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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흔드는 부채에서 시원한 바람이 흘러나온다. 유려하게 생긴 부채가 바람도 이리 잘 나다니 여름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경기미선, 전주미선과 함께 조선시대 3대 부채로 꼽혔던 통영미선은 유난히 부채 살이 가늘고 촘촘하며 손잡이가 화려하다. 임금에 진상하던 부채이자 한양의 지체 높은 양반들이 즐겨 쓰던 조선시대 명품이라 그런가! 부채뿐만 아니라 통영장, 통영 소반 등 통영에서 생산한 공예품은 하나 같이 수준이 높고 아름답기로 유명했는데 바로 통제영12공방에서 체계적인 관리 아래 만들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중인 1593년, 수군을 재정비하여 본영을 삼도수군통제영이라 했으며 약칭으로 통제영, 통영이라 했다. 한산도에 최초의 통제영이 자리했는데 초대 통제사가 바로 충무공 이순신이다. 통제영12공방은 이충무공의 한산진영부터 비롯했으며, 1604년 통제영이 두룡포(현 통영)로 옮겨올 때도 함께였다. 이후 번성을 이루면서 통제영에 필요한 각종 군기와 나라에 바치던 진상품, 생활용품까지 만들었다. 통제영의 주도적인 관리와 실력 있는 장인을 모신 덕분에 통제영12공방에서 만든 공예품은 하나 같이 수준이 높고 질이 좋아서 최상품으로 통했다. 통영장, 통영갓, 통영소반, 통영미선은 그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혔다. 미선은 토종물고기의 꼬리지느러미를 닮았다하여 꼬리 미(尾)자를 써서 '尾扇'이라 했다. 단오절이 다가오면 더위를 잘 이기라고 임금이 직접 신하들에게 부채를 하사했다고 한다. 4월이면 이 통영미선이 800자루나 진상되었다고 하니 통 크게 쓰고도 남았을 것 같다. 통영 미선이 일반 부채와 다른 것은 손잡이가 정말 예쁘다. 연꽃, 복숭아, 나비 등 좋고 예쁜 것은 다 가져다 달아 놓았다. 이 예쁜 것들은 부귀와 다복, 건강 등을 상징한다니 바람을 부칠 때마다 좋은 기운이 솔솔 들어오겠다. 아직까지 통제영12공방의 미선방을 지키는 구영환 선생은 어렸을 적 동네 절에서 스님이 만드는 것을 보고 반해 지금껏 50여 년 동안이나 통영미선과 연을 맺고 있다고 한다. 대나무를 베어 실처럼 가느다란 대오리를 만드는 것부터 부채 손잡이까지 전 과정을 손수 하신다. 가느다란 부채 살이 140여 개 정도 들어가는데 가늘수록 가볍고 부드러운 부채가 된다. 조금만 움직여도 바람이 잘 나고 시원한 이유가 여기 있다. 통영미선의 아름다움이 꼭 통영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서울의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물론 그 옛 시절의 운치와 멋은 달라졌겠지만 지금은 지금대로의 멋과 가벼운 즐거움이 넘친다. 특히 한국의 색이 가득 담긴 부채는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아이템이다. 주로 접는 부채가 많은데 서예, 한국화가 장식된 전통부채가 인기다. 한글로 이름을 적어 주는가 하면, 천연염색한 천을 조각보처럼 이어 붙인 부채도 멋지다. 우리나라 고유의 멋을 간직한 예쁜 부채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선물이다. 통제영12공방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전통공예품을 만드는 체험이 가능하다. 6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주말마다 하루에 공방 두 군데씩 돌아가며 문을 연다. 작품 시연을 보여주고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통영미선의 경우 부채 살 붙이기, 한지 붙이기, 손잡이 끼우기 등을 제법 난위도가 높은 체험을 한다. 옆에서 도와주는 손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좀 더 독특한 체험을 원한다면 갓일에 도전해 보자. 만들기는 커녕 갓 만드는 모습 보기도 힘든데 직접 갓일을 해본다는 건 통제영12공방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일반인들 체험은 '양태'라는 과정을 하는 것인데, 대나무를 실처럼 얇게 뽑아 엮어서 갓의 넓은 부분을 만드는 일이다. 바느질하듯 한 줄 한 줄 엮는데 간단해 보이지만 막상 하려면 손이 떨려 줄을 잘못 엮기 십상이다. 갓일은 과정이 세밀하고 복잡해 3개 공정으로 나누고 3명이 한 공정씩 맡아 작업한다. 갓 윗부분에 해당하는 총모자, 갓의 넓은 부분을 만드는 양태, 두 개를 모아 인두질, 먹칠, 옷칠을 반복하며 갓을 완성하는 입자 세 과정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4호 갓일 기능보유자 정춘모 선생은 입자장이면서 세 가지 갓일을 모두 할 수 있는 극히 드문 장인이다.