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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순창'은 순창의 슬로건이다.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을 잘 표현한 말이다. 순창 하면 고추장, 고추장 하면 순창이다. 순창의 전통 고추장을 손수 만들어보고, 장류를 활용한 요리도 만들어먹고, 몸에 좋은 간식 만들기까지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장류체험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봤다.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어하는 데다 맛있게 먹기까지 한다. 덩달아 어른들도 기분 좋아지는 체험이다. 토요일 오전 10시. 순창장류체험관에 도착하자마자 바쁘게 체험이 시작된다. 장류체험 프로그램은 고추장 만들기와 장류 요리 체험, 인절미 떡메치기와 튀밥 만들기까지 포함해 총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효율적인 시간 안배를 위해 장류 요리를 먼저 하고 야외에서 인절미와 튀밥을 만든 다음, 맨 마지막으로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한다. 장류를 이용한 오늘의 요리는 고추장불고기피자. 장류 요리는 고추장불고기피자 외에도 김치, 고추장스파게티, 청국장찌개, 치즈떡볶이, 고추장나물김밥 등 다양한 메뉴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피자 재료는 미리 준비되어 있고 토핑으로 올릴 양파, 피망, 버섯만 잘게 썰면 된다. 재미있는 건 피자 도우 대신 가래떡을 떡국용 떡처럼 얇게 잘라 팬에 올린다는 것. 떡이 떨어지지 않고 서로 달라붙도록 밀가루 반죽을 위에 부어 넓게 펴주기만 하면 된다. 떡 도우 위에 고추장으로 양념한 불고기를 올리고 잘게 자른 채소들을 토핑으로 뿌려준다. 그 위에 치즈를 넉넉히 뿌리고 케첩으로 장식하면 된다. 뚜껑을 덮은 팬에 스위치를 켜고 익기를 기다리면 끝. 피자가 익는 동안 야외로 나가 인절미와 튀밥 만들기 체험을 한다. 인절미는 떡메치기가 관건. 처음엔 어른들이 돌아가며 힘 있게 내리쳐서 밥알을 어느 정도 뭉개야 한다. 떡메는 혼자 치기보다 둘이서 마주 서서 장단을 맞춰 탕~ 탕~ 내려치는 것이 흥도 나고 덜 힘들다. 밥알이 적당히 뭉개지면 어린이용 떡메로 바꾼 뒤 아이들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무슨 재미난 놀이처럼 자기 차례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아이들. 서너 번 내려치자 요령이 생기는 듯 떡메 치는 소리가 점점 커진다.떡메 치는 옆에서는 추억의 튀밥을 만들고 있다. 새까만 뻥튀기 기계를 살살 돌려가며 압력을 높여간다. 아이들도 한 번씩 돌려볼 수 있게 손잡이를 쥐어주는데, 뭐가 나올지도 모르면서 한껏 신이 났다. 드디어 뻥~ 하고 터트릴 순간. 아이들이 귀를 단단히 틀어막고는 기계를 쳐다본다. 뻥~!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오른다. 쌀튀밥을 큰 광주리에 담아주자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든다. 양손 가득 욕심껏 담아 얼굴을 파묻고 먹는다. 금방 튀겨서 따끈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아이들도 어떤 간식보다 더 맛있게 튀밥을 먹는다. 그러는 사이 인절미도 완성되어 콩가루를 묻힌다. 떡을 썰어보는 아이, 콩가루를 묻히는 아이, 체험은 뒷전이고 먹기 바쁜 아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만들고 먹는 체험을 즐긴다. 인절미는 쫀득한 떡에 고소한 콩가루가 잘 어우러진 맛이다. 만들어서 바로 먹으니 인절미도 튀밥도 생각 이상으로 맛있다. 추억의 맛이 아니라 추억을 능가하는 맛이랄까. 야외 체험을 마치고 다시 체험장 안으로 들어간다. 잘 구워진 피자가 기다리고 있다. 