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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품은 섬들, 그 안에 새겨진 시간을 걷는다. 한산도에는 이순신 장군이 걷던 해안길이 남아 있고, 다리 하나를 건너면 추봉도의 숲길과 몽돌해변이 이어진다. 섬 밖으로 나서면 골목과 계단이 또 다른 길이 되고, 내딛는 걸음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추천 코스> - DAY 1 : 한산도 제승당 → 추봉도 와다리길 → 삼도수군통제영 → 충렬사 → 강구안 야경 & 음악 분수 - DAY 2 : 서호시장 → 서피랑 → 이순신공원 통영항에서 배를 탄 지 20분 남짓 지났을까. 거북등대를 지나 섬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차분해진다. 임진왜란 당시 한산도는 천혜의 요새로 불렸다. 밖에서는 섬의 지형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안에서는 앞바다가 훤히 내다보이기 때문이다. 한산대첩에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이 본영을 이곳으로 옮긴 것도 그 때문이다. 선착장부터 제승당까지는 도보로 약 15~20분 걸리는 길이다. 걷는 내내 꽃댕강나무에서 흘러나온 향이 코끝을 간질이고, 길가로 뻗은 나뭇가지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대첩문을 지나면 마음이 조금 더 경건해진다. 언덕길이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아 아이들도 쉽게 오른다. 언덕 위에는 당시 지휘 본부였던 제승당이 복원되어 있고 그 오른쪽에 이순신 장군이 자주 올라 바다를 살폈다는 수루가 있다. 난간에 서면 푸른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역사에 길이 남은 격전의 시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잔잔한 물결 위로 부드러운 바람만 불어온다. 이곳에서 나라를 걱정하며 시를 읊었을 이순신 장군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리게 된다. 제승당 왼편에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충무사가 자리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를 마친 뒤 아래로 내려가면 당시 활터로 쓰였던 한산정을 만날 수 있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과녁을 겨누었다는데, 파도와 바람을 가르며 화살을 날렸을 이순신 장군의 활 솜씨를 자연스레 가늠하게 된다. 한산도 제승당 - 위치 :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한산일주로 70 - 운영시간 : 3~9월 09:00~18:00(동절기 09:00~17:00) - 이용요금 : 무료 - 문의 : 055-254-4481 - 홈페이지 : https://www.gyeongnam.go.kr/jeseungdang *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제승당 선착장까지 카페리( http://www.hansando-ferry.co.kr )가 운행된다. 시기에 따라 변동은 되지만 평균 1시간 간격으로 출항하며, 편도 약 25분 소요된다. 제승당을 둘러본 뒤에는 추봉도까지 건너가 보자. 한산도와 추봉도 두 섬 사이에 다리가 놓여 있어 언제든 오갈 수 있다. 추봉도까지는 제승당 선착장에서 버스를 타고 진두마을에서 내려 걸어가면 된다. 버스는 배 시간에 맞춰 운행되며 약 20~25분 걸린다. 또는 카페리에 차를 싣고 와도 된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새파란 바다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다리 건너 해안길을 따라 20여 분 걷다 보면 몽돌해변을 품은 봉암마을에 닿는다. 아담한 해변이지만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몽돌끼리 부딪히며 내는 청량한 울림이 귓가를 시원하게 적신다. 여기에 수평선 너머로 크고 작은 섬들이 겹겹이 이어져 신비로움을 더한다. 통영시가 선정한 ‘걷기 좋은 길 33선’ 가운데 하나인 와다리길도 걸어 볼 만하다. 숲과 바다가 번갈아 펼쳐지는 한적한 길을 따라가면 작은 절이 나타나고, 조금 더 가면 한국전쟁 당시 조성된 포로수용소의 흔적과도 만나게 된다. 해변 주변과 마을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섬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고즈넉한 풍경에 취하면 섬을 나서야 할 시간에도 자꾸만 걸음을 늦추게 된다. 추봉도 와다리길 - 위치 :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추봉리(봉암몽돌해수욕장) - 문의 : 055-649-9014(추봉보건진료소), 055-650-5392(한산 섬택시) * 와다리길은 배 시간을 고려해 길을 나서야 한다. 섬 내 대중교통 이용이 원활하지 않으므로 사전에 택시나 버스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착지 부근에서는 추봉보건진료소에서 도로 쪽으로 내려가면 버스 정류장이 나타난다. 