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세상을 완전히 뒤덮기 바로 직전, 달이 뜨는 순간 월출산의 아름다움은 절정에 달한다. 세상 모든 산 위로 달이 뜨건만, 유독 월출산만이 그 이름에 달을 세운 것은 검푸른 시계 속 그 순간의 아름다움이 다른 어느 곳과도 견줄 수 없기 때문이리라. 달이 떠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진 지금이야말로 월출산의 월출이 빛을 발하는 최고의 때이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11월 초 국내 최초로 야영장 등급제를 실행하며, 국립공원 내에 마련된 38개 야영장에 각 시설 수준에 따른 등급을 매겼다. 야영장 면적과 주차시설, 전기와 가로등 등의 시설 배치와 소방 등 안전장비, 대피 가능 상태 등을 포함하는 안전시설, 청결 상태와 연중 사용 가능 시간, 접근성, 녹지율 등의 입지 환경을 등급 기준으로 고려했다. 등급은 일반인들이 야영장의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별 1개부터 4개로 표시된다. 그중 13개 야영장이 별 4개를 받아 특급 야영장으로 분류되었는데, 월출산의 천황야영장도 여기에 해당된다. 천황야영장은 올해 초 새로운 모습으로 재정비되었다. 기존의 오래된 시설물들을 철거하고 주차공간을 넓게 확보했다. 별도의 물놀이 공간이 없던 야영장에 계곡물을 끌어와 풀장을 설치하고, 기존 39개였던 야영지를 52개로 늘리는 등 시설물도 추가로 확장했다. 다른 국립공원 자동차야영장과 달리, 주차장과 야영장 간에 거리를 두고 공간을 분리했다. 별도로 마련된 수레를 이용해 캠핑 장비를 옮겨야 하지만, 그리 멀지 않아 큰 불편함은 없다. 야영 사이트는 데크로 이루어져 있고, 데크 중간중간 전기박스가 설치되었다. 새단장한 후 천황야영장은 사전 예약이 의무화되었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이 가능한데, 전기 사용을 염두에 둔다면 이때 함께 예약하면 된다. 소소하지만 특별한 이곳만의 풍경은 취사대의 개수대 꼭지이다. 다양한 동물 모양을 하고 있는 수도꼭지가 친근함을 더해준다. 야영장 아래쪽으로는 산책로와 자연탐방로가 있다. 대나무 숲길을 따라 국립공원 내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설명해놓은 안내판을 읽으며 걷기 좋다. 그 앞으로 10여 개의 조각상이 놓인 공원도 있다. 야영장이 재정비된 후 설치된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으로 주변 숲과 조화를 이루며 산책의 멋을 더한다. 야영장 바로 옆에는 국립공원 탐방안내소가 자리한다. 야영장 뒤쪽 등산로가 월출산 정상으로 향하는 산행 들머리다. 영암군과 강진군의 경계에 있는 월출산은 높이 809m, 면적 41.88㎢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다른 산에 비해 그리 높지도 넓지도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금강산과 설악산에 견줄 만한 경치를 자랑하여 ‘남도의 작은 금강산’, ‘남도의 설악산’으로도 불린다. 신라시대에는 월나산(月奈山), 고려시대에는 월생산(月生山)이라 불렸다고 하며, 그 후 조선시대를 거쳐 월출산(月出山)이라 명명되었다. 1988년 6월에 2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영암군에 속하는 북측 산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돌산이고, 남측인 강진군 쪽은 숲이 울창한 흙산이다. 열대림과 난대림이 공존해 다양한 생태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연구와 보존의 중요성이 높은 지역이다. 천년 역사의 국가 보물이 있는 도갑사와 무위사가 자리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애여래좌상을 비롯해 천황사터, 선사유적지 등 문화재와 사적지도 풍부하다. 지정 탐방로는 총 5개 코스로 나뉜다. 구름다리 코스, 경포대지구, 천황지구, 도갑지구와 바람폭포를 경유하는 종주 코스가 있다. 