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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행복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감탄사가 나온다. 하지만 지구도 행복할까? 음식을 만들고 유통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쓰레기는 늘 우리를 뒤따라온다. 자연 친화적으로 먹는 방법은 없는 걸까? 친환경적인 음식은 어떤 것일까? 지속 가능성이 화두인 요즘, 미쉐린 그린 스타 레스토랑은 “어떻게 먹어야 할까”라는 질문의 실마리가 되어준다. ▶ 알립니다 본 글에서는 미쉐린 그린 스타 레스토랑 1탄 ‘꽃, 밥에 피다’에 이어 ‘황금콩밭’을 소개한다. ▶ 1탄 서문 3줄 요약 1. 지속 가능성이 필수인 시대! 식품업계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한다. 2. 친환경적인 요리와 운영을 하는 음식점, 미쉐린 그린 스타가 대표적인 예다. 3. 미쉐린 그린 스타로 선정된 음식점은 서울의 ‘꽃, 밥에 피다’와 ‘황금콩밭’이다. ▶ 1탄 보러 가기 새벽 6시, 알차게 여문 콩이 데구루루 굴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현동 황금콩밭(이하 콩밭)은 100% 국내산 콩과 소금으로 매일 새벽 두부를 만드는 두부 전문점이다. 두부와 김치는 매일, 청국장은 이틀에 한 번 띄운다. 이곳 두부는 모양부터 맛까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두부는 단순하고 정직한 음식이다. 콩, 소금, 물이 재료의 전부다. 양념이나 조미료 같은 기교가 끼어들 틈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제대로 만들기가 어려울뿐더러 만드는 이의 조리법과 공력이 중요하다. 콩밭의 윤태현 대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픈 마음에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구석구석은 물론 일본과 중국을 다니며 두부를 연구했다. 2013년 8월 문을 연 콩밭은 지난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콩밭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데 앞장서는 점, 즉 남은 콩비지를 농장으로 보내 사료로 쓸 수 있도록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생산되는 식품의 30%가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는 세상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행동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뿐 아니다. 가축이 먹을 곡물 사료를 재배하기 위해 브라질 열대 우림이 파괴되는 점을 생각하면, 콩밭의 행동은 지구 어딘가의 토양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콩비지를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버리면 가장 편하겠죠. 하지만 소, 돼지의 사료로 쓰는 편이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번거로운 일이다. 콩비지를 가져가는 수거업체, 경기도 여주의 한 농장과 동시 계약을 해서 매달 50만 원 정도의 비용도 든다.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 번 더 소임을 다할 수 있는 먹거리를 폐기하는 것은 자연에 해가 되기 때문이다. “두부에 설탕 넣었다 싶음”, “진짜 황금콩밭에서 콩 가져오는 것 아니신지?” 콩밭의 두부는 수많은 후기가 증명하듯 달큰하면서도 고소한 맛, 크림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맛의 비결은 뭘까? “좋은 콩을 쓰고 간수의 양을 적게 하는 것입니다.” 콩은 소백산 인근 영주산을 고집한다. 일교차가 크고 물 빠짐이 좋은 소백산 자락은 맛있는 콩이 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갖췄다. 간수는 콩물을 굳히는 응고제 역할을 하는데, 적게 써야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다. 물과 간수를 많이 쓰면 두부가 잘 굳을 테니 만드는 사람은 편할 테지만 콩의 향이 쉬이 날아가 버린다고. 콩밭은 먹고 나서 속이 더부룩하지 않은 음식, 집밥 같은 온기로 몸과 마음을 덥히는 음식을 지향한다. 소백산 콩과 한우, 제주도산 무항생제 돼지고기, 통영 이끼섬의 멸치 등 몸에 이로운 국내산 식재료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식재료 대부분은 윤 대표가 부지런히 발품 팔아 찾은 지역 생산자와 직거래한다. “뜻이 맞는 생산자들과 소통할 때 행복합니다. 그들의 땀과 열정이 음식에 담긴다고 믿습니다.” 작은 식재료여도 어느 하나 허투루 마련하지 않는다. 두 명의 대표는 이틀에 한 번꼴로 한 명은 경동시장, 한 명은 수산시장에 간다. 재료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최선의 것을 고르기 위함이다. 마당 딸린 2층 양옥 주택을 개조한 콩밭은 퍽 아늑하다. 키 큰 솟대가 반기는 마당, 자개장과 도자기로 장식한 내부는 고풍스러운 운치를 풍긴다. 문으로 분리되는 방이 여러 개여서 가족 단위나 비즈니스 손님이 많은 편. 윤기 나는 나무 테이블은 너비가 넓어 여유로운 식사를 보장한다. 콩밭은 두부를 주축으로 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그중 생두부는 콩밭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눈송이를 꾹꾹 뭉친 듯 뽀얀 두부가 가지런히 상에 오른다. 숟가락으로 떠 한 입. 몽글몽글, 이에 닿자마자 말캉하게 흐트러진다. 입안에 미끄러지는 두부는 맛의 스펙트럼이 넓다. 뭉근한 단맛이었다가 씹을수록 은은한 고소함이 치고 올라온다. 혀를 단번에 자극하는 강렬함은 없다. 우유처럼 부드러운 식감과 웅숭깊은 시간의 맛이 고일 뿐이다. 처음에 양념간장 없이 맛본 뒤 입맛에 맞게 간을 더하는 것이 좋다. 두부젓국은 새우젓으로 간을 한 채소 육수에 두부를 넣고 맑게 끓였다. 재료는 새우젓 육수, 두부, 고춧가루, 대파가 전부다. 단출한 재료가 어우러져 더하고 덜할 것도 없이 슴슴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국물에 살짝 담긴 두부는 수분을 머금어 더욱 촉촉하다. 보쌈은 또 다른 인기 메뉴다. 두붓집이지만 tvN <수요미식회>에 보쌈 맛집으로 소개된 적이 있을 정도. 제주산 무항생제 돼지고기, 두부, 보쌈김치는 실패 없는 컬래버레이션이다. 그밖에 으깬 두부에 고추장을 더해 매콤한 두부짜글이, 주문과 동시에 자박하게 끓여내는 청국장도 찾는 이가 많다. 윤 대표가 직접 양조하는 하우스 막걸리는 시큼하고 도수가 높은 편이라 순한 두부 요리와 잘 어울린다. 물기 뺀 두부와 돈육을 갈아 야채에 버무린 두부완자는 근사한 안주가 된다. 황금콩밭이 일러준다. 친환경적인 삶은 거창한 소명이 아니라고. 지금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쓰레기를 하나라도 덜 만드는 일, 뭔가를 버리기 전에 다른 곳에 쓰일 순 없을지 한 번 더 생각하는 일이라고.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지금보다 나은 지구를 만들 수 있다고. 소백산 기운을 받고 콩이 여문다. 누군가 콩을 손끝으로 매만지며 콩과 대화를 나눈다. 콩은 두부가 되어 이로운 먹거리가 된다. 콩 찌꺼기는 소와 돼지의 밥이 된다. 매일 새벽, 아름다운 순환이 이루어지는 콩밭이 있다. 황금콩밭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16길 9 -문의 : 02-313-2952 -운영시간 : 11:30~21:30(평일 브레이크타임 15:00~17:00, 주말 브레이크타임 없음), 연중무휴 글 : 이수린(여행작가), 사진 : 이승훈(사진작가) ※ 위 정보는 2021년 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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