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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맛있는 계절이다. 가을의 풍성함과 봄의 향긋함에 밀려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들이 제법 많다. 얼어붙은 강줄기에는 빙어며 산천어, 송어로 들썩이고 짠물 품은 해안가는 대게와 과메기를 필두로 물오른 굴과 생선을 내놓는다. 맛있는 먹거리들이 넘쳐나는 이 겨울, 날은 추워도 여행하는 '맛'은 짭조름하다. 진정한 '식도락의 계절'을 맞아 길손의 고민은 한가지로 모아진다. 어디부터 가서 무엇부터 맛보란 말이오! '맛'에서는 차등이 없다는 전제하에 겨울 식도락 여행을 준비해보자. 날이 추우니 당일치기로도 가능하면 좋겠다. 일단 민물이냐 짠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민물의 활기도 좋지만 짠물에서 나는 먹거리가 더 풍부하리란 기대감에 바닷가를 선택하기로 했다. 육지 사람에게 겨울바다는 왜 그리도 매력적인지. 먼저 쫄깃한 겨울 바다를 맛보고 겨우내 아랫목에 재워둔 몸과 마음에 칼칼한 바닷바람도 쏘일 계획이다. 자, 당일치기도 가능한 맛있는 바닷가로 출발! 삼면이 바다에 안긴 한반도. 오늘의 여행지는 서해안에 자리한 충남 홍성 남당항이다. 안면도와 뭍 사이 깊게 파고든 천수만에 닿아 있어 계절마다 다양한 먹거리를 내놓는 풍요로운 마을이다. 새조개 시즌이 시작되기 전 가을이면 대하와 전어·꽃게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봄이면 알찬 주꾸미와 동백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IC로 빠져나와 20여 분만 달려가면 남당항에 닿는다. 현지의 제철 먹거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축제'들이 철마다 펼쳐지는 맛있는 항구다. 찬바람 부는 이 계절, 남당항 겨울 축제의 주인공은 새조개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홍성 남당항 새조개 축제는 오는 3월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는 추위로 어획량이 줄어 가격이 높아졌으나 산지에서 싱싱한 새조개를 맛볼 생각에 찾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본격적인 새조개 맛투어에 나서기 전 잠시 남당항을 둘러보자. 서남해의 여느 해안처럼 물때에 따라 육감적인 뻘을 드러내기도 하고 찰랑찰랑 바닷물로 속살을 감추기도 하는 바닷가. 저 멀리 방파제까지 수줍게 속살을 드러낸 갯벌 위로 몇몇 고깃배들이 바닷바람을 자장가 삼아 졸고 있다. 한가로운 서해 바다 감상에 젖어보는 것도 잠시, 흥겨운 새조개 축제 현장으로 발길이 이어진다. 오는 3월 오픈 예정인 남당해양수산복합공간 주변으로 수십 개의 포장마차가 들어서있다. 먹거리 축제답게 분위기는 흥겹다. 주말이라 야외무대에서 훌라후프 대회가 펼쳐지고 있지만 무대보다는 포장마차 안을 채운 이들이 훨씬 많다. 어디로 들어설까. 가격은 모두 동일하니 마음에 드는 곳으로 들어서면 된다. 포장마차의 주인장들은 새조개 손질에 여념이 없고, 집집마다 새조개 맛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손질 중인 새조개의 속살이 영락없는 새의 부리 모양이다. '새조개'라는 이름답다. 그래도 어디 생김새만으로 유명해졌을까. 쫄깃하고 달큰한 맛 역시 일품이다. 애주가라면 이 대목에서 한잔 생각 간절해지리라. 남당항 포장마차 주인장은 새조개는 1월에서 3월 사이에 잡히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며 제일 맛있을 때 잘 왔다고 반긴다. 또 새조개가 귀해 값이 좀 비싸긴 하지만 많이들 맛보러 오라는 홍보도 잊지 않는다. 새조개를 맛보기 전 잠시 그의 정체부터 살펴보자. 흔히들 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새조개라고 부르지만 물속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새처럼 빠르다고 그리 이름 붙었다고도 한다. 아쉽지만 이 부분은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남당항에서 만난 새조개는 모두 통속에 빼곡하게 쌓여 끊임없이 손질중인 녀석들뿐이었다. 그래도 성질은 보통이 아닌 듯. 툭 건드리니 갈색부리를 공격적으로 '쑥' 내민다. 