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툼한 생삼겹살, 간장 소스, 지글지글 불판에 고기 익는 소리… 청주 삼겹살거리의 낯익은 모습이다. 충북 청주 서문시장에는 삼겹살거리가 있다. 삼겹살 식당이야 곳곳에 널렸지만, ‘삼겹살거리’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청주가 유일하다. 삼겹살 식당 15곳이 옹기종기 모여 추억의 돼지고기 맛을 전한다. 삼겹살 먹자골목이 들어선 상당구 서문시장은 청주 시민에게 향수 어린 장소다. 버스터미널이 있던 서문시장 일대는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었다. 두툼한 삼겹살에 소주 한잔 걸치려고 부담 없이 찾던 공간은 시외버스터미널이 가경동으로 이전하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한때 육거리종합시장 못지않게 번성한 서문시장은 유동 인구가 감소하며 동력을 잃어 공동화현상을 겪었다. 상인들이 이전하고, 삼겹살 식당도 겨우 명맥을 유지해왔다. 삼겹살 식당이 의기투합해 삼겹살거리로 재탄생한 것은 2012년이다. 시장 골목은 리모델링을 거쳐 간판과 조형물이 새롭게 들어선 추억의 삼겹살 특화 거리로 다시 출발했다. 초창기 7곳이던 삼겹살 식당은 15곳으로 늘었다. ‘충주돌구이집’ ‘삼남매’ ‘야간비행’ ‘금순이은순이’ ‘함지락’ 등이 삼겹살거리를 굳건하게 지켜온 식당이다. 청주 삼겹살의 독특한 식습관은 거리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청주에서는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를 간장 소스에 담갔다가 굽는다. 소금을 뿌려 먹는 데서 간장 소스를 곁들여 먹는 방식으로 변모한 것이 청주 삼겹살의 트레이드마크다. 일본식 소금구이를 뜻하는 ‘시오야키’ 간판을 내건 청주 삼겹살집에서는 예부터 간장 소스가 함께 나왔다. 간장 소스는 수퇘지를 식육으로 사용하던 시절, 잡냄새를 없애려고 쓰기 시작했다. 달인 간장은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도 있다. 이곳 삼겹살거리의 식당은 조선간장에 생강, 당귀, 계핏가루, 마늘, 녹차 등 10여 가지 재료를 넣어 특유의 소스를 만든다. 청주 일대의 돼지고기는 예전에 진상했을 정도로 맛이 유명했다. 국산 생고기를 숙성시켜 사용하는 것은 삼겹살거리 식당이 오랜 시간 지켜온 원칙이다. 삼겹살은 0.8cm 정도로 두툼하게 썰어 내놓는다. 너무 얇으면 구울 때 육즙이 쉽게 사라져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청주 삼겹살거리를 제안하고 《썰며 쓴, 삽겹살 이야기》를 발간한 함지락의 김동진 대표는 “삼겹살은 짜글이와 함께 청주의 대표 음식”이라며 “선홍빛이 선명한 등살에, 구웠을 때 고소한 냄새가 나야 좋은 삼겹살”이라고 강조한다. 간장 소스와 함께 청주 삼겹살의 맛을 돕는 음식이 파절이다. 이곳 상인들은 파절이가 청주에서 태동했다고 주장한다. 식초, 설탕, 고춧가루를 넣어 매콤하고 달콤하고 새콤한 파절이는 두툼한 삼겹살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여기에 묵은지까지 곁들이면 ‘간장 소스 삼겹살+파절이+묵은지’로 삼겹살 삼합이 완성된다. 삼겹살거리 식당은 각양각색이다. 서문시장에서 수십 년 정육점을 운영하다가 오픈한 식당도 있고, 채소 장사하던 형수와 함께 식당을 꾸린 가게도 있다. 자매의 손맛이 야무진 집, 야간 손님만 받는 식당 등 다양하다. 메뉴 역시 간장 소스 곁들인 전통의 맛을 이어오는 곳이 있고, 새로운 변신을 모색한 식당도 있다. 능이버섯을 곁들인 삼겹살, 연탄 구이, 백반식 삼겹살, 등갈비 삼겹살 등 손님 취향을 고려해 식당이 다변화했다. 겨울 해가 지는 오후 5시 무렵, 삼겹살거리에 불이 들어오며 본격적인 저녁 영업이 시작된다. 간판에 돼지 그림이 있고, 골목 한쪽에는 돼지 모형과 사진 찍는 포토 존도 마련됐다. 삼겹살거리에서는 매달 첫째 토요일이면 삼겹살과 소주가 어우러진 ‘삼소데이’ 행사가 열려 버스킹을 비롯한 문화 행사와 경품 이벤트가 펼쳐진다. 중앙 통로에 설치된 좌판에서 돼지고기김밥, 삼겹살햄버거 등 퓨전 돼지고기 음식을 선보인다. 최근에는 브랜드 공모전을 실시해 ‘와우삼겹살’이라는 이름으로 청주 삼겹살을 전국에 알리는 야심 찬 계획도 진행 중이다. 청주 삼겹살거리는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문을 열며, 일부 식당은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영업한다. 삼겹살 값은 200g에 1만 2000원 선. 