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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파란 하늘과 맞닿은 초록의 풀밭, 그 너른 풀밭 위에서 소떼와 양떼가 한가롭게 노니는 풍경. 상상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가수 윤형주가 불렀던가, “목장길 따라…”로 시작되는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봄날 꽃바람에 실려 충남 당진의 아고라랜드 태신목장을 찾아가본다. 가족들은 트랙터를 타고 목장을 한 바퀴 돌면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을 다진다. 송아지에게 우유나 건초 먹이기, 어미 소 젖 짜기와 치즈 만들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도 두고두고 남을 추억이 된다.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이름이 좀 길다. 여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1968년 경기도 평택에서 출발한 ‘평택목장’이 태신목장의 전신이다. 1978년 충남으로 목장을 이전하면서 이름도 태신목장으로 변경됐다. 젖소를 많이 키우던 이 목장은 1997년부터 한육우도 기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 대변신을 단행했다. 낙농 체험 목장으로 탈바꿈하고 일반인들에게 목장 문을 활짝 열어 언제든지 방문해서 나들이를 즐기게 했다. 국내 최초의 낙농 체험 목장이 탄생한 것이다. 아울러 목장 이름도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으로 고쳤다. 아그로랜드(agroland)는 농업(agriculture)과 땅, 육지(land)의 합성어다. 목장은 우유를 생산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새로운 국내 여행 테마를 갈망하는 도시인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이때부터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한우, 젖소, 양, 말 등을 키우면서 주말여행에 나선 가족 단위 체험객들에게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목장 관람은 기본이고 승마 체험이나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낙농 체험이 속속 등장했다.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부지 99ha 중 초지가 13ha에 이르며 축사 규모가 1만 6,528㎡에 이른다. 현재 한우 2,000여 마리와 젖소 외에 말, 염소, 양, 토끼, 돼지, 오리, 거위, 기러기, 낙타 등이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작은 규모의 동물농장인 셈이다. “와, 치즈 맛이 정말 고소하네!” 목장에서 즐기는 낙농 체험 중에서 단연 인기 1위는 치즈 만들기이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그 자리에서 먹어보는 치즈 맛이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치즈 만들기 체험객들에게는 시간 절약을 위해 완성품 바로 전 단계의 ‘커드’라는 것을 나눠준다. 커드란 무엇일까? 지금부터 치즈 공부 시작. 치즈를 만들려면 우선 우유가 필요하다. 우유를 살균하고 유산균을 넣은 다음 1시간 동안 발효시킨다. 그리고 우유 응고 효소를 넣고 약 40분이 지나면 연두부처럼 굳는다. 이것에서 노란색 액체인 유청을 빼주면 우유가 응고된 상태인 커드가 분리된다. 유청은 탄수화물과 약간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수분이 주성분이다. 커드는 단백질, 지방, 무기질이 주성분이고 칼슘 농도는 우유에 비해 높다. 치즈 만들기 체험객들이 제일 먼저 할 일은 각자가 받은 커드를 동그란 체에 잘게 뜯어 넣는 것이다. 그 체를 뜨거운 물(섭씨 70∼80도)에 5초 정도 담갔다가 건지면 커드가 피자 치즈처럼 흐물흐물하게 녹는다. 이것을 밀가루 반죽하듯 손으로 반죽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스트링 치즈나 모차렐라 치즈가 완성된다. 이렇게 탄생한 치즈는 숙성 치즈가 아니라 신선 치즈라고 부른다. 완성된 치즈를 소금물에 잠깐 담가서 간이 배게 하면 치즈 만들기 체험 끝! 이제 맛을 봐야 할 차례다. 숙성시키지 않아 맛이 정말 신선하고 고소하다. 날씨가 서서히 더워지면 시원한 아이스크림 생각이 간절해진다. 아이스크림은 흡열 반응이라는 과학적 원리를 이용해서 만든다. 재료와 도구는 얼음과 소금을 채운 큰 그릇, 우유와 단맛을 내는 재료를 넣은 작은 그릇이 전부. 얼음에 소금을 뿌리면 온도가 낮아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렇게 낮아진 온도가 우유에 전달되면 열을 빼앗아 신기하게도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큰 그릇이 냉각기 역할을 하는 셈이다. 먼저 큰 그릇 위에 작은 그릇을 얹는다. 