통영 시내에는 경상도·전라도·충청도 세 지역의 수군을 총괄했던 삼도수군통제영이 자리한다. 훗날 이를 줄여 부르던 데서 ‘통영’이라는 지명이 유래했다. 영내에 들어서면 커다란 목조 건물인 세병관(洗兵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이름에는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어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국보이지만 신발을 벗고 올라가 볼 수 있으니 안쪽까지 살펴보기를 권한다. 넓게 트인 내부와 절제된 목구조가 어우러져 통제영의 위엄과 건축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 통제영 안쪽에는 통제사들이 작전과 행정을 논의했던 운주당이 있다. 군수품과 진상품을 만들던 12공방도 복원해 놓았는데, 나전칠기와 소반, 갓 등 통영 전통공예의 뿌리를 이곳에서 찾을 수 있다. 통영 삼도수군통제영 - 위치 : 경상남도 통영시 세병로 27 - 운영시간 : 3~10월 09:00~18:00(동절기 09:00~17:00) - 이용요금 :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 문의 : 055-640-5642 통제영을 나서 서문로를 따라 올라간다. 약간 오르막길이라 은근히 힘이 들 무렵, 붉은 홍살문이 눈에 들어온다.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충렬사다. 흥선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헐리지 않고 남은, 이충무공 사당 가운데 유일한 곳이다. 경내로 들어서면 수령 400년 남짓한 동백나무들이 먼저 반긴다. 입구에서 강한루까지 마치 도열하듯 늘어선 나무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고목들이다. 가지가 사방으로 넓게 퍼져 그늘도 넉넉하다. 강한루를 지나 사당에 이르기까지 녹음이 우거져 싱그러운 기운이 넘친다. 사당에서는 지금도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제례가 봉행된다. 1606년 충렬사가 건립된 이후 400여 년간 이어 온 유서 깊은 전통이다. 사당을 내려오면 유물전시관이 나오는데 《충무공전서》와 왕이 내린 제문, 수군 훈련도, 팔사품 복사본이 전시돼 있다. 충렬사 - 위치 : 경상남도 통영시 여황로 251 - 운영시간 : 3~10월 09:00~18:00(동절기 09:00~17:00) - 이용요금 :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 - 문의 : 055-645-3229 - 홈페이지 : www.tycr.kr 해가 저문 후 닿은 강구안은 낮과는 다른 풍경이다. 옛적 통제영의 수군선이 정박하던 곳이 지금은 통영에서 핫한 야간 명소로 탈바꿈했다. 광장 끝에 세워진 대형 스크린에서는 화려한 영상들이 쏟아져 나오고, 바닥에는 바닷속을 표현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진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는 길도 즐겁다. 강구안 브릿지에서는 특별한 분수쇼가 펼쳐진다. 한산대첩의 ‘학익진’을 형상화한 쇼는 웅장한 음악과 조명, 리듬감 넘치는 물줄기가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순신의 바다와 함께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이만한 장소가 없다. 강구안 야경 & 음악 분수 - 위치 : 경상남도 통영시 중앙동 - 음악분수 운영시간 : 금~일요일 20:00, 20:30, 21:00 폭염기 특별운영 (2026. 7. 23. ~ 8. 21.) : 매일 12:00, 13:00, 14:00 한산대첩축제 기간 (2026. 8. 12. ~ 8. 16.) : 매일 12:00, 13:00, 14:00, 20:00, 20:30, 21:00 * 매회 15분 공연, 강풍 시 조명과 음악만 연출 - 문의 : 055-650-0740, 0744 이튿날 아침은 서호시장에서 시작해 보자. 서호만을 매립한 터에 들어선, 통영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시장은 이른 새벽부터 활기를 띤다. 시장에 들어서면 상인들이 밤새 바다에서 건져 올린 생선과 텃밭에서 캐온 채소들을 부지런히 늘어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의 일상과 마주한 시간. 시장 특유의 활기 속에서 통영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시장 상인들처럼 뜨끈한 시락국 한 그릇으로 속을 달래거나 통영을 대표하는 별미인 충무김밥으로 아침을 대신해 보는 건 어떨까. 속을 든든히 채웠다면, 이제 서피랑으로 떠날 차례다. 서호시장 - 위치 : 경상남도 통영시 새터길 42-7 - 문의 : 055-645-3024 서호시장에서 동네 골목길을 따라 조금만 오르면 서피랑이다. ‘서쪽에 있는 가파른 벼랑(피랑)’을 뜻하는 토박이 지명이다. 오래된 집들 사이로 알록달록한 계단이 이어지고, 나무 그늘을 지나 한 계단 더 오르면 통영 시내와 항구가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가 나온다. 이름난 동피랑보다 사람이 적어 사진 찍기엔 오히려 이쪽이 더 여유롭다. 