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지난 2021년 12월 1일 오전 10시, 충청남도 보령시 대천항과 오천면 원산도를 잇는 해저터널이 문을 열었다. 보령해저터널이다. 길이만 해도 6,927m에 달해 국내에서 가장 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규모의 해저터널이다. 지상 터널과 함께 비교해도 국내에서 세 번째로 긴 수준이다. 바다 밑 암반을 뚫고 만든 이 터널은 해수면 기준으로 최대 수심 80m를 자랑하기도 한다. 당연히 국내에서 가장 깊은 터널. 얼마나 대단한 공사였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보령해저터널은 현재 조성하고 있는 77번 국도의 일부 구간이다. 완공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서해안과 남해안을 아우르는 국내 최장 길이의 국도가 될 전망이란다. 한국도로교통협회가 선정하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뽑히는 등 한반도 해안선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앞으로 충남 서해안권의 대표 여행 코스가 될 77번 국도, 보령해저터널을 중심으로 드라이브 여행을 떠나보자. 보령 해저터널의 남측 입구는 대천해수욕장에서 시작한다. 끝도 없이 길게 이어지는 모래사장과 영롱한 빛깔의 바다가 펼쳐지는 이곳에는 매년 여름 엄청난 수의 피서객이 모여든다. 부산의 해운대, 강릉의 경포대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자자한 머드축제가 열리는 곳이 바로 여기. 그러나 그 매력은 여름철 한정판이 아니다. 대천해수욕장 에는 주변 바다와 갯벌에서 잡은 해산물을 신선하게 맛볼 수 있는 식당은 물론이고,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쉬어갈 만한 공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쾌한 박자와 함께 밀려드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겨울 바다의 감성을 오롯이 느끼기에도 좋다. 곳곳에 벤치와 같이 쉴 만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니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자리를 잡아보자. 바다를 한층 더 깊게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시설도 인기다. 대천해수욕장 북쪽 끝에는 바다 위를 날아볼 수 있는 와이어 하강 체험 시설, '짚트랙'이 있다. 대천해수욕장의 짚트랙은 52m 높이에서 출발, 613m 거리를 와이어를 타고 활공할 수 있는 익스트림 레포츠 시설이다. 그 옆에서는 비교적 편안하게 바다 위를 달릴 수 있는 '스카이바이크'도 함께 운영한다. 짚트랙 시설의 꼭대기에는 대천해수욕장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라운지 카페도 있는데, 전망이 꽤 훌륭한 편이다. 짚트랙의 스릴을 즐기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대천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해보자. 안면도와 연결된 원산안면대교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었던 원산도. 보령해저터널이 연결되며 이제는 더욱더 많은 여행자에게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원산도 주민들도 부지런히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손님맞이의 첫 번째는 음식 대접이 아니던가. 고즈넉한 분위기, 자연 그대로의 해변을 누릴 수 있는 원산도해수욕장 앞에서 마을 주민들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원산도 주민들이 원산도해수욕장 앞에서 푸드존을 운영한다. 푸드트럭 5대 정도가 매일 문을 열고 원산도해수욕장을 찾는 여행자에게 간단한 먹거리를 판매한다. 국수와 떡볶이, 어묵 등 간단한 분식류와 함께 해물전, 굴칼국수 등 이 지역에서 나는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인다. 인근 체육공원을 완공한 후에는 그곳에서도 푸드트럭을 활용한 푸드존을 운영할 예정이라니 기대해 볼 만하다. 원산도해수욕장과 그 옆인 오봉산해수욕장에서는 겨울철 노을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너른 모래사장과 수평선을 따라 늘어선 서해안의 여러 섬, 잔잔한 파도 위로 부서지는 황금빛 노을은 이번 여행을 더욱더 환상적으로 꾸며주기에 충분하다. 이 주변에서 펜션과 캠핑장 등도 찾아볼 수 있다. 원산도해수욕장의 푸드존에서 마을 주민들의 손맛을 즐겼다면, 이번에는 보령의 특산물을 만날 차례다. 원산도 북쪽, 원산1리 마을 입구에 있던 옛 창고로 향하자. 카페 '원산창고'는 청년 농업인들과 원산도민이 함께 손을 잡고 만든 공간이다. 지역 특산물로 만든 음료와 디저트를 시그니처 메뉴로 판매하는 카페이자, 지역 특산물을 전시, 판매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원산창고에서는 호박고구마를 비롯해 지역 농부들이 재배한 농산물, 지역에서 난 재료로 만든 여러 제품을 선보인다. 젊은 감각의 패키지가 인상적이다. 계절에 따라 제철 상품이 들어오기도 한다니, 보령 여행 때마다 반드시 들러야 할 필수 코스가 될 전망이다. 일부 상품은 구매가 가능하니, 관심이 있다면 문의해 볼 것. 창밖으로 펼쳐지는 원산도 앞바다의 풍경이 일품이다. 1 보령해저터널이 개통한 이후에는 보령과 안면도를 쉽게 오갈 수 있게 되었다. 원산도만 둘러보고 돌아온다면 아쉬울 터. 원산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안면도의 미로공원으로 유명한 바람아래관광농원이 있다. 바람아래관광농원의 미로공원은 제주의 김녕미로공원을 설계한 세계적인 미로 디자이너 에이드리언 피셔(Adrian Fisher)의 작품이다. 바람아래관광농원은 국내 최초로 가변식 미로를 설치한 곳이다. 