큰 그릇을 잡은 사람은 그릇을 열심히 흔들어 시원한 냉기가 작은 그릇에 잘 전달되게 한다. 작은 그릇을 잡은 사람은 거품기로 부지런히 우유를 젓는다. 쉬지 않고 젓자니 팔이 아프다. 그래도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면 참아야 한다. 그렇게 10∼15분쯤 지나면 드디어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이 된다. 금방 만든 아이스크림 맛이 시원 달콤하다. 원래 소라는 동물이 우유를 좋아한다고 목장 관계자는 설명한다. 다 자라서도 그 습성을 못 버리지만 큰 소에게 줄 우유가 없고 동물성 단백질이라서 먹이지 않을 뿐이란다. 송아지 우유 먹이기 체험에 등장하는 송아지는 몇 개월 정도 자란 것일까? 너무 어리면 소화기관인 장이 덜 발달해서 탈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2∼3개월 정도 자란 송아지를 대상으로 한다. 아기들이 우윳병 빠는 것을 좋아하듯 송아지들도 체험객 손에 들린 우윳병만 보면 사족을 못 쓴다. 300cc 정도 담긴 우윳병을 송아지에게 물려주면 20∼30초 만에 말끔히 비워버린다. 젖병을 빠는 힘이 매우 세서 유치원생들은 우윳병을 빼앗기기도 한다. 송아지들은 우유가 모자랄 경우 사람 손을 핥아주기도 하는데 그 감촉이 두고두고 잊히질 않는다. 큰 소를 대상으로 하는 건초 주기 체험도 무척 간단하다. 조그만 소쿠리에 풀을 담아서 직접 손으로 건네주는 것이다. 소들이 좋아하는 풀은 호밀, 오차드 그라스, 귀리 등 벼과식물이나 토끼풀 등 콩과식물이다. 냉이나 쑥, 가시가 있는 풀은 잘 먹지 않는다. 참! 플라타너스 나뭇잎을 풀보다도 더 좋아한다고 체험 지도자가 귀띔해준다. 이번에는 젖 짜기를 체험해보자. 젖소 한 마리가 하루에 생산하는 우유가 얼마나 될까? 약 27∼30kg이다. 젖 짜기는 젖꼭지를 잡고 젖소의 체온을 느끼면서 젖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알아보는 체험인데, 목장의 전문가가 일러주는 대로 해야 한다. 잘못했다간 소의 뒷발에 차일 수도 있다. 금방 짜낸 젖은 살균이 안 된 상태이므로 손바닥에 마사지는 해보되 맛은 보지 않도록 한다. 태신목장에는 쌍봉낙타가 한 마리 있어서 사람이 직접 타볼 수 있다. 등에 혹이 두 개 솟은 쌍봉낙타는 몽골,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에 분포하고, 혹이 하나인 단봉낙타는 북아프리카와 아시아 남서부에 산다. 낙타 등에 올라타 60m 트랙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말과 달리 낙타는 말을 잘 듣지 않고 고집이 세다고 한다. 낙타 등에 올라탄 기분이 어떨까. 사막을 건너는 유목민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으나 워낙 넓은 탓에 걸어서 한 바퀴 돌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트랙터 타기. 커다란 바퀴가 달린 트랙터가 두 대의 객차를 끌고 목장을 일주해준다. 초원에서 편하게 노니는 누렁소, 송아지, 젖소, 말, 당나귀, 조랑말, 사슴, 타조, 돼지 등을 볼 수 있다. 양몰이 개가 가끔씩 선보이는 양떼몰이 쇼도 신기하다. 조류사에는 오리, 거위, 칠면조, 닭 등이 살고 있으니 동물원이 따로 없다. 그밖에 이 목장에서는 승마, 마차 타기 등도 체험해볼 수 있다. 승마는 90m 트랙을 두 바퀴 도는 것으로 마부가 이끌어준다. 마차는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말이 직접 끄는 역마차 모습이며 150m 트랙을 돈다.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주소 : 충남 당진시 면천면 문봉리 산46-7 전화 : 041-356-3154 1. 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당진분기점 → 대전당진고속도로 면천IC → 합덕·면천 방향 → 면천산업단지 →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 대중교통 당진시내에서 면천을 경유하는 합덕행 시내버스를 타고 태신목장 앞에서 하차. 2.맛집 예당 :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내 / 비빔밥 / 041-356-3154 미당 : 당진시 합덕읍 석우리 / 한정식 / 041-362-1500 합덕한우마을 : 당진시 합덕읍 운산리 / 한우 / 041-363-6757 벌떼숯불갈비 : 당진시 합덕읍 운산리 / 회냉면 / 041-363-0195 삽다리횟집 : 당진시 신평면 운정리 / 활어회 / 041-362-8083 3.숙소 인피니트호텔 : 당진시 수청동 / 041-358-5253 대호환경사업소교육관 : 당진시 석문면 난지도리 / 041-351-9200 동인장 :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 041-352-8798 M모텔 : 당진시 송악읍 복운리 / 041-357-3766 가야관광호텔 : 예산군 덕산면 신평리 / 041-337-0101 - 글, 사진 유연태(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2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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