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1990년대를 '청춘'으로 보낸 이들을 열광케 한 드라마 <응답하라1997>을 기억하는가. 아직도 생생한 그때 그 시절로의 달콤 쌉싸름한 회귀를 선사한 드라마 중심에는 당시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HOT와 젝스키스 그리고 주인공 윤제와 시원의 풋풋한 첫사랑이 있었다. 당시의 추억과 한번쯤 꿈꿔봤을 첫사랑에 대한 로망을 품은 드라마의 배경, 부산으로 그때 그들을 찾아 나섰다. 부산국제영화제로 알려진 영화의 도시 '부산'이 안방극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한 tvN의 <응답하라 1997> 그리고 MBC <골든타임>과 KBS 2TV <해운대연인들>의 배경이 부산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부산의 적극적 등장이다. 드라마의 배경이자 무대인 부산에서 실제로 촬영이 진행됐고 부산 사투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아는 사람들은 아, 저기는 국제시장 저기는 해운대해수욕장 저기는 청사포라고 알아차리곤 했다. 부산 사투리도 한 몫 거들었다. 배우들의 능수능란한 사투리는 시청자에게 드라마의 무대가 부산임을 각인시켰다. 지난여름 열광했던 부산의 드라마 촬영지를 살펴보자. <골든타임>은 해운대 백병원과 기장에 지은 세트장 등 부산 전역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기장은 부산에서도 조금은 낯선 해안 마을이다. <해운대연인들>은 청사포 횟집단지와 해운대 해수욕장을 주 무대로 삼았다. 이 둘은 드라마 배경과 실제 촬영이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이에 반해 '1997년, 부산 광안고'라는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을 드러낸 <응답하라1997>의 실제 촬영은 대부분 서울에서 진행됐다. 그럼에도 드라마 배경을 모두 '부산'이라고 믿(고 싶)었던 것은 1990년대의 향수 때문일까. 이 드라마의 배경 '부산'은 부산이 아닌 곳에서 그 시간을 보냈던 이들까지, 그러니까 1990년대를 기억하는 모두에게 '부산'을 알렸다. 정작 부산에서 촬영하지 않았으면서 1990년대 문화를 드러내는 배경으로 부산도 함께 부각시킨 것이다. 드라마를 보며 부산에 가면 지금도 그때의 공간과 공기가 그대로 남아있을 것 같은 기분, 들지 않던가. 여행을 좋아하거나 여행 좀 다닌다는 이들은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를 쉽사리 알아맞히곤 한다. 촬영지를 중심으로 한 여행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응답하라1997>을 보며 부산 여행을 시도한 이들, 시도할 이들 있으리라. 드라마 촬영지가 부산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한번쯤 윤제와 시원 그리고 언젠가 빛났던 시간이 멈춰있을 것 같은 부산에 가고 싶었으리라. 지금부터 당시의 노래며 기억, 그리고 당시의 나를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품고 부산으로 가보자. 보통은 촬영지를 따라가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 드라마 대사 속 공간을 출발점으로 '윤제와 시원이 데이트 했을만한 곳'을 여행할 계획이다. 남포동 가까. 비빔당면에 파전에 소주? 에이 학생이 무슨 술이고. 고마 우리끼리 회나 한 사라 하자. 부산에서 직접 촬영한 공간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응답하라1997>은 이곳의 배경이 부산임을 알리는 장치들이 곳곳에 있다. 윤제와 그의 친구 준희(호야 분)의 대화를 따라 남포동부터 향해보자. 남포동은 해운대와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 남포동 뿐 아니라 인근 자갈치역과 중앙동역까지 확장해 중구 전체를 살펴보자. 자갈치시장 맞은편으로 비프광장과 부평시장(깡통시장) 그리고 국제시장이 펼쳐진다. 