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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강원특별자치도 화천 평화의 댐 너머로는 사람이 갈 수 없다. 하지만 물은 다르다. 휴전선 북쪽에서 시작한 북한강은 철책 아래를 지나 평화의 댐으로 흘러든다. 댐을 지난 물은 전쟁을 견딘 검은 다리 아래를 흐르고, 물 위에 띄운 부교 곁을 지나 남쪽으로 간다. 그 물길을 따라 화천을 여행해 보자. ★ 화천 여행 추천 코스 ★ - 평화의 댐(화천): 물문화관, 세계평화의종, 국제평화아트파크를 함께 둘러보는 북한강 상류의 홍수조절댐 - 꺼먹다리: 화천수력발전소를 지을 때 놓은 콜타르를 칠한 검은 나무다리 - 숲으로다리: 살랑교를 건너 강과 나란히 걷는 물 위의 부교 화천읍에서 굽잇길을 달려 터널을 몇 번 지나면 평화의 댐이다. 광장에 서면 '평화의 댐'이라고 새긴 표지석이 먼저 보인다. 그 옆에 한 팔을 번쩍 올리고 방패를 든 사람 모양 안내판이 서 있다. 평화의 댐을 한 바퀴 도는 '피스로드'를 안내하는 '피스맨'이다. 가슴에 단 1번부터 번호를 따라 걸으면 댐 구석구석에 닿는다. 댐 위를 걸으며 양쪽을 번갈아 내려다보면 여느 댐과 달리 양쪽 물 높이가 비슷하다. 평화의 댐은 전기를 만들지도 물을 가둬 쓰지도 않는 홍수조절댐이다. 평소에는 배수 터널로 강물을 그대로 흘려보내고, 큰물이 내려올 때만 물을 받아 둔다. 댐 위 매점과 쉼터에서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온 여행자들이 숨을 고른다. 댐 한쪽에는 전망대인 스카이워크가 비탈 위로 둥글게 휘어 나간다. 유리 바닥에 한 걸음 내디디면 발아래로 125m 높이의 콘크리트 비탈이 아득하다. 피스카이워크에서 나와 주차장을 지나 물문화관 쪽으로 걸으면 ‘세계평화의종’이 나온다. 세계 여러 분쟁 지역에서 거둔 탄피를 녹여 만든 종이다. 종 표면에는 옛 범종의 비천상 대신 비둘기를 곳곳에 새겼다. 종을 매다는 꼭대기 고리, 용뉴에도 비둘기 네 마리가 앉아 있는데, 북녘을 바라보는 한 마리만 한쪽 날개가 없다. 종은 무게 1만 관으로 계획했지만, 1관을 덜어 내 9,999관으로 주조했다. 덜어 낸 1관이 바로 그 비둘기 날개다. 통일이 되는 날 날개를 붙여 종을 완성한다. 종 바로 옆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인사들의 초상 동판이 줄지어 서 있다. 동판에는 악수하듯 앞으로 내민 청동 손이 붙어 있고, 아래에는 인물의 서명과 평화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번호를 따라 조금 더 가면 물문화관이다. 첫 전시실은 6·25 전쟁 참호를 재현했다. 모래주머니와 탄약 상자 사이에 흑백 사진 속 병사들이 실물 크기로 서 있고, 군복을 입어 보는 체험도 있다. 전시는 남과 북이 갈라선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다음 전시실로 넘어가면 댐의 내력이 이어진다. 평화의 댐은 1986년, 북한의 금강산댐이 물을 쏟아 내면 서울이 잠긴다는 내용의 정부 발표에서 시작되었다. 국민 성금까지 모아 서둘러 1단계 공사를 마쳤지만, 뒤이어 위협이 부풀려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사는 더 나아가지 못했다. 공사를 다시 시작한 것은 2002년 북한이 금강산댐의 물을 예고 없이 남쪽으로 흘려보낸 뒤다. 댐을 더 높이 쌓았고 2018년에는 극한 호우에도 견디도록 몸체를 한 번 더 보강했다. 그다음 전시실에는 평화의 댐에서 물길을 따라 늘어선 북한강의 댐들을 줄인 모형이 있다. 모형 위로 강이 화천을 지나 남쪽으로 흘러가는 길이 보인다. 화천 여행을 따라 내려갈 길이다. 이어지는 공간에는 북한강 상류의 숲과 물속을 꾸며 놓았다. 물문화관을 나와 상하류연결터널을 지나 댐 하류로 내려가면 국제평화아트파크와 오토캠핑장이 있다. 국제평화아트파크는 쓰임을 다한 탱크와 전투기를 작품으로 바꾼 공원이다. 입구의 조형물에서는 철조망 너머, 포탄 상자를 쌓은 벽 위로 흰 비둘기 떼가 날아오른다. DMZ 평화의 길 23코스도 이곳에서 끝난다. 강화에서 고성까지 휴전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 가운데 화천 구간의 마지막 코스다. 강을 따라 올라오는 이 길은 평화누리 자전거길과 겹치는 구간이 많아, 걷는 사람과 자전거를 탄 사람이 같은 길로 이곳에 닿는다. 예전에는 군 초소에서 검문을 받아야 했지만, 민간인 출입통제선이 북쪽으로 물러나면서 이제는 검문 없이 걸어서도 들어갈 수 있다. 오토캠핑장으로 건너가는 평화나래교 위에 서면 댐 정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회색 비탈 한가운데 커다란 아치문을 그렸다. 문 안으로 댐 너머의 강이 이어지는 듯 보인다. 