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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랜 유물에 새겨진 경기도의 역사를 살핀 뒤, 화면과 소리가 뒤섞인 백남준의 예술 세계로 들어갑니다. 도심을 벗어나 연화산 자락에 닿으면 세계 각국의 불상과 돌탑이 어우러진 와우정사가 기다립니다. 과거의 기록에서 미래를 향한 상상으로, 다시 마음을 다독이는 평화의 공간으로 이어지는 용인 여행입니다. 🖼️ 시간과 상상을 따라가는 용인 여행 🖼️ - 경기도박물관: 선사 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살펴보는 경기 역사 - 백남준아트센터: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백남준의 실험 정신 - 와우정사: 세계의 불교문화와 평화의 염원이 깃든 산사 거친 화강암 외벽과 곡면 유리창이 어우러진 묵직한 이 건물이 바로 경기도박물관입니다. 1996년 문을 연 이곳은 3만 5천여 점의 유물을 품고 구석기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경기도의 긴 역사를 차분하게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경기도박물관은 전통과 현대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백색 석조 벽면에는 경기 대표 무형유산인 ‘양주별산대놀이’를 부조 벽화가 자리합니다. 이와 대비되는 야외 통로에는 화려한 캐릭터 그래피티와 붉은 벽돌 담장이 이어지며 전통과 현대가 빚어내는 색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전시실 안으로 발을 디디면 아득한 옛 시절의 숨결이 먼저 반겨줍니다. 제각기 다른 모양의 석기와 토기들은 먼 옛날 이곳에 살던 이들이 음식을 나누고 삶을 이어가던 일상을 가만히 일러줍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이야기의 중심은 조선의 수도 한양을 든든하게 받치던 경기도의 역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한양과 전국 각지, 나아가 대륙으로 통하던 고지도를 따라 걸으며 이곳이 사람과 물자가 끊임없이 모여들던 교류의 길목이었음을 새삼 확인합니다. 바로 곁 도자 전시실에서는 흙빛 표면을 긁어내 호방한 무늬를 낸 분청사기와 조선 왕실용 그릇을 굽던 관영 가마인 경기 광주 관요의 정수를 보여주는 담백한 백자가 저마다의 멋을 자랑합니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의 삶을 모아놓은 공간은 옛 선비의 사랑방을 들여다보는 듯한 재미를 줍니다. 섬세한 자수가 놓인 관복 차림의 초상화부터 바다거북 껍질로 만든 대모 안경, 매끈한 물고기 가죽 안경집, 나침반이 달린 휴대용 해시계까지, 유물 하나하나에 당시 상류층의 정갈한 취향과 눈부신 과학 기지가 녹아 있습니다. 여정의 끝자락인 근현대 공간에서는 손때 묻어 반질반질해진 양은냄비와 빛바랜 사진들이 정겹게 맞아줍니다. 왕실과 화려한 유물에서 시작한 길은 마침내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의 풍경으로 이어집니다. 석기와 토기에서 출발해 백자를 거쳐 양은냄비로 끝맺는 길을 걸어 나오다 보면, 경기도가 단순히 수도 주변의 외곽이 아니라 사람과 문화가 끊임없이 숨 쉬던 역사의 진짜 중심지였음을 느끼게 됩니다. 경기도박물관 - 주소: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갈로 6 - 운영 시간: 10:00~18:00 (입장 마감 17:2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문의: 031-288-5400 경기도박물관에서 울창한 숲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 어두운 석재와 매끈한 유리 벽이 눈길을 사로잡는 백남준아트센터에 이릅니다. 유리창에 계절의 나무와 하늘이 비치고 야외에 놓인 작품들은 미술관에 들어서기 전부터 기분 좋은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자연을 안으로 들여놓은 듯한 건축은 기술과 자연, 현실과 가상을 수시로 넘나들던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그대로 닮아 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차가운 기계였던 텔레비전을 따뜻한 예술의 도구로 탈바꿈시킨 그의 혜안이 빛납니다. 실제 어항 뒤로 모니터를 배치한 〈TV 물고기〉에서는 헤엄치는 물고기와 전자 이미지가 겹쳐지며 자연과 기술의 경계가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CCTV 카메라에 찍힌 자기 모습을 화면으로 조용히 바라보는 〈TV 부처〉는 동양적 성찰과 유머를 동시에 전하며, 관람객이 화면 앞을 지나는 순간 그 모습마저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입니다. 백남준의 예술적 뿌리를 만나는 순간도 특별합니다. 음악에서 출발해 1960년대 전위 예술 운동인 플럭서스(Fluxus)에 몸담았던 그의 자유로운 음향 실험과 퍼포먼스 기록은 영상 너머의 넓은 예술 세계를 보여줍니다. 2층 상설 공간으로 올라가면 뉴욕 작업실을 옮겨놓은 〈메모라빌리아〉가 펼쳐집니다. 빼곡한 공구와 부품, 손때 묻은 작업대는 버려진 기계에 생명을 불어넣던 작가의 뜨거운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화면의 빛과 소리를 따라 전시실을 거닐다 보면 160여 대의 TV 모니터로 거대한 거북이를 구현한 <거북(Turtle)>처럼 오래된 브라운관은 더 이상 지난 시대의 유물이 아닌 새로운 소통의 창으로 다가옵니다. 백남준은 차가운 기술을 서로 다른 존재를 연결하는 따뜻한 언어로 바꾸어놓았습니다. 익숙한 세계를 다르게 바라보게 만드는 백남준아트센터는, 그가 예술로서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음을 가슴 깊이 깨닫게 해줍니다. 백남준아트센터 - 주소: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 10 - 운영 시간: 10:00~18:00 (입장 마감 17:0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문의: 031-201-8571~2 도심의 소음을 벗어나 처인구의 호젓한 산길을 따라가면 연화산 자락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와우정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누워 있는 소'라는 정겨운 이름을 가진 이곳은 1970년 해월 삼장법사가 민족 화합과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세운 호국 사찰입니다. 전통 사찰의 예스러운 전각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의 불교문화가 다채롭게 어우러져 한 걸음 들어서는 순간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합니다. 경내에 들어서면 연못 건너편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거대한 황금빛 불두(佛頭)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8m 높이에 달하는 불두 아래로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축대가 이어지는데, 매끄러운 금빛 얼굴과 거친 돌의 질감이 묘한 대비를 이루며 잔잔한 수면에 비쳐 듭니다. 연화산의 푸른 숲과 조화를 이루는 이 장면은 와우정사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풍경입니다. 연못 둘레를 따라 크기와 표정도 제각각인 석불과 나한상이 길게 이어집니다. 짙은 나무 그늘 아래 늘어선 조각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다 보면 엄숙한 산사라기보다 정성껏 꾸며놓은 야외 불교 미술관을 거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인도와 네팔,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중국 등 각지에서 온 불상들은 저마다 다른 미소와 장식, 재료로 각국의 문화적 숨결을 고스란히 전합니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면 수많은 돌을 원뿔 모양으로 정성껏 쌓아 올린 통일의 돌탑을 만납니다. 세계 불교 성지에서 모아 온 돌로 쌓아 올린 이 탑에는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마디마디 담겨 있습니다. 조금 더 길을 따라 걸으면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뒤 다섯 제자에게 첫 가르침을 전했던 '초전법륜'의 순간을 재현한 조형물도 만나게 됩니다. 길이 가팔라질수록 풍경은 한층 다채로워집니다. 단아한 기와지붕 곁으로 동남아시아의 화려한 불탑과 황금빛 조각들이 연이어 나타나 전통 산사와는 또 다른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깁니다. 산비탈 위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보면, 숲과 어우러진 수많은 탑과 전각이 연화산 품 안에 포근히 안겨 있습니다.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산중턱 열반전에 모셔진 거대한 목조 와불입니다. 인도네시아산 향나무를 조각해 만든 이 불상은 길이가 12m에 달하는데, 부드럽게 감은 눈과 잔잔한 미소가 보는 이의 마음마저 평온하게 가라앉혀 줍니다. 모든 번뇌에서 벗어난 완전한 깨달음을 뜻하는 그 미소를 바라보며 길을 걸어 내려오는 동안, 황금 불두에서 시작해 통일의 돌탑을 거쳐온 여정 전체가 평화라는 하나의 염원으로 완성됩니다.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와우정사는 차분한 휴식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기는 여정길입니다. 와우정사 - 주소: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해곡로 25-15 - 운영 시간: 06:00~18:00 - 문의: 031-332-2472 ※ 위 정보는 2026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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