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천혜의 비경이 가득한 곳. 제주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수식어다. 하지만 제주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자연만 있는 건 아니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또 다른 제주 여행. 이들을 위한 큐트한 제주 여행이 시작된다. 이번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애월읍 하가리에 있는 작은 분교다. 여행 중에 웬 학교냐고? 모르는 말씀 마시라.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는 대기업 CF에 등장했을 정도로 유명한 학교다. 그 유명세를 타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 더럭분교는 몇 년 전만 해도 학생 수가 적어 늘 통폐합 위기에 놓였던 곳이다. 그러다 2012년 삼성의 'HD 슈퍼 아몰레드 컬러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지금 같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당시 프로젝트에 '색채지리학'의 창시자인 세계적인 컬러리스트 장 필립 랑클로가 참여했고, 덕분에 더럭분교는 전에 없는 동화 같은 알록달록한 학교로 다시 태어났다. 예쁘게 단장된 학교에 아이들은 물론 교사들도 설렜으며 더럭분교에 전학 오는 학생도 늘었다. 재미난 건 늘어난 게 학생뿐만 아니라는 것. 학교가 유명해지면서 '여행객'이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더럭분교과 처음 마주할 때 대부분이 여기가 학교?라며 되묻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학교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낯선 풍경 때문이다. 넓은 잔디 운동장과 낮은 단층 건물에 알록달록 색이 입혀진 학교는 동화책에서 막 튀어나온 입체 조형물 같다. 새파란 하늘 아래, 동화 같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어디선가 영화를 찍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본관 건물뿐 아니라 음수대와 급식실, 심지어 쓰레기 수거장까지 다채로운 색으로 갈아입은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본관 앞 벚나무에 매달린 조그만 종도 어찌나 귀엽고 예쁜지. 장식용 소품이 아닌 진짜 '학교 종'이다. 교무실 문이 드르륵 열리며 여선생님이 나와 종을 가볍게 울린다. 맑고 곱게 울려 펴지는 '땡땡땡' 소리. 놀던 아이들이 까르륵거리며 교실 안으로 들어가고, 이내 고운 합창 소리가 흘러나온다. 평화로운 한때, 학교에서 힐링의 에너지를 한껏 받아 간다. 더럭분교를 방문할 때는 이곳이 관광지가 아닌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라는 점을 잊지 말자. 교실 안으로 불쑥 들어간다든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행동은 삼가도록 하자. 동화 같은 더럭분교를 마음에 꼭꼭 담아두고 두 번째 여행지를 찾아 떠난다. 곧게 뻗은 평화로를 타고 한참을 남쪽으로 내려가다 닿은 곳,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다. 이곳은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체험관이다. 브랜드 체험관이라고 해서 뭐 볼 게 있을까 싶지만, 일단 안에 들어서면 나가기가 아쉬워진다.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는 일반 화장품 전시관이라기보다 제주의 자연과 더불어 휴식과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예쁜 카페 같은 느낌이다.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는 모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오설록 서광다원 내에 자리했다. 3면이 유리로 돼 주변 차밭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맑은 날에는 한라산까지 또렷이 보인다. 기가 막힌 전망을 어디 맨입으로 즐길쏘냐. 제주하우스 내 오가닉 그린 카페에서 제주의 신선한 식재료들로 만든 건강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제주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과 톳으로 만든 국수, 새콤한 감귤소시지로 만든 핫도그, 제주산 콩을 갈아 만든 빙수 등 모든 음식에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제주도 푸른 바다를 담은 듯 상큼한 레모네이드 한 잔을 앞에 두고, 따스한 햇볕 아래 초록빛 차밭을 천천히 음미하며 즐기는 힐링 타임. 여행이 주는 행복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천연비누 클래스존이다. 