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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동남쪽 변방에 자리해 기어코 삼국통일을 이루어 낸 당찬 나라. 21세기 이 땅의 후손은 천년 신라를 그렇게 기억한다. 기원전 57년 알에서 나온 박혁거세를 시작으로 935년 경순왕에 이르기까지 56명 신라의 왕이 수도로 삼은 경주. 천년 신라가 품은 단 하나의 수도에 켜켜이 쌓인 이야기는 과연 어디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 아, 너무 많이 알려고 하니 벌써부터 복잡해진다. 이번 여행의 포인트는 ‘신라의 경복궁’ 월성이다. 시대가 다르니 왕이 살았던 공간의 이름도 다를 터. 조선대의 궁궐은 경복궁이며 창덕궁 창경궁 등 여전히 건재하건만 어째서 신라의 궁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것일까. 그 시간이 너무 멀기 때문일까. 후손들이 방치했기 때문일까. 그래도 가보자. 신라 왕궁의 흔적을 찾아서. 고구려의 평양, 백제의 공주·부여, 고려의 개성 그리고 조선에 한양이 있듯 신라에는 경주가 있다. 이들은 모두 언젠가 한반도 주인이던 이들의 중심, 즉 수도였던 공간이다. 지금 남아있는 서울의 궁과 성곽, 금강 자락의 공 산 성 그리고 경주 전역을 채운 봉분과 유적 등이 그 시간들을 증명한다. 나라 안팎 상황에 따라 수도가 변경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경주는 신라의 수도로 시작과 끝을 함께 했다. 그 세월이 천년이다. 천년이라. 얼마만큼의 시간일까. 겨우 삼십여 년 살아온 이에게는 별 감응이 없는 시간이다. 어디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다만 역사를 살펴보면 국가의 시작과 끝 또는 전성기나 쇠퇴기는 단지 한 국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 국가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백제의 마지막을 지켰던 계백은 황산벌 전투에 패해 백제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김유신 장군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신라인 김춘추, 선덕여왕은 신라의 최전성기를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삼국통일을 이뤄냈다. 그리고 약 300년 후 신라 역시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내어준다. 덕분에 경주는 지난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경주 석굴암과 불국사는 이보다 앞서 1995년 이름을 올렸다. 대한민국 최초였다. 경주 전역에 펼쳐진 신라의 역사유적은 성격에 따라 5개 지구로 나뉜다. 노천박물관으로 알려진 남산지구 , 천년 신라의 왕궁 터 월성지구 , 신라 왕족과 귀족이 잠들어 있는 대릉원지구 , 지금은 터만 남은 신라 불교의 정수로 꼽히는 황룡사를 품은 황룡사지구 , 방어시설인 산성지구 . 이들을 통틀어 경주역사유적지구라고 부른다. 오늘 살펴볼 공간은 천년 신라의 왕궁 터로 알려진 월성지구이다. 월성지구는 신라의 옛 이름이기도 한 계림 (사적 19호)과 월성 (사적 16호), 안압지로 더 유명한 동궁과 월지 (사적 18호)와 첨성대 (국보 31호) 그리고 내물왕릉 (사적 188호) 등을 품고 있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경주 시내 지도를 살펴보자. 월성지구와 대릉원지구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황룡사도 그리 멀지 않다. 모두 경주 시내권에 속해 자전거나 도보로 돌아보기에 별 무리 없는 거리다. 여기에 월성과 계림 지척에 자리한 경주향교까지 더해보자. 월성과 계림, 내물왕릉까지 품은 길은 경주향교와도 연결돼 동선상으로도 깔끔하다. 먼저 월성부터 살펴보자. 경주 월성(사적 제16호). 모양이 반달을 닮았다고 해 반월성이라고도 한다. 101년 파사왕때 쌓아 경순왕까지 52명의 왕이 머물던 왕궁이 있던 곳이다. 신라가 영토를 확장하면서 동궁과 월지와 첨성대 일대가 편입되었던, 명실공히 신라의 중심이었던 공간이다. 천년 신라의 왕궁이었으니 건물이며 유적이 넘쳐났을 것이다. 아쉽지만 21세기 후손들은 조선시대 얼음 창고인 석빙고(보물 제66호)로 만족해야 한다. 월성터는 널찍하고 보드라워 자전거나 도보로 걷기 좋다. 봄이면 월성에서 첨성대를 바라볼 때 유채꽃 노란 물결도 즐길 수 있다. 월성에서 동쪽 끝으로 가면 동궁과 월지와 마주한다. 임해전이라는 전각을 세우고 그 주위에 못을 파 연못을 만들었다. 신라 궁궐의 동쪽에 자리한 별궁 정원이라고 '신라동궁과 월지'라고도 불렀고 조선시대에 폐허가 된 이곳에 기러기와 오리가 날아들었다고 '안압지'라고도 했다. 또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이 고려 태조 왕건을 위해 잔치를 베풀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연회나 귀빈 접대 장소이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동궁과 월지의 참맛을 느끼려면 야경을 반드시 보아야 한다. 