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길은 성안길이다. 청주읍성이 있던 청주의 중심으로, 한때 일본식 이름인 ‘본정통’이라 불리기도 했다. 성안길에는 겨울철 따끈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음식점이 몇 곳 있다. 황할머니갈비찌개, 올갱이국으로 유명한 상주집, 버섯찌개로 유명한 경주집이다. 발 디딜 틈 없이 늘 북적이는 세 음식점은 공통점이 있다. 올갱이, 갈비, 버섯을 이용해 오로지 단일 음식을 내며, 대를 잇고 있는 음식점이다. 그만큼 원재료나 음식에 대한 전문성과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다. 겨울 청주 여행을 더욱 따뜻하게 해줄 뜨끈한 음식을 차례로 맛본다. 올갱이국을 내는 상주집은 성안길의 터줏대감이라 할 만큼 오래된 집이다. 식당의 역사가 2대에 걸쳐 70년이 넘는다. 상주집은 자타가 공인하는 올갱이국 원조집으로 통한다. 식당 내부에 걸려 있는 ‘대물림 전통음식계승업소’, ‘향토전통음식지정업소’ 액자가 상주집의 오랜 역사를 대변한다. 특히 향토전통음식지정업소 액자는 1980년대 지정될 당시의 액자 그대로로 30년이나 된 상주집의 보물이다. 상주집은 2013년에 작고한 1대 주인장 김월임 할머니에 이어 그의 따님이 대를 잇고 있다. 현 주인장도 대전에서 10년 넘게 올갱이국집을 하다가 1971년에 청주로 옮겨와 어머니와 식당을 함께 운영했다. 1대 김월임 할머니는 상주가 고향으로 보은에서 올갱이를 잡아 국을 끓인 게 그 시초였다. 당시 하숙을 쳤는데 선생님이 많았고, 입소문을 타면서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고. 청주에서는 매 2, 7일장이 열렸던 서문시장에 올갱이를 잡아다 팔았고, 올갱이국을 끓이면서 자리를 잡았다. 특히 고속버스터미널이 가까워 장사가 잘 됐다. 상주집은 원래 맞은편 자리에서 운영하다가 건너편으로 옮겨왔다. 지금의 자리는 청주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삼양슈퍼마켓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잡아온 올갱이는 먼저 물에 담가 해감한 뒤 끓는 물에 익혀낸다. 국물에 된장을 풀고 부추를 넣어 끓이면 올갱이국이 완성된다. 직접 담근 된장을 쓰는데, 상주집의 올갱이국은 이 된장 맛이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밥도 인상적이다. 올갱이는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고 간장과 신장에 작용한다는 내용이 《동의보감》에 적혀 있다.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A가 풍부하여 숙취 해소와 신경통에 효능이 있고, 시력을 보호하며, 위장 기능과 빈혈 증세 개선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상주집의 메뉴는 올갱이국과 올갱이무침이 전부다. 경주집은 상주집과 바로 이웃해 있다. 오로지 버섯찌개만을 내는 원푸드 음식점이다. 그러다 보니 주문은 “뭘 드시겠습니까?”가 아닌 “몇 인분 드시겠습니까?”다. 경주집은 1973년에 문을 열었다. 버섯찌개 하나만으로 40년이 넘었으니 그 특별한 맛을 믿고 맛볼 만하다. 원래 청주 토박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단골집이었는데, 지금은 외지인도 많이 찾는다. 허름한 식당 안은 식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버섯찌개는 사골육수와 건표고, 소고기로 맛을 낸다. 육수는 한우 등뼈를 푹 고아서 쓴다. 표고버섯은 여러 지역에서 들여오는데, 바다와 인접한 지역보다는 내륙 지역의 표고버섯을 더 선호한다. 오랜 세월 경험에서 나온 비법일 터. 버섯찌개에는 건표고를 사용한다. 표고버섯은 건조 과정을 거치면서 감칠맛과 쫄깃한 식감이 살아난다. 효능면에서도 건표고가 더 낫다고 한다. ‘뼈회춘’이라 불릴 정도로 칼슘 흡수력이 뛰어난 비타민D가 훨씬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산 표고버섯은 2013년 ‘세계에서 맛과 건강에 좋은 16가지 슈퍼푸드’ 가운데 하나로 소개되었다. 비타민D가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항종양 물질인 레티난 성분을 함유해 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표고버섯은 밑동을 잘라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버섯에서 우러나는 육수가 더욱 진하고 맛있기 때문이다. 건표고는 물에 불려 잘게 찢은 뒤 재래식 간장과 마늘, 생강, 참기름, 설탕 등에 버무려 만 하루 동안 숙성시킨 뒤 사용한다. 표고버섯과 함께 잘게 썰어 넣는 소고기는 한우 암소만을 사용한다. 