따로 시간이 정해져 있거나 강사가 직접 진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편하게 체험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만드는 법도 어렵지 않다. 비누 키트를 사서 각자 앞에 놓인 동영상을 보며 천연비누를 만들 수 있다. 천연비누 클래스존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있는 코너다. 체험시간은 15~30분 정도. 조물딱거리며 비누를 만드는 동안 여행의 재미도 무르익어간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방문지는 가장 최근에 문을 연 헬로키티아일랜드다. 2013년 말에 개장한 이곳은 이름 그대로 '헬로키티' 캐릭터를 테마로 한 박물관이다. 온통 분홍빛으로 칠해진 건물 외관부터 사랑스럽다. 이름은 몰라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의인화한 고양이 캐릭터. 일본의 유명한 캐릭터 회사 산리오가 1974년에 처음 선보인 헬로키티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지난 시간 변화를 거듭하며 아이들은 물론, 성인 팬도 대거 거느린 스타급 캐릭터다. 헬로키티아일랜드는 이 같은 헬로키티의 역사를 아기자기하게 보여준다. 1974년에 처음 선보인 헬로키티를 비롯해 헬로키티의 가족, 베이비 키티, 앨리스 키티 등 시대를 거치며 다양하게 진화해온 캐릭터 변천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단순한 캐릭터로만 여겨왔는데 몇십 년에 걸쳐 변화해온 헬로키티를 보니 진짜 살아 있는 존재 같은 생각이 든다. 키티 역사관과 키티 하우스를 지나면 미술교육관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헬로키티 캐릭터를 직접 그려보거나 자기만의 캐릭터를 창조하며 무척이나 신나한다. 그 틈에 어른들도 슬쩍 끼어본다. 으음? 의외로 재미있다. 아이들만 신나란 법 있나. 이렇게도 그려보고, 저렇게도 그려보고. 순식간에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다. 내친김에 헬로키티와 함께 춤도 춰보는 건 어떨까. 2층은 갤러리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헬로키티가 등장하는 흥미로운 전시물이 많다. 공주님 방처럼 꾸며진 키티룸은 여자들의 로망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것 같다. 키티는 좋겠다는 부러움 섞인 탄성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3층 영상관에서는 헬로키티의 모험을 담은 입체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다.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 현실 밖 세계에 흠뻑 빠져본다. 헬로키티가 그려진 케이크에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뒤, 나가는 길에 기념품 숍에 들러 선물거리를 챙겨본다. 어디에도 없을 분홍빛 동화 세상에 푹 빠졌다 나오니 어느새 하루가 다 지나간다.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주소 :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로 425 문의 : 064-794-5351 http://jeju.innisfree.co.kr 관람시간 : 하절기(5~8월) 09:00~19:00, 동절기 09:00~18:00 천연비누 만들기 체험 : 키트 1개당 1만 5000원 헬로키티아일랜드 주소 : 서귀포시 안덕면 한창로 340 문의 : 064-792-6114 korean.visitkorea.or.kr 관람시간 : 하절기(6~8월) 09:00~20:00, 동절기 09:00~18:00 / 연중무휴 관람요금 : 어른 1만 2000원, 청소년 1만 1000원, 어린이 9000원 1.주변 음식점 바캉스샤브샤브 : 샤브샤브 / 제주시 조천읍 신북로 595 / 064-784-4645 방듸 : 커피 /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48 / 064-782-3541 오라숲소리 : 한정식 / 제주시 오라로 80 / 064-744-2545 http://www.숲소리.com/ 금뽕똘향토음식점 : 회‧물회‧구이‧조림 / 제주시 번영로 500 / 064-721-1111 복단지식당 : 김치찌개 / 제주시 한림읍 한림북동길 26 / 064-753-0079 2.숙소 노을담은뜨락 : 서귀포시 대정읍 노을해안로 416 / 064-792-0707 http://www.jejunolddle.co.kr/ 호텔JM : 제주시 삼무로1길 10-7 / 064-747-6767 http://hoteljm.co.kr/ 꽃머채펜션 : 제주시 애월읍 소길남길 202-4 / 064-799-4665 http://www.jejuggot.com/ 남원화이트빌리지 :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495번길 12-9 / 064-764-3265 http://www.jejunamwon.com/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