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나무의 명승지 담양, 이곳의 또 다른 명품이 대나무 아래 자란다. 바로 야생차나무다. 언제부터 자랐는지 시작을 알 수 없는 야생차는 담양의 대숲과 함께 자라나 죽로차가 되었다. 담양에서 만나는 <죽로차와 함께 하는 전통문화 체험>은 손으로 직접 채취하고 덖어 만든 찻잎을 우려내, 찾는 이들 모두와 나눈다. 누구나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담양죽로차의 향기를 맛보러 떠나보자. “이거 뭐예요? 대나무 이파리 차인가요?” 무료시음 푯말에 모인 사람들이 차 한 잔 받아들고 묻는 첫 질문이다. ‘죽’이라는 단어로 대부분 댓잎차를 떠올리지만, 죽로차는 대나무(죽) 이슬(로)을 먹고 자라는 찻잎이란 뜻의 녹차다. 예부터 차는 아홉 번 덖고 아홉 번 말린다하여 구증구포라 했다. 그만큼 여러 번의 과정을 거쳐 정성껏 차를 만든다는 뜻이다. 찻잎은 5월 경 초봄이 되어 올라오는 첫 잎부터 수확해 제다과정을 거친다. 죽로차를 만드는 방법은 여느 녹차와 다름없다. 다만 대숲을 헤쳐 잎을 따야하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무척 고단한 일이다. 깊고 강한 뿌리를 지닌 대나무 아래 다른 식물을 떠올리는 것도 쉽지 않은데, 우리에게 익숙한 차나무가 이곳에서 자란다니 의심스러울 만큼 의아하다. 차의 맛은 더욱 의외다. 대나무 그늘 아래에서 자랐기 때문일까, 죽로차의 맛과 향이 무척 부드럽다. 차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편히 넘어가는 은은함이 있다. 거기에 강한 끝 맛도 있다. 대숲의 부드러운 바람소리와 곧은 대나무의 강인함을 닮았다. 사단법인 담양죽로차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죽로차와 함께 하는 전통문화 체험>은 더 많은 이들에게 담양죽로차를 알리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프로그램은 두 가지다. 하나는 매월 1일을 ‘오늘은 담양 죽로차 마시는 날’로 정하고 죽녹원 내 우송정 본채에서 제다체험과 다도체험 및 시음 시간을 갖는다. 다른 하나는 ‘죽로차와 함께 하는 담양 여행’으로 매주 담양 관광 명승지에서 진행하는 죽로차 무료시음이다. 담양관광정보센터와 죽녹원, 메타세쿼이아랜드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올해 첫 선을 보인 체험프로그램이지만 많은 이들이 오가며 담양죽로차 맛을 깊이 만나고 지났다. 여행객들은 맛 좋은 차 한 잔에 대한 답례라며 자신들의 손에 들렸던 간식을 내려놓는다. 손에서 손으로, 차가 만들어진 그 모든 순간들처럼, 나눔이 이어진다. 죽녹원 맞은편에 자리한 담양관광정보센터 안에는 담양 관광정보를 제공하고 담양 대나무 이야기를 전시한다.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니 가장 먼저 들러 담양과 대나무 이야기를 보면 좋다. 센터 앞에서 담양죽로차 시음회가 진행된다. 날씨와 상관없이 따스한 차 한 잔은 심신을 깨워준다. 담양관광과 대나무 이야기, 그리고 담양죽로차와의 첫 만남으로 상쾌한 담양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담양 죽녹원은 성인산 일대의 대숲을 조성해 2003년 5월 개관했다. 죽녹원 안에는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8개의 산책로가 마련됐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적절히 섞인 길을 따라 걸으며 대숲의 바람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대숲 아래 곳곳에서 자라는 차나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8개의 코스 중 출입구에서부터 시작하는 ‘운수대통길’에 손 내밀면 닿을 곳에 차나무가 자란다. 나무 종류를 잘 알지 못해도, 매끈하게 반들거리는 이파리나 알사탕만한 크기의 울퉁불퉁한 열매를 보면 차나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담양죽로차 시음회는 죽녹원 내 시가문화촌 우송당에서 진행한다. 우송당은 담양 판소리 전수관으로 명창 박동실 선생이 청년시절 판소리를 익힌 곳을 전해진다. 죽녹원 내 재건 되어 소리전수관으로서의 명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두 곳의 시음장소가 야외인 반면 우송당 시음은 우송당 별채 안에서 진행한다. 