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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리산의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천은사(泉隱寺)는 화엄사, 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사찰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깊은 산으로 첫손꼽는 지리산 자락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운치를 짐작할만한데 사찰 앞에 아름답게 펼쳐진 호수와 뒷산의 소나무 숲을 산책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이 생겨 천은사를 더욱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든다. 천은사는 신라시대 때 세워진 고찰이다. 고려시대에 들어와서 절은 더욱 번성하여 충렬왕 때(1275~1308)에는 남방제일선원(南方第一禪院)으로 지정되었고 많은 수도자의 수행처 역할을 하였다. 예전에는 이곳에 이슬처럼 맑은 물이 솟아나는 샘이 있어서 절 이름을 감로사(甘露寺)라 하였는데 조선시대에 절을 중수하며 샘에 큰 구렁이가 자꾸 나타나 잡아 죽였더니 그 이후로 샘물이 솟아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절 이름을 샘이 숨었다는 뜻의 천은사로 바꾸었는데 이후 원인 모를 화재가 끊이지 않았다. 이를 알게 된 조선 4대 명필 중 한 사람인 원교 이광사가 물 흐르는 듯한 서체로 ‘지리산 천은사’라는 글씨를 써서 일주문 현판으로 걸었더니 그 뒤로는 불이 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현판은 지금도 천은사 입구 일주문에 걸려 있으니 물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다는 명필 이광사의 글씨를 감상하며 들어가자. 천은사 일주문을 지나면 왼쪽에 천은사 상생의 길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는데 상생의 길이 만들어진 계기도 새겨볼만 하다. 지리산 성삼재로 올라가는 길에 위치했던 천은사 문화재관람료 매표소로 인해 탐방객들의 불만이 지속되었다. 매표소가 있던 861번 지방도로는 군사정부 시절인 1980년대 초 정부가 천은사와 사전협의 없이 천은사 땅에 만든 군사작전도로가 원형이고 매표소도 처음엔 정부가 설치했다. 문화재관람을 하지 않더라도 도로를 통과하면 받는 문화재관람료로 인해 시민들과의 갈등이 커지자 천은사와 국립공원공단, 환경부, 전라남도 등 8개 관계기관이 협력하여 2019년 4월 29일에 아예 매표소를 철거하고 문화재관람료도 30여 년 만에 폐지하였다. 이 사건은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제주도의 푸른밤' 편에서 다룬 사찰 문화재 관람료 징수 사건의 실제 모티브이기도 하다. 이렇게 오래된 갈등을 해소하여 탐방객들과 지역 사회를 위한 상생의 모델을 제시하였기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 천은사 주변에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자는 의미를 담아 '상생의 길'을 만들어 2020년 12월에 개방하였다. 상생의 길은 총 3.3km로 나눔길, 보듬길, 누림길의 세 개 구간으로 되어있다. 나눔길은 숲의 생명에너지를 체험하며 명상하는 길로 천은사 주위 산을 한 바퀴 도는 1km 구간이며, 보듬길은 천은저수지 가장자리를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1.6km 구간이고, 누림길은 모두가 함께 누린다는 의미를 담아 무장애 탐방로로 조성한 천은사 산문(제방 끝지점)에서 수홍루까지의 700m 구간이다. 일주문을 지나 왼쪽에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여 만들어진 천은저수지를 두고 조금만 걸으면 수홍루가 보인다. 드리울 수(垂)에 무지개 홍(虹)이라는 이름처럼 무지개 모양의 아치형 다리 위에 누각이 세워져 있다. 수홍루는 포토 포인트로도 이름 높은 곳인데 사진도 좋지만 수홍루 아래에 앉아 계곡을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은 어떨까? 계곡 위쪽과 아래 천은저수지 쪽의 경치가 다른데 이를 각각 볼 수 있도록 걸터앉는 곳이 양쪽 모두에 있으니 생각을 내려놓고 앉아 정취를 느껴보자. 