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을 보장하는 강원도는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곳이다.
정선과 평창, 영월을 지나며 산 사이를 구불구불 흘러가는 동강 변도 예외가 아니다. 강이 석회암지대를 지나며 깎아 만든 병풍절벽 위를 걸으며 만나는 아름다운 풍경, 병풍절벽사이를 거칠게 흘러가는 강물을 즐기는 래프팅보트와 카약타기, 수억 년 동안 산 속으로 스며든 물이 만든 석회암 동굴 속을 작은 불빛하나에 의지해 탐험하기 등등 시원한 여름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긴 잠에서 깨어난 동굴탐험하기이다.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어름치마을 백운산자락에 자리한 백룡동굴은 7월15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서늘한 동굴바람을 맞으며 동굴을 탐험하는 재미를 누려볼 수 있다. 그 어느 곳에서도 누릴 수 없는 여름여행의 백미이다. 백룡동굴이 처음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꽤 오래전이다. 동굴입구에 남아있는 아궁이와 온돌, 그릇 등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마을사람들도 어릴 적부터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와 이 동굴에서 더위를 식히곤 했다 한다. 그래서인지 동굴 입구 천장에는 횃불의 그을음으로 검게 변색된 곳과 틈새에 끼워 동굴 안을 밝혔던 관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동굴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사람 한명이 겨우 통과할 수 있다하여 ‘개구멍’이라 불리는 작은 통로가 나온다. 이 통로는 동굴 스스로 내어준 것이 아니다. 1976년, 지인들과 함께 동굴을 찾은 마을주민 정무룡 씨가 주먹만한 구멍 안쪽으로 동굴이 이어져있음을 발견하고 사람이 기어 지나갈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넓혀 놓은 것. 이후 학술조사를 거쳐 1979년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되면서 백운산의 ‘백’자와 정무룡 씨의 ‘룡’자를 따 백룡동굴이라 이름 지었다 한다.
백룡동굴로 가기 위해 제일먼저 찾아야 할 곳은 백룡동굴생태체험학습장이다. 이곳에 도착해 입장권을 구입하면 바로 탈의실로 안내된다. 그곳에서 준비된 동굴복으로 갈아입고, 장화로 갈아 신은 뒤 안전모를 받아 머리에 쓰면 탐사준비 끝. 동굴 안으로 부피가 큰 짐은 가져갈 수 없으니 모두 두고 손수건과 마실 물만 들고 동굴안내원을 따라 출발하면 된다.
동굴안내원과 함께 동굴입구에 도착하면 안전모에 부착된 전등을 켜야 한다. 동굴입구에서 들어오는 빛이 멀어지면서부터는 발밑도 보기 어려운 어둠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동굴탐험은 만 9세 이하인 어린이와 65세 이상의 노인은 체험할 수 없다. 안쪽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개구멍을 낮은 포복자세로 기어 통과해야하고, 사선으로 만들어진 좁은 통로를 게걸음으로 지나야 하며, 비스듬한 좁은 통로를 다시 한 번 기듯이 지나야만 동굴 전체를 볼 수 있으니 그 이유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구멍 안쪽 동굴로 들어서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동굴 속 생명들을 방해하지 않는 배려심을 갖고 동굴 탐사에 임한다면 동굴 안쪽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1회 20명 이내의 탐방객만이 들어갈 수 있는 한가로움, 순간 비춰지는 조명이 보여주는 동굴생성물들의 화려함, 한줄기 빛도 들어올 수 없는 절대암흑이 주는 고요함…. 이 모두가 동굴 밖에서는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이다.
백룡동굴은 정해진 관람시간에 안내자를 따라 관람이 이루어진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총 9번 입장할 수 있고, 1회 관람인원은 20명이다. 인터넷(3·4·7회차만 예약 가능)과 현장에서 매표할 수 있다. 관람료는 어른 1만5천원, 청소년과 어린이 1만원이다. 생태체험학습장에 도착해 준비를 마치고 동굴을 돌아본 후 다시 학습장으로 돌아오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2시간 50분이다. 동굴 안쪽에서만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동굴을 돌아보고 나면 온 몸이 땀으로 젖어 반드시 갈아입을 여분의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밖에도 어름치마을에는 칠족령트래킹, 평창동강민물고기생태관, 동강래프팅 등 즐길 거리가 많다. 해발 882.4m인 백운산을 넘어가는 칠족령은 마하리 어름치마을과 정선의 제장마을을 잇는 길이다. 고개 위에 올라서면 구불구불 흘러가는 동강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길이 열리게 된 이야기도 길을 걷는 재미를 더한다.
