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단 한 장의 사진이 여행의 이유가 될 때가 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매혹적인 붉은색 대나무가 서 있는 사진 한 장이 숱한 여행객을 불러들였다. 특히 SNS를 즐겨 하는 젊은 여행객이 많았다. 그렇게 영월군 주천면의 젊은달 와이파크를 찾았다. 사진 보다 더 매력적인, 사진 한 장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장면에 감동했다. 단종의 한이 서린 청령포와 장릉, 석회동굴로 유명한 고씨굴처럼 영월은 오래된 유명 여행지가 많다. 영월을 찾는 여행자 역시 중장년층이거나 교과서 관련 체험학습이 필요한 학생 동반 가족 여행객이 많았다. 그러던 영월이 지난해부터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SNS에서 가장 핫한 여행 사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달 와이파크 덕분이다. 이름만으로는 어떤 곳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이곳은 현대미술과 박물관, 공방, 카페가 더해진 복합예술공간이다. 선명한 붉은색이 압도하는 작품들이 독특한 분위기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소위 ‘인생 사진’으로 통하는 멋진 기념사진을 찍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작품들이 실내외를 넘나들며 전시돼 요즘 같은 언택트 시대에 부담감 없이 방문할 수 있어 더 반갑다. 젊은달 와이파크를 찾는 젊은이들이 날로 많아지면서 영월도 젊은 감성을 지닌 여행지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젊은달 와이파크는 영월군 주천면에 자리하고 있다. 면 소재지에 들어서면 이미 언덕 위에 삐죽 솟은 붉은 기둥이 목적지에 다 왔음을 알려준다. 노란 담장에 적힌 “젊은달 Y파크”라는 이름과 붉은 파이프가 빼곡하게 들어찬 작품이 관광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젊은달 와이파크를 탄생시킨 예술가 최옥영의 “붉은 대나무”다. 파이프를 연결한 게 마치 대나무 마디처럼 보인다. 수백 아니 수천 그루의 대나무로 대숲이다. 빨간 파이프와 파란 하늘이 대비를 이뤄 더 강렬한 느낌을 준다. 붉은 색은 젊은달 와이파크의 상징으로 원초적인 생명의 근원이자 무한한 우주를 상징한다. 자극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이 색깔 덕분에 젊은달 와이파크는 지워지지 않을 큰 인상을 남긴다. 붉은 대나무 사이로 난 길을 통과하면 본 전시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매표소 겸 카페가 나온다. 카페 젊은달 내부는 어느 곳을 둘러봐도 예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있다. 둥그스름하게 제작해 붉게 칠한 카운터 테이블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천정에는 얇은 빼곡하게 꿰어 가득 매달아 놓은 작품이 자리 잡았다. 병풍처럼 아래위로 긴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바깥 풍경도 보기 좋다. 매표를 하고 들어가서 맨 처음 마주치는 작품은 “목성”이다. 소나무로 엮은 거대한 바구니를 엎어 놓은 듯한 형상으로 한가운데 둥그런 구멍이 있다. 처음 보는 형태의 작품에 낯설기도 하지만 엄마 품처럼 포근한 느낌을 준다. 고개를 들면 둥근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고 나무 사이사이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빛은 마치 별빛 같다. 작품에 압도되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다음 전시는 젊은달미술관Ⅰ으로 이어진다. 그레이스 박의 작품 “시간의 거울 – 사임당이 걷던 길”은 꽃들로 가득 차 있다. 화려한 조화로 벽과 천장을 가득 채우고 물방울 모양의 길쭉한 거울을 매달아 놓았다. 꽃들이 몽환적이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풍겨 인생사진 건지기 좋다. 포즈 잡기 좋은 의자까지 마련돼 있으니 온갖 포즈로 사진을 찍어보자. 바로 옆방에 전시된 “우주정원”은 가구를 만들고 남은 나무조각들을 엮어 만들었다. 젊은달 와이파크 자체가 ‘재생’을 테마로 하고 있는데 그에 딱 맞는 작품인 셈이다. 젊은달 미술관Ⅰ을 나오면 붉은 파이프로 만든 구조물이 나온다. 입구의 “붉은 대나무”가 자유로운 형태로 하늘을 찌를 듯하다면 붉은 파빌리온Ⅰ, Ⅱ는 절제되고 간결하면서도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온통 붉은색으로 된 공간이 사방을 둘러싸고, 바닥이 뚫린 철판 위를 걷노라면 지구를 벗어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복도처럼 길게 뻗은 연결 통로를 지나 붉은 파빌리온Ⅱ에 도착하면 그물을 엮어 만든 거대한 거미 모양의 놀이공간이 보인다. 