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수
본문 내용
강원도 영월의 작은 고장 주천면에는 느림길이라 불리는 걷기길이 있다. 마을 이름이 된 술샘, 오랜 역사를 가진 쌍섶다리, 의로운 호랑이의 무덤이 있는 의호총, 김종길가옥 등을 품어 짧지만 이야기 가득한 길이다. 주천강을 중심으로 느림길을 느릿느릿 걸어보자. 주천 느림길은 주천강을 중심으로 주천 읍내와 주변 명소를 둘러보는 약 3km의 짧은 길이다. 분주한 읍내 풍경, 고택과 정자, 쌍섶다리와 의호총 등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어우러진 길이다. 주천 느림길은 망산 입구인 비석거리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비석거리를 지나 주천교 지나기 전에 주천의 유래가 새겨진 비석이 서 있기 때문이다. 주천면은 '술이 샘처럼 솟는다'는 술샘의 전설을 간직한 고장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술 좋아하는 사람이면 귀가 솔깃해질 이야기가 실려 있다. 술이 샘솟던 술샘에서는 특이하게 양반이 가면 청주가 나오고, 천민이 가면 탁주가 나왔다고 한다. 한번은 청주를 마시고 싶었던 천민 하나가 양반 옷을 입고 술샘에 가서 청주를 기다렸는데 탁주가 나오더란다. 화가 난 천민은 그 자리에서 술샘을 망가뜨렸고, 그 후로는 술 대신 물만 솟아나더라는 이야기다. 주천 비석 옆에 망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망산은 삼림욕장으로 조성되어 있어 울창한 숲을 따라 등산이나 산책 삼아 올라볼 만하다. 구불구불한 소나무 줄기가 마치 우산처럼 가지를 뻗어 하늘을 가리는데 그 자태가 매우 아름답다. 망산 입구에서 5분 정도 오르면 빙허루에 닿는다. 빙허루는 원래 망산 정상에 있던 정자로, 망산 줄기에 청허루와 함께 서 있었다. 오늘날 청허루는 사라지고 빙허루는 1986년 현재 위치에 복원되었다. 빙허루에 오르면 주천 읍내와 읍내를 휘감아 흐르는 주천강이 펼쳐진다. 주천강을 따라 망산과 사태봉, 설구산 등 주변 산세가 어우러진다. 빙허루를 지나 해발 380m 망산을 오른 뒤 마이봉과 사태봉을 거쳐 내려오는 산행도 즐길 수 있다. 빙허루를 내려와 주천교를 건너면 바로 주천 읍내다. 주천면은 한때 꺼먹돼지 먹거리촌으로 유명했던 고장이다. 꺼먹돼지를 팔던 음식점들은 한우를 파는 다하누촌으로 대부분 바뀌었다. 다하누촌은 한우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영월의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주천우체국을 끼고 들어서면 다하누촌 중앙광장이 나온다. 주천을 찾았던 날은 마침 주천 장날이었다. 중앙광장은 매 1, 6일로 끝나는 날에 열리는 주천오일장의 중심 공간이기도 하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갖가지 나물을 가지고 나온 할머니들과 괴산, 문경, 원주 등 인근 장터를 떠도는 상인들의 구수한 입담이 정겹다. 주천장의 명물인 '팥들었슈'와 '팥없슈'로 불리는 찹쌀도넛을 꼭 맛보자. 시장의 북적임도 잠시,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100m 정도 가면 오른편으로 김종길가옥 가는 길이다.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71호로 지정된 김종길가옥은 흔히 조견당이라 불린다. 1827년 120칸 규모로 9년에 걸쳐 지어진 집이다. 120칸 규모로 지을 정도면 상당한 부를 축적한 사람일 터. 김종길가옥이 지어질 당시에는 앞마당이 지금의 주천강 제방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즉 배를 타고 강가에 닿으면 바로 김종길가옥이었다는 얘기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건물이 대부분 소실되어 안채만 남았다. 지금은 사랑채와 별채 등을 지어 고택체험과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로 사용하고 있다. 소나무가 허리 굽혀 인사하는 정원 같은 공간을 지나면 고택의 담장이 나선다. 사람이 살고 있는 고택은 쭈뼛거리며 둘러보기 민망하고, 사람이 살지 않는 고택은 잠겨 있어 제대로 둘러보기 어렵다. 마침 카페 간판이 눈에 들어오니 반갑다. 차나 한잔 마시며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셈이기 때문이다. 주홍빛 오미자차 한 잔을 시켜놓고 고택을 둘러본다. 지금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라 유일하게 20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온 조견당의 온전한 모습은 보지 못했다. 