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DMZ에서 가까운 최북단 도시 중 하나인 화천은 겨울철 추위가 매섭기로도 유명하다. 찬 바람이 불고 화천천이 얼면 조용하던 마을은 우리나라 대표 겨울 축제인 화천산천어축제를 찾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마을 풍경, 크리스마스트리와 알록달록한 소품으로 장식된 공간에서 산타클로스에게 쓰는 편지는 잊었던 동심을 떠오르게 한다. “아빠, 나도 잡았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잡은 산천어를 자랑스레 들어 보이는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두툼하게 언 화천천을 따라 수천, 수만은 됨직한 사람들이 낚시에 여념이 없다. CNN이 2011년에 ‘세계 겨울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소개할 정도로 진풍경이다.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드리운다. 두툼한 얼음을 사이에 두고 강태공과 산천어 사이에 눈치 싸움이 벌어진다. 낚싯대를 이리저리 까딱거리며 산천어를 유혹해본다. 열정적인 사람은 빙판에 엎드려 얼음 구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를 찾기도 한다. 산천어를 잘 잡으려면 산천어의 먹이활동이 왕성한 시간대도 파악해두면 좋다. 오전 이른 시간과 오후 4~5시경이다. 산천어를 방류하는 시간을 노리는 것도 요령이다. 자리에 따라 어획량도 차이가 나니 명당자리를 잘 찾아보자. 잡은 물고기는 1인당 3마리까지 집에 가져갈 수 있지만, 싱싱하게 현장에서 맛보는 것도 좋다. 행사장 회센터에서 회를 뜨거나 산천어 구이터에서 생선구이로 조리할 수 있다. 식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축제장 한편에서는 산천어 맨손 잡기 체험도 열린다. 추위도 아랑곳 않고 커다란 원형 수조에 반바지와 반팔티 차림으로 들어가 풀어놓은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아 올린다. 산천어가 재빠르게 요리조리 도망 다녀 쉽지는 않다. 허둥지둥 산천어를 쫓아가 두 손으로 산천어를 잡아 올린 참가자는 기쁨의 환호성을 지른다. 산천어축제에는 낚시 외에도 즐길 수 있는 체험 거리도 가득하다. 우선 화천천을 가로지르는 배머리교 옆에 설치된 커다란 눈썰매장과 얼음 썰매장이 눈에 띈다.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동그란 튜브 모양의 썰매를 타고 경사로를 미끄러져 내려오며 스릴을 즐긴다. 인기를 증명하듯 눈썰매를 타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체험은 화천천을 가로지르는 집라인 하늘 가르기와 구불구불한 통을 튜브 썰매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봅슬레이다. 집라인은 발아래 펼쳐지는 화천천 체험장의 풍경을 감상하며 시원하게 바람을 가를 수 있다. 산천어축제장 주변을 따라 민속놀이 체험장, 에티오피아 홍보관, 호국이 체험장, 먹거리촌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화천산천어축제에서 놓치지 말고 꼭 방문해보아야 하는 곳 중 하나가 산천어시네마 건물에 마련된 세계최대 실내얼음 조각광장이다. 2024년 축제에는 무게가 135kg에 달하는 얼음덩어리 약 9,000개를 사용해 조각광장을 꾸몄다. 안으로 들어서면 서늘한 냉기와 함께 얼음 나라에 온 듯 모든 것을 얼음으로 만든 거대한 조각품을 만날 수 있다. 커다란 판다가 앉아 있는 중국 산해관을 시작으로 튀르키예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와 인도의 붉은 요새,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있는 리알토 다리, 독일의 유명한 노이슈반슈타인성, 우리나라 광화문광장 등 세계의 유명 건축물이 들어섰다. 술병이 놓인 얼음 바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어봐도 좋다. 얼음으로 만든 조각품이지만 몇몇 곳은 조각품 위에 올라서서 전망을 바라볼 수도 있다. 이곳에서도 가장 긴 줄이 서 있는 곳은 얼음 미끄럼틀이다. 화천군청 인근에 통나무를 쌓아 올린 빨간색 벽에 산타클로스와 루돌프의 그림이 그려진 작은 건물이 산타클로스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이다. 입구엔 어서 오라는 듯 팔 벌려 환영해주는 산타클로스가 서 있다. ‘허허허’하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짓는 듯 환한 표정이다. 산타클로스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산타 우체국이다. 여기서 핀란드의 산타 마을 로바니에미(Rovaniemi)에 사는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나 엽서를 써서 부치면 1년 뒤 크리스마스 시즌에 답장을 받을 수 있다. 처음엔 한시적으로 운영을 시작했지만, 인기가 좋아 2018년 7월 1일부터 정식으로 상시 운영을 시작했다. 산타 우체국으로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10월 말까지 산타클로스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에 도착한 편지는 모두 모아 핀란드로 보내준다. 안으로 들어서면 커다란 산타클로스 조형물과 크리스마스트리, 하얀 곰 인형, 예쁜 선물상자 등으로 꾸민 공간이 시선을 끈다. 여러 가지 종류의 엽서와 아기자기한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다. 체험공간에서 산타클로스에게 보낼 엽서를 예쁘게 꾸미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편지쓰기 외에도 디폼블럭 만들기와 크리스마스 쿠키 장식하기, 모루트리 만들기 등 재미있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산천어축제 기간에는 산천어축제장 내 얼곰이성에서도 화천 산타우체국을 운영한다. 로바니에미의 전경과 산타클로스 오두막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포토 스폿은 마치 핀란드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2024년 1월에는 핀란드 로바니에미에서 온 산타클로스와 요정 엘프가 3일간 산타 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에 방문하기도 했다.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화천읍 일원 전화 : 1688-3005 축제 기간 : 2025년 1월 11일(토)~2월 2일 입장료 : 2025년 체험료 : 초등생이상 일반 15,000원 (농특산물교환권 5,000원 제공), 초등생 미만 무료(보호자 동반시) 홈페이지 : www.narafestival.com/01_icenara/ 글·사진 오원호(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4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