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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주왕산(周王山·721m)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안동에 들어선 다음 34번 국도에 올라 꼬박 1시간은 달려야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길이 또 오죽이나 구불구불한지 강원도 산골 오지마을을 찾아가는 것 같다. 짙은 푸름이 전해지는 '청송(靑松)'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었을까. 청송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34번 국도를 따라가면 동해안 영덕과 닿는다. 이 고장을 이름만큼 푸르고 짙게 만든 일등 공신은 낙동정맥이다. 강원도 태백부터 동해안을 따라 부산 몰운대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은 트레킹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 낙동정맥을 두고 왼편으로 산골 마을 청송이, 오른편으로 해안 마을 영덕이 자리한다. 주왕산이 낙동정맥에 솟아있다. 옛날에는 산길을 걷고 걸어 고개를 넘고 넘어야 닿을 수 있던 오지중의 오지였다. 이 오지 산골이 가을 단풍철이면 몰려드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는다. 설악산보다 느리고 내장산보다 이른 단풍 절정이 이유랄까. 주왕산 전체 탐방객의 70% 가량이 가을 단풍철에 몰려든다니 그 아름다움이야 다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주왕산 상의매표소 주차장에 내리면 좁은 길을 따라 이어진 산자락 음식점들은 청명한 하늘과 기암을 병풍삼아 사람들을 맞는다. 주왕산의 상징이자 수문장으로 알려진 기암(旗岩)은 옛날 당나라 주왕이 깃발을 세웠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 주왕산에 얽힌 전설부터 들어보자. 주왕은 중국 당나라때 진나라 재건을 위해 반역을 일으킨 주도로 알려진다. 반역은 실패했고 주도는 쫓기고 쫓겨 신라 땅까지 들어서게 된다. 이에 당나라는 신라에 그를 잡아달라고 요청했고 신라 마일성 장군은 주왕굴에 숨어있던 주도를 잡아낸다. 생포된 주도는 당나라 장안에서 참수되었다고도 전해지고 주왕굴에서 최후를 맞았다고도 전해진다. 주도를 잡은 후 마장군은 주왕산에서 가장 잘 보이는 암봉에 깃발을 꽂았단다. 기암(旗岩)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다. 그런데 1990년대 말 청송의 향토사학자 김규봉씨는 <주왕사적>이라는 비기를 해독하면서 이견을 내놓는다. 주왕산 전설의 실체는 신라의 왕위쟁탈전에서 밀려나 반란을 일으켰던 김주원 김헌창 김범문이고 실패한 반란을 감추기 위해 당나라를 끌어들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자, 전설을 품은 주왕산으로 들어가 보자. 이번 주왕산 트레킹은 대전사에서 시작해 제1폭포(용추폭포)~제2폭포(절구폭포)~제3폭포(용연폭포)를 보고 돌아올 예정이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오지마을 내원동도 조금 걸어볼 참이다. 남녀노소 모두 무리 없이 걸으며 폭포와 단풍으로 물든 주방천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기암을 마주하고 매표소를 지나면 바로 대전사에 닿는다. 대전사는 사명대사 유정(惟政, 1544~1610)이 임진왜란 때 승군을 훈련시켰던 곳이다. 1592년부터 1598년까지 계속된 임진왜란의 폐해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나고 여기에 승려들까지 뛰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급박했다는 뜻이리라. 대전사를 지나 주방천을 따라 걷는 길. 가을 가뭄에 물길은 약하지만 알록달록 물든 단풍만은 어김없이 탐방객들을 반겨준다. 언제까지고 걷고 싶은 길이다. 다리 사이로 돌을 던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을 품은 아들바위도 재미를 더한다. 얼마나 걸었을까. 