또한 매달 1일 진행하는 ‘오늘은 담양 죽로차 마시는 날’ 프로그램은 우송당 본관에서 열린다. 담양의 또 다른 명승지는 아름다운 길로 손꼽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다. 근래 메타프로방스 조성과 함께 메타세쿼이아 랜드라는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다. 메타프로방스 방향의 매표소에서 약 100m 지점에서 담양죽로차 무료시음이 진행된다. 담양관광정보센터 앞 시음과 마찬가지로 야외에서 진행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가로수길이 주는 운치와 함께 정자에 앉아 마시는 담양죽로차는 시 한 구절이 절로 나올 듯 문학적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보다 오래 머물며 여러 잔의 차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차에 대한 이야기며 여행, 인생, 사랑 이야기까지, 주고받는 차 한 잔에 다양한 이야기도 오고간다. 차의 오묘한 매력이다. 술이 아닌데 마실수록 취하고 지인이 아닌데 이야기할수록 오랜 친구 같다.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은 담양죽로차의 부드러움 때문이기도 할 테다. 담양 명승지에서 만난 죽로차 덕분에 여행길이 한층 정겹다. 죽로차와 함께 한 여행의 감동을 그대로 두고 올 수 없는 일이다. 집으로 가져온 담양죽로차를 식탁에 올려놓고, 가족 수에 맞게 잔을 마련해 물을 끓인다. 그리고 조용히 가족들을 부른다. “우리, 마음을 좀 나눠볼까요?” 반응은 역시 어색하고 투박하지만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하나 둘 자리를 잡는다. 담양의 수천 년 세월이 담긴 죽로차와 함께 우리네 유전자 깊숙이 자리한 나눔의 시간은 그렇게 이어진다. window.ytPlayerList.push({ Id: '64f9fe3d-3491-4bab-a71a-e46717e159b4', DivId: 'ceb7188d-0bb2-4e6f-95c8-d9cb3377f28f', VideoId: 'ayP2423ifIg', playerVars: {rel:0, playsinline:1,}});
<2019 죽로차와 함께 하는 전통문화 체험> 무료시음 프로그램인 ‘죽로차와 함께 하는 담양여행’은 10월까지 매주 진행하며, 각 장소에서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늘은 담양 죽로차 마시는 날’ 프로그램은 매달 1일, 매회 20명 선착순으로 담양군 홈페이지 예약 후 참여 가능하다. 잎을 따고 덖는 과정을 익히는 제다체험 프로그램은 5~6월에만 진행되어 올해는 끝났지만, 내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면 죽로차연합회에 문의하면 된다. 죽로차 구입 문의도 가능하다. 날씨와 상황에 따라 시간과 프로그램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사)담양죽로차연합회 전남 담양군 담양읍 죽향문화로 378(죽녹원 내) / 061-383-2211 ‘죽로차와 함께 하는 담양여행’ 프로그램 일시 : 2019년 5월 ~ 10월 매주 토, 일요일 및 공휴일 / 오후 1시~4시(3시간) 별도 신청 없음 담양관광정보센터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죽녹원로 130 / 061-380-2820 죽녹원 전남 담양군 담양읍 죽녹원로 119 / 061-380-2680 / www.juknokwon.go.kr 메타세쿼이아랜드 전남 담양군 담양읍 메타세쿼이아로 12 / 061-380-3149 ‘오늘은 담양 죽로차 마시는 날’ 프로그램 신청방법 : 담양군 홈페이지 메뉴( http://tour.damyang.go.kr ) → 문화관광 → 인문학기행 → 전통문화체험 ( http://tour.damyang.go.kr/index.damyang?menuCd=DOM_000002704009000000 ) 프로그램 일시 : 매달 1일(2019년 5월 ~ 11월) / 오후 2시~4시(2시간) 글, 사진 | 김애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8월에 작성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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