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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옥의 지붕과 서양식 종탑이 어우러진 성당에서 여정을 시작합니다. ‘ㄱ’자형 예배당에서는 새로운 믿음과 옛 관습이 만난 흔적을 살피고 흙과 돌로 쌓은 마을 담장을 따라 일상의 풍경으로 들어섭니다. 나바위 성당에서 두동교회 구본당을 거쳐 함라마을 옛 담장으로, 건축에 남은 사람들의 시간을 읽는 익산 여행입니다. ★ 오래된 건축과 골목을 따라가는 익산 여행 ★ - 나바위 성당: 한옥과 서양식 건축이 어우러진 천주교 성지 - 두동교회 구본당: ‘ㄱ’자형 예배당에 남은 초기 개신교의 역사 - 익산 함라마을 옛 담장: 흙과 돌의 질감을 살피며 걷는 마을 골목 익산시 망성면 화산 자락에 자리한 나바위 성당은 한옥의 고즈넉한 기와지붕과 서양식 벽돌 종탑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건축물입니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고딕풍 벽돌 종탑이 시선을 사로잡고, 곁으로 돌아가면 길게 뻗은 팔작지붕 처마와 목조 회랑이 전통 한옥의 단아한 멋을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공간으로, ‘나바위’라는 이름은 성당 주변에 너른 암반이 펼쳐져 있어 붙여진 순우리말 지명입니다. 이곳은 한국인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역사적인 귀국 여정을 기리는 유서 깊은 성지이기도 합니다. 1845년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는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 등과 함께 작은 목선 ‘라파엘호’를 타고 거친 풍랑을 헤치며 이곳 나바위 화산 아래 황산포 인근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험난했던 금강 물길을 따라 이어진 귀국의 애환과 신앙의 역사가 성당 안팎과 뒤편 언덕 곳곳에 오롯이 남아 숨 쉬고 있습니다. 현재 마주하는 성당은 베르모렐 신부의 주도로 1906년에 첫 삽을 떠 이듬해 완공된 건물입니다. 건립 초기에는 한식 기와지붕과 툇마루 회랑, 목조 종탑을 갖춘 한옥 모습이었으나, 1916년부터 1917년에 걸친 개수 공사를 통해 흙벽을 붉은 벽돌로 바꾸고 정면에 고딕식 벽돌 종탑을 세웠습니다. 처음부터 완성된 단일 양식이 아니라, 한옥의 뼈대 위에 서양식 건축 요소를 지혜롭게 더하며 세월 속에서 유연하게 변화해 온 독창적인 공간입니다.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가지런히 놓인 긴 의자와 묵직한 나무 기둥, 창살을 통해 은은하게 스며드는 빛이 어우러져 한없이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실내를 가로지르는 목조 기둥들은 건축 하중을 받치는 역할을 넘어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흔적입니다. 유교적 관습이 엄격하던 시절, 기둥 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해 남녀 신자의 예배 자리를 구분했던 당시의 풍경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제대 주변에 보존된 유서 깊은 벽 제대와 옛 세례대 역시 지나온 시간의 깊이를 가늠하게 하는 볼거리입니다. 성당 곁에 자리한 나바위성지 역사관은 옛 사제관을 개조해 꾸민 공간입니다. 이곳은 아름다운 성당 건축을 둘러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지가 품고 있는 시대적 배경과 순교의 역사를 한눈에 살피는 지점입니다. 사제관 뒤편으로 발길을 옮기면 인자한 표정의 성모상과 호젓한 숲길이 나타나며, 건물의 조형미에 머물던 시선은 푸른 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고요한 언덕길로 자연스레 이어집니다. 언덕 정상의 너른 바위 위에 자리 잡은 망금정(望錦亭)은 1915년 베르모렐 신부가 드망즈 주교의 피정(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묵상과 기도에 집중하는 시간)을 돕기 위해 세운 정자입니다. 시원하게 트인 바위 위 정자에서 주변 평야와 금강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왜 이곳이 깊은 쉼과 기도의 자리였는지를 자연스레 깨닫게 됩니다. 정자 바로 곁에는 김대건 신부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순교 기념탑이 단단하게 서 있습니다. 한옥 지붕과 종탑을 살피며 시작한 걸음이 첫 사제의 발자취와 묵직한 역사의 기억을 되짚는 평온한 산책으로 완성되는 나바위 성지입니다. 나바위 성당 -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망성면 나바위1길 146 - 문의: 063-861-9210 다음 목적지는 성당면 두동마을에 자리한 두동교회 구본당입니다. 푸른 소나무 그늘 아래 자리 잡은 낮은 함석지붕과 흰 회벽이 소박하면서도 온화한 멋을 풍기는 한옥식 예배당입니다. 건물의 모퉁이를 따라 시선을 옮기면 두 날개가 직각으로 꺾여 만나는 독특한 ‘ㄱ’자형 구조가 단번에 눈길을 끕니다. 너른 마당 한쪽에 우뚝 선 소나무는 오랜 세월 예배당과 자리를 함께하며, 건물의 유구한 역사를 묵묵히 곁에서 지켜온 든든한 증인입니다. 두동교회의 역사는 1923년 마을 유력자 박재신의 사랑채에 작은 예배 처소를 마련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새로운 예배 공간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 되자 교인 이종규가 대지를 기증했고, 성도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1929년에 지금의 구본당을 완공했습니다. 지역 공동체의 자발적인 헌신과 정성으로 세워진 이 예배당은 한국 초기 개신교의 토착화 과정과 마을의 역사를 생생하게 품고 있는 귀중한 근대문화유산입니다. 예배당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나무 마루와 단단한 목재 기둥, 천장에 시원스럽게 드러난 대들보와 서까래가 어우러져 군더더기 없는 담백함을 자아냅니다. 