완전무장하고 신라 귀족의 마음으로 달과 어우러진 동궁과 월지를 살펴보자. 경주시내에서 대릉원과 동궁과 월지, 첨성대는 오후 10시까지 야경투어가 가능하다. 월성에서 계림을 지나면 경주향교와 닿는다. 경주향교는 전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주인공 경주 최부잣집(경주교동 최씨고택)으로 이어진다. 교동법주와 교동한옥마을이 곁을 지킨다. 또 요석공주와 원효대사의 전설을 품은 요석궁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의 이야기를 잠시 <삼국유사>에서 살펴보자. 스님 원효가 자루 없는 도끼를 빌려주면 하늘을 받칠 기둥을 다듬겠다고 말하고 다니자 태종무열왕은 그 뜻을 눈치 채고 홀로 된 요석공주가 머물던 요석궁으로 원효를 유인한다. 남산을 내려와 문천교(유교)를 건너던 원효는 물에 빠졌고 옷을 말린다는 핑계로 요석궁에 들어선다. 그렇게 신라의 대학자 설총이 태어난다. 설총의 부모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그의 외할아버지는 신라 최초의 진골 출신 왕 태종무열왕인 것. 이들의 운명적 만남을 성사시킨데 일조한 것이 바로 문천(남천)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요석궁은 지금의 경주향교 자리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설총이 신문왕때 국학을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본인 집을 국학 자리로 내놓은 거죠. 신라때는 국학, 고려때는 향학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향교가 되어 지금껏 전해지는 겁니다. 설총의 집, 즉 요석궁은 지금 향교 자리에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지요. 원효대사가 건너던 다리는 월정교와 지대를 같이 썼던 유교이고, 빠진 곳이 문천이지요. 경주시청 문화재과 역사마을관리팀의 이채경 전문학예사의 설명이다. 천년 신라의 중심은 월성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왕족들이 머물던 공간 월성과 신라의 불국토 남산 사이를 가르던 물길이 문천이다. 그 둘을 잇던 최고급 다리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월정교다. 2012년, 천년도 넘게 잠들었던 월정교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채비를 하고 있다. 잠든 시간이 길기 때문일까. 고증에 애를 먹었다고. 경주 시청 관계자는 내년 1월이면 완성된 현대판 월정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도 직접 관람객들이 월정교를 걸어보는 것은 봄이나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제9권 경덕왕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문천 위에 월정교와 춘양교를 놓았다는 기록이다. 신라 왕궁과 남산을 잇던 다리임을 알 수 있다. 춘양교는 일정교라고도 했다. 달처럼 깨끗하고 해처럼 따뜻한 아름다운 다리라. 삼국을 통일한 신라가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건설한 대규모 다리 아니었을까. 터키 이스탄불까지 이어진 실크로드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인 국제도시 신라의 중심이었으니. 하지만 안타깝게도 천년 간 신라의 왕궁이 있던 월성에 대한 발굴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경주 여행을 하면서 신라 왕궁과 관련된 유적을 본 적이 있던가. 석빙고나 첨성대 동궁과 월지처럼 직접 볼 수 있는 월성지구 내의 유적으로 아쉬움을 달랠 뿐이다. 조만간 천년도 훨씬 전 그때처럼 월정교에 달빛이 스며들 즈음 달빛 그림자가 월성을 그려내지는 않을까. 1.주변 음식점 읍천횟집 /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192 / 054-744-0767 황남맷돌순두부 / 경주시 황남동 155 / 054-771-7171 삼포쌈밥 / 경주시 황남동 90-2 / 054-749-5776 황남빵 / 경주시 황오동 / 054-749-5599 이풍녀구로쌈밥 / 경주시 황남동 / 054-749-0600 경주 원조콩국 / 경주시 황남동 / 054-743-9644 경주 숙영식당 / 경주시 황남동 / 054-772-3369 현대밀면 / 경주시 서부동 / 054-771-6787 2.숙소 수오재(고택체험) / 경주시 배반동 217 / 054-748-1310 토함산자연휴양림 / 경주시 양북면 / 054-772-1254 경주힐튼호텔 / 경주시 신평동 / 054-745-7788 대명리조트 경주 / 경주시 신평동 / 1588-4888 경주켄싱턴 리조트 / 경주시 북군동 / 054-748-8400 불국사유스호스텔 / 경주시 진현동 / 054-746-0826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16년 5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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