등산로와 계단 등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경사가 매우 심하고 낙석 위험이 큰 지역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찾는 길은 구름다리 코스다. 월출산 구름다리는 해발고도 605m에 자리하고 있다. 다리 아래 절벽의 길이가 120m 정도로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초기의 구름다리는 도비와 군비, 산악회의 성금으로 1978년 12월에 조성되었다. 다리가 없던 당시 매봉에서 사자봉까지 가려면 34시간이 필요했지만, 다리 조성 후 5분으로 단축되었다. 초기의 구름다리는 노후가 진행되어 2005년에 철거되었고, 2006년에 보다 안전한 지금의 다리로 재개통되었다. 현재 구름다리의 길이는 51m, 너비는 1m이다. 구름다리에서부터 천황봉 직전에 있는 통천문까지를 신선의 세계로 향하는 길이라 한다. 구름다리를 지나 천황봉에 이르는 길은 월출산 탐방로 중 가장 어려운 구간이다. 계단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바위들이 연결되어 있어 로프를 잡고 이동해야 하는 곳도 여럿이다. 하지만 천황봉에 도달해 마주하는 풍경은 등산의 노고를 말끔히 씻어준다. 정상석과 방향석이 놓인 천황봉 주변에서 사방을 바라보면 영암평야와 영암읍, 도갑사 방향의 월출산 전경을 볼 수 있다. 시야가 좋은 날에는 멀리 제주도 한라산 봉우리가 보인다고 한다. 천황봉에서 월출산 종주 코스인 도갑지구 방향으로 하산하면 바위산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돼지바위, 불상바위, 남근바위, 장군바위, 베틀굴 등 갖가지 기암괴석이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기 때문이다. 기기묘묘한 괴석들을 바라보며 30여 분을 걸으면 바람재삼거리에 닿는다. 그곳에서 도갑지구 종주 코스를 이어가면 도달하는 곳이 구정봉이다. 9개의 웅덩이가 너럭바위 위에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한여름에도 웅덩이의 물이 마르지 않아 용이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금은 표지판이 아니면 알 수 없을 만큼 몇몇 웅덩이의 흔적만 보인다. 구정봉에서부터는 한두 번의 오르내리막을 지나면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는 완만한 구간이 이어진다. 40여 분을 내려가다 보면 미왕재 억새밭과 마주한다. 이곳에서 1시간 정도 숲길을 따라가면 월출산 종주 코스의 종착지인 도갑사를 만나게 된다. 도갑사는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국보 제50호 해탈문을 비롯해 문화재 5점을 보유하고 있다. 월출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커다란 바위가 많은 돌산이므로 걷는 내내 조심해야 한다. 특히 가을과 겨울철에는 낙엽이나 결빙으로 인한 미끄러짐이 심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탐방로 중간에 식수를 구할 수 없으니, 산행 전 물을 넉넉히 준비하는 것도 기억하자. 월출산국립공원 천황야영장 주소 : 전남 영암군 영암읍 개신리 98-9 문의 : 061-471-7614 http://www.knps.or.kr/portal/main.do 이용료 : 성수기(5~11월) 1만 6,000원, 비수기(12~4월) 1만 3,000원(전기 사용료, 샤워료 별도) 1.주변 음식점 월출산 민물장어직매장 : 영암군 영암읍 천황사로 279 / 061-472-4466 산수화 : 영암군 영암읍 천황사로 280-25 / 061-473-2332 하눌타리 : 영암군 군서면 도갑사로 80-14 / 061-471-1104 2.숙소 월출산산장 : 영암군 영암읍 천황사로 280-28 / 061-471-3734 별이랑펜션민박 : 영암군 영암읍 천황사로 357-15 / 061-471-4711 안현궁 : 영암군 군서면 왕인로 690-15 / 061-471-4578 글, 사진 : 김애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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