화려한 장식 대신 나무의 결을 살린 짜임새 자체가 공간의 깊은 울림을 만듭니다. 시선의 중심이 되는 모서리 강단과 양 갈래로 뻗은 좌석 배치는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포인트입니다. ‘ㄱ’자형 평면은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합니다. 꺾인 두 날개 건물에 각각 남신자석과 여신자석을 분리하고, 출입문 또한 양쪽 끝에 따로 내어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배려했습니다. 두 공간이 직각으로 교차하는 모서리 지점에 설교 강단을 두어, 목회자는 양쪽 신도를 모두 바라볼 수 있지만 남녀 교인은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구조입니다. 건물 구조 자체로 남녀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함으로써, 당대의 엄격했던 사회상과 이를 존중하며 복음을 전하려 했던 고뇌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나바위 성당이 실내 기둥 사이의 칸막이로 남녀의 자리를 나누었다면, 두동교회는 건물 전체를 ‘ㄱ’ 자 형태로 구성해 그 해답을 찾았다는 점에서 두 공간을 나란히 비교해 보는 재미도 남다릅니다. 구본당은 1964년 곁에 새 예배당을 지을 때까지 오랜 시간 마을 교인들의 신앙 중심지 역할을 도맡았습니다. 오늘날에는 초기 교회의 발자취와 지나온 역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바깥마당에서 우직한 소나무와 정겨운 목조 종탑을 올려다보고, 안으로 들어와 옛 지혜가 깃든 강단과 공간의 조화를 살피다 보면 낯선 신앙이 우리네 시골 마을에 온화하게 뿌리내리던 과정과 온기가 가만히 전해집니다. 여행 꿀TIP 한국관광공사의 무료 오디오 가이드 '오디(Odii)'와 함께 여행지의 숨은 이야기를 들으며 걸어보세요! .odii-widget-frame {width: 100%;max-width: 630px;margin: 0 auto;}.odii-widget-frame iframe {display: block;width: 100%;height: 320px;border: 0;} 두동교회 구본당 -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성당면 두동길 17-1 - 문의: 063-862-0238 익산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는 함라면에 자리한 함라마을 옛 담장입니다. 앞서 나바위 성당과 두동교회에서 웅장하고 독창적인 건축 구조를 살폈다면, 이곳에서는 아늑한 골목길을 거닐며 오랜 세월이 빚어낸 마을의 결을 느껴볼 차례입니다. 따스한 황토빛 벽체 사이로 촘촘히 박힌 크고 작은 돌들, 그 위를 정갈하게 덮은 기와가 고택의 유려한 처마선과 한데 어우러집니다. 곧게 뻗어나가다 모퉁이에서 부드럽게 휘어지는 담장을 따라 걸음을 옮길 때마다 골목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이 시시각각 새로운 표정으로 다가옵니다.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함라마을 옛 담장은 다채로운 재료와 축조 방식이 한곳에 공존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닙니다. 담장의 주를 이루는 것은 흙을 단단히 다지고 돌을 박아 쌓아 올린 토석담이지만, 순수한 흙만으로 빚은 토담과 자연석을 쌓은 돌담, 단정한 전돌로 멋을 낸 담장까지 골목 곳곳에 다채롭게 남아 있습니다. 특히 일부 구간은 양쪽에 나무 거푸집을 대고 황토와 짚을 섞어 다져 올린 전통 판축 공법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어, 가까이 다가서서 흙과 돌이 빚어낸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질감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집의 규모에 비해 담장이 높은 점도 함라마을 옛 담장의 특징입니다. 골목으로 들어서면 집 안의 전경보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담장의 질감과 높낮이가 먼저 시야를 가득 채웁니다. 이 거대한 담장들은 한순간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대를 이어가며 허물어진 곳을 보수하고 덧붙여 온 세월의 결실입니다. 흙 한 줌, 돌 한 개를 정성껏 쌓아 올린 방식마다 마을 사람들의 온기 어린 손길과 고단했던 삶이 켜켜이 스며 있습니다. 담장 위로 길게 뻗은 초록 나뭇가지와 붉은 흙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은 골목길에 계절의 깊은 정취를 더해줍니다. 짙은 나무 그늘이 드리운 서늘한 길목과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양지바른 모퉁이에서 황토빛 담장은 저마다의 깊은 빛깔을 뿜어냅니다. 성당의 이국적인 종탑과 ‘ㄱ’자형 한옥 예배당에서 시작된 건축 기행이 소박한 돌담의 온기로 부드럽게 이어집니다. 종교적 믿음의 성지를 지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애환이 서린 골목을 걷다 보면, 익산의 유서 깊은 건축과 역사를 가장 가깝게 마주하는 뜻깊은 여행이 완성됩니다. 여행 꿀TIP 한국관광공사의 무료 오디오 가이드 '오디(Odii)'와 함께 여행지의 숨은 이야기를 들으며 걸어보세요! .odii-widget-frame {width: 100%;max-width: 630px;margin: 0 auto;}.odii-widget-frame iframe {display: block;width: 100%;height: 320px;border: 0;} 익산 함라마을 옛 담장 -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함라면 일대 - 문의: 063-859-3825 ※ 위 정보는 2026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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