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오투어리즘(Geo-tourism)이 새로운 관광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오투어리즘은 천연의 지질 자원을 관광 상품으로 활용하여 관광객을 유치하는 ‘지질 관광’을 일컫는 말이다. 청송은 지난 4월 제주도와 울릉도·독도, 부산광역시, 그리고 철원군·화천군·양구군·인제군·고성군 등 5개 군을 포함하는 강원평화지역과 함께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다. 청송의 주왕산을 비롯해 5개 읍·면에 산재해 있는 지질 명소를 찾아가본다. 청송의 지질 명소는 청송읍, 부동면, 진보면, 안덕면, 부남면 등 5개 읍·면에 산재해 있다. 주왕산지구 13곳과 신성지구 4곳을 포함해 총 17개의 지질 명소를 보유하고 있다. 그 가운데 신성지구는 청송자연휴양림 내 퇴적층을 포함해 방호정 퇴적층, 신성공룡발자국, 백석탄 등 4곳이다. 4곳의 지질 명소 가운데 방호정 퇴적층과 신성공룡발자국, 백석탄은 안동 길안면으로 흐르는 길안천인 신성계곡 일대에서 차례로 만난다. 신성지구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지질 명소는 방호정을 떠받치고 있는 듬직한 기암절벽이다. 방호정은 조선 광해군 때 선비인 조준도가 어머니를 생각하며 지은 정자다. 방호정 아래의 기암절벽은 일명 방호정 퇴적층이다. 방호정 퇴적층이 생성된 것은 1억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세월 동안 화성암, 퇴적암, 변성암 등이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잘게 부서지고,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의 흐름에 의해 이동하게 된다. 물의 흐름이 느려지는 곳에서 쌓이게 되고, 이때 쌓인 퇴적층이 굳어지면 퇴적암이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지구 판의 이동이나 조산운동에 의해 지각이 움직이면서 형태가 변하게 되는데, 방호정 퇴적층은 지층이 융기되면서 옆으로 기울어졌다. 또한 지층의 가장 윗부분은 침식작용으로 평탄하게 다져졌다. 그리고 그 위에 방호정이 지어진 것이다. 방호정 입구에서 바라다보면 지층이 대각선으로 쌓인 것처럼 보이는데,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작용한 결과다. 방호정에서 건너편 산을 바라보면 울창한 숲 사이로 삿갓 모양을 한 암반이 보인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가 지나면서 산사면의 토사가 무너져 내렸는데 이곳에서 용각류, 수각류, 조각류 등 400여 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었다. 용각류는 흔히 알고 있는 브라키오사우루스 같은 몸집이 크고 목이 긴 초식공룡이고, 수각류는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진 육식공룡, 조각류는 이구아노돈 같은 쥐라기, 백악기를 주름잡던 공룡이다. 400여 개의 발자국은 걸어간 듯한 일정 간격으로 같은 방향으로 나 있다. 공룡이 지나갔던 흔적, 과연 공룡들은 무엇을 위해 이곳을 지나갔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방호정에서 백석탄 방면으로 난 도로를 따라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산지를 따라 신성공룡발자국을 볼 수 있는 전망대로 난 길이 있고, 전망대에서 400여 개의 발자국이 한눈에 바라다보인다. 방호정에서 안동 길안면으로 이어지는 930번 지방도에서 만나는 백석탄도 청송을 대표하는 지질 명소다. 백석탄은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여울’이란 뜻이다. 억겁의 세월 동안 깎이고 다듬어진 하얀 암반으로 일명 ‘포트홀(pot hole)’이라 불리는 돌개구멍이다. 구혈(甌穴)이라 부르기도 한다. 암반의 오목한 곳에 물이 소용돌이치면서 흐르는 와류 때문에 생긴다. 모래나 자갈이 물과 함께 소용돌이치면서 암반을 마모시켜 발달하는 지형이 바로 돌개구멍이다. 신성지구는 신성계곡 입구인 신성지질학습관을 출발해 방호정 퇴적층, 신성공룡발자국, 백석탄을 차례로 지나 목은재휴게소에 이르는 12.4킬로미터의 신성계곡녹색길로 불리는 지질탐방로가 있어 걸으며 지질 여행을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하자. 청송을 지나다 보면 특별한 전시판매장이 곳곳에 눈에 띈다. ‘청송 꽃돌 전시판매장’이다. 돌은 돌인데, 이름하여 꽃돌이다. 꽃 모양의 아름다운 문양이 돌에 새겨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꽃돌은 지질학적으로 구과상 유문암이라 한다. 