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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에 위치한 화개장터. 화개버스터미널과 화개장터를 이어주는 화개교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화개천을 따라 지리산 능선이 장엄하다. 화개장터와 쌍계사를 잇는 길은 1023번 지방도로 십리벚꽃길로 유명해진 지 오래다. 과연 쌍계사를 지나 길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문득 궁금해졌다. 쌍계사를 지나 1023번 지방도를 따라 지리산으로 달려가보자. 백년해로길, 혼례길, 십리벚꽃길로 불리는 아름다운 길의 끝에는 천년고찰 쌍계사가 있다. 쌍계사는 통일신라 성덕왕 때 삼법이 창건한 옥천사라는 사찰이 그 시초다. 쌍계사 진감선사탑비의 주인공인 진감선사 혜소가 중창한 이후 절 이름을 쌍계사로 바꾸고 크게 이름을 떨쳤다. 쌍계사는 고운 최치원이 지팡이로 쓴 글씨로 전해지는 '쌍계'와 '석문'이 새겨진 커다란 두 바위에서 시작된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서로 지지 않으려는 듯 늘씬한 숲을 지나면 쌍계사 경내임을 알리는 일주문 앞에 이른다.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이 일직선으로 이어지고, 일주문과 천왕문 앞으로는 계곡의 물줄기 위에 다리를 놓았다. 천왕문을 지나면 진감선사가 중국에서 불교음악을 공부하고 돌아와 범패를 만든 곳으로 알려진 웅장한 팔영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어 대웅전, 명부전, 나한전, 적묵당, 설선당 등 ㅁ자 형태의 전각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웅전 앞 넓은 마당에 자리 잡은 진감선사탑비는 쌍계사를 대표하는 문화재다. 국보 제47호로 지정된 진감선사탑비는 진감선사가 입적한 후 세운 비석으로 그의 일대기와 업적이 새겨져 있다. 진감선사탑비는 최치원의 사산비명 중 하나로 유명하다. 사산비명은 최치원이 글을 짓고 글씨를 쓴 것으로 진감선사탑비와 함께 보령 성주사지 낭혜화상탑비(국보 제8호), 문경 봉암사 지증대사탑비(국보 제315호), 비문만 전하는 초월산 대숭복사비를 말한다. 쌍계사에는 소소한 볼거리가 많다. 명부전 옆 암반에 새겨진 마애불, 대웅전과 나한전 사이 꽃담 등이 그것이다. 마애불은 바위의 한 면을 사각으로 파내고, 그 안에 부처를 두툼하게 조각한 마애불이다. 오후 햇살이 마애불에 쏟아지면 마애불의 은근한 인상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나한전 옆에 쌓은 꽃담은 황토와 기와조각을 섞어 만든 담장이다. 기와조각으로 꽃잎을 만들고, 백자조각으로 꽃술을 넣어 한 떨기 꽃을 새겼다. 소박하면서도 기품 있는 꽃담에서 향기가 스미는 듯하다. 쌍계사에서 지리산을 바라보며 가는 1023번 지방도는 화개천과 나란히 의신마을까지 이어진다. 원래 1023번 지방도는 하동군 화개면에서 함양군 함양읍으로 이어지는 도로지만, 지리산 벽소령에 가로막혀 있다. 도로는 끊겼지만 벽소령은 예부터 하동군 화개면과 함양군 마천면을 이어주던 교통로였다. 지리산은 해방 이후 이념의 대립 속에 피비린내 나는 상흔을 간직한 산이다. 의신마을 끝자락에 자리 잡은 지리산역사관은 화전민의 오랜 역사와 함께 지리산 빨치산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의신마을과 인근 빗점골, 대성골 등은 지리산을 활동무대로 한 빨치산과 토벌대가 격렬한 교전을 벌인 가슴 아픈 현장이기도 하다. 대성골은 빨치산의 최후라 할 수 있는 공비 토벌 최후 격전지, 빗점골은 빨치산을 이끌었던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을 사살했던 현장이다. 모두 의신마을과 벽소령 주변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지리산역사관은 옛 의신초등학교 자리에 마련된 1층 규모의 단출한 전시관이다. 전시관 내에는 화전을 일구고 살았던 화전민들의 삶과 그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1전시실, 빨치산 루트, 빨치산의 특징, 빨치산 지도자 이현상 등 빨치산을 알 수 있는 2전시실, 빨치산이 사용했던 다양한 총기류 등이 전시된 3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빨치산 전시 공간 가운데 차일혁 총경에 관한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그는 독립군 출신으로 빨치산의 근거지를 없애기 위해 구례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천년고찰 화엄사를 지켜낸 인물이다.