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는 역사와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여행지다. 도시의 편의를 간직하지만 번잡스럽지 않아 좋다. 최근에는 촬영지로도 인기다. KBS 드라마 <힐러> 역시 청주에서 촬영했다. 도심의 수암골,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외곽의 청남대와 운보의 집까지, 청주 여행의 다채로움을 누릴 수 있는 코스다. 청주시는 플라타너스 가로수길로 시작된다. 청주IC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길로 6km 정도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아름다운 길이다. 1981년 영화 <만추>,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의 명장면으로 기억하는 이도 많다. 계절마다 색을 바꿔 청주를 찾는 이들에게 첫인사를 건넨다. 청주는 근래 들어 촬영지로 다시 부각 중이다. 얼마 전까지는 드라마 <힐러>를 청주에서 촬영했다. ‘우리가 물려받은 세상은 상처 입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드라마로, 정치나 사회정의에 관심 없던 젊음들이 과거의 진실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힐러>를 연출한 이정섭 PD의 고향이 청주와 이웃한 진천군이라 인연이 닿았다. 그는 <힐러> 촬영을 위해 여러 도시를 물색했으나 옛 청주연초제조창을 잊을 수가 없었다.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1946년에 문을 열어 2004년 12월에 문을 닫았다. 그 뒤로 한동안 방치됐다가 2011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주무대로 부활했다.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역시 연초제조창에서 꾸려졌다. 예술과 공장이 만나 아트팩토리(artfactory)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힐러>에서도 그 느낌을 살렸다. 첫 회, 첫 장면에서 고속촬영으로 텅 빈 건물을 돌아다니던 카메라는 서정후의 아지트에서 멎는다. 옛 건물 특유의 허름한 기운 아래, ‘힐러’ 정후(지창욱 분)의 은밀하고 감각적인 공간이 한층 돋보였다.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시청 방면으로 약 2km 거리에는 수암골 벽화마을이 있다. 우암초등학교 뒤쪽 언덕이다. 이정섭 PD의 전작인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2010), <영광의 재인>(2011)의 주무대였던 마을이다. 그에 앞서서는 SBS 드라마 <카인과 아벨>(2009)에서 극중 초인(소지섭 분)과 영지(한지민 분)의 터전이었다. 촬영지 청주의 신호탄과도 같은 드라마들이다. <힐러>에서는 부모 세대의 젊은 날을 보여줄 때 등장했다.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주로 과거 회상이나 산동네 장면을 촬영했다. 작품들의 성적이 좋아 지금도 찾는 이가 많다. 실제 수암골은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정착하며 생겨났다. 여느 산동네와 마찬가지로 벽화가 눈길을 끈다. 지난 2007년 충북의 예술인들이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다. 다만 다른 산동네에 비해 그리 큰 편은 아니다. 뒤편으로 우암순환도로가 지나며 마을의 확장을 막은 까닭이다.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족하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벽화와 골목을 돌아볼 수 있다. 마을 위편 도로에는 수암골전망대가 있다. 청주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는 조망 명소다. 그 풍경에 취해 머무노라면 금세 마음이 평온해진다. 전망대 아래쪽에는 카페 거리도 생겨났다. 커피 한잔하며 여유를 누려봄 직하다. 조금 더 화려한 도심의 카페를 원한다면 S459를 추천한다. 성화동에 있는 레스토랑이자 카페다. <힐러>에서는 상수파의 건물로 나온다. 2014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은 건물이다. 배우 고소영과 원빈의 건물 등을 설계한 곽희수 건축가가 지었다. 근래 청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청주 시내를 벗어난 <힐러>의 교외 촬영지도 다녀올 만하다. 먼저 남쪽 문의면의 청남대다.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로 대통령의 공식 별장이었다. 1983년 전두환 대통령 당시 조성해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일반에 개방했다. 대중교통 이용객은 문의면 매표소에서 매표 후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승용차 입장은 청남대 홈페이지에 미리 예약 신청 후 온라인 입장권을 출력해 곧장 청남대로 향한다. 청남대는 대청호를 끼고 자리하는데 면적이 184만 4,000㎡제곱미터다. 조경수가 100여 종 5만 2,000그루에 야생화만 130여 종 20여만 본에 달한다. 그 사이로 6명의 대통령 이름을 딴 산책길이 지난다. 그 가운데 <힐러>는 본관과 김영삼대통령길을 중심으로 촬영했다. 본관은 대통령 별장의 중심 건물이다. 벽돌을 쌓고 푸른 지붕을 이어 작은 청와대를 연상시킨다. 극중에서는 김문호(유지태 분)의 형인 언론사 사주 김문식(박상원 분)과 부인 최명희(도지원 분)가 사는 집이자 생활공간이었다. 호수 쪽으로 펼쳐진 뒤편 정원이 아름답다. 김영삼대통령길은 엄마를 만나고 온 영신(박민영 분)과 정후(지창욱 분)가 함께 걷는 장면에 나왔다. 호수와 나란한 길로 키 큰 낙우송이 겨울에도 운치를 더한다. 끝자락에는 대통령의 동상이 모여 있는 대통령광장과 김대중 대통령이 자주 머물렀던 초가정, 다시 숲이 깊은 노무현대통령길 등으로 이어진다. 구석구석을 자연휴양림처럼 즐겨도 좋겠다. 청주 남쪽에 청남대가 있다면, 북쪽 내수읍에는 예술을 벗 삼은 운보의 집이 있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고향으로 그가 1984년부터 2001년까지 살았던 집이다. 운보의 집과 운보미술관, 조각공원, 수석공원 등으로 이뤄진다. 진귀한 모양의 수석과 다른 화가들의 조각 작품이 많아 야외 산책이 즐겁다. 물론 미술관에 전시된 운보의 작품도 간과할 수 없다. 만 원권 지폐의 세종대왕 초상 도안자가 아니라, 바보산수로 대표되는 한국화의 거목을 확인한다. <힐러>에서는 어르신(최종원 분)이 살던 집이다. 그 밖에도 청주는 직지의 탄생지답게 고인쇄박물관이나 국립청주박물관, 상당산성, 오창호수공원 등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여행 명소가 많다. 도시 자체를 ‘힐러’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옛 청주연초제조창 주소 :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문의 : 043-201-2042(청주시 관광과) 수암골 주소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암로 일대 문의 : 043-201-2042(청주시 관광과) 청남대 주소 :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길 646(청남대),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문의시내로6(청남대 매표소) 문의 : 043-257-5080 http://chnam.chungbuk.go.kr 운보의 집 주소 :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형동2길 92-41 문의 : 043-213-0570 http://woonbo.kr/artnote/board.php?board=kkkmain&command=skin_insert&exe=insert_iboard1_home S459 주소 : 충북 청주시 서원구 서부로 1436 문의 : 043-235-4590 1.주변 음식점 서문우동 : 우동 / 청주시 상당구 무심동로392번길 6 / 043-256-3334 상주집 : 올갱이국 / 청주시 상당구 남사로93번길 17 / 043-256-7928 상당집 : 두부전골 / 청주시 상당구 성내로118번길 1 / 043-252-3291 2.숙소 청주 뉴베라 관광호텔 : 청주시 흥덕구 풍년로193번길 32 / 043-235-8181 상당산성자연휴양림 :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덕암2길 162 / 043-216-0052 글, 사진 : 박상준(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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