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스러운 몸짓, 활짝 웃는 표정의 이매 탈은 등장하자말자 관객을 사로잡았다. ‘느그는 와 웃노 이누마야’구수한 사투리가 관객들에게 날아온다. 모두 배꼽을 잡고 쓰러진다. 박수치며 웃다보니 답답했던 속이 후련해진다. 고려시대 하회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공연이다. 옛사람들은 신명나는 춤판으로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받으려 했다. 소문만복례라 했던가. 신나게 박수치며 웃다보면 스트레스 사라지고 덩실덩실 복이 절로 들어온다. 이름 그대로 낙동강이 마을을 S자로 감싸 안고 흐르는 안동 하회(河回)마을은 보기만 해도 마음 넉넉해지는 자연 속에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전통마을이다. 하회마을은 양진당, 충효당, 북촌댁을 비롯해 크고 작은 기와집과 초가가 어우러져 가장 한국적인 마을로 손꼽힌다. 유네스코도 인정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하회마을에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가 있다. 마을 대대로 내려오는 하회별신굿탈놀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다. 12세기 중엽 무렵부터 시작되었다 한다. 무려 800년의 시간을 한마을에서 전래되고 있다니 참으로 대단하다. 별신은 별나다, 특별하다는 뜻이다.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열었던 특별히 큰 마을 굿이었다. 별신굿을 통해 마을을 지키는 동신을 즐겁게 해주어 마을에 재앙을 막고 복을 받으려던 것이다. 얼마나 재미있는 놀이였으면 신이 즐거워서 복을 듬뿍 주었을까? 신도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는 별신굿을 보러 안동으로 달려갔다. 공연은 오후 2시에 시작한다. 30분 미리 갔는데 이미 사람들이 반 이상 차있었다.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인기를 실감했다. 외국인도 많이 보였다. 공연은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박수가 절로 나왔고, 몇 번이나 배꼽을 잡고 웃었다. 백정이 황소를 잡아서 소불알을 사라며 관객들에게 흥정을 하기도 하고, 중이 부네에게 홀딱 반해 파계승이 되어 도망하기도 한다. 양반과 선비는 소불알이 정기에 좋다고 하자 서로 사겠다고 다툰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재치와 풍자가 넘친다. 양반 : 나는 사대부의 자손일세 선비 : 아니 뭐라꼬, 사대부? 나는 팔대부의 자손일세. 양반 : 아니, 팔대부? 그래, 팔대부는 뭐로? 선비 : 팔대부는 사대부의 갑절이지.“ 관객들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박수를 치며 큰소리로 웃는 사람, 옆 사람을 때리는 사람, 어떤 사람은 배꼽을 잡고 쓰러진다. 가장 하이라이트는 이매의 등장이다. 저고리는 다 풀어헤치고 헤벌쭉 웃는 표정의 이매는 등장부터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비틀비틀하는 걸음걸이도 우습고, “왜그노 이누마야“, ”까부지마라 이누마야“, 구수한 사투리도 즐겁다. “느거는 와 자꾸 웃노, 이누마야”관객들에게 대사가 날아가자 공연장은 웃음바다가 된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파계승, 양반계급 등 사회의 모순을 속 시원하게 보여준다. 억압과 부조리를 웃음으로 훌훌 털어냈던 옛사람들의 지혜가 듬뿍 느껴진다. 실컷 웃다보니 꽉 막혔던 가슴이 탁 트이고, 얼굴이 환해진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은 역시 진리다. 이매탈은 턱이 없다. 부네탈은 새초롬하게 눈웃음을 날리고, 각시탈은 혼자 입을 다물었다. 우리가 흔히 하회탈이라 부르는 탈은 양반탈이다. 온 얼굴에 주름이 잡히도록 웃고 있는 탈이 양반탈이다. 국보 제121호인 하회탈은 고려 중엽에 허도령이 만들었다 한다. 마을에 전염병이 돌고 우환이 계속되자 허도령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오리나무로 탈을 만들어 굿을 하라는 것이다. 그때부터 사람들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가며, 부네, 선비, 양반, 할미, 중, 각시 등 저마다의 사연이 담긴 표정으로 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탈이 완성되기 전에는 누구도 봐서는 안된다는 조건이 있었는데, 마지막 탈인 이매탈을 만들다가 그를 짝사랑 하는 처녀에게 들키고 만다. 그래서 이매탈은 턱이 없다고 한다. 공연을 보고나서 하회마을 구석구석 돌아볼 차례다.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이 어우러진 돌담길 따라 걷기만 해도 좋은 아름다운 마을이다. 양진당, 충효당, 북촌댁 등 마을의 핵심건물과 수령 600년 된 느티나무인 삼신당, 강변을 따라 펼쳐진 만송정 소나무숲까지 볼거리가 많다. 절구찧기, 맷돌돌리기 등 전통체험도 하고, 아기자기한 기념품가게에서 예쁜 부채나 지갑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회마을 길목에 있는 하회세계탈박물관은 하회탈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회탈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부용대에 오르면 S자로 휘돌아 흐르는 낙동강과 하회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우리나라 서원중에 가장 아름다운 서원이라는 병산서원이 멀지않다. 병산서원에는 백일동안 피고진다는 배롱나무꽃이 지금 한창이다. window.ytPlayerList.push({ Id: 'd03f2609-d809-4bb4-9dca-738f9e982896', DivId: '278d489c-7cfe-40fa-af5c-efeff07bb455', VideoId: '7s6Y74A-jBY', playerVars: {rel:0, playsinline:1,}});
하회별신굿탈놀이 전수교육관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종가길 3-15 하회별신굿탈놀이 전수교육관 공연일정 : 1월~2월 매주 토,일 오후2시, 3월~12월 매주 수,금,토,일 오후2시 관람료 : 무료 하회마을 입장료 : 성인 5,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1,500원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홈페이지 : www.hahoemask.co.kr 식당 - 솔밭식당 : 안동간고등어정식, 경북 안동시 풍천면 전서로 214-6, 054)853-0660 - 터줏대감 : 안동간고등어정식, 경북 안동시 풍천면 전서로 217, 054)823-1500 - 유진찜닭 : 안동찜닭, 경북 안동시 번영1길 47, 054)854-6019 숙소 - 하회양진당 :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종가길 68, 010-4113-8760, https://yangjindang1.modoo.at - 양소당 : 경북 안동시 풍산읍 장태골길 28, 010-9005-0891, http://andongkim77.modoo.at - 옥연정사 : 경북 안동시 풍천면 광덕솔밭길, 054-854-2202, http://www.okyeon.co.kr/ 글, 사진 | 유은영(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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