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불어오는 바람이 여전히 쌀쌀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결 따스한 기운이 스며드는 건 이제 곧 봄이 온다는 신호라 생각해도 되겠지요? 본격적으로 꽃 피는 봄이 오기 전 겨울의 막바지에 접어든 경주의 늦겨울 풍경이 궁금해서 오랜만에 경주를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이번 경주 여행지 소개에서는 유적지는 물론, 아직까지는 바깥공기가 추운 관계로 실내 여행지로 가 볼만한 곳들도 함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경주를 가보셨던 분들이라면 대릉원은 꼭 한 번씩은 들러 보셨을 텐데요. 그만큼 경주를 대표하는 유적지 중의 한 곳이라 따로 소개해 드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유명한 곳입니다. 황남동 일대의 고분들이 한데 모여 있는 곳으로 미추왕릉을 비롯해 가장 큰 황남대총, 그리고 유물 출토가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진 천마총 등 모두 22기의 고분이 커다란 고분군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에요. 고분 주변으로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유난히 길고 추웠던 이번 겨울이라 그런지 울창했던 대릉원 숲길의 나뭇가지가 메마르고 더욱 앙상해 보이기는 하지만, 이제 곧 있으면 보송보송 예쁜 꽃들을 피워내겠지요? 황남대총 안쪽으로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어 보세요.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커다란 양옆의 고분 사이로 나무 세 그루가 나란히 서 있고, 뒤편으로는 커다란 황남대총이 마치 엄마의 품처럼 세 그루의 나무를 감싸고 있는 듯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되면 가운데 목련나무에서 피어나는 하얀 목련 꽃이 황남대총의 곡선과 잘 어우러져 대릉원에서만큼은 가장 큰 존재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작년 3월 말 목련 꽃이 피었을 때 대릉원 황남대총의 풍경입니다. 특히 저녁에는 조명도 밝혀주기 때문에 은은하게 빛나는 황남대총의 야경도 정말 아름다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가는 길 (혹은 들어오는 길)에서 만난 대릉원에서 유일하게 능의 주인이라고 알려진 미추왕릉입니다. 경주 김 씨의 시조인 김알지의 후손으로 신라 최초의 김 씨 성을 가진 왕으로 농업을 장려했다고 하는데요. 주인이 있는 능이라 그런지 다른 고분과는 달리 전각과 함께 담장이 둘러쳐진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 계림로 일대 문의 : 054-750-8650 입장료 : 어른 2000원, 청소년 1200원, 어린이 600원 관람시간 : 09:00~22:00 대중교통 : 경주 버스터미널에서 도보 20분, KTX 신경주역에서 60, 61번 버스 탑승 교촌 한옥마을, 혹은 교촌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은 대릉원과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요. 원래 경주 교촌은 신라 신문왕 2년(682년)에 설립된 한반도 최초의 국립대학이라 할 수 있는 국학이 설치된 자리였다고 합니다. 이후 신라시대의 국학이 고려의 향학, 그리고 조선시대로 넘어와 향교가 되면서 향교가 있었던 자리라 하여 교동 혹은 교촌, 교리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교촌마을에서 가장 중심이 되며 가 볼 만한 곳은 바로 마을 안쪽에 자리 잡은 최 씨 고택입니다. 경주 최 씨의 종가로 알려진 이곳은 1700년경 99칸의 대저택으로 지어진 곳이었지만, 사랑채와 별당은 1970년 화재로 소실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물론 고택의 안마당까지 들어가서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최근 교촌마을에서도 한복을 대여하는 곳이 생겨서인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고택의 뒷마당 역시 오래된 소나무를 비롯하여 각종 수목과 꽃들이 어우러진 예쁜 정원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소 : 경북 경주시 교촌길 39-2 입장료 : 없음 관람시간 : 최 씨 고택 09:30~17:30(한옥마을은 제한 없음) 대중교통 : KTX 신경주역 및 경주 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 60, 61번 탑승 경주 역사지구 인근에는 ‘황룡사지’라는 너른 절터가 있습니다. 절이 소실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으면 불국사처럼 ‘사(寺)’로 끝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황룡사지처럼 절이 소실되고 그 터만 남아있는 곳이라면 절터라 하여 ‘사지(寺地)’로 이름이 붙습니다. 경주에서는 ‘사지’로 알려진 대표적인 곳이 황룡사지와 감은사지가 있어요. 절터만 남아있는 곳이고 신라시대의 최대 사찰로 알려진 곳이라 그런지 황룡사지의 절터는 정말 넓어 보였습니다. 신라 진흥왕 14년(553년) 당시 궁궐로 짓고자 했던 곳을 중간에 변경하여 궁궐 대신 사찰로 짓게 된 곳입니다. 당시 사찰 면적만 해도 대략 2만여 평 정도 된다고 하니 만약 소실되지 않고 지금껏 남아 있다면 동양 최대 규모의 사찰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잘 알려진 이곳의 랜드마크 황룡사 9층 목탑은 선덕여왕 14년(645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니 황룡사 착공 때부터 9층 목탑이 세워지기가지 90년의 대역사였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정말 아쉽고 불행하게도 찬란했던 이 문화유산은 고려 시대 몽고군의 침입으로 황룡사 9층 목탑을 비롯해 사찰 전체가 불에 타 소실되면서 지금은 그 터만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오래전부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황룡사와 황룡사 9층 목탑의 복원을 위해 지금도 절터에서는 복원을 위한 발굴 및 유적지 조사 과정이 계속 진행이 되고 있고요. 비록 지금은 거의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황룡사지만, 찬란했던 문화유산에 대해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알리기 위해 황룡사지 바로 옆에 황룡사 역사문화관이 작년부터 새롭게 개관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황룡사의 모든 것을 알아볼 수 있는 곳이지요. 