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어기는 뜨거운 여름과 함께 물러간다. 육지가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기 전 항구 도시들이 먼저 깨어나는 건 이 덕분이다. 찬바람에 살 오른 바다 짠것들은 짭조름한 맛으로 사람들을 부른다. 그중 가을 서해안을 으뜸으로 치는 건 대하와 전어 덕분이다. 겨울이면 등장하는 새조개와 굴 등도 힘을 보탠다. 수도권에서도 멀지 않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충청남도 땅에 들어서면 당진을 시작으로 서산·태안을 지나 홍성·보령·서천이 차례로 펼쳐진다. 금강이 전북 군산과의 경계를 알리기 전까지 서해안 줄기를 따라 맛있는 여행지들이 이어지는 것. 모두 두 세시간이면 닿는 거리다. 가을이면 위아래로 길게 뻗은 충남 해안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귀한 별미로 꼽히는 대하와 집나간 며느리 발길을 돌리던 전어구이는 21세기 들어 전국구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짠것들이 몰려들기 때문일까.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서해안은 모두 바다 먹거리들이 주인공이다. 특별한 것은 없다. 사람들은 대하나 전어를 실컷 먹고는 갯바람을 쏘이다 돌아간다. 서해안 드라이브를 즐기며 홍성과 보령·서천 등을 따라가며 하나씩 별미를 맛보기도 한다. 별다른 행사가 없어도 사람들은 축제장을 찾는다. 제철 생물을 내놓았을 뿐인데 말이다. 이유가 무얼까.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홍성IC로 빠져나오면 남당항 까지 15분이면 닿는다. 해안을 따라 자리한 수십 개의 음식점이 보인다. 집집마다 들어찬 수족관에 대하가 가득이다. 살아있는 것을 보니 양식이다. 자연산은 성질이 급해 잡히자마자 죽는다. 충남 서해 천수만 근방에서 잡히는 자연산 대하는 크기도 맛도 좋기로 유명하다. 잡히는 양에 따라 시세가 달라지긴 하지만 귀한 만큼 몸값이 높은 편이다. 9~11월이 제철인 대하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으뜸이다. 어디 맛만 좋으랴. 단백질 풍부한 대하는 신장 기능과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앞서 잠깐 설명했듯 대하는 자연산과 양식으로 나뉜다. 자연산은 대부분 천수만에서 잡은 것이다. 지도를 잠시 살펴보자. 안면도와 홍성 사이에 천수만이 자리한다. 위아래로 길게 뻗은 안면도가 큰바다를 막아주니 그 안에 안긴 천수만은 잔잔하고 평화로울 터다. 이곳이 대하의 서식지이자 산란지라면? 안면도와 마주한 뭍, 그중에서도 천수만의 가운데 즈음 자리한 곳으로 대하잡이 어선들이 모였으리라. 그곳이 바로 남당항이다. 홍성 서부면 남당리에 자리한 작은 항구가 대하로 이름을 떨치게 된 연유다. 좀더 여유롭게 맛볼 수 있는 양식 대하도 살펴보자. 흔히 대하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동남아종인 흰다리새우가 많단다. 대하(大蝦), 말 그대로 큰 새우다. 둘의 생김새로 따지자면 수염 길이 등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우리가 남당항을 찾은 것은 대하의 진실을 파헤치거나 논문을 쓰려는 것이 아니라 새우 맛도 보고 바람도 쏘이려던 것 아니던가. 너무 심각해지지 말자. 진짜 대하를 맛보고 싶다면 자연산을 선택하시라. 다만 자연산 대하는 성질이 급해 빨리 죽기도 하거니와 애써 살아 올라와도 그물에서 떼어내는 동안 죽어버리기 일쑤라 달큰한 생새우로는 맛보기 어렵다. 자, 대하 맛을 보러 갈 시간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2kg 정도면 배불리 맛볼 수 있다. 대하를 먹고 난 후 해물칼국수나 해물라면 등으로 마무리 하는 것도 잊지 말자.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대하를 주문하면 굵은 소금이 깔린 납작한 냄비가 나온다. 일단 가열한 소금밭으로 살아있는 대하를 투하시켜 익힌다. 어찌나 기운이 좋은지 냄비로 옮기는 동안 도망가기 일쑤다. 소금구이가 유명하다지만 산지 별미, 생새우로도 맛보자. 보드라운 생새우 살은 달디 달다. 이제껏 맛본 소금구이와는 또 다른 맛이다. 처음에는 징그럽다고 하던 이들도 한번 맛을 보면 자연스럽게 생으로 대하를 즐기곤 한다. 소금구이 대하를 맛있게 먹으려면 너무 익히면 곤란해요. 단맛도 빠지고 질겨지거든요. 대하가 불그스름 할때까지 뚜껑을 덮었다가 살짝 몸이 구부러지면 불을 끄고 먹는 게 좋아요. 남당항 식당 주인장의 설명이다. 대하는 익을수록 점점 머리를 숙인다. 너무 익히면 꼬리와 닿을 듯 구부러진다. 이런 대하는 수분이 빠져나가 맛이 덜하다. 아무 양념 하지 않아도 고소하고 담백한 대하 본연의 맛을 느끼려면 적당히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대하 껍질이 붉은색을 보이면 몸통은 먹고 머리는 더 익힌다. 바싹 익힌 대하머리도 색다른 별미다. 남당항을 찾은 날은 주말. 대하 맛을 보고 나니 대하잡이가 한창이었다. 간이 체험장에 들어간 꼬마들이 대하며 전어잡기에 여념이 없다. 대하가 느린 것인지 꼬마들이 날렵한 것인지 잘도 잡는다.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다. 대하는 오는 11월 초까지 맛볼 수 있다. 가을별미 전어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하를 주문하면 대부분 전어가 몇 마리씩 서비스로 놓인다. 수도권에서는 당일치기로도 얼마든지 다녀올 수 있으니 가족단위 여행으로도 데이트 코스로도 그만이다. 깊어가는 이 가을, 대하 맛보러 가려는 이 어디 없소? ※ 주변 음식점 -9월부터 11월초까지 홍성 남당항은 해안을 따라 대하를 맛볼 수 있는 곳이 가득이다 ※ 숙소 - 홍성온천관광호텔 :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 내포로 42 / 041-633-7777 - 용봉산자연휴양림 : 충청남도 홍성군 홍북면 용봉산 2길 87 / 1588-3250 - 예당큰집 :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 무한로 957-24 / 041-642-3833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위 정보는 2020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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