한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천은사의 수홍루, 천왕문, 극락보전 등이 여러 회차에 걸쳐 배경으로 나왔다. 천은사 경내에 들어서면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극락보전, 후불탱화 등을 둘러보고 보제루(普濟樓)에 꼭 올라보자. 보제루 창가 가까이 앉아서 풍경을 바라보며 쉬어 가는 시간은 상생의 길을 산책하는 것 만큼이나 천은사가 우리에게 주는 진주같은 선물이다. 천은사 주변에는 차나무와 소나무가 많다. 사찰 뒤편의 소나무 숲길을 걷기 시작하면 수령 300년이 넘은 할아버지 소나무부터 만나게 된다. 소나무 숲이 천은사를 온통 둘러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오랜 세월을 살아와 기품이 느껴지는 소나무 숲을 천천히 걸어보자. 간혹 지리산 흐르는 물소리도 들리고 숲길 중간에 쉬면서 명상할 수 있는 곳도 있어 마음이 편안해지는 힐링의 숲이다. 소나무 숲길 끝은 천은사 입구로 이어져 있어서 바로 천은저수지 주위를 도는 상생의 길 나머지 두 코스로 이어서 걸을 수 있다. 상생의 길 중에서 천은사 뒤편 소나무숲을 걷는 나눔길은 나머지 두 개 길과 구분되지만 보듬길과 누림길은 천은저수지를 한 바퀴 산책할 수 있도록 이어진 길이다. 그 중 누림길은 나무데크로 되어 있는 무장애 구간이라 휠체어나 유모차의 탐방도 가능하여 더 고마운 길이다. < 천은저수지는 깨끗한 물에만 사는 수달이 있을 정도로 맑으며 숲의 초록색이 저수지에 물들어 물 색깔마저 짙은 초록으로 보이기도 한다. 중간중간 마련된 의자에 앉아 산과 나무까지 담은 호수를 바라보며 몸과 마음을 쉬어보자. 천은사 절집 보제루에서의 쉼과 나눔길 소나무숲에서의 쉼, 그리고 누림길과 보듬길 호수에서의 쉼. 진정한 욜로 안심여행으로 추천하기에 충분하다. 천은사가 있는 전남 구례에는 상생의 길처럼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좋은 관광지가 여럿 있어 그 중 천은사에서 가까운 두 곳만 추가로 알려드린다. ‘천 개의 향나무숲’과 ‘섬진강 대나무숲길’이다. 천 개의 향나무숲은 천은사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하는데 그득한 향나무 숲길 사이로 몇 개의 정원과 빈티지 느낌의 카페가 있어 향나무 숲을 산책하며 정원 벤치에 앉아 쉴 수 있는 곳이고, 섬진강 대나무숲길은 천 개의 향나무숲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하는데 이름 그대로 섬진강가에 가꿔진 대나무 숲을 산책할 수 있는 곳이다. (천 개의 향나무 숲- 전남 구례군 광의면 천변길 12, 전화 061-783-1004, 입장료 5,000원 / 섬진강 대나무숲길- 전남 구례군 구례읍 원방리 1, 무료) 한편, 우리나라 최고의 음식문화를 자랑하는 남도에 왔으니 맛집 한두 곳도 알아두면 좋겠다. 천은사에서 차로 10여분 정도 거리의 구례읍내에 있는 성격 다른 두 집을 소개한다. 하나는 민어구이와 청국장을 비롯해 20여 개가 넘는 맛깔난 찬이 차려지는 작은 한정식같은 ‘양진맛집’이고, 또 하나는 지역의 유기농 식재료만 사용해서 아시아 여러 나라의 음식을 기간별로 한두 개 선정해서 정성스럽게 요리해내는 이색음식점 ‘뽀리뱅이’이다. 양진맛집은 찬이 많아 2인 이상만 주문 가능하므로 동행이 있을 때 찾을만하고, 뽀리뱅이는 혼자만의 욜로여행 때도 찾아볼만하며 채식을 추구하는 음식점이다. (양진맛집-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성로 87-2, 전화061-782-3190 / 뽀리뱅이- 전남 구례군 구례읍 구례1길 68, 인스타그램 @bboribang_2 예약, 금•토•일•월요일만 영업) 천은사 상생의 길은 지리산 자락의 소나무 숲과 호숫가를 걷는 길이다. 야외 산책로인데다가 지리산의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까지 곁들여지니 안심여행에 더할나위 없이 좋다. 추가로 알려드린 천 개의 향나무 숲과 섬진강 대나무숲길도 안심여행에 적합한 야외 산책길이다. 천은사 주소: 전남 구례군 광의면 노고단로 209 문의: 061-781-4800 (천은사 종무소) 홈페이지: http://www.choneunsa.org/ 이용시간: 제한없지만 보통 사찰은 일출시~일몰시 탐방하는 것이 예의임 휴무일: 없음 이용요금: 무료 글과 사진 – 여행작가 최정규 ※위 정보는 2022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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