서피랑에서 놓쳐선 안 될 곳은 피아노 계단이다. 작곡가 윤이상 선생이 어릴 적 이 동네를 오가며 학교에 다녔다는 일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피아노 건반처럼 만든 계단은 밟으면 실제로 음이 울린다. 간단한 곡은 쉽게 연주할 수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막상 밟아보면 은근히 재미있다. 포토 스폿이 가득한 99계단도 놓치지 말자. 언덕 꼭대기에 다다르면 서포루가 나타난다. 통영성을 지키던 3대 포루 가운데 하나이다. 단정하게 얹은 기와와 단청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도 통영 시내와 강구안, 맞은편 동피랑까지 한눈에 담긴다. 역시, 사진 명소로 소문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제 마지막 코스인 이순신공원으로 길을 나서보자. 서피랑 - 위치 : 경상남도 통영시 서호동 8-2 통영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그 아래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순신 장군이 바라보는 바다는 한산대첩이 벌어졌던 장소다. 역사적인 시간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해안을 따라 여러 갈래로 난 산책로에서는 한쪽으로 짙은 녹음을, 반대편으로 쪽빛 바다를 끼고 걸을 수 있다. 종려나무와 소나무, 편백나무 등 수종도 다양해 숲길을 걷는 맛이 있다.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바다가 펼쳐져 가슴이 탁 트인다. 숲과 바다를 오가는 사이, 발걸음은 느려지고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오래도록 잊지 못할 통영에서의 하루가 또 지나간다. 이순신공원 - 위치 : 경상남도 통영시 멘데해안길 205 - 문의 : 055-642-4737 📌 여행 Tip 1. 걷기 좋은 통영의 섬 [연화도] 절벽 위 암자와 바다를 잇는 출렁다리 천년 고찰 연화사와 절벽 끝에 자리한 보덕암, 그 사이를 잇는 출렁다리까지. 해안 산책길을 따라 펼쳐지는 기암절벽과 곳곳에 전해지는 전설이 어우러져 단순한 절경을 넘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소매물도] 하루 두 번, 바다가 열어주는 길 썰물 때만 드러나는 몽돌길을 건너 등대섬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소매물도의 상징이다. 물때를 맞춰야 하는 수고로움은 있지만, 파도와 바람이 오랜 시간 빚어낸 해안 절벽이 그 모든 수고를 잊게 할 만큼 빼어난 풍경을 선사한다. [욕지도] 출렁다리 따라 걷는 짜릿한 맛 통영의 유인도 중 두 번째로 큰 욕지도. 섬을 따라 걷다 보면 여러 개의 출렁다리를 차례로 만나며 짜릿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오랜 세월 이어온 어촌의 삶과 소박한 풍경이 어우러져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장사도] 섬 전체가 정원인 동백 명소 장사도는 섬 자체가 하나의 해상공원이다. 난대림과 동백숲이 그대로 보전돼 있고 해안 산책로를 따라가면 동백터널과 계절꽃 정원, 전망대가 차례로 펼쳐진다. [비진도] 모래톱 하나가 나눈 두 개의 바다 비진도의 매력은 안섬과 바깥섬 사이, 파도가 만든 천연 모래톱이다. 새하얀 백사장을 걸으면 양쪽으로 펼쳐진 두 개의 바다를 마주하게 된다. [연대도] 친환경으로 사는 법을 보여주는 섬 연대도는 에코 아일랜드를 테마로 조성된 섬이다.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덱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과 지속가능한 삶의 가치를 함께 만날 수 있다. 📌 여행 Tip 2. 섬 여행 꼭 챙겨야 할 5가지 • 섬은 날씨 변화가 큰 여행지다. 출발 전과 당일에 여객선 운항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주말과 연휴에는 인기 노선의 배편이 금세 매진될 수 있다. 한국해운조합 여객선 예매 사이트( https://island.theksa.co.kr )에서 미리 티켓을 예약해 두면 편리하다. 섬에서 숙박하지 않는다면 돌아오는 마지막 배 시간을 꼭 확인하자. • 여객선 승선 시에는 본인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유효한 신분증이 필요하다. 신분증이 없으면 승선이 제한될 수 있다. • 여객터미널에는 매표와 승선 절차를 고려해 출항 시간보다 20~30분 정도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차량을 선적하는 경우에는 여유 시간을 더 둔다. • 바다 상황에 따라 짧은 항로도 흔들림이 심할 수 있다. 멀미약은 제품 설명서에 안내된 복용 시점을 확인하고 먹는 것이 좋다. 글 : 정은주 여행작가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한국관광공사 ※ 위 정보는 2026년 0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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