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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년 일본제국에 의해 대구읍성 북쪽 1.42km가 허물어지며 태어난 북성로. 비록 역사의 아픔 속에서 시작되었지만, 북성로는 일제강점기에는 대구 최고의 번화가로, 광복 이후에는 사교와 문화의 거리로, 고도성장기라 불리는 70~80년대에는 전국 최대의 공구골목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한때 ‘도면만 있으면 탱크도 만든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자부심 대단했던 거리는 IMF 구제금융 위기를 거치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사람은 떠나가고 경기는 예전만 못하다. 이렇듯 침체한 거리에 최근 들어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1905년 일본이 대구역을 건설한 이후 많은 일본인이 자본을 들고 대구로 몰려왔다. 자연스럽게 대구역 주변에 역세권이 형성되었고, 일본 자본가들은 성 안으로 상권을 확장하려 욕심을 부렸다. 결국, 이듬해에 대구읍성이 허물어지며 신작로가 들어섰다. 당시 만들어진 거리가 바로 북성로이다. 1911년 2월 발행된 조선총독부 관보에 따르면 당시 북성로에는 백화점, 철물점, 양복점, 곡물 상회 등 일본인이 운영하는 다양한 가게가 있었다고 한다. 100개가 넘는 상점 중 조선인이 운영하는 곳은 곡물가게 3곳에 불과했다. 즉, 당시의 북성로는 일본제국에 의해 수탈되는 상징적인 장소였다. 그러나 대구 최초의 엘리베이터로 유명했던 ‘미나카이 백화점’이 들어설 정도로 최대의 번화가로 군림하였다. 일제강점기 내내 사람이 몰려들던 거리는 광복 이후에도 명성을 이어 나갔다. 일본상인이 빠져나간 자리에 기계, 철물, 금속을 취급하는 상점이 속속 들어섰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폐공구를 수집해 팔던 상인이 북성로 서쪽의 달성공원 입구에서 장사를 시작하며 물량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의 군수물자가 북성로 일대로 쏟아졌다. 대구는 전쟁의 피해가 작았기에 전국에서 피란민까지 몰려들어 그야말로 물자와 사람으로 북적였다. 물자와 사람이 몰리는 곳이기에 문화와 예술이 따라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피란 온 예술가들이 모인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다방과 음악감상실이다. 그랜드 피아노가 있어 원로 음악가들이 자주 찾았던 ‘백조다방’, 구상 시인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던 ‘꽃자리다방’, 이중섭 화가가 담배 은박지에 소 그림을 그렸던 ‘백록다방’ 등을 비롯해 “폐허에서 바흐의 음악이 들린다”는 내용으로 외신에 소개되었던 음악감상실 ‘르네상스’,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던 음악감상실 ‘녹향’은 아직도 북성로 골목을 걷다 보면 발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구상 시인과 동화작가 마해송 같은 문인이 자주 이용한 것으로 유명한 ‘화월여관’, 이중섭 화가가 숙소로 사용했던 ‘경복여관’도 허름한 골목길에서 만날 수 있다. 일부는 폐허로 남아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도 있고, 다른 상호로 바뀌어 운영 중인 곳도 있다. 비록 시대의 발전에 뒤처져 세월의 더께가 묻어있는 건물이지만, 그런 세월의 흔적을 되짚으며 걷는 것이 북성로가 간직한 매력이다. 근현대의 역사를 거치며 화려한 시절을 보낸 북성로. 그러나 국내 최대의 공구골목이자 국내 최고의 기술자가 모여 있다는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던 북성로 역시 역사의 굴곡을 피해가지 못했다. 섬유산업의 침체, 검단동 유통단지 조성, IMF 등을 거치며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젊은 기술자가 떠나가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들었다. 이렇듯 쇠락의 길을 걷던 북성로에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변화의 물꼬를 튼 곳은 2011년 10월에 일제강점기 건축물의 외형을 간직한 채 문을 연 ‘카페 삼덕상회’이다. 당시 삼덕상회는 2대째 운영하던 와이어 철물점을 닫은 채 휴업 상태였다. (사)시간과공간연구소 권상구 대표는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건물이 방치되던 것을 안타깝게 여겨 원형을 그대로 살린 카페로 재탄생시키려 나섰다. 역사를 간직한 공간을 토대로 새로운 활력을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삼덕상회의 뒤를 이은 것이 ‘북성로 공구박물관’이다. 이곳 역시 일제강점기에 미곡창고로 사용되었던 일본식 건물이다. 이후 수차례 주인이 바뀌며 증축되는 과정에서 건물이 훼손되었다. 여러 차례 덧대어진 시멘트를 30cm 가까이 들어낸 후에야 목재 마루와 다다미 바닥이 모습을 드러낼 정도였다. 이렇듯 훼손되었던 공간에 삼덕상회 고 김성운 대표가 기증한 천여 점의 공구가 들어섰고, 북성로에서 터를 일군 여러 공구상의 도움으로 북성로만의 공구박물관으로 재탄생되었다. 2015년 완성 예정으로 조성 중인 '순종황제 어가길'도 공구골목의 변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일신협약과 군대 해산으로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해 있던 1909년 1월, 순종황제는 민심을 잠재우려는 일제의 속셈에 의해 대구를 방문했다. 당시 순종이 가마를 타고 지나간 북성로 일대 약 2.1km를 어가길로 조성하며 도로와 도시경관 개선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북성로에는 젊은이들이 문화예술공간 ‘스페이스 우리’, 자전거를 모티브로 한 젊은 문화예술인의 아지트 ‘장거살롱’, 건축사무소 ‘오피스 아키텍톤’, 아키텍톤이 리노베이션한 한옥 ‘도회헌’, 지하를 젊은 예술가의 문화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STYLE’, 재즈바와 게스트하우스가 결합한 복합문화공간 ‘판’ 등 다양한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여러 단체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며 지금도 진행 중이다. 십 년 후, 아니 일 년 후의 북성로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카페 삼덕상회 주소 : 대구광역시 중구 북성로 70 문의 : 053-427-3332 북성로 공구박물관 주소 : 대구광역시 중구 태평로28길 24 문의 : 053-252-8441 1.주변 음식점 8번 식당 : 순대, 국밥 / 대구시 중구 서성로13길 8 / 053-255-0167 연탄 돼지 불고기 골목 : 연탄 불고기, 우동 / 대구시 중구 달성로22길 88 일원(저녁에 형성되는 포장마차 촌) 2.숙소 게스트하우스 STYLE : 대구시 중구 서성로14길 26 / 053-214-6116 게스트하우스 판 : 대구시 중구 경상감영길 43-9 / 053-252-7529 글, 사진 : 김용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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