황룡사 역사문화관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황룡사 9층 목탑을 1/10으로 축소 복원한 모형이었습니다. 1/10 크기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엄청 정교하게 만들어진 데다 높고 크더라고요. 복원모형의 높이가 8미터라고 하는데, 그럼 실제 크기는 얼마나 어마어마했을지 상상이 잘 가질 않습니다. 실제 이 1/10 모형을 제작하는 기간만 해도 10년이 걸렸다 하고 사용된 목 부재가 42,000개, 85,000장의 동기 와가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실제 신라시대 당시 목탑을 쌓을 때 얼마나 많은 인력과 기술, 그리고 노력이 필요했을지 절로 고개가 숙여지더군요. 하지만 정말 아쉽게도 1238년 몽고군에 의해 황룡사와 함께 불에 타 무너지게 되었는데, 당시 신라시대 사람들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거대한 목탑이 무너지는 순간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찢어졌을지 감히 가늠도 되지 않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황룡사 역사문화관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황룡사 9층 목탑의 경우, 아주 오래전의 유물이라 설계도 및 관련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복원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하는데, 이곳 전시실에는 각계 각층의 자료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황룡사 9층 목탑이 복원된 여러 형태의 모양을 단면도로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실제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몇 안되는 유물 중 황룡사 지붕 제일 끝 쪽 위에 장식되는 ‘치미’의 복제품과 황룡사 장육존상 불두의 머리 장식품인 청동 나발을 복제해 장육존 상의 크기를 가늠하고자 만든 불두 모형의 복원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불상의 머리 크기만 해도 정말 엄청난 크기인데 역시 당시 황룡사의 규모와 지위를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3D 시청각실에서는 매 정해진 시간마다 황룡사 관련 영상물도 볼 수 있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가신다면 꼭 한번같이 관람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소 : 경북 경주시 임해로 64-19 문의 : 054-777-6862 입장료 :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관람시간 : 09:00~18:00 (11~2월 동절기에는 17:00까지) 대중교통 : 경주 버스터미널에서 10, 10-3, 15, 100, 150번 시내버스 탑승 경주 솔거 미술관은 황룡사 역사문화관과 함께 궂은 날씨에 여행을 왔다면 실내에서 즐기기 좋은 여행지 중의 한 곳입니다. 보문 단지 부근 경주 엑스포 문화공원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미술관인데요. ‘솔거’라는 이름은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신라시대 당대 최고의 화가로 알려져 있는데, 위에 언급되었던 황룡사 벽에 그린 ‘노송도’라는 작품이 유명하답니다. 이 노송도 그림에 진짜 새가 앉으려다 벽에 부딪혀 떨어졌다는 전설적인 일화가 전해 내려오는 인물이지요. 그래서 미술관 입구에는 노송도 안내 표지판이 길을 안내하고 있어요. 솔거 미술관에서는 솔거의 작품이 아니라 (아쉽게도 솔거의 작품은 전해지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경주 출신의 실경 산수화의 대가로 알려진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주로 전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미술관은 2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특이한 관람 동선으로 계단 없이 물 흐르듯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편안합니다. 동양적인 요소가 가미된 산수화 작품들이 주로 많이 보였으며, 작품들의 크기도 큼직큼직해서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라도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술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작품이 아니라 바로 아래층 전시관 벽면에 있던 넓은 창이었습니다. 바깥의로 보이는 실제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이 되는 듯한 멋진 공간 연출을 보여주고 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창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곳이라 솔거 미술관에 오게 되면 인증숏을 꼭 남겨야 하는 필수 스폿이 되기도 합니다. 전시관 입구 쪽 사이에는 바깥으로 통하는 문이 있는데, 조그만 정원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햇빛이 따뜻한 날에는 이곳에서 잠시 바깥공기를 쐬는 것도 좋습니다. 미술관 바깥으로 나와 길 건너편으로 가게 되면 ‘시간의 정원’ 이라는 커다란 정원이 나오게 됩니다. 날씨가 더 풀리고 따뜻해지면 미술관 관람을 하고 난 후 이곳 정원을 산책하며 둘러보는 것도 좋은 데요. 유럽풍의 정원 형식에 12지 석상의 동양적인 요소가 섞여 있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독특한 문양이 특징입니다. 땅 위에 서서 보기엔 잘 느끼지 못할 수 있으나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렇게 특별한 문양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주소 : 경북 경주시 경감로 614 문의 : 054-740-3990 입장료 :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7세 미만 어린이 무료 관람시간 : 09:00~18:00 (동절기에는 변경 가능, 1/1일, 설날, 추석, 매주 월요일 휴관) 대중교통 : 경주 버스터미널에서 10, 100, 150, 700번 버스 탑승 / KTX 신경주역에서 700번 버스 탑승 출처 : 대한민국구석구석 SNS 글, 사진 : 다님 1기 손창현 https://blog.naver.com/korea_diary/221225079339 ※ 위 정보는 2019년 1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