메뉴판에 적힌, “한우 암소가 아닐 시 1억 원을 배상한다”는 문구에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한우 사골을 고아낸 육수에 표고버섯과 얇게 썬 한우, 다진 마늘, 대파, 고춧가루 양념장 등이 한 냄비에 담겨 나온다. 냄비뚜껑을 닫고 팔팔 끓이면 표고버섯과 소고기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육수에 고춧가루 양념장의 얼큰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대체로 육수에 밥을 말아 먹는데, 밑반찬이 따로 필요가 없을 정도다. 경주집에서는 공기밥과 라면사리는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버섯찌개다 보니 술 한 잔이 간절할 법한데,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음식 맛을 제대로 느껴보라는 주인장의 배려가 아닐까 싶다. 성안길 남쪽 청주중앙공원과 육거리종합시장 중간쯤에 황할머니갈비찌개가 있다. 1976년에 문을 열었으니 30년이 훨씬 넘은 집이다.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돼지 특유의 잡내를 없애 남녀노소 불문하고 맛볼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이다.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다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건강한 밥상의 기본이기 이전에 여러 재료를 사용해 다양한 맛을 낼 줄 아는 주인장의 정성이자 비법이다. 갈비는 1등급 갈비를 사용하는데, 기름기를 거의 제거해 사용한다. 갈비에는 표고버섯가루가 들어간다. 천연조미료로 쓰이는 표고버섯가루가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양념을 담백하게 해준다고. 상호는 황할머니갈비찌개이지만 손님들이 많이 찾는 음식은 매콤갈비찜이다. 주문을 하면 밑반찬과 함께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가 나온다. 매운 갈비찜을 먹기 전 애피타이저 같은 음식으로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상차림은 간단한 편이다. 갈비찜에 들어갈 새송이버섯과 팽이버섯, 냉이 등 계절 야채가 바구니에 담겨 나오고, 쌈을 먹는 사람들을 위해 상추와 깻잎이 나온다. 밑반찬으로 동치미와 함께 양배추샐러드, 청포묵이 올라온다. 특히 청포묵은 탱글탱글하면서도 묵직한 맛이 있다. 갈비찜은 파프리카, 양파, 대파, 당근 등이 양념에 버무려져 나오는데, 끓기 시작하면 버섯과 채소를 넣고 익히면 된다. 갈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기름기가 거의 없어 퍽퍽할 것 같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매콤갈비찜은 청양고추로 매운 맛을 낸다. 매운 정도에 따라 덜 매운맛, 매운맛, 아주 매운맛으로 나뉜다. 갈비찜을 어느 정도 먹고 나면 우동사리가 나온다. 갈비찜 양념에 비벼 먹는 쫄깃한 우동사리도 일품이다. 맛있는 양념이 아쉽다면 버섯과 채소를 넣어 볶아내는 볶음밥도 맛보자. 어린이를 위한 맵지 않은 갈비찜이 나오는 아기특선도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도 좋다. 메뉴는 궁중갈비찜, 매콤갈비찜, 얼큰갈비찌개까지 세 가지다. 이중 얼큰갈비찌개는 동절기(11~2월)에만 맛볼 수 있는 겨울 별미다. 주변 음식점 경주집 :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사로93번길 21, 043-221-6523 상주집 :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사로93번길 17, 043-256-7928 황할머니갈비찌개 :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사로140번길 30, 043-222-9292 숙소 청주나무관광호텔 : 청주시 상당구 명암로293번길 45 / 043-253-6666 http://www.namoohotel.com/ M+tel :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양청송대길 9-12 / 043-213-2881 주변 볼거리 국립청주박물관 : 청주시 상당구 명암로 143 / 043-229-6300 https://cheongju.museum.go.kr/www/index.do 상당산성 : 청주시 상당구 성내로 70 / 043-201-0202 고인쇄박물관 : 청주시 흥덕구 직지대로 713 / 043-269-0556 http://jikjiworld.cheongju.go.kr/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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