제1폭포와 주왕암·주왕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제1폭포로 바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주왕암과 주왕굴을 지나 제1폭포로 닿는다. 가을풍경을 더 잘 볼 수 있는 주방천을 따라 제1폭포로 향하기로 했다. 주왕암(周王庵)은 통일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진다. 멀지 않은 곳에 주왕이 몸을 숨겼었다는 주왕굴이 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기암(奇巖)의 향연이 시작된다. 물줄기 오른편으로 급수대가 제일 먼저 고개를 내민다. 바위 꼭대기에서 두레박으로 계곡을 물을 퍼 올렸다고 급수대라고 이름 붙었다. 급수대 바로 위에는 청학과 백학의 전설을 품은 학소대가 있다. 다음은 시루봉이다. 떡을 찌는 시루를 닮았다고 유래한 이름. 보는 각도를 달리하니 아무리 봐도 인자한 할아버지 얼굴이다. 학소교를 건너면 거대한 협곡 사이로 들어선다. 철제다리를 따라 바위틈으로 걸어가는 길, 기암과 물줄기가 그려낸 풍광이 그저 신비롭기만 하다. 곧 제1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을 가뭄 때문인지 물줄기가 약하다. 선녀가 내려와서 목욕한다는 하트 모양의 선녀탕을 지나면 곧 제2폭포 갈림길이다. 100미터쯤 떨어진 곳에 자리한 제2폭포를 구경하고 다시 이곳으로 와야 한다. 2폭포는 절구폭포라는 이름처럼 절구모양과도 닮은 듯도 싶다. 널찍한 폭포 앞은 기념 촬영하는 이들로 가득이다. 제3폭포는 주방천이 품은 폭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하다. 계단처럼 층층이 이어져 구경하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폭포처럼 보인다. 3폭포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3폭포를 지나면 내원마을 초입이다. 불과 5년 여 전만 해도 이곳에는 전기도 들지 않는 오지마을, 내원마을이 자리했었다. 지금은 모두 산 아래로 이주했다. 내원마을 계곡 옆으로 자리를 펴고 앉은 이들은 이곳을 기억하는 것일까. 가을이 진해지면 곧 주왕산 폭포들이 얼어붙는 겨울이 올 것이다. 또 봄이 오면 꽃분홍 수달래로 채워지겠지. 다음 가을이 올 때까지 주왕산 단풍을, 단풍으로 물든 주방천을 기억하리라. 주왕산은 웅장한 기암을 보는 재미와 부담스럽지 않은 트레킹 코스로 단풍철 찾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고 편안한 트레킹 코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난한 주방천 코스(대전사~제1폭포~제2폭포~제3폭포, 총 6.8km, 3시간 소요) 뿐 아니라 절골 코스(절골 공원지킴터~대문다리~가메봉~후리메기~주봉~대전사, 총12.5km, 6시간 소요) 장군봉 코스(월외공원지킴터~너구마을~금은광이~장군봉~대전사, 9.4km, 5시간 소요) 등도 있다. 이번에 걸은 주방천 코스는 주왕산(721m)의 전설을 따라 남녀노소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대전사를 시작으로 제1폭포~제2폭포~제3폭포까지는 3.4km. 내원동까지 들어가지 않으면 왕복 3시간이면 걸을 수 있다. 주왕암과 주왕굴은 내려오는 길에 들르는 편이 좋다. 문의 : 주왕산국립공원 054-870-5300 http://juwang.knps.or.kr/front/portal/visit/visitCourseMain.do?parkId=121000&menuNo=7020099 1.주변 음식점 심부자밥상 : 파천면 송소고택길 21 / 054-874-6555 달기약수닭백숙 : 청송읍 약수길 51 / 054-873-2351 주왕산 꽃돌식당 : 부동면 공원길 200-1 / 054-873-0900 주왕산 청솔식당 : 부동면 공원길 164 / 054-873-8808 2.숙소 주왕산 온천관광호텔 : 청송읍 월막리 / 054-874-7000 금강장여관 : 청송읍 월막리 / 054-874-2121 송소고택 : 파천면 송소고택길 15-2 / 054-874-6556 http://www.송소고택.kr/ 황토구들방 : 청송읍 금곡리 / 010-9435-3304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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