“옛날 이 마을에 개를 좋아하는 선비가 살았다. 어느 날 낡은 책상을 칠하기 위해 옻나무진액을 받아 두었는데 선비가 키우던 개가 보이지 않아 찾아보니 옻나무진액을 담아둔 항아리의 뚜껑이 열려있고 개가 들어갔다 나온 흔적이 있었다. 그 흔적을 따라 개의 뒤를 쫓은 선비는 산 위에서 펼쳐지는 경치에 그만 넋을 잃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때부터 옻칠을 한 개의 발자국을 쫓아가 만들어진 길이라 하여 칠족령이라 부른다고. 마하리 입구에 자리한 평창동강민물고기생태관은 동강에 살고 있는 다양한 토종어류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천연기념물 제 259호인 어름치를 비롯해, 금강모치, 쉬리, 갈겨니, 쏘가리 등 45종의 다양한 민물고기들이 전시되어있는 것. 이곳에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곳은 민물고기탐험관과 동강체험관이다. 쏘가리를 입체적으로 만들어 안쪽으로 들어가 아가미와 부레, 뼈, 내장을 모두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서 동강뗏목타기도 해볼 수 있다. 뗏목 모양으로 만들어진 기구에 탑승하면 앞쪽 스크린에 동강이 비춰지는 것. 동강 물살의 흐름대로 뗏목도 흔들린다. 뗏목을 타고 지나는 곳이 동강의 어떤 곳인지를 설명하는 글과 그 장소에서 많이 발견되는 물고기의 종류도 알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장점이다. 어름치마을은 청옥산에서 흘러내린 창리천과 동강이 만나는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마을을 즐긴다. 그중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동강을 따라 카약과 래프팅을 즐기는 것. 백룡동굴 앞에서 출발해 진탄나루까지 내려가는 절매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동강 100리 물길의 중심부를 즐기는 이 코스의 매력은 여울이 많다는 것인 것 같다. 물살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숙련된 조교들이 출발 전 래프팅 안전수칙과 래프팅을 즐기는 요령 등을 알려준다. 동승한 조교의 지시에 따라 노를 저으며 동강을 누비다보면 어느 덧 아쉬운 하루를 마감하게 된다. 동강래프팅은 4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진다. 예약 후 출발은 필수인 것 같다.
이밖에도 마을에는 봄·가을·겨울, 마을 앞 무당소에 모여든 물고기들의 은빛 찬란한 움직임을 관찰하는 야간민물고기탐사, 루페와 청진기를 들고 산속 물속 생물을 관찰하기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있다. -관련 홈페이지 백룡동굴생태체험학습장 www.maha.or.kr 평창동강민물고기생태관 http://fish.maha.or.kr 동강래프팅 & 어름치마을 www.mahari.kr
- 문의전화 : 본문에서 소개한 곳 중 관련 연락처 모두 표기 백룡동굴생태체험학습장 033-334-7200 평창동강민물고기생태관 033-330-2137 동강래프팅 & 어름치마을 033-333-6600
-대중 교통 동서울터미널(정선행) → 미탄면, 07:10~18:55, 9회 운행, 2시간 30분 소요 * 동서울종합터미널 www.ti21.co.kr , 미탄 버스매표소 033-332-3723 미탄 버스정류장 → 어름치마을 택시를 이용하거나 민박집 픽업서비스 이용. 약 10분 소요.
- 자가운전 정보 : 주요 도시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 →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 새말IC → 42번국도 진입 → 안흥 → 평창 → 미탄 호남고속도로 → 경부고속도로 → 중부고속도로 호법분기점 →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 새말IC → 42번국도 진입 → 안흥 → 평창 → 미탄 중앙고속도로 춘천방향 → 제천IC → 38번국도 → 연당교차로, 평창방향 → → 문곡삼거리, 미탄·정선방향 우회전 → 미탄 미탄면시가지, 정선방향 → 기화리 바위굴 → 마하리 어름치마을 입구 → 우회전해 다리를 건너면 평창민물고기생태관과 동강래프팅 사무실, 직진해 창리천을 따라가면 동강에 닿는다. 길 끝 언덕 위에 백룡동굴생태체험학습장이 자리하고 있다.
-숙박정보 생태펜션 : 미탄면 마하리, 033-333-6689 백운산방 : 미탄면 마하리, 033-334-9891 아스테리아펜션 : 미탄면 마하리, 033-332-5076 문희농박 : 미탄면 마하리, 033-333-9435
-식당 정보 강촌매운탕 : 미탄면 마하리, 송어요리, 033-332-9999 시골밥상 : 미탄면 마하리, 토종닭백숙, 033-332-4134 동강식당 : 미탄면 마하리, 곤드레나물밥, 033-334-6689 대림장식당 : 미탄면 창리, 막국수, 033-332-3844
- 글, 사진 : 한은희(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의 모든 콘텐츠(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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