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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에 가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키조개, 석화(굴), 매생이 등 바다 별미가 푸짐하게 쏟아진다. ‘장흥’하면 먼저 명함을 내미는 게 키조개다. 안양면 수문항과 여닫이해변은 키조개의 주산지로 알려진 곳이다. 이 일대는 키조개 마을이라는 별칭까지 지녔다. 요즘 키조개는 사시사철 먹는다. 계절이 따로 없다. 수문항 포구 한 가운데는 키조개 조각상이 들어서 있다. 인근 횟집들 역시 다양한 키조개 요리를 주메뉴로 내놓는다. 키조개는 크기부터 압권이다. 어른 얼굴만한 몸집에 쫄깃쫄깃한 조갯살이 한 가득이다.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회로 먹고, 살짝 데쳐 먹고, 구이로 먹는다. 탕으로 맛보면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며 부침개로 내놓기도 한다. 장흥 주민들은 예전부터 미역국에 고기 대신 키조개를 넣어 먹었다. 요즘도 깔끔한 국맛 내는 데는 키조개가 한 수 위라고 치켜세운다. 식당 주인들은 살짝 데쳐 먹을 때 키조개의 식감이 가장 좋다고 권한다. 장흥의 겨울 포구를 빛내는 조연은 석화(굴)다. 소등섬이 있는 남포 일대가 자연산 굴로 명성이 높다면 관산읍 죽청해변은 종패를 넣어 키운 양식굴구이 집들이 늘어서 있다. 자연산 굴은 12월 중순을 넘어서야 모습을 드러내지만 양식 굴은 11월 중순이후 쏟아지기 시작했다. 장흥 굴은 한 솥 가득 쪄먹어도 담백한 맛을 낸다. 키조개나 굴은 죄다 장흥의 갯벌이 키워낸 보물들이다. 장흥 앞바다 득량만 일대의 풍요로운 갯벌은 맛좋은 패류들이 서식하는 자양분이 됐다. 수문항 등에서 바라보면 보성, 고흥의 바닷가가 지척이다. 조갯살 한점 먹고 그 조개들의 터전이 된 갯벌 한번 바라보면 향긋한 바다 내음이 입과 코에서 요동친다. 석화와 함께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게 매생이다. 매생이의 주요산지가 회진면 내저리다. 장흥에서는 미역국 만큼이나 흔한게 매생이국이다. 매생이는 칼국수, 전으로도 먹지만 국으로 먹어야 본연의 맛을 낸다. 매생이국에는 장흥의 석화를 넣거나 돼지고기 등심살만 볶아 넣기도 한다. 건더기는 미지근하고 신선하며, 국물은 뜨거워야 제대로 된 매생이국이다. 처음 맛 보는 사람은 연기가 나지 않아 서둘러 먹다가 입천장이 데기 십상이다. 그래서 ‘미운 사위에게 매생이국 준다’는 말도 생겼다. 요즘 매생이는 귀하신 몸이다. 겨울이면 장흥 장터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있지만 서울 등에서는 웰빙 음식의 반열에 올라 있다. 매생이는 음력 정월 보름까지가 맛의 절정기다. 장흥의 바다 별미들은 온전히 하나의 모양새로 그치지 않는다. 다른 특산물과 조화를 이뤄 한결 더 풍성한 맛을 만들어낸다. 키조개 역시 읍내로 들어서면 다른 모습으로 재등장한다. 장흥에 가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장흥삼합이다. 이곳에서는 독특하게 키조개, 한우, 표고버섯이 삼합을 이룬다. 장흥은 해산물만큼이나 한우로도 명성 높은 곳이다. 주민 수 보다 한우 숫자가 더 많다. 장터에는 푸줏간들이 즐비하다. 장흥의 표고버섯은 전국 생산량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대표 특산품이다. 키조개, 한우, 표고버섯 삼합은 장흥에 손님이 오면 내놓는 필수 메뉴다. “장흥에 놀러가 삼합을 못 먹으면 푸대접받은 것”이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장흥의 명물이 된 정남진장흥토요시장에서는 각각의 재료를 현장에서 구입한 뒤 즉석에서 삼합을 맛볼수 있다. 삼합식당들은 토요시장 뿐 아니라 읍내 곳곳에 들어서 있다. 정남진장흥토요시장은 온갖 먹을거리들이 쏟아지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토요일 외에도 매 끝자리 2, 7일 오일장이 들어서는 날이면 이웃마을 할머니들과 외지인들이 뒤섞여 시끌벅적하다. 소담스럽게 담긴 채소나 제철 과일들이 장터에 널리며 한우 정육점과 드라마에 등장한 국밥집들도 함께 어깨를 맞춘다. 최근에는 다문화거리 외에 젊은 층을 겨냥한 커피전문점들도 들어서 옛것, 새것이 어우러진 흥미로운 광경을 만들어낸다. 