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dessert), 이보다 달달하고 유혹적인 단어가 또 있을까. 쌉싸름한 블랙커피와 천생연분이었던 디저트가 맥주와 어울리고 한끼 식사를 대신하며 산뜻한 변신을 시작했다. 이태원 골목길에서 찾은 다섯 가지 디저트는 이국적인 모양만큼이나 맛있고 사랑스럽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디저트 한 조각의 힘! 높은 칼로리와 부담스런 가격에도 불구하고 은밀하고 달콤하게 속삭인다. 괜찮아, 디저트야. 우리는 언제부터 식후에 달콤한 디저트를 먹기 시작했을까? 케이크 한 조각이 최고의 디저트였던 시대는 어느새 사라지고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톡톡 튀는 디저트 열풍이 불고 있다. 가벼운 문화라 해도 좋고 달콤한 사치라 불러도 좋은 디저트의 중심, 이태원 골목에 케이크와 파이 굽는 냄새가 고소하다. 길거리에서 사 먹는 바삭한 스트릿 츄러스(Street churros)부터 미국식 정통 파이인 타르틴(Tartin)의 20여 가지 수제 파이, 톡톡 튀는 디저트가 가득한 카페 프랭크(Frank's)의 레인보우 롤 케이크, 터키식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케르반 베이커리(Kervan Bakery)의 디저트 바클라바, 뉴요커에게 사랑받고 있는 레이디 엠(Lady M)의 밀 크레이프 케이크까지 촉촉하고 달콤한 다섯 가지 베스트 디저트를 만나보자. 2008년 이태원 골목에서 작은 디저트 가게로 시작했던 타르틴은 올 9월까지 수제 파이 2만 개를 판매했다. 미국식 정통 파이를 만드는 타르틴에 가면 엄마가 만들어주는 파이처럼 정성이 들어간 파이와 쿠키,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타르틴의 셰프 에드워드의 어머니가 만들었던 레시피와 똑같은 100% 핸드메이드를 고집한다. 필링으로 들어가는 재료는 물론이고 파이에 들어가는 캐러멜 소스까지 직접 만들어 가격대가 높지만, 제철 과일을 써서 파이 맛이 신선하다. 가을엔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스트로베리가 섞인 새콤달콤한 와일드베리파이, 쫀득한 맛의 캐내디언 파이인 버터타르트, 호두와 코코넛의 진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파라다이스파이 등 10여 가지 파이를 만날 수 있다. 호두가 통째로 들어가는 피칸파이는 풍부하고 진한 맛에 주말 브런치로 인기 있다. 올 8월에 문을 연 레이디 엠에 가면 20여 겹의 크레이프를 쌓아서 만든 세 가지 맛의 크레이프 케이크를 만날 수 있다. 케이크 종류는 초콜릿 크레이프와 바닐라 밀 크레이프, 녹차 크레이프까지 세 가지. 그 맛은 20겹 이상의 크레이프 사이에 스며 있는 생크림만큼 부드럽고 풍부하다. 매일 아침 나오는 크레이프 케이크는 기본 재료를 하루 숙성시키는 것 외에도 케이크로 만들어 12시간 냉장 숙성시키는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일일 생산 판매를 고집한다. 뉴욕에서 온 파티셰가 만드는 크레이프 케이크는 똑같은 높이에 크레이프의 두께는 물론이고 생크림의 양도 정확하다. 출출한 오후, 도심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3층 테라스에서 뉴요커처럼 맥주 한 잔에 달콤한 케이크를 곁들여도 좋다. 경리단 골목에 숨어 있는 카페 프랭크는 늘 사람으로 북적거려도 왠지 모를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카페를 둘러싸고 있는 초록색 화분, 실내 천장에 매달린 마른 꽃, 알록달록 진열장에 가득한 디저트 덕분이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색깔의 레인보우 케이크도 유명하지만, 싱싱한 청포도가 그득 올라간 청포도타르트와 딸기타르트도 인기 있다. 레인보우 롤 케이크는 오후 12시에 나오는데, 주말에는 10분, 평일에는 1시간 이내에 다 팔린다. 일곱 가지 색깔이 너무 선명해서 불량식품처럼 느껴질 정도지만, 천연색소로는 얻을 수 없는 식용색소의 매력 덕분에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케이크에 가려 한쪽으로 밀려났어도 고소한 버터의 풍미가 가득한 브리오슈, 갓 구워낸 치아바타, 포근한 결이 살아 있는 크루아상 등 베이커리도 꾸준히 사랑받는다. 케르반 베이커리에 들어서면 수십 가지 디저트가 놓인 진열장 앞에서 입이 딱 벌어진다. 터키를 여행했거나 외국의 간식을 좋아하는 젊은 층의 기호에 맞춰 다양하고 이국적인 맛이 그득하다. 베이커리답게 달콤한 디저트만 있는 게 아니라 식사나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아츠마, 포하차, 씨미트 등 담백한 터키식 빵 종류도 많다. 터키 젤리인 터키쉬 딜라이트는 로즈, 오렌지, 민트 등 향긋하고 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도 등장한 디저트다. 터키의 대표적인 디저트인 바클라바는 40겹의 파이 시트에 호두와 피스타치오를 넣고 설탕으로 단맛을 내는 수제 파이다. 쌉싸름한 터키 홍차와 함께 먹으면 진한 달콤함도 즐길 만하다. 이태원을 빠져나와 경리단길로 가는 길목에서 도로를 점거하는 긴 줄을 발견했다면 츄러스를 사려는 사람들의 행렬임이 틀림없다. 평일에도 줄이 길지만, 워낙 신속하게 튀겨내기 때문에 대기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반죽을 길게 짜서 바로 튀겨내는 츄러스는 바삭바삭한 맛이 일품인 데다 막대 모양이라 들고 다니며 먹기 좋다. 튀긴 후에 바로 묻혀내는 시나몬 슈거의 단맛이 싫다면 담백하게 먹을 수도 있다. 단골들은 설탕 없이 먹는 걸 더 좋아한다고. 아이스크림에 츄러스를 꽂아주는 아츄 메뉴는 따끈한 츄러스를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달콤한 프로즌 모카도 츄러스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추천 음료다. 타르틴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23길 4 -문의 : 02-3785-3400 화이트베일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78 프랭크 -주소 : 서울 용산구 소월로44길 41 -문의 : 070-8156-5459 케르반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04 -문의 : 02-790-5585 스트릿 츄러스 -주소 :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222 -문의 : 02-792-1489 주변 여행지 - 남산서울타워 : 용산구 남산공원길 105 / 02-3455-9277 http://www.nseoultower.co.kr/ - 전쟁기념관 : 용산구 이태원로 29 / 02-709-3139 https://www.warmemo.or.kr/new/main/main.jsp - 남산공원 : 중구 삼일대로 231 / 02-3783-5900 http://parks.seoul.go.kr/template/default.jsp?park_id=namsan 숙소 -해밀톤호텔 : 용산구 이태원로 179 / 02-794-0171 http://www.hamilton.co.kr/ -IP부티크호텔 : 용산구 이태원로 221 / 02-3702-8000 http://www.ipboutiquehotel.com/ -크라운호텔 : 용산구 녹사평대로 138 / 02-797-4111 http://www.hotelcrown.com/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