식당에서 제공하는 무료 주차권으로 서문시장 주차장, 인근 홈플러스 주차장, 청주중앙공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삼겹살로 배를 채웠으면 슬슬 주변 산책에 나설 일이다. 삼겹살거리에서 인근 청주중앙공원까지 걸어서 5분 거리다. 공원에는 900년이 넘은 은행나무인 압각수와 목조 누문인 충청도병마절도사영문, 망선루 등이 운치를 더한다. 공원 뒷길은 청주의 명동으로 불리는 성안길로 이어진다. 청주 외곽으로 나가면 본격적인 겨울 경치가 펼쳐진다. 대청호 변에 자리한 문의문화재단지는 옛 문의면 지역의 유적을 만나는 오붓한 공간이다. 단지에는 고인돌 같은 선사 유적과 문산관을 비롯한 전통 가옥이 대청호를 배경으로 이전·복원됐다.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에는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해 단지 내 풍경과 절묘한 반전을 보여준다. 호젓한 겨울 산성을 걷고 싶으면 청주 상당산성(사적 212호)으로 향한다. 상당산성은 원형이 잘 남은 조선 시대 대표적인 석성으로, ‘상당산성길’이 조성되어 걷기 좋다. 산성 둘레는 약 4.2km이며 동문과 서문, 남문 외에 암문이 2개 있다. 성을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30분쯤 걸린다. 시내에서는 청주고인쇄박물관이 볼 만하다. 국내 유일한 고인쇄 관련 박물관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흥덕사 터에 건립됐다. 최근 내부 재단장을 끝냈으며, 흥덕사지 출토 유물과 목판에서 금속활자까지 인쇄 발달 과정을 가상현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 청주 여행 때는 골목 따라 벽화가 그려진 소박한 달동네 너머 청주 시내 전경 감상이 가능한 수암골전망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로 조각공원이 운치 있는 운보의집 등을 둘러볼 만하다. 〈당일 여행 코스〉 문의문화재단지→청주 상당산성→청주고인쇄박물관→삼겹살거리→수암골전망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문의문화재단지→청주고인쇄박물관→삼겹살거리→청주중앙공원 둘째 날 / 청주 상당산성→운보의집→청남대→수암골전망대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청주시 문화관광 www.cheongju.go.kr/tour/index.do - 청주고인쇄박물관 jikjiworld.cheongju.go.kr ○ 문의 전화 - 청주시청 관광정책과 043)201-2042 - 문의문화재단지 043)201-0915 - 청주고인쇄박물관 043)201-4266 - 청주 상당산성 043)201-2043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청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15분 간격(05:40~24:00) 운행, 약 1시간 40분 소요. 청주터미널에서 삼겹살거리까지 50-1·105·105-1·311·502·511·516·832번 버스 운행.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청주 IC→국도36호선 가로수길→터미널사거리 직진→청주대교 지나 서문시장 방면 ○ 숙박 정보 - 상당산성자연휴양림 : 청원구 내수읍 덕암2길, 043)216-0052 - 그랜드플라자청주호텔 : 청원구 충청대로, 043)290-1000 - 초정약수세종스파텔 : 청원구 내수읍 신기초정로, 043)213-2332, www.cjspatel.co.kr - 호텔 린 : 흥덕구 풍년로142번길, 043)231-0207 ○ 식당 정보 - 함지락 : 삼겹살, 상당구 무심동로372번길, 043)223-2379 - 금순이은순이 : 삼겹살, 상당구 남사로89번길, 043)256-5230 - 야간비행 : 삼겹살·목살, 상당구 남사로89번길, 043)257-8222 - 충주돌구이 : 삼겹살, 상당구 남사로89번길, 043)253-0531 - 서문우동 : 우동, 상당구 남사로89번길, 043)256-3334 - 경주집 : 표고버섯 요리, 상당구 남사로93번길, 043)221-6523 - 상당집 : 두부전골, 상당구 성내로118번길, 043)252-3291 ○ 주변 볼거리 청남대,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청주랜드, 초정약수, 상춘고택 글, 사진 : 서영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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