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족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천년 이상의 세월로도 부족하다고 하며 각황전의 문짝을 떼어내 쌓은 뒤 불을 질렀다고 한다. 또 차일혁 토벌대가 이현상을 사살한 후 그의 시신을 섬진강변에서 화장해 정중히 예를 갖췄다는 일화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의신마을에서 내려오다 보면 범왕리 보건소 삼거리 못 미쳐 25m에 이르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를 만난다. 수령 500년쯤 된 푸조나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푸조나무로, 통일신라 말에 고운 최치원이 어지러운 속세를 버리고 지리산으로 들어갈 때 꽂아둔 지팡이에서 싹이 나 자란 나무로 알려져 있다. 우람한 푸조나무 아래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범왕리 보건소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난 길은 지리산 토끼봉과 명선봉 사이를 비집고 이어진다. 범왕천을 따라 이어진 길 끝자락에는 칠불사가 있다. 칠불사는 가락국의 시조인 수로왕의 부인 허황옥의 오빠 장유화상과 깊은 관련이 있는 사찰이다. 수로왕과 허황옥 사이에는 10명의 왕자가 있었다. 첫째는 수로왕에 이어 2대 거등왕이 되었고, 둘째와 셋째는 허황옥의 성을 따 김해 허 씨의 시조가 되었다. 그리고 나머지 일곱 아들은 장유화상을 따라 출가했는데, 그 일곱 왕자가 성불한 곳이라 하여 칠불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칠불사는 아자방이라 불리는 온돌방과 차의 성지로도 잘 알려진 사찰이다. 아자방은 신라 효공왕 때 담공선사가 만든 아(亞) 자 형태의 방이다. 방의 네 귀퉁이에 70cm 높이로 좌선대를 만들어 아(亞) 자 모양이 되었다. 좌선대에서는 스님들이 참선을 하고, 중앙 공간에서는 불경을 읽었다. 아자방을 만든 담공선사는 '구들도사'로 불릴 만큼 온돌방을 잘 놓았다고 한다. 그가 만든 칠불사 아자방은 불을 지피면 한 달 반이나 따뜻할 정도였다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1830년에 화재로 소실되었고, 1951년 빨치산 소탕작전 때 또 한 번 불타고 말았다. 1980년대에 아자방이 복원되었지만, 지금은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다. 칠불사는 '한국의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초의선사가 《다신전》과 《동다송》을 지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다신전》과 《동다송》은 우리나라 차 문화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대표적인 저서다. 더구나 '다성'으로 추앙받는 초의선사의 작품이니 다도의 성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동다송》은 우리나라 토산차의 미덕을 칭송하고 찬양한 시다. 칠불사 일주문 앞 넓은 터에 초의선사다신탑비가 서 있어 차향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쌍계사 주소 : 경남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길 59 문의 : 055-883-1901 http://www.ssanggyesa.net/ 지리산역사관 주소 :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1438 문의 : 055-880-2954 칠불사 주소 : 경남 하동군 화개면 범왕길 528 문의 : 055-883-1869 http://www.chilbulsa.or.kr/maha/ 1.주변 음식점 단야식당 : 사찰국수 /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길 59 / 055-883-1667 무량원 : 청국장정식 / 하동군 섬진강대로 2770 / 055-883-7459 미향맛집 : 재첩정식 /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14 / 055-884-0070 2.숙소 고궁모텔 : 하동군 하동읍 중앙3길 12-5 / 055-884-5100 가비원모텔 :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13 / 055-883-3699 쉬어가는 누각 :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800 / 055-884-0151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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