그물망은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형태인데 따로 플레이티켓을 구입하면 이용 가능하다. 그물망 아래 파란 사슴 조형물도 인상적이다. 젊은달미술관Ⅱ, Ⅲ에 전시된 최정윤의 “실과 소금 이야기”, 최옥영의 “우주” 역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폐타이어를 재생한 작품도 있다. 전시관 사이를 잇는 바람의 길에서는 젊은달 와이파크의 상징 붉은 파이프들이 다시 나온다. 이 길에 서서 젊은달 와이파크의 여러 건물과 “목성”을 관찰하기 좋다. 하얀 건물과 붉은 파빌리온 사이 둥그렇게 엎어놓은 목성은 안쪽에서 보던 모습과 또 다른 반전을 보여준다. 그밖에 맥주 뮤지엄과 공방, 쉼의 정원, 술샘 박물관도 있다. 술샘 박물관은 원래 2014년에 만들어진 곳으로 이 박물관 건물들을 재생하여 탄생한 것이 지금의 젊은달 와이파크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규모의 작품과 독특한 구조물, 공간의 색다른 배치, 강렬한 색감 등 젊은달 와이파크의 인상은 사진과 추억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늦가을 경에 임시로 다리를 놓아 다음해 장마 지기 전까지 사용하던 다리를 섶다리라고 한다. 소나무 가지를 베어다가 다리 위에 얹고 흙을 덮어 만드는데 푸릇푸릇한 솔가지와 밟으면 약간씩 출렁거리는 다리가 운치 있다. 섶다리가 걸린 강변 풍경이 한 폭의 그럼처럼 보기 좋다. 선암마을 한반도지형은 삼면이 바다로 된 우리나라 지형을 그대로 쏙 빼닮았다. 서강 물줄기가 오랫동안 흐르고 흘러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냈다. 숲길을 15분가량 걸으면 한반도 지형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에 이른다. 솔숲 사이로 이어진 산책로도 걸을 만하다. 제이큐브뮤지엄은 최근 SNS에서 동그란 창문으로 화제가 됐다. 원래 1층 카페, 2층 미술 갤러리로 운영되던 곳으로 1층에도 자리가 많지만 2층 갤러리 안에 마련된 테이블이 분위기가 좋아 그림 감상도 하며 차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특히 2층에 있는 보름달처럼 둥그런 창문 너머 푸른 산이 보이고 그 창문 앞 의자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는 게 이곳을 찾는 이들의 순례 코스처럼 자리 잡았다.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이 많아지자 최근 동그란 창문 앞에 이젤과 그림을 세팅해 마치 그림을 그리는 컨셉으로 사진 촬영이 가능해졌다. 시간대에 따라 둥근 창의 분위기가 다른데 오전 분위기가 더 좋다. 별마로 천문대는 내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면서 임시휴관하고 있다. 입장도 못하지만 사람들은 별마로 천문대를 찾는다. 천문대 옆 봉래산 정상에 마련된 활공장에서 바라보는 노을과 영월 읍내 야경, 쏟아져 내릴 듯 가득한 별 때문이다. 날씨가 맑아야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흐려도 괜찮다. 탁 트인 활공장에 서서 세상을 굽어보는 것만으로도 자유로운 기분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 주소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송학주천로 1467-9 ✔ 문의 033-372-9411 ✔ 홈페이지 www.ypark.kr ✔ 식당 - 초원가든 : 생선구이, 고추장불고기 / 영월군 주천면 서강로 145-3 / 033-373-5424 - 영흥칼국수 : 장칼국수, 닭계장 / 영월군 영월읍 분수대길 118-4 / 033-374-0125 - 박가네 : 곤드레밥, 더덕정식 / 영월군 영월읍 중앙로 149 / 033-375-6900 ✔ 숙소 - 탑스텐리조트동강시스타 : 영월군 영월읍 사지막길 160 / 033-905-2000 / www.cistar.co.kr - 게스트하우스영월 : 영월군 영월읍 영월로 2103-1 / 010-3973-7714 / http://blog.naver.com/blossomaa - 보보스캇캠핑장 : 영월군 주천면 미다리길 50-24 / 010-9978-2858 / www.boboscot.com ✔여행 팁 젊은달 와이파크는 사진 촬영이 자유로워 마음껏 컨셉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인생사진을 남기기 위해 먼저 방문한 이들이 남긴 포토존을 확인한 다음 다양한 포즈로 찍어 보자. “목성”에서는 바닥에서 천장의 동그란 구멍까지 한 장에 들어오게 구도를 잡고 정 가운데에서 살짝 비껴난 다음 시선을 위로 향한 채 찍으면 근사한 사진이 나온다. “붉은 대나무”와 붉은 파빌리온, 바람의 길에서는 붉은 색과 대비되는 밝은 옷을 입는 게 좋다.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1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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