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본격적인 졸업 시즌이다. 끝은 늘 새로운 시작을 낳는 법. 학교마다 졸업식이 끝나면 입학식과 함께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된다. 새 학년을 맞이하는 학생들에게는 설렘과 약간의 불안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옛날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새 학년을 미리 맞아보는 것은 어떨까? 어제와 오늘의 학교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교육박물관에서 말이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서울 북촌에 자리잡은 서울교육박물관은 건물 자체가 근대 건축 문화재다. 원래 이 자리에는 1900년 대한제국의 고종황제가 우리나라 최초로 세운 근대 학교인 관립한성중학교가 있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에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로 바뀌면서 신축 건물들이 추가되었는데, 현재 서울교육박물관 건물은 1925년에 세워진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올해로 구순을 맞이하는 셈. 이곳은 1995년부터 서울교육사료관이란 이름으로 교육 관련 자료와 유물들을 전시하다가 지난 2011년 서울교육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더욱 멋진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100년 전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커다란 흑백 사진이 관람객들을 반긴다. 그 옆에는 ‘정동문방구’라는 빛 바랜 간판을 단 학교 앞 문방구가 보이고, 뽑기판에 ‘어름과자’통, 딱지와 솜사탕까지 있는 것이 영락없이 수십 년 전 엄마, 아빠가 다니던 ‘국민학교’ 앞 문방구의 모습 그대로다. 아담한 박물관은 왼쪽의 상설전시장과 오른쪽의 기획전시실로 나뉜다. 지금 전시 중인 기획전시실의 테마는 ‘교복의 이력서’. 여기서는 삼국시대부터 최근까지 교복의 변천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960~70년대 교복이다. 교복뿐 아니라 그 시대의 교실과 교과서, 책가방과 도시락 등 추억의 물건들이 빼곡히 전시되어 있다. 새 학년을 맞는 학생들의 부모들도 이 시기에 학교를 다녔을 테니, 자녀들과 함께 본다면 나눌 이야기도 많을 것이다. 상설전시장은 삼국시대부터 현재까지 교육의 변천사를 보여주고 있다. 고구려의 학교였던 태학부터 고려의 국자감, 조선의 성균관 등 역사 속 학교의 모습과 함께 일제강점기와 미군정기, 6·25전쟁 이후 오늘에 이르는 교육의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까지 꼼꼼히 둘러보아도 30분 남짓이면 충분하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 유일의 종합 교원 양성 대학인 한국교원대학교 안에 있는 교육박물관이다. 충청북도 청원군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좀 떨어는 것이 단점.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박물관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체험 전시 공간이 가장 잘 꾸며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꼭 한번 찾아볼 만한 곳이다. 제법 큰 박물관 건물의 1, 2층에 자리잡은 전시실은 한국교육사실과 교육테마실, 학교사실, 교육체험실 등으로 나뉘어 있다. 입구를 지나면 커다란 계단을 올라 2층부터 보는 것이 관람 순서다. 선사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국 교육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한국교육사실은 서울역사박물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규모가 큰 만큼 전시물이 다양해서 우리 교육의 역사를 훨씬 풍부하게 접할 수 있다. 한국의 교육을 다양한 테마로 풀어내는 교육테마실과 한국교원대학교의 역사를 보여주는 학교사실을 모두 보고 1층으로 내려오면 이곳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교육체험실이 나온다. 이곳은 옛날 교실뿐 아니라 교장실과 등사실, 담장 너머 골목길의 모습까지 실물 크기로 재현해놓았다. 옛날 학교에서 하루에 한 번 빠짐없이 해야 했던 국민체조를 그 시절 음악과 함께 화면을 보며 따라 해볼 수 있고, 교과서에 나오는 동요를 부를 수 있는 노래방 시설도 갖췄다. 옛날 사진관을 닮은 ‘교원사진관’에서는 교육박물관을 배경으로 기념촬영도 할 수 있다. 이곳은 1984년 강동구 고덕동으로 이사 간 배재고등학교가 남겨놓은 옛 배재학당 동관 건물이다. 그 후 홀로 외로이(?) 서 있다가 2008년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여기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근대 교육기관인 배재학당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놓았다. 1885년에 처음 문을 연 배재학당은 1909년 배재고등학당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해방 이후 배재고등학교가 되었다.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가 집 한 채를 빌려 방 2개를 터서 교실을 만든 다음 학생 2명을 데리고 첫 수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100여 년. 배재학당 동관 건물은 여전히 학교 종을 달고 처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학교 종을 지나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1930년대 배재학당 교실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칠판 앞 교단, 2인용 나무책상과 의자들이 30여 년 전 교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이곳에서 조선, 대한제국, 식민지의 학생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학업에 전념했다. 그들 중에는 이승만과 주시경, 나도향과 김소월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도 있다. 교실 밖 전시실에는 이들이 공부했던 교과서들이 보인다. 100% 순한문으로 된 교과서에는 각종 과학 실험도구 그림뿐 아니라 개기일식 사진 등이 총천연색으로 실려 있다. 그 곁에는 유길준이 썼다는 한반도 최초의 유럽 여행기인 《서유견문》, 고종이 내렸다는 ‘배재학당’ 현판, 럭비와 테니스를 비롯한 체육대회에서 받은 트로피 등이 전시되어 있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1918년 졸업장과 졸업앨범도 볼 수 있다. 모두 그 시절 학교의 모습을 생생히 증언하는 자료들이다. 전시관 2층은 배재학당 설립자인 아펜젤러와 교사였던 아서 노블이 남긴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들이 한국생활을 하면서 썼던 일기장을 비롯해 가방, 피아노 그리고 당시 귀했던 사진기로 남긴 그 시절 모습들이 눈길을 끈다. 아담한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나오면 건물 뒤쪽의 향나무도 꼭 둘러보자. 올해로 수령 566년을 맞이하는 이 보호수야말로 배재학당의 100여 년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보았을 테니 말이다. 서울교육박물관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길 19 문의 : 02-736-2859, edumuseum.sen.go.kr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주소 : 충청북도 청원군 강내면 태성탑연로 250 문의 : 043-230-3821, museum.knue.ac.kr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198 문의 : 02-319-5578, appenzeller.pcu.ac.kr
1.찾아가는길
[서울교육박물관]
- 자가운전 서울시청 → 광화문 → 경복궁에서 좌회전 → 북촌로5길 우회전 → 서울교육박물관 - 대중교통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 시내버스 109, 151, 162, 171, 172, 272, 601번 등 이용, 정독도서관 앞 하차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청주IC → 탑연삼거리에서 좌회전 → 태성탑연로 →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 대중교통 청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513번 버스 이용, 한국교원대학교 앞 하차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 자가운전 서울시청 → 덕수궁길 우회전 → 서소문로11길 우회전 →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 대중교통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 3번 출구에서 도보 3분 거리 시내버스 172, 472, 600, 602, 607번 등 이용,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앞 하차
2.주변 음식점
신안촌 : 남도한정식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5길 5-19 / 02-738-9960
구룡식당 : 참마자 도리뱅뱅이 / 충북 청원군 문의면 문의시내로 50-1 / 043-297-6754
나무와벽돌 : 파스타 /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101 / 02-735-1151
http://woodnbrick.com/index1.html
3.숙소
고궁호텔 : 서울 종로구 율곡로 164 / 02-741-3831
호텔이프 : 충북 청주시 흥덕구 풍년로193번길 14 / 043-237-8466
http://www.hotelif.co.kr/
엘르인호텔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71길 24 / 02-792-8700
http://www.hotelelleinn.com/
글, 사진 : 구완회(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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