토요시장의 숨은 먹을거리는 낙지다. 영암, 무안이 낙지로 유명하지만 찰진 갯벌을 간직한 장흥의 바다에서 건진 쫄깃쫄깃한 낙지는 무안 등지로 팔려가기도 한다. 장터에서 맛보는 낙지국밥 역시 놓치기 아까운 별미다. 장흥 여행때는 이렇듯 미식가들의 콧노래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메뉴를 두루 섭렵하는 묘미가 있다. 배를 두둑하게 채웠으면 장흥 유람에 나설 차례다. 장흥 주민들이 제1경으로 꼽는 사찰은 유치면 보림사다. 신라시대 창건한 보림사는 우리나라에 선종이 처음 정착한 곳으로 경내에는 보림사 3층 석탑,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등의 국보와 다수의 보물이 간직돼 있다. 보림사는 선사들이 즐겨마신 작설차와 비자나무숲길로도 유명한 곳이다. 가족끼리의 여행이라면 억불산 자락에 위치한 정남진 천문과학관을 들려도 좋다. 전남 지역에 최초로 들어선 천문대는 도심 천문대와 달리 겨울 별자리 관람에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천문대 정상에 오르면 장흥 읍내와 병풍처럼 펼쳐진 산자락들이 아득하게 이어진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장흥 여행은 용산면 하늘빛수목원과 함지안참숯가마에서 차분하게 마무리 짓는다. 하늘빛 수목원에는 1000여종의 식물이 식재돼 아기자기한 산책을 돕는다. 편백 숲 주변에서는 표고버섯이 자라는 광경을 관찰할 수 있으며 승마체험도 가능하다. 황칠을 넣은 닭고기 숯불 바비큐는 수목원의 별미다. 수목원 건너편 함지안참숯가마는 찜질 마니아들이 즐겨찾는 곳으로 숯을 구워낸 뜨끈한 가마 안에서 노곤한 하루를 정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당일 여행 코스> 정남진장흥토요시장→수문항→보림사→함지안참숯가마→정남진천문과학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수문항→죽청해변→편백숲우드랜드→정남진천문과학관 둘째 날 / 정남진장흥토요시장→보림사→하늘빛수목원→함지안참숯가마 관련 웹사이트 주소 -장흥여행 http://www.jangheung.go.kr/tour -정남진천문과학관 http://star.jangheung.go.kr/ -하늘빛수목원 www.하늘빛수목원.com 문의 전화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정남진천문과학관 061-860-0651 -하늘빛수목원 061-862-2000 -함지안참숯가마 061-862-5909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장흥,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6회(08:00~16:50) 운행, 약 4시간 50분 소요. *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자가운전 정보 -호남고속도로→광주 제2순환도로→화보로→남해고속도로→장흥IC→장흥읍내→23번국도→수문항 숙박 정보 -스파리조트 안단테 : 안양면 수문용곡로, 061-862-2100 www.andanteresort.com -유치자연휴양림 : 유치면 휴양림길, 061-863-6350 www.yuchi.or.kr -크라운모텔 : 장흥읍 동교로, 061-863-0778 http://crownhotel.co.kr -천관산자연휴양림 : 관산읍 칠관로, 061-867-6974 https://www.foresttrip.go.kr/indvz/main.do?hmpgId=0196 식당 정보 -여다지회마을: 키조개, 굴찜, 안양면 한승원산책길 061-862-1041 -정남진만나숯불갈비: 장흥삼합, 장흥읍 물레방앗간길, 061-864-1818 -취락식당 : 키조개등심구이, 장흥읍 물레방앗간길 061-863-2584 -토정황손두꺼비국밥 : 낙지국밥, 매생이탕, 장흥읍 토요시장2길, 061-863-7818 주변볼거리 -편백숲우드랜드, 천관산문학관, 정남진전망대,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글, 사진 : 서영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0년 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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