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밭 하늘 위를 날 준비가 되셨나요? 그럼 시작합니다. 첫발을 가볍게 공중에 디뎌보세요. 지금 자세 그대로 몸을 와이어에 맡긴 채 나머지 발도 과감히 스텝 업!”
“꺄아아~~~”
어디 새들만 하늘을 날아다니란 법 있나. 다희연에선 누구나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 녹차밭에서 녹차만 마시고 나오기 아쉽다면 녹차밭 하늘 위를 날아보는 건 어떨까. 말도 안 되는 상상이라고?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꿈같은 일들이 진짜가 되어 나타난 마법 같은 공간이 있다. 제주 동부 산간에 위치한 다희연에선 이런 상상들이 매일같이 눈앞에 펼쳐진다. 새들만 하늘을 나는 줄 알았더니 사람도 하늘을 날더라 이 말이다. 제주 다희연 짚라인은 경상북도 문경에 이어 지난해 말 제주에 최초로 도입된 에코 어드벤처 레포츠다. 문경 짚라인과 똑같은 시설과 장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웅장한 자태로 서 있는 한라산과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 싱그러운 녹차밭 위를 가로질러가는 4단계 코스는 다희연에서만 누릴 수 있는 매력 포인트이다. 무엇보다 기획 단계부터 전 과정에 걸쳐 '안전'을 가장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 때문에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다희연 짚라인은 미국 ACCT(Association for Challenge Course Technology)의 정식 회원사로 안전성을 입증 받은 건 물론, 탑승 장비도 국제 인증을 획득한 장비만을 사용한다. 짚라인은 누구나 10분 정도 탑승 안내만 받으면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레포츠이다. 짚라인을 타기 위해선 먼저 탑승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탑승이 어렵거나 상담이 필요한 사항은 없는지 꼼꼼히 읽어보고 키와 몸무게를 정확히 기록한다. 몸무게가 30kg 이하이거나 130kg 이상이라면 탑승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스태프와 반드시 상의하도록 한다. 탑승동의서를 작성한 후 탑승 장비를 갖춰 입으면 짚라인 이용 준비 끝. 이제 하늘을 신나게 날아갈 일만 남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짚라인 가이드를 따라 첫 번째 코스로 발걸음을 옮긴다. 1코스는 삼나무 숲 위를 날아가는 동선이다. 올라갈 때는 그리 높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막상 아래를 내려다보니 이거 장난이 아니다. 내심 두려운 마음도 들지만 2중 안전 잠금장치를 채우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그래,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그냥 내려갈 순 없지.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난 뒤 그대로 허공에 몸을 맡긴다. 순간 아래로 철렁하는 듯싶더니 이내 와이어를 타고 주르륵 미끄러지듯 내려가기 시작한다.
어라? 내가 진짜 날고 있잖아! 꺄아아아!!!!! 환호성인지 비명인지 모를 탄성을 마구 질러대는 사이 어느새 종점에 도착. 먼저 와 있던 가이드가 안전하게 착지하도록 도와준다.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방에 모조리 날아가버린 것 같은 통쾌한 기분이다. 여전히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안고 다시 2코스 탑승대로 올라간다. 길이 174m에 난이도 중급 코스. 이번엔 뒤로 뛰어내리란다. 뭐든지 앞이 보이지 않으면 더 무서운 법. 까짓것 한번 도전해보자. 2코스 도전!
소리는 힘차게 질러댔지만 다리가 좀 후들거린다. 가볍게 몸을 날리니 '지~잎' 하는 와이어 소리에 맞춰 몸이 다시 하늘을 날기 시작한다. 귓가를 스쳐가는 바람이 더없이 상쾌하다.