아쉬운 대로 조견당 팔작지붕의 합각머리와 아름다운 화방벽을 눈에 담아본다. 팔작지붕이 각을 이루며 내려오는 삼각형 공간에 둥근 화강석과 기와편으로 해 모양을 만들어 넣었다. 동쪽 합각머리에는 해, 서쪽과 북쪽에는 달과 별을 새겨 넣었다. 합각 아래 벽은 청·적·황·백·홍의 오방색을 띤 사괴석과 기와편, 흙으로 쌓았다. 파스텔 톤의 색감이 옅은 돌이 기와편, 흙과 어우러져 멋스럽다. 해와 달은 음양, 오방색의 사괴석은 오행을 나타낸다. 동양의 기본 사상인 음양오행의 원리를 고택에 적용했다.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에 더해 음양오행의 철학까지 곁들여진 특별한 볼거리다. 김종길가옥을 나와 주천강변길로 올라가보자. 건너편 망산 자락에 오롯이 앉아 있는 빙허루가 보인다. 한가로운 주천강을 바라보며 길을 따라가면 주천교 지나 주천삼층석탑에 닿는다.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28호로 지정된 탑이다. 제천에 남아 있는 장락동 칠층모전석탑, 법흥사 가는 길에 있는 무릉리 삼층석탑과 함께 흥녕선원으로 안내하기 위해 세운 탑이라 한다. 흥녕선원은 지금의 사자산 법흥사를 말한다. 법흥사는 통일신라시대 유명한 구산선문 가운데 하나였으니, 구름같이 모였을 스님과 신도들을 위해 쌓은 탑이라 해도 충분히 믿음이 간다. 석탑에서 주천강을 바라보면 주천교와 주천2교 사이에 섶다리가 보인다. 섶다리는 매년 추수를 마치고 10월 말경에 만들어 이듬해 장마가 지기 전까지 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를 Y자 형으로 만들어 물속에 기둥 삼아 넣고, 그 위에 소나무와 참나무를 얹은 뒤 솔가지와 흙을 덮어 만든다. 주천 섶다리는 쌍섶다리인 데다 역사가 제법 깊다. 단종이 왕으로 복위된 것은 그가 죽은 지 240년이 흐른 조선 숙종 때였다. 영월에 단종의 능인 장릉이 조성되자 부임하는 강원도 관찰사는 꼭 장릉을 참배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천을 지나야 했다. 관찰사 행렬은 규모가 컸던지라 다리 하나로는 지나기 어려웠다. 그래서 주천의 신일리와 주천리 백성들이 경쟁적으로 섶다리를 만들었다. 한편, 관찰사가 장릉 참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주천에 들르면 이곳 백성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잔치를 베풀었다고 한다. 주천2교를 건너면 의호총이 지척이다. 의호총은 의로운 호랑이의 무덤이다. 의호총에는 조선 숙종 때 금사하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호랑이가 효성이 지극했던 금사하를 등에 업고 불어난 주천강을 건네줘 어머니의 약을 구하게 했다는 이야기다. 금사하의 아버지가 죽자 3년 상을 같이 치르고, 이어 조선 숙종이 승하했을 때 망산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며 3년 국상을 함께 치렀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호랑이는 국상이 끝나고 3일 뒤에 금사하의 집 마당에 와서 죽었다고 한다. 이 호랑이의 죽음을 슬퍼하며 만든 무덤이 바로 의호총이다. 의호총 표지석을 따라 들어가면 호랑이와 시묘살이를 하는 금사하의 동상, 그리고 의호총을 만나볼 수 있다. 의호총에는 비석이 하나 서 있다. 앞면에는 '의호총'이라는 글자가 크게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1743년 7월 순영중군의 명으로 세웠다'는 내용과 '금사하가 숙종의 3년 국상을 호랑이와 같이 치렀고 그 호랑이는 3일 후에 죽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주천 느림길 주소 : 강원 영월군 주천면 주천로 83(다하누촌 중앙광장) 문의 : 1577-0545(영월군 관광안내) 1.주변 음식점 신일식당 : 꼴두국수 /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 1225-7 / 033-372-7743 주천묵집 : 메밀묵밥 / 영월군 주천면 송학주천로 1282-11 / 033-372-3800 다하누 본점 : 한우구이 / 영월군 주천면 주천로 83 / 033-372-2227 http://www.dahanoo.com/ 2.숙소 주천고택 조견당 : 영월군 주천면 고가옥길 27 / 033-372-7229 http://www.jogyundang.com/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7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조회수