미로 곳곳에 문을 만들어 매일 다른 느낌의 미로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A~F 유형의 미로가 있으며, 유형마다 열린 문과 잠긴 문이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운 요소다. 날마다 미로의 구조가 바뀐다는 뜻이다. 그래도 걱정하지는 말자. 평균적으로 1시간 남짓이면 미로를 탈출할 수 있도록 설계했단다. 아무리 길치여도 하루 안에는 탈출할 수 있다고. 미로공원 내에 있는 4개의 스탬프를 모두 수집하면 소소한 선물도 받아볼 수 있다. 어떤 선물인지는 탈출 후에 확인해 보자. 코스 곳곳에 소소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미로 탈출보다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이들도 종종 마주치게 된다. 사계절 내내 초록빛을 뽐내는 나무들 사이를 걷고 있으면 판타지 영화 속에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종점에서 울리는 탈출 기념 종소리는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쉽게 이곳을 빠져나갈 수는 없을 거다. 팁을 한 가지 주자면, 미로 안에서는 그 누구도 믿지 말자. 출구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1 보령해저터널 주변만 둘러보고 오기에는 보령의 매력이 넘친다. 보령에 있었던 광산의 흔적을 찾아 떠나보자. 보령은 광산이 많았던 지역이다. 주로 석면과 석탄을 채굴하는 광산이었다. 태백과 정선이 그랬던 것처럼, 보령도 광업의 발달로 인해 꽤 번성한 도시였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며 흔적만 남게 된 보령의 광산 이야기를 갱스커피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갱스커피는 보령의 광산 지역 중 하나였던 성주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카페다. 이 낡은 건물은 원래 광부들을 위한 샤워장과 탈의실, 휴게실 등을 갖춘 시설이었다. 폐광 후 버려지다시피 했던 이 건물을 리모델링해 갱스커피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것이다. 큼직하게 낸 채광 창을 통해 햇볕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 너머로는 보령의 산간 지역과 보령호의 풍경이 이어진다. 충남 서해안권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건물 앞쪽에 조성한 연못과 분수대는 한겨울을 맞아 꽁꽁 얼어붙었지만, 그 또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밀크티를 꼭 맛보자. 진한 맛과 향이 특징이다. 얼음이 담긴 컵과 함께 제공되는데 일단 밀크티만을 먼저 맛보기를 권한다. 직접 구운 페이스트리는 밀크티와도, 커피와도 잘 어울린다. 한때 이곳에서 생산했을 연탄을 형상화한 브라우니 케이크는 인증샷이 필수다. 갱스커피 곳곳이 포토존이자 갤러리다. 가장 유명한 포토존은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작은 통로다. 노출 콘크리트 벽 너머로 보이는 연못과 징검다리, 그 뒤로 펼쳐지는 풍경이 갱스커피의 시그니처 포토존이다. 2층에서는 종종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리기도 한다. 1 천수만이 품고 있는 항구, 오천항의 역사는 삼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제의 영향권 아래에서 당나라와의 교역했던 '회이포'가 이곳에 있었다. 조선에 이르러서는 충청 서해안권을 방어하기 위한 충청수영성이 설치되기도 했다. 호남에서 한양으로 향하는 조운선을 왜구로부터 지키는 수군이 주둔했던 곳이다. 그 규모만 해도 무려 12만 제곱미터 수준이었다. 140여 척의 군선과 8,400여 명에 달하는 병사가 이곳에 주둔하며 서해안을 수호했다고 전해진다. 충청수영성은 1509년 수군절도사 이강생이 쌓은 석성이다. 많은 부분이 소실되었지만, 현재 복원이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시설이 영보정이다. 이 누각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정약용, 이항복, 송시열 등등 조선의 여러 선비가 극찬했던 모습이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많은 여행자가 찾기 시작하기도 했단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매력적이다. 잠시 멈추어 서서 영보정과 그 주변 풍경을 감상하자. 1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일대에는 굴 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오래전부터 굴구이, 굴찜 등 굴 관련 요리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의 굴은 짜지 않고 고소한 것이 특징이며, 자연산과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진한 맛이 매력이다. 이에 더해 천북 굴 단지가 있는 천수만은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철새 도래지일 정도로 깨끗한 환경을 자랑하니, 이곳에서 나는 굴의 신선함은 기대해도 좋다. 겨울이야말로 굴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제철이지 않은가. 겨울철 서해안 드라이브 여행에서 천북 굴단지를 빼놓을 수는 없다. 천북굴단지에는 수많은 굴 전문 식당이 즐비하게 이어진다. 굴 구이를 비롯해 굴찜, 굴전, 굴 칼국수, 굴 라면 등등 제철을 맞은 굴을 다양한 방식으로 맛보자. 인근에서 나는 키조개, 가리비 등 여러 수산물을 함께 제공하는 식당도 쉽게 찾을 수 있다. 1 취재, 사진 : 여행작가 김정흠 ※ 위 정보는 2022년 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