와우! 이거 굉장히 스릴감 넘치는데! 3코스는 연못 위를 건너가야 한다. 발아래 펼쳐진 연못은 잔잔하기만 한데 마음은 왜 이리 콩닥콩닥 요동을 치는지. 주저주저하다 겨우 발을 뗀다. 처음 발을 떼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이내 가슴 탁 트이는 해방감이 온몸 가득 스며든다. 비록 52m밖에 안 되는 짧은 코스지만 짜릿함만큼은 최상급이다. 좀 더 스릴감 있게 즐기고 싶다면 번지점프를 할 때처럼 뛰어내리듯 점프해보라. 빠른 속도감과 함께 와이어가 조금씩 출렁거리는 박진감 넘치는 묘미를 맛볼 수 있다. 어느새 마지막 코스. 223m 달하는 가장 긴 코스다. 멀리 푸른 함덕 바다가 '파이팅'을 외치는 듯하다.
와이어에 몸을 맡기고 두 팔을 벌린 채 편안하게 누워보세요.
가이드가 먼저 시범을 보인다. 어디 유종의 미를 거둬볼까.
자, 출발하세요~
신호와 함께 몸을 하늘로 날린다. 푸른 제주의 하늘이, 바다가, 녹차밭이 모두 내 것인 양 가슴 한가득 들어온다. 시작은 두려웠으나 끝은 유쾌, 통쾌, 상쾌한 짚라인 체험. 내려오는 발걸음이 아쉬울 만큼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추억을 안겨준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녹차비누 만들기 체험에도 참여해보자. 다희연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녹차가루로 천연 수제 비누를 직접 만들 수 있다. 녹차비누는 보습력이 강한 데다 특히 민감한 아토피 피부에 좋다. 만드는 법도 간단해 어린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다. 먼저 녹차가루에 피마자 오일을 적당량 섞어 잘 녹인다. 여기에 레몬향이 나는 아로마 오일을 약간 첨가한 후 미리 녹여둔 비누 베이스를 넣어 골고루 섞이게 잘 젓는다. 이렇게 완성된 비누액을 몰드에 조금씩 따라 부으면 준비 끝. 비누가 제대로 굳으려면 20~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그동안 동굴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녹차밭 산책을 다녀오면 좋다. 다희연 동굴카페는 녹차밭 아래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을 카페로 꾸민 이색 공간이다. 넓은 동굴 안에 펼쳐진 카페 공간이 생각보다 아늑하고 멋스럽다. 마치 시공을 초월한 듯 오묘한 분위기이다. 이곳에서 맛보는 녹차는 왠지 더 그윽하고 향기롭게 느껴진다. 전기카트를 타고 녹차밭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다. 19만 8,000여 ㎡에 이르는 녹차밭을 구석구석 탐험하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녹차밭 언덕 위에 있는 빌레못과 곶자왈 동굴은 꼭 한번 가보기를 권한다. 오래전 용암이 흘러내리며 만들어낸 독특한 형태의 연못과 동굴이 새삼 자연의 신비를 깨닫게 해준다.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는 한라산과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바다 풍경을 품은 전망대도 놓치지 말 것. 내려오는 길목에 곶자왈 지대를 체험하는 오솔길을 따라 가벼운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찾아가기 : 자동차 이용 시 내비게이션에 ‘짚라인제주’를 입력. 주소 :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600 운영시간 : 동절기 오전 9시~오후 6시, 하절기 오전 9시~오후 7시(연중무휴) 탑승요금 : 1인 2만 8,000원(어른・어린이 동일), 단체 10인 이상 전화 상담. 문의 : 1544-7991, www.ziplinejeju.com (여름 성수기에는 사전 예약 필수) * 짚라인이란? 환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숲과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친환경 어드벤처 시설물로 해외에서는 이미 대중화된 레포츠 활동이다. 나무 사이나 숲 위를 케이블로 연결해 하늘을 나는 듯한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짚라인이란 이름은 와이어를 타고 이동할 때 '지~잎' 하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졌다. 짚라인은 숲이 울창한 열대우림 지역 원주민들이 나무 사이를 오가기 위해 이용했던 교통수단에서 유래했다. 글,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2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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