연관정보

        해당 여행기사에서 소개된 여행지들이 마음에 드시나요?

        평가를 해주시면 개인화 추천 시 활용하여 최적의 여행지를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여행톡

        여행톡

        등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벤트 정보입력 및 이벤트 참여 동의

        이벤트 개인정보 수집 · 활용 및 위탁동의

        이벤트 당첨 안내 및 경품 수령을 위한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에 대한 동의 입니다.
        관련 정보는 당첨자 발표일 기준 3개월간 유지되며, 이후 폐기 처리됩니다.

        개인정보 입력 및 수집 이용 (필수)
        • 주소
        • ※ 실물경품 당첨 시 해당 주소로 배송되므로 정확하게 기입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입력으로 인한 당첨 불이익 (경품 미수령, 오배송 등)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활용에 관한 동의 (필수)

        한국관광공사는 이벤트 당첨자 선발 및 안내를 위해 이벤트 참여자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참여자의 사전 동의 없이는 개인 정보를 절대로 공개하지 않습니다.

        • 수집 목적 : 이벤트 참여 및 경품 발송
        • 수집 항목 : 이름, 휴대폰 번호
        • 보유 및 이용 기간
          • - 이벤트 참가자 개인 정보 보유, 이용 기간 : 개인 정보 수집, 동의 일로부터 이벤트 종료 시점까지
          • - 이벤트 당첨자 개인 정보 보유, 이용 기간 : 당첨자 발표일 기준 3개월까지 보유 / 경품 배송 완료일까지 이용
        • 개인 정보 파기절차 및 방법

          이용자의 개인 정보는 원칙적으로 개인 정보의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되면 지체 없이 파기합니다.
          회사의 개인 정보 파기 절차 및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1) 파기절차
          • - 이용자의 개인 정보는 목적이 달성된 후 즉시 파기됩니다.
        • (2) 파기방법
          • - 종이에 출력된 개인 정보는 분쇄기로 분쇄하거나 소각을 통하여 파기합니다.
          • - 전자적 파일 형태로 저장된 개인 정보는 기록을 재생할 수 없는 기술적 방법을 사용하여 삭제합니다.
        • 개인 정보의 취급 위탁

          회사는 이벤트 경품 제공과 관련하여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타 업체에 위탁하여 처리할 수 있으며, 위 처리는 이용자가 동의한 개인 정보의 이용 목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고 행사 종료 시 일괄 폐기하도록 합니다.

        • - 이벤트 진행 : (주) 유니에스아이엔씨
        • - 이벤트 경품 발송 : ㈜ 티사이언티픽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