을 수습해 지금의 장릉 자리에 묻었다.
장릉은 조선 임금의 능 가운데 유일하게 강원도에 있는 능이다. 장릉 주변 소나무들이 능을 향해 허리를 굽힌 모습이 이채롭다. 단종이 대군으로 복권된 것은 224년 뒤인 1681년(숙종 7). 다시 17년이 지난 1698년(숙종 24) 단종으로 완전히 복권되었다. 동강사진박물관은 2005년 영월군청 앞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공립 사진 박물관이다. 이곳에는 1940~1980년대 한국인의 삶을 진솔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을 비롯해 동강사진상 수상 작가들의 작품, 영월 군민이 기증한 사진 등 1500여 점이 소장되었으며, 클래식 사진기 130여 점이 전시되었다. 다양한 기구를 통해 사진의 원리도 체험할 수 있다. 사진에 관심 있는 이라면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영월 읍내에서 소나기재를 넘기 전에 만나는 곳이 선돌이다. 절벽이 반으로 쪼개진 모습이 벼락을 맞은 것 같다. 쪼개진 절벽과 크게 휘돌아 가는 강, 그 언저리에 일군 밭이 어우러져 이채로운 풍경을 만든다. 선돌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한 가지 소원이 꼭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다.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서강의 침식과 퇴적이 되풀이되면서 만들어졌는데, 한반도 동쪽의 급경사와 서쪽의 완만함, 백두대간을 연상케 하는 빽빽한 소나무, 해남 땅끝마을과 포항 호미곶 등이 절묘하게 배치된 형상 등이 마치 하늘에서 한반도를 내려다본 모습처럼 닮았다. <당일 여행 코스> 김삿갓유적지→조선민화박물관→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영월 장릉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김삿갓유적지→조선민화박물관→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영월 장릉 둘째 날 / 동강사진박물관→선돌→선암마을 한반도 지형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영월관광 www.yw.go.kr/tour - 슬로시티 김삿갓 http://slowcityksg.kr - 조선민화박물관 www.minhwa.co.kr - 동강사진박물관 www.dgphotomuseum.com ◯ 문의 전화 - 영월관광안내 1577-0545 - 슬로시티 김삿갓 033-3701-2050 - 난고김삿갓문학관 033-375-7900 - 조선민화박물관 033-375-6100 - 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 033-372-3229 - 영월 장릉 1577-0545 - 동강사진박물관 033-375-4554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영월,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 운행(10:00~20:30), 약 2시간 3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3회 (07:00~22:00) 운행, 약 2시간 20분 소요. *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영월시외버스터미널 033-374-2450 ◯ 자가운전 정보 · 서울 출발 : 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 IC→북부로→영월 방면→느릅재터널→영월동로→88번 지방도→김삿갓로 · 부산 출발 : 대구부산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풍기 IC→부석사 방면→931번 지방도→와석리 방면→28번 지방도→김삿갓로 · 대구 출발 : 경부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풍기 IC→부석사 방면→931번 지방도→와석리 방면→28번 지방도→김삿갓로 ◯ 숙박 정보 - 리버팰리스 : 영월읍 선돌길, 033-372-5400 www.ywriverpalace.co.kr - 동강해피펜션 : 영월읍 동강로, 010-7589-0627 - 별빛좋은펜션 : 영월읍 태화산로, 033-372-7777 www.goodstarpension.com ◯ 식당 정보 - 다하누한우프라자 : 한우구이, 주천면 도천길, 033-372-2280 http://blog.naver.com/toong25 - 주천묵집 : 묵밥, 주천면 송학주천로, 033-372-3800 - 청산회관 : 곤드레나물밥, 영월읍 중앙로, 033-374-2141 http://www.033-374-2141.kti114.net/idx.htm ◯ 축제와 행사 정보 - 동강국제사진제 : 2015년 7월 24일~10월 4일, 동강사진박물관·영월문화예술회관 등, 033-375-4554 http://dgphotofestival.com/ ◯ 주변 볼거리 요선암, 법흥사, 어라연, 별마로천문대 등 글, 사진 : 최갑수(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6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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