이름은 '통일로 나가는 문'이다. 2018년 댐 보강 공사를 마치며 그렸고, 세계 최대 트릭아트로 기네스 기록에 올랐다. 그림 곳곳에 수달, 고니, 비둘기처럼 평화와 환경을 상징하는 동물을 숨겨 두었다. 여행 TIP 스카이워크는 전날 기상 상황에 따라 출입이 통제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무료 오디오 가이드 '오디(Odii)'와 함께 여행지의 숨은 이야기를 들으며 걸어보세요. .odii-widget-frame {width: 100%;max-width: 630px;margin: 0 auto;}.odii-widget-frame iframe {display: block;width: 100%;height: 320px;border: 0;} 평화의 댐(화천)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화천읍 평화로 3481-18 - 문의: 033-440-2575 평화의 댐을 빠져나간 물은 '육지 속 바다'로 불리는 파로호에 모였다가 화천댐을 지나 다시 강이 되어 흐른다. 그 물을 따라 460번 지방도를 내려가 본다. 산을 넘어 화천의 딴산 근처에 이르면 창밖으로 북한강이 모습을 드러낸다. 강을 끼고 달리다 보면 검은 다리 하나가 나타난다. 다리 어귀에 DMZ 평화의 길 22코스 이정표가 서 있다. 강을 따라 난 붉은 포장길로 이따금 자전거가 지나간다. 꺼먹다리는 차가 다닐 수 없고, 사람과 자전거만 건널 수 있다. 다리 바닥에는 네모나게 깎은 나무 판자가 비스듬히 깔려 있다. 판자도 난간도 검다. 나무가 썩지 않도록 콜타르를 칠한 데서 꺼먹다리라는 이름이 나왔다. 산 사이로 강물이 조용히 흘러간다. 이곳이 한때 치열한 싸움터였다는 사실이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 가까운 화천수력발전소는 일제가 군수공장에 보낼 전기를 얻으려고 지었다. 꺼먹다리는 1940년대 그 공사 때 놓은 다리로, 지금도 화천읍과 간동면을 잇는다. 광복 뒤 이 일대는 38선 북쪽에 속했고, 전쟁이 나자 수력발전소를 차지하려는 싸움이 거듭됐다. 중동부 전선의 길목에 놓인 이 다리는 남과 북 모두에게 필요한 길이었기에 어느 쪽도 선뜻 끊지 못했다. 국군이 이 일대에서 크게 이긴 뒤, 화천댐이 막아 생긴 호수에는 '오랑캐를 깨뜨린 호수'라는 뜻으로 파로호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리를 건너고 옆으로 몇 걸음 옮기면 다리의 짜임새가 드러난다. 콘크리트 교각 위에 붉은 철골을 올리고, 그 위에 검은 나무 상판을 얹었다. 담쟁이가 철골을 타고 올랐고, 교각 표면에는 움푹 팬 구멍이 여럿 남았다. 전쟁 때 박힌 총탄 자국이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은 화천읍으로 향한다. 꺼먹다리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화천읍 평화로 656 - 문의: 033-440-2575 숲으로다리로 가려면 먼저 살랑교를 건넌다. 강 한가운데 선 하얀 주탑은 물 위로 뛰어오르는 산천어를 닮았다. 다리 끝에 다다르면 물 위에 뜬 길이 산자락을 따라 약 1km간 이어진다. 숲으로다리는 물에 뜨는 구조물 여러 개를 잇고 강가 암반에 줄로 붙들어맨 부교다. 이 다리는 강을 건너지 않고 가파른 산자락을 끼고 강을 따라간다. 수면 바로 위에 떠 있어 한 발 디딜 때마다 바닥이 살짝 가라앉았다 떠오르고, 몸도 덩달아 가벼워진다. 부교는 물가를 따라 완만하게 휘어진다. 바로 옆으로 산비탈이 높이 솟아 걷는 내내 산 그림자가 길 위를 덮고, 그 그늘 아래로 강바람이 살랑 지나간다. 길 폭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도 될 만큼 넉넉하다. 중간에는 물 위에 쉼터를 띄우고 벤치를 놓았다. 앉아서 돌아보면 지나온 살랑교가 멀리 서 있다. 숲으로다리는 2020년 여름 장마에 한 번 떠내려갔다. 상류의 화천댐이 수문을 모두 열자 불어난 물살에 부교가 끊겨 나갔고, 이듬해 11월 다시 띄웠다. 지금도 여름철 큰비가 이어지면 부교를 걷어내고 통행을 막기도 한다. 물 위를 걷던 걸음이 흙길로 이어진다. 숲으로다리라는 이름 그대로 다리 끝에서 원시림 숲길이 시작된다. 나무 사이로 방금 걸어온 물길이 반짝인다. 북녘에서 시작한 북한강은 평화의 댐과 꺼먹다리 아래를 흐르고, 숲으로다리를 지나 남쪽으로 흐른다. 양평에서 남한강과 만나 한강이 되고, 서울을 지나 서해에 이르러 긴 여정을 마친다. 숲으로다리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산58 - 문의: 033-440-2575 | 글, 사진: 김덕식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6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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