구과상은 ‘한 점으로부터 섬유상 결정이 방사상 형태로 성장하여 구 형태의 알갱이가 만들어진 구조’, 유문암은 ‘유리질 결정을 가진 화산암’을 말한다. 쉽게 얘기하면 화산암 속에 조성이 다른 광물이 동심원상 또는 방사상으로 스며들어 일정한 띠를 이루고 있는 돌이다. 꽃돌은 7,000만 년 전 뜨거운 마그마가 유문암의 틈을 채우고 급격하게 식으면서 만들어졌다. 이때 냉각되는 속도에 따라 국화형, 민들레형, 매화형, 카네이션형, 목단형, 장미형, 해바라기형, 달리아형 등 다양한 형태를 띤다. 꽃돌의 무늬나 모양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기까지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꽃돌의 길고 긴 생성 역사와는 달리 꽃돌이 발견된 것은 불과 40여 년 전이다. 1970년대 진보면 괴정리 둔골마을에 폭우가 내려 산사면의 바위가 무너져 내렸는데, 여기서 꽃돌의 원석인 구과상 유문암이 발견되었다. 꽃돌은 원석 채취 후 적당한 크기로 절단한 뒤 표면을 매끄럽게 연마해 만든다. 꽃돌의 채석 및 가공 과정을 볼 수 있는 곳이 진보면 괴정리에 있다. 야송미술관에서 영덕 방면으로 가다 보면 서시천을 따라 괴정리 꽃돌마을에 이르는데, 인근에 꽃돌체험장이 있다. 꽃돌체험장은 과거 꽃돌을 채취하던 채석장이었다. 꽃돌에 대한 다양한 안내 표지판과 당시 채취하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올해 주왕산관광지 내에 개관한 수석·꽃돌박물관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수석·꽃돌박물관에는 꽃돌의 지질학적 정보뿐 아니라 가공되어 상품 가치가 있는 다양한 꽃돌이 전시되어 있어 아름다운 꽃돌을 부담 없이 만나볼 수 있다. 주왕산국립공원은 청송 여행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늘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어 걷는 게 전부였지만, 이제 걸으면서 지질 여행까지 곁들여보자. 청송국가지질공원의 주왕산지구에는 모두 13곳의 지질 명소가 있다. 진보면의 구과상 유문암과 노루용추, 달기폭포, 청송 얼음골을 제외하면 주왕산국립공원의 대전사부터 용연폭포(제3폭포)에 이르는 주왕계곡에 밀집되어 있다. 주왕계곡에는 대전사와 함께 주왕산의 대표적인 풍경으로 손꼽는 기암단애부터 급수대 주상절리, 용추폭포(제1폭포), 절구폭포(제2폭포), 용연폭포(제3폭포), 연화굴, 무장굴, 주왕굴, 주방천 페페라이트 등이 지질 명소로 등재되어 있다. 주왕산국립공원의 대표적인 기암절벽과 폭포가 모두 지질 명소가 된 셈이다. 대전사에서 주왕암과 주왕굴을 지나 자연탐방로를 따라 학소대까지, 학소대에서 용연폭포까지 코스를 잡으면 직접 찾아가지 않는 한 만날 수 없는 연화굴과 무장굴을 제외한 나머지 지질 명소를 모두 만나게 된다. 그중 급수대를 눈여겨보자. 급수대는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지질 명소다. 주상절리 하면 마치 제주도의 전유물처럼 늘 제주도 대포 주상절리나 갯깍을 떠올리게 된다. 파도소리길로 유명한 경주의 양남 주상절리처럼 제주를 제외한 곳에서도 주상절리는 곳곳에서 만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급수대의 주상절리 역시 신라의 왕이 될 뻔했던 김주원이 대궐을 짓고 물을 길어 마시던 곳이라는 전설 같은 이야기와 함께 아찔한 수직 절벽의 장관만 보던 터였다. 급수대를 바라보면 사각, 육각형의 주상절리가 급수대 표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주왕암에서 학소대로 이르는 자연탐방로를 가다 보면 급수대 아래를 지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주상절리가 제대로 보인다. 지질 여행은 억겁의 세월 속에서 변화한 새로운 창조물을 만나는 여행이다. 청송국가지질공원 주소 : 경상북도 청송군 청송읍 군청로 51 문의 : 054-870-6111(환경산림과)
1.주변 음식점
달기약수닭백숙 : 닭백숙 / 경상북도 청송군 청송읍 약수길 42(53) / 054-873-2351
소슬밥상(소슬자연빛깔) : 한식 / 경상북도 청송군 파천면 덕천길 39 / 054-873-6300 주왕산가든 : 메기매운탕 /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로 508-9 / 054-874-4991
2.숙소
청송한옥민예촌 :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로 494 / 054-874-0509 주왕산온천관광호텔 : 경상북도 청송군 청송읍 중앙로 315 / 054-874-7000
http://www.juwangspahotel.co.kr/
윈모텔 : 경상북도 청송군 청송읍 강변로 101 / 054-873-1222
글, 사진 : 문일식(여행 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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