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닷컴에서 '조선 모자'라며 갓을 판매하는 게 알려지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갓은 이제 필요치 않은 물건이지만 한국의 가치를 알아보는 다른 이들의 눈에 아름다운 전통 유산으로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이다. 통제영12공방이라 하면 공방이 모두 12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여기에서 '12'라는 숫자는 수학적인 의미라기보다 '아주 많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온갖 장인들이 모인 수많은 공방이라는 의미로 '12공방'이라 불렀던 것. 시기나 유행에 따라 새로운 공방이 생기고 때로 없어지기도 했는데 기록에 따르면 부채, 옻칠, 장석, 그림, 가죽, 철물, 목가구, 금은 제품, 갓, 자개 등을 다루는 공방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부채, 갓, 대발, 나전칠기, 소목(가구), 두석(금속), 소반 일곱가지가 남아 있다. 염장은 가늘게 쪼갠 대나무나 갈대를 엮어서 햇빛을 막아주는 발을 만드는 장인이다. 나전장은 가구나 기물위에 조개나 전복 껍질 오려 붙이고 옻칠해서 완성하는 장인, 소반장은 음식 그릇을 올려놓는 통영 소반을 만드는 장인, 두석장은 구리와 주석을 합금해 황동(놋쇠) 장식을 만드는 장인, 소목장은 집 안에 쓰이는 장, 농, 궤, 책상, 탁자, 문갑 등 각종 목가구를 만든다. 통제영12공방에 있는 장인들 가운데 갓일, 나전, 소목, 두석, 소반, 대발 등 6개 분야는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을 받은 우리나라 최고의 작가들이다. 조선 최고의 공예품을 만들어내던 통제영12공방의 명맥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장을 볼 수 있고, 체험까지 할 수 있어 뜻 깊다. 통제영12공방은 삼도수군통제영 내 자리해 있다. 통제영의 중심이 되는 건물은 1605년에 완공한 세병관이다. 통제영의 객사 건물로 굵은 기둥과 웅장한 지붕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거대한 현판과 넓고 시원한 마루가 인상적이다. 통제영12공방과 세병관 안팎에서 지난 6월초에 통영문화재야행이 벌어졌다. 오는 10월초에 한 번 더 진행되는데 각 공방에서 모두 나와 시연과 체험, 공연, 전시를 벌인다. 세병관에서 내려오는 길에 통제영12공방 전통공예품 전시체험장에 들르면 쾌적하게 감상하고 수준 있는 제품을 구입 할 수 있다. 통영 여행 마무리는 통영운하 야경이 딱이다. 바다를 수놓는 알록달록한 불빛이 통영의 아름다운 공예품과 닮은꼴이다. ​ window.ytPlayerList.push({ Id: '185339c8-2cca-4118-8e79-e96b88983701', DivId: '1386cb07-e288-4433-98c5-e30a0f62f7c4', VideoId: 'uBMcspCADjw', playerVars: {rel:0, playsinline:1,}}); 통제영12공방 주소 : 경상남도 통영시 세병로 27(통영 삼도수군통제영 內) 문의 : 055-649-2425, 055-645-2971, http://tjy.ttdc.kr/ 시연 및 체험 : 6월~10월 매주 주말 13:00~17:00 관람료(통제영 입장료) :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공방에 따라 유료 체험 있음. 2019통영문화재야행 : 2019년10월4일~5일, 삼도수군통제영 내 통제영12공방 일원, 12공방 체험프로그램, 공연, 전시, 경매, 프리마켓, 이벤트 식당 -뚱보할매김밥 : 충무김밥 / 통영시 통영해안로 325 / 055-645-2619 -토영회식당 : 활어회, 멍게비빔밥 / 통영시 통영해안로 121-1 / 055-648-6567 -통영생선구이 : 생선구이, 용남면 동달안길, 055-646-6960 -엄마손충무김밥 : 충무김밥,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1-9144 숙소 -베니키아센트럴호텔 : 통영시 광도면 춘원2로 49-20, 055-643-7001, http://benikeacentralhotel.com/ -통영엔쵸비관광호텔 : 통영시 동호로 56, 055-642-6000, http://www.anchovyhotel.com -금호통영마리나리조트 : 통영시 큰발개1길 33 / 055-646-7001, http://www.kumhoresort.co.kr/resort/ -통영bay콘도 : 통영시 도남로 257-93 / 1588-8743 -안정궁관광한옥펜션 : 광도면 안정2길, 055-648-2528 -비치캐슬호텔&리조트 : 통영시 평인일주로, 055-644-2700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6월에 작성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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