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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이전의 청계천은 강우 시 물이 자주 넘쳤다.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북쪽의 북악산, 북동쪽의 인왕산, 남쪽의 남산 등 주변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빗물이 청계천으로 한꺼번에 몰렸을 것이다. 조선시대, 왕궁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청계천이 정비되기 시작했다. 강바닥을 넓고 깊게 만들고, 강가에 둑을 쌓으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냇물로 거듭났다. 지금은 시민의 휴식처로 자리매김한 청계천이지만, '자연'이라는 말을 붙이기는 조금 어색하다. 현재 청계천에 흐르는 물은 취수장에서 퍼 올린 물이기 때문이다. 청계광장에서 시작해 종로, 동대문을 거치며 흐르는 청계천을 따라 빌딩숲이 양옆을 메웠다. 서울의 변천사가 고스란히 담긴 풍경이지만 계절의 진한 냄새를 맡기란 조금 어렵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어느 날부터 청계천 주위가 행사준비로 부산하더니 '서울 등 축제(11월 18일까지 진행)'가 열렸다. 11월의 문턱을 지나면서 겨울에 들어섰다. 따뜻함이 간절해지는 시기다. 등불이 주는 따뜻한 느낌 때문일까. 축제장에 가보고 싶은 맘이 절로 든다. 축제의 취지 또한 온기를 품고 있다. 풍년과 나라의 태평성대,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열렸다는 내용이다. 광화문 부근, 청계광장에서 동대문 방향으로 등불, 선조의 옛 모습, 예술작품 등이 청계천 위로 길게 전개됐다. 시원한 폭포수 소리와 함께 여정이 시작된다. 처음 마주한 것은 자격루. 이어서 훈민정음, 혼천의 등 세종대왕과 관련된 업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어서 사극드라마에서 자주 접하는 장수, 궁녀가 이어진다. 왕을 믿고 따랐던 신하의 성심이 느껴진다. 걷다가 갑자기 진지한 눈빛으로 피사체를 살피는 사람들. 흔히 포착되는 모습이다. 전문가용 카메라부터 휴대폰 카메라까지 다양한 촬영기기지만 그들의 눈빛만큼은 사뭇 진지해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곤 한다. 낮에는 삼각대, 스트로보 등 보조기기가 없어도 되니 부담 없이 사진 찍으며 즐기기 좋다. 광교를 지나면 거대한 파인애플이 눈길을 끈다. 예로부터 파인애플은 다산, 환영, 행운 등을 상징한 과일이라고 한다. 축제의 취지와 잘 들어맞는 파인애플을 지나면 일본에서 매년 8월에 개최되는 타치네푸타 축제에 사용됐던 작품도 볼 수 있다. 다리 아래로, 세계 각국의 어린이가 귀여운 포즈를 잡고 있다. 다산과 다복을 상징하는 물고기 작품과 각 지자체에서 내건 작품, 만화 케릭터 작품 등이 이어지면서 축제장 후반부에도 높은 완성도의 작품들이 흥미를 끈다. 특히 산천어, 잉어 등 물고기로 꾸며진 구간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가시라. 어둑해지면서 등이 켜졌다. 등을 밝히는 문화는 연등행사가 대표적이다. 부처님이 오시는 날, 거리를 수놓은 연등은 모두가 보기에도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종교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일부 사람은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등 축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전기가 없던 시절의 등불이란, 밤에 공부하는 선비의 방에, 밤길을 걷는 아씨의 앞에 있던 일상적인 생활도구였다. 현재는 특별한 소재로 활용돼 이색적인 분위기를 재현하는 일등공신이다. 은은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것 중 등만 한 것이 더 있을까 싶다. 고려시대에는 '연등회'라는 명절이 있었으며 '연등도감'이라는 전문기관을 설치해 행사를 진행토록 했다. 이후 조선이 들어서면서 나라에서 행하는 연등행사는 없어졌지만, 백성들 사이에선 음력 4월 8일에 등을 밝히는 '등놀이' 풍속이 있었다. 당시 남산에서 내려다보이는 등불 풍경은 한성의 대표적인 경치로 손꼽혔다고 한다. 어두워질수록 작품이 돋보인다. 낮과 밤, 두 모습으로 새로움을 더하는 약 1.5㎞의 축제장. 마음이 따뜻해지는 또 다른 산책을 하는 기분이다. 물론, 11월 밤공기가 차가우니 방한복을 잘 챙겨입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야간 사진촬영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간단한 기초지식을 알아보고 오는 것이 좋겠다. 작품만 찍는다면 삼각대는 필수. 작품과 사람을 같이 찍는다면 스트로보가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시골이었으면 새카만 하늘이겠지만, 서울의 하늘은 시민에게 밤을 양보한 듯 어중간한 밤이다. 가로등, 빌딩 창문, 네온사인과 달리 등불에서 전해지는 따스함이 좋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 서울,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따뜻한 등불 하나 품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뼌한킈 하고져 핧 따라미니라 편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세종대왕의 마음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주변 음식점 -까델루포 : 파스타, 샐러드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6길 5-5 / 02-734-5233 -빈스빈스 : 와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9길 3-1 / 02-736-7799 http://www.beansbins.com/ -대문 : 한정식 / 서울특별시 도봉구 시루봉로 139-6 / 02-956-0843 -동해별관 : 물회정식 /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112번길 13 / 02-3445-7979 숙소 -프래지던트호텔 :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 16 / 02-753-3131 http://www.hotelpresident.co.kr/ -엠호텔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70길 8 / 02-783-2271 http://www.hotelm.co.kr/html/kor/wc/index.html -트래블러스A :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27번길 35 / 02-2285-5511 -문게스트하우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일대로32길 31-18 / 02-745-8008 http://www.moonguesthouse.com/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안정수 취재기자( ahn856@gmail.com )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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