생김새와 맛, 그리고 까칠한 성격까지 갖춘 귀하신 몸이다. 여기에 그 가치를 한껏 높이는 또 다른 이유, 양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더해진다. 청정바다에서만 서식하는 새조개는 배를 타고 나가 형망으로 바닥을 긁어서 건져낸다. 여러모로 손이 많이 가는 별미다. 다른 조개와는 확실한 차이가 있는 쫄깃하고 달큰한 새조개의 맛을 본 이들은 절대 잊을 수 없단다. 새조개와 대면한 이들이 겨울이면 잊지 않고 남당항으로 몰려드는 것도 같은 이치다. 맛과 향은 물론 칼로리와 지방함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다. 필수아미노산과 타우린, 칼슘 등 영양가도 풍부하다. 설명은 이제 충분하니 그 귀한 맛을 보자. 부드러운 초콜릿색 부리를 드러낸 새조개는 물에 살짝 익혀(담궈)먹는 게 가장 맛있다. 취향에 따라 생(生)으로 먹어도 좋지만 겨울 식중독 '노로바이러스'가 극성인 만큼 익혀먹는 편이 어떨까. 무와 배추가 더해진 육수가 먼저 나오면 여기에 새조개를 살짝 익혀 취향에 따라 초장, 간장, 쌈장 등을 더해 맛보면 된다. 처음에는 밍밍했던 육수가 새조개를 품고나면 감칠맛과 시원함을 품은 '진한 육수'로 변한다. 쌈에 더해 먹으라고 나온 마늘과 고추를 더하면 육수는 더 맛있어진다. 칼국수를 먹기 직전 육수를 추가하면 그 맛은 도로마이타불. 미리 추가해두는 편이 낫다. 오롯이 새조개의 향을 음미하고 싶다면 그 자체만을 맛봐도 좋겠다. 새조개는 참 맛있다. 생으로는 아삭하면서도 달큰한 맛이 더 강하게 전해진다. 익힌 배추에 싸먹는 샤브샤브도 훌륭하다. 맛도 좋고 속도 편하고 몸에도 좋다. 다만 가격이 조금 비싸다. 새조개 맛을 좀 보려면 2인 1kg은 먹어야 한다. 샤브샤브로 다 먹지 말고 몇 점 남겨두었다가 육수에 칼국수사리를 넣을 때 더해먹자. 현장에서 맛볼 경우 새조개 말고도 굴과 가리비 등이 서비스로 나온다. 새조개를 기다리면서 이들을 익혀먹는 것도 별미다. 아직 알은 차지 않았지만 신선한 주꾸미도 1kg에 4만원선에 맛볼 수 있다. 칼국수 추가는 3000원. 새조개의 매력에 푹 빠져봤다면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광천시장으로 가보자. 토굴에서 숙성시킨 각종 젓갈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홍성은 남당항 외에는 대부분 내륙에 속하니 겨울 바다를 여행하고 싶다면 위아래로 길게 뻗은 충남의 서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 좋다. 여행지가 충남 해안 전역으로 확대된다. 연인과 함께라면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할매바위 낙조를 추천한다. 이번 겨울도 역시 친구와 함께라면 남당항에서 멀지 않은 보령 천북 굴단지가 있다.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는 옛말도 있지 않던가. 친구 손잡고 몸보신하러 가보자. 겨울, 참 맛있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수도권 서해안고속도로 → 홍성IC → 29번 국도 → 홍성 * 대중교통 수도권→홍성 센트럴시티터미널(02-6282-0114)에서 매일 8회(06:40~20:40) 운행. 요금 일반 9100원, 1만 3400원. 2시간 소요. 2.주변 음식점 매년, 겨울이면 홍성 남당항에서 '새조개 축제'가 펼쳐진다. 귀한 새조개를 산지에서 맛볼 수 있는 먹거리축제로 찾는 이들이 많다. 남당항을 앞에 두고 펼쳐진 30여 개의 포장마차에서 새조개를 맛볼 수 있다. 포장마차가 싫다면 근처에 식당들도 여럿 있으니 알아두자. 어디를 가도 같은 가격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니 마음에 드는 곳으로 들어가면 된다. 현지에서 먹는 것은 1kg에 5만원, 포장은 4만원 선. 매년 조금씩 가격변동이 있다. 3.숙소 남당힐펜션 : 서부면 남당리 / 041-634-7723 남당항에스모텔 : 서부면 남당리 / 041-634-9222 용봉산자연휴양림 : 홍북면 용봉산 2길 / 041-630-1785 홍성온천관광호텔 : 홍성읍 오관리 / 041-633-7777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14년 5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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