떡으로 만든 도우에 고추장불고기를 올린 덕분인지 전혀 느끼하지 않고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피자가 완성됐다. 고추장 양념이 들어가 조금 매울 법한데도 아랑곳 않고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피자 시식이 끝나고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고추장 만들기 체험이다. 먼저 순창의 고추장이 왜 맛있는지,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부터 듣는다. 다른 지역의 경우 네모난 메주를 사용해 간장, 된장, 고추장을 두루 만들지만 순창은 가운데가 뚫린 동그란 고추장 전용 메주를 쓴다. 특이한 건 메주는 보통 초겨울에 쑤는데 순창에서는 8월 말경에 미리 메주를 만든다는 것. 날씨가 더울 때 고추장의 감칠맛을 더해주는 미생물이 잘 번식하기 때문이라고. 또 메주를 콩으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콩에 쌀을 6:4 비율로 섞어 메주를 쑤는 것도 순창만의 특색이다. 겨울철에 고추장을 담가 6개월 이상 숙성시킨 뒤에 먹는 것이 순창 고추장의 전통 방식이다. 설명을 들은 뒤 고추장 퀴즈 시간을 잠시 갖고 바로 고추장 만들기에 들어간다. 체험은 의외로 간단하다. 메줏가루, 고춧가루, 식혜, 소금, 엿기름을 알맞은 비율로 담은 그릇을 팀별로 나눠주는데, 이걸 받아 열심히 섞어주기만 하면 된다. 가루가 뭉치지 않게 골고루 잘 섞는 것이 비법이라고. 다 섞은 다음 손가락으로 살짝 찍어 맛을 보면? 이상한 맛이다. 고추장은 바로 만들어 먹는 것이 아니라 숙성을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깊은 맛을 내는 우리네 전통 장류야말로 진정한 슬로푸드인 것이다. 체험객이 만든 고추장을 체험장에 그대로 남겨놓으면 한데 모아 잘 섞어 숙성을 시킨다고. 현장에서 만든 것 대신 제대로 숙성된 고추장을 한 통씩 받아 나오는 것으로 체험이 끝난다. 장류체험을 마치고 고추장마을을 한 바퀴 둘러본다. 고추장마을에서는 고추장 명인으로 인정받아야만 고추장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다. 마을 안에 들어선 판매장의 제품들은 거의 믿을 만하다는 얘기다. 여기저기 보이는 것이라곤 온통 고추장 판매장이니, 마치 '고추장나라'에 온 것 같다는 게 아이의 말이다. 고추장나라는 아니고 그저 아담한 고추장마을일 뿐이지만 우리네 입맛을 사로잡기엔 충분하다. 마당엔 고추장, 된장, 간장이 담긴 항아리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고, 판매장에선 장아찌 냄새가 폴폴 풍긴다. 장류도 좋지만 밥도둑 장아찌도 그에 못지않게 인기 있다. 매실, 무, 오이, 마늘종, 단감, 깻잎, 더덕, 고들빼기, 굴비 등 장아찌 종류도 놀랄 만큼 많다.여러 종류의 장아찌를 직접 맛보고 선택할 수 있게 해놓았고, 청국장찌개도 보글보글 끓고 있다. 그 옆엔 막걸리 항아리도 준비돼 있다. 맨입에 먹는 장아찌는 짜지만, 막걸리를 한 모금 들이켠 뒤에 맛보면 캬~ 소리가 절로 나온다. 청국장은 냄새가 별로 없고 맛도 순해 아이들도 잘 먹는다. 명인이 담근 고추장에 장아찌까지 챙겨 들고 나오니 발걸음이 뿌듯하다. 장 만들기 체험을 해보긴 했지만 역시 맛있는 장은 아무나 만드는 게 아니다. 아무리 노력한들 평생 장을 담가온 명인의 솜씨에 비할까? 순창장류체험관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순창읍 민속마을길 55 -체험프로그램 : 순창전통고추장만들기, 장류요리만들기, 인절미만들기, 전통튀밥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이용 시 체험관 내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http://www.janghada.com/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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