국제시장 우측의 광복로 쇼핑거리와 용두산공원까지 더하면 부산 중구는 대충 살펴본 셈. 비프광장을 지나 먹자골목에 들어서면 부산의 별미 씨앗호떡을 시작으로 부산어묵과 물떡꼬치 비빔당면 유부전골(유부주머니) 등을 맛볼 수 있다. 후식으로 즐길 팥빙수도 빼놓을 수 없다 윤제는 저렴한 참고서를 찾아 시원은 오빠들이 실린 잡지를 구하러 보수동 책방골목을 들락거리지 않았을까. 분위기를 잡고 싶을 때에는 용두산공원 전망대를 찾았을 것이다. 자갈치시장을 포함한 중구와 영도, 남항대교 등 부산 전역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에서의 야경은 (관람객만 많지 않다면) 분위기 잡는 데에도 그만일테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자갈치시장도 많이 찾았으리라. 밤바다를 바라보며 싱싱한 회에 소주 한잔 하는 것은 연인들의 인기 데이트 코스. 가끔 토라져 혼자 와서 각자 만취해 마주치지는 않았을까. 어디 그뿐일까. 야간 자율학습 땡땡이치고 해운대해수욕장으로 더위를 식히러 가기도 했으리라. 오매불망 오빠들 생각에 바쁜 시원과 서면, 남포동 레코드가게에 줄을 서기도 했겠지. 콘서트를 다녀와 몸살이라도 나면 동래온천으로 요양을 갔을 것이다. 온천을 마치고 살아났다며 푸짐한 동래파전에 산성막걸리 한잔 들이키고 돌아왔으리라. 윤제와 시원의 데이트에 대한 상상, 이정도면 어떨까.
참고로 <응답하라1997>의 부산 광안고등학교는 서울 영등포공업고등학교에서, 주인공 윤제(서인국 분)와 시원(정은지 분)의 집도 종로구 자락에서 촬영했다. 모두 서울이다. 이미 알던 공간이라도 <응답하라1997>을 보고 난 뒤에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서울에서 부산을 또 부산에서 서울을 그리고 이 공간에서 1990년대를 끄집어낸 우리는, 이제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 1.찾아가는길 * 대중교통 서울→부산 서울역에서 KTX 하루 60여 회(05:30~23:30) 운행. 2시간45분 소요. 서울→해운대역 서울역에서 무궁화호 하루 2회(07:52, 15:12) 운행. 5시간50분 소요. 부산→해운대 부산 지하철1호선 서면역에서 2호선 환승 후 해운대역 하차, 약 45분 소요. 부산역 앞에서 40·139·1001·1003번 버스 이용, 40~60분 소요. * 부산 내 버스 신세계센텀시티↔해운대역(스펀지) 39번, 141번 버스 이용. 20분 소요, 요금 1200원. 신세계센텀시티↔부산역 후문↔비프광장(남포동) 5-1번 버스 이용. 70분 소요, 요금 1200원. 비프빌리지(해운대 해수욕장)↔부산역↔비프광장(남포동) 1003번 버스 이용. 60분 소요, 요금 1800원. 해운대역↔벡스코(센텀시티)↔부산역 1001번 버스 이용. 60분 소요, 요금 1800원. * 부산 내 택시 센텀시티↔해운대역(스펀지) 15분 소요, 요금 5000원. 센텀시티↔비프빌리지 15분 소요, 요금 5000원. 해운대↔비프광장(남포동) 40분 소요, 요금 2만원. * 문의 코레일 www.korail.com , 1544-7788 부산 종합버스터미널(051-508-9955) 부산 동부시외버스터미널(051-508-9400)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5) 2.맛집 왕돼지국밥 해운대구 중1동 / 돼지국밥, 순대, 밀면 / 051-742-1212 청사포 삼촌수산(<해운대 연인들>촬영지) 해운대구 중동 / 회, 조개구이 / 051-703-3811 할매가야밀면 중구 남포동 밀면 051-246-3314 할매유부전골 중구 부평동 유부전골 1599-9828 18번 완당집 중구 남포동 완당 051-245-0018 3.숙소 웨스틴조선 호텔 해운대구 우동 051-749-7000 파라다이스 호텔 해운대구 중동 051-743-2121 토요코인 해운대 해운대구 중동 051-256-1045 토요코인 부산역 동구 초량동 051-466-1045 송정관광